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푸드 정크이터는... 내가 조아라 때부터 같이 봐왔던 작품이다. 리메이크를 여러 번 거쳤던 내내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왔던 작품이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비엘 인생에서 가장 재밌었던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이 '정크푸드 정크이터'다.
수의 이름은 남정민으로 직업은 좆뱀이다. 특이한 것은, 자기가 좆뱀이란 것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으면서도 착실하게 즐기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자기 생활에 연민을 가지고 평범하게 사는 것을 꿈꾸면서도 뒤로만 느끼는 게 꼭 '몸은 솔직하다' 라는 비엘 만화 속 한 대사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그가 이번에 작업(일명 공사)할 대상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미남 일가의 '유진'. 그러나 첫만남부터 꼬여버려 '유 이사'를 '유진'으로 착각하게 되면서 공사가 살짝 비뚤어진 채로 시작한다.
'유 이사'는 이상하다. '~했니?' 라는 어투로 말을 건네고, 정민이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듯 하면서도 자기 조카를 꼬시는 일을 하게 만든다. 엉엉 우는 정민에게 청승 떨지 말라, 내가 허락해준 이들과만 자라, 라고 말하면서 자기 손끝에 걸려 있지 않는다고 서운해하고 화를 낸다.
유 이사의 사랑은 처음부터 불타오르는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에 남정민은 그를 잘 이해할 수가 없다. 남정민은 처음부터 유 이사를 매력적으로 느끼고 그와 몇 번 잠자리나 하는 게 꿈이었으니까. 반면에 '유 이사'의 사랑은 남정민에게 스며들어 결국에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 사랑이다.
둘의 감정의 시작점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둘의 사랑은 1권부터 5권까지 엇갈리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장 마지막으로 엇갈린 5권에서, 둘이 떨어져있는 동안 그들은 많이 아팠고, 결국에는 다시 만났다는 사실이다...
생각과 논리가 부족해서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낀 특별한 감정을 어떻게 기술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숨나기 작가의 정크푸드 정크이터를 읽어줬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