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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라플라스의 악마와 양자 역학 | 세상에서가장기발한우연학입문 2017-06-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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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수많은 자연 과학자들은 우주의 미래를 예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는 1814년에 발표한 자신의 저서에서 이와 같은 가설을 제기하였다. 그가 가설에서 언급한, 우주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가상의 존재는 후에 ‘라플라스의 악마’라고 불렸다. 이후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거에 풀지 못한 현상들의 원인이 밝혀지면서, 라플라스의 악마에 대한 믿음은 커져갔다. 마치 이 우주에 엄청난 슈퍼컴퓨터가 설치된 것처럼 세계는 이미 결정되어 있고 그에 따라 예측도 가능하다는 라플라스의 가설이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특히 ‘상대성 이론’의 등장으로 우주의 현상을 명확하게 예측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물질을 이루는 작은 알갱이인 ‘전자’의 세계에서는 동일한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것이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 텔레비전을 창밖으로 던졌을 때 위치와 운동량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낙하지점을 계산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물질의 입자인 전자를 창밖으로 던진다면 그 전자가 주차장 어디로 떨어질지 확정지을 수 없다. 그 이유는 하이젠베르크가 말한 ‘불확정성의 원칙’에 있다.

불확정성의 원칙에 의하면 물질의 알갱이인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창밖으로 던진 입자가 어디에서 발견될지 알 수 없으며 무엇을 하는지도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던져진 입자가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된다 하더라도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불확정성에 따르면 입자의 ‘위치’와 ‘운동력’은 동시에 정확한 값을 측정할 수 없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예를 들어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당신은 한 회사의 경영자이고,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비서와 함께 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게 되었다. 당신의 아내는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만 당신이 그 도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전혀 모른다. 몇 주 후에 당신의 아내는 당신의 셔츠 깃에서 립스틱 자국을 발견했다. 그 순간 아내는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되지만 정확히 어디에서 립스틱을 묻혔는지 알 수 없다. 이것이 바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칙이다.

 

 

이처럼 전혀 색다른 관점으로 물질의 현상을 설명한 것이 바로 물리학의 양자 역학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 처음으로 등장한 양자 역학은 기존의 기계론적이고 결정론적이던 19세기의 우주관을 근본적으로 깨뜨리고 세계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놓았다. 이로 인해 인간은 자연계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들이 예측가능한 일들이 아니며, 단지 우연과 확률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저/장윤경 역
지식너머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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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빅데이터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 세상에서가장기발한우연학입문 2017-06-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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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가 흘러넘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일종의 패턴이나 규칙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한 작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성능의 슈퍼컴퓨터들은 일명 ‘데이터 마이닝(Mining)’을 통해 데이터 더미에서 쓸 만한 지식이나 정보를 캐내고 그 안에서 상관관계를 찾아낸다.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꽤나 유익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여러 허점들이 남아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통계학 교수인 발터 크래머의 말처럼, 우리는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데이터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을 수는 있지만 ‘인과관계’를 발견할 수는 없다.

 

 

 

 

가령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산불과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이라는 두 가지 데이터를 살펴보면, 둘 사이에는 분명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한여름의 무더위와 관련이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둘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

벤앤제리 아이스크림을 한 통 샀다고 해서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불이 붙을 리는 없고, 산불이 났다고 해서 아이스크림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빅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데이터들 사이의 논리적 연결 고리들을 찾아내는 대신 데이터를 어떤 현상의 증거로 결론지어 버린다면, 데이터 사이에는 뜬금없는 인과관계가 성립되면서 하나의 이론이 만들어지게 된다. 컴퓨터를 가지고 이론과는 무관한 계산을 해내면서, 그럴듯한 이론이 하나 뚝딱 생기는 것이다.

 

데이터는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는 인간의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데이터 사이의 맥락을 이해하고 연결 고리를 찾아내려면 수많은 데이터들이 가지고 있는 경로를 파악해야만 하는데, 이 작업은 엄청나게 복잡하고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다행히 인간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 덩어리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이 아니라 넘치는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에게서 비롯된 이 문장처럼 말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인생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지식 과잉이 주는 부담’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저/장윤경 역
지식너머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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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우주 대폭발이 반복돼도, 똑같은 우주는 없다 | 세상에서가장기발한우연학입문 2017-05-3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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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 년 전, 우리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우주가 갑자기 생겨나게 되었고,

이때 미지의 수많은 물질(Matter)과 반물질(Antimatter)이 우주를 형성하게 되었다.

입자 하나가 반입자와 만나면 두 입자는 바로 분열되면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모든 것이 사라지지 않고 작은 입자 하나라도 남겨지려면 반물질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어떤 물질이 있어야 한다. 학자들은 우주 대폭발 당시 반물질과 물질 사이에 약 0.000001퍼밀(‰) 정도의 양적인 차이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결코 큰 차이는 아니다.

 

하지만 우연히 생겨난 이 극히 작은 잉여 물질이 결국은 우주 전체를 생성하는 토대가 된 것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폭발 당시 물질과 반물질이 생성되고 바로 분열되어 소멸되는 모든 과정은 10의 마이너스 43승 초가 걸렸다. 대폭발이 일어난 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물질과 반물질들이 생성과 소멸을 마친 다음, 약 3분 후에 이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들이 생겨났다.

고작 3분이라니!

이후 우주에서는 굉장히 기나긴 어둠의 시간이 있었다. 우주는 오랫동안 황량하고 적막했으며 칠흑같이 어두웠다. 물리학적인 의미로 세상이 밝아지는 데는 약 40만년이 걸렸다. 우주는 탄생한 이후 멈추지 않고 팽창하고 있는데, 우주의 첫 번째 별은 우주 생성 후 약 2천만 년이 지난 뒤에야 만들어졌다.

 

 

여기에서 놀랍고 특별한 점은 이 모든 일들이 순전히 우연이라는 사실이다!

우주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며 질서를 유지하려면 우주 안의 항상성과 자연의 법칙들이 서로 촘촘하게 조화를 이루야만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우주가 생겨나기 이전에도 무수히 많은 대폭발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된 견해이다.

그러나 우주 탄생 이전에 일어난 폭발들은 물질과 반물질이 만들어내는 그 절묘한 조화가 조금은 허무하게 끝이 나는 바람에 우주 생성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니 우리가 존재하기 이전에도 이미 수십 조에 달하는 불발탄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꽤나 괜찮은 시도들이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우주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시속 20킬로미터의 광속에 중력은 우리의 절반 수준이면서 12차원을 가진 우주가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우주의 대폭발이 다시 반복된다고 해도 지금의 우주가 가지고 있는 물리 상수와 똑같은 상태를 가질 수는 없다. 혹시나 새로운 우주를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그곳은 우리 우주와는 완전히 다른 물리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저/장윤경 역
지식너머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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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과연 그 일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까 | 세상에서가장기발한우연학입문 2017-05-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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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희망 직업목록을 보면,

행복, 만족감 그리고 자아실현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들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드라마가 하나 시작된다.

 

나의 기대를 채워주고 자아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일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또는 내가 알지 못하는, 해본 적 없는 다른 일이 실제로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다면?

무엇보다 ‘만족감’이나 ‘행복’과 같은 가치들은 측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예측할 수도 없지 않은가?

 

 중세를 살았던 오덴발트의 농부와 현재 프랑크푸르트에서 투자은행을 운영하는 사업가를 한 번 비교해본다면 어떨까. 농부는 난방이 되지 않는 오두막에 살고 창밖으로는 돼지우리가 보인다. 사업가는 호화로운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밤마다 소파에 누워 뒹굴면서 창밖으로 오페라 극장을 내다본다. 두 상황을 상상하자마자 바로 사업가가 농부보다 행복할 것이라고 짐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행복은 고가의 물건을 소유하거나 화려한 풍경을 본다고 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뇌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화학 작용이다.

뇌에서 세로토닌, 도파민 그리고 엔도르핀과 같은 이른바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되어야만 긍정적인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뇌가 인간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 ‘행복 호르몬들’뿐이다. 우리의 뇌는 오로지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엔도르핀 등이 뉴런을 타고 흘러나오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동물 행동학의 한 연구에서는 동물들이 먹이 먹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설정한 다음 그들의 행동을 관찰, 분석하였다. 실험에서 한 부류의 동물에게는 스스로 특정 과제를 수행해야 먹이를 먹을 수 있게끔 만들어놓고, 다른 부류에게는 아무런 조건 없이 먹이를 받아먹을 수 있도록 해준 다음 두 부류의 행동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노력을 기울인 끝에 먹이를 먹게 된 동물들은 쉽게 먹이를 먹은 동물들보다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

 

 

는 마치 인간이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애쓸 때 느끼는 행복감과 비슷한 수치였다. 자율성과 자기결정권이 동물의 세로토닌 수치를 올린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만들어낸 환상, 행복이라는 것의 정체도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만일 우리가 스스로의 직업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다면 그리고 그 결정이 노력을 쏟을 만한 가치가 있다면, 우리는 보다 능률적이고 생산적이며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저/장윤경 역
지식너머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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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준비된 우연의 법칙, 세렌디피티 | 세상에서가장기발한우연학입문 2017-05-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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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미국 뉴저지에 있는 벨 연구소.

전파 천문학 관련 연구를 하던 무명의 두 학자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은 당시 인공위성 실험을 위해 커다란 안테나를 연구하고 있었다.

연구 도중 그들은 심상치 않은 ‘배경 잡음’을 발견하게 된다.

 

기존에 없었던 이 독특한 잡음은 안테나를 타고 지속적이고 강렬하게 흘러나와서 다른 전파를 수신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 두 명의 천문학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 잡음을 제거하려고 하였지만 잡음은 여전히 균일하고 강하게 퍼져 나왔다.

 

펜지어스와 윌슨은 이 이상한 현상을 그들의 논문에 발표하게 된다.

훗날 천문학자들에 의해 이 잡음의 정체가 밝혀지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우주의 머나먼 과거에서 온 ‘마이크로파 배경’이라는 열복사의 신호였다.

이미 1930년대에 우주의 기원에 대한 가설 중 하나로, 우주가 대폭발에 의해 생겨났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대폭발이 일어날 때 우주에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전파가 발생했는데, 그 에너지가 마이크로파 배경이라는 열복사 형태로 방출되었다는 것이다.

펜지어스와 윌슨이 우연히 발견한 신호 덕분에 이전까지는 이견이 분분했던 빅뱅 이론에 큰 힘이 실리게 되었다. 그 공로로 펜지어스와 윌슨은 197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들의 명예를 보호해주는 차원에서 조금 다르게 설명하자면, 펜지어스와 윌슨의 발견은 마냥 우연으로 얻어걸린 것은 아니다.

 ‘우연은 준비된 사람에게 일어난다’라고 했던 생화학자 루이 파스퇴르의 말은 일견 일리가 있다. 변호사가 우연히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를 발견할 수는 없다. 오랜 경험을 가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만이 일련의 현상들 속에서 생겨난 알 수 없는 방해 요소들을 구별해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우연히 발견한 지식이나 발명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부르는데,

이 개념은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영어 단어로 뽑히기도 했다.

세렌디피티는 영어 단어의 ‘serene’과 ‘pity’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 단어는 각각 ‘맑다, 고요하다’와 ‘불행한 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세렌디피티는 불운이 닥쳤음에도 동시에 좋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의미가 된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특히 세렌디피티와 같은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역사에 큰 획을 긋거나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발견들 중에는 본래의 의도와 상관없이 우연한 관찰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빈스 에버트 저/장윤경 역
지식너머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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