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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The Artist 2011년) 복고적인 무성영화 수작 | 최근영화(2000년대 이후) 2012-03-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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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원제 : The Artist

2011년 프랑스영화

감독 ; 미셀 하자니비시우스

출연 : 장 뒤자르댕, 베레니스 베조, 존 굿맨, 제임스 크롬웰

        페넬로프 앤 밀러, 미시 파일, 말콤 맥도웰

 

아카데미 작품, 감독, 남우주연, 음악, 의상상 수상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얼마전에 열렸던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가 작품상을 비롯한 주요
부분을 휩쓸었습니다.  이건 분명 굉장한 사건입니다.  물론 이미 골든글러브상을 받아서
어느 정도 아카데미에서의 선전을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카데미의 '보수적 성향'에 대한
변화가 2000년대 들어서 꽤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 사이에서 그냥 무의미한 '편견'때문에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같은 것은
예술영화위주, 아카데미는 상업적 영화'라는 고정관념이 있을 뿐이지 실제 그런 등식은
별로 정확치 않은 편견입니다.  더 나아가 '유럽영화 = 예술영화'  '헐리웃 영화 = 상업영화'
라는 막연한 추정도 잘못된 것입니다. 어느 나라나 상업영화와 저예산 독립영화, 예술영화가
공존하고 상대적으로 상업영화의 비율이 높은 것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같은 곳도
전혀 예외가 아니지요.  1960년대 우리나라는 수많은 '유럽영화'의 개봉을 겪었습니다.

50년대가 미국영화 개봉천국이었다면 60년대는 미국영화 대신에 유럽의 영화들이 대거
개봉했는데 그로 인하여 얻은 결과는 수준급의 고급 미국영화를 볼 기회를 많이 박탈당하고
대신 B급 수준이하의 상업적 이탈리아 영화를 많이 접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물론 미국영화도
꾸준히 개봉되었지만 수준있는 영화보다는 상업적 오락물위주로 개봉이 되었지요.
유럽영화가 많이 개봉된 시절이라고 해서 수준있는 예술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어느나라 영화인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영화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보통 아카데미 상의 흐름을 보면 보수적인 영화나 상업적 영화가 상을 한 번 받으면 그
다음은 예상외의 저예산영화나 비오락영화가 상을 받아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흐름이
보입니다. 

 

2011년 영화가 대상인 금번 아카데미는 프랑스 영화이면서 흑백 무성영화인 아티스트가
수상했는데 작년에는 지극히 '보수적인 휴먼드라마'인 킹스 스피치가 수상해서 전형적인
아카데미표 영화에게 상이 돌아갔습니다.  2009년은 저예산영화 허트 로커가 대작인
아바타를 제치고 수상하는 이변을 낳았고, 2008년 영화는 인도를 무대로 한 상업휴먼드라마
슬럼독 밀리어네어, 2007년은 저예산 비상업영화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수상하는
이변을 낳았고, 2006년은 미국의 대표 감독 마틴 스콜세지의 디파티드가 수상했습니다.

제가 '이변'이라는 표현을 몇 번 사용했지만 여러번 발생하는 현상이라면 사실 '이변'이라
할 수 없습니다.  즉 향후에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허트 로커' '아티스트'같은 부류의
영화가 상을 받는다고 해도 '아카데미의 이변'이라고 딱히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자, 아티스트는 어떤 영화일까요? 1927년부터 30년대 초반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들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대가 어떤 시대지요? 바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입니다.  즉 그 시기에 영화산업에서의 중대한 변혁을 가져온 시대라는
것입니다.  영화계의 기술적 변화라고 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유성영화의 탄생
칼라영화의 활성화, 2.35:1 비율의 시네마스코프 영화의 탄생,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특수효과의 발달,  디지털 영상시대로의 변화 등으로 꼽을 수 있는데 그중 관객들에게
체감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준 것이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의 전환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화면에서 영상만 나오면서 앞쪽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소리를 대신하였는데 어느순간 배우가 말을 하고 그게 스크린에서 흘러나온다면
굉장한 변화입니다.  매우 획기적이죠.

 

발전과 변화가 이루어지면 피해를 보는 측도 생깁니다.  바로 '구시대의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들이죠.  영화 아티스트는 그러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조지 발렌타인은 무성영화 시대의 톱스타입니다.  그런데 1930년대가 되면서 점차
유성영화시대로 변화하게 되고 무성영화배우인 조지는 점차 설자리를 잃어갑니다.
반면 우연히 조지와 만나게 된 사진이 신문에 실리면서 배우가 되기 위해서 헐리웃에
찾아갔던 페피 밀러라는 여성은 단역에서 조연, 주연으로 점차 신분이 상승하면서
유성영화시대를 맞이하여 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무명시절 조지의 따뜻한 배려에
감동했던 페피는 몰락해가는 조지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뭔가 도움을 주기 위해서 노력
합니다.

 

 

 

대충 이야기의 구도를 보면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아시는 분은 짐작하시겠지만 이건
일종의 '스타탄생'의 리메이크입니다.  스타탄생은 3번이나 영화화된 작품일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인데 곧 비욘세를 출연시켜서 4번째 리메이크가 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티스트가 사실상 스타탄생의 이야기를 그대로 차용한 영화입니다.

프랑스판 스타탄생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야기의 배경은 1930년대 헐리웃이니
감독, 배우만 프랑스인일뿐입니다.   스타탄생과 비슷한 이야기로는 로렌스 올리비에,
제니퍼 존스 주연의 윌리암 와일러 감독 '황혼'(Carrie)'도 있습니다.  그 영화 역시
잘 나가는 한 중년남자가 오갈데없는 어려운 여자를 도와주는데 그러다 남자는 몰락하고
여자는 신분상승을 하여 스타가 되는 내용입니다.

 

아티스트는 즉 고전영화 '스타탄생'과 '황혼'의 모티브를 나름대로 '재해석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르다면 뭘까요? 그건 살짝 결말을 바꾸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말
바로 직전까지도 결말까지 동일한 영화인 줄 알 정도입니다.  특히 화면에 'Bang'라는
자막이 뜬 순간 더 그렇죠.  이게 무슨말이나고요? 영화를 보시면 압니다.

 

아티스트는 무성영화이면서 흑백영화입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흑백영화자체도 별로 많이
등장하지 않는데 거기에 무성영화라니요? 그것도 20년대말~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니요.  여기까지만 알면 굉장히 황당하게 생각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화면비율도
1.85 : 1 이나 2.35 : 1 이 아닌 시네마스코프 등장 이전의 TV비율인 4:3 입니다.
그야말로 형식까지 그대로 무성영화 시대의 영화를 재현한 셈이죠.  배경음악 사운드가
직접 깔린다는 점만 다르고요.

 

그럼에도 아티스트는 꽤 재미있는 상업영화입니다.  근사하게 잘 만든 상업영화지요.
무성영화이고 흑백영화이니 고루할 것이다 라는 편견을 전혀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뻔히 스타탄생을 통해서
여러번 본 내용임에도 아티스트 나름대로의 재해석과 방식이 꽤 눈을 즐겁게 합니다.

이런 형식의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려면 감독의 연출역량이 매우 중요한데
미셀 하자나비시우스(이름도 참 어렵습니다.) 감독은 꽤 대단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물론 감독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어 훌륭한 영화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주연배우인 장 뒤자르댕과 베레니스 베조 덕분입니다.  이 두 배우는 너무나
완벽하게 주어진 배역에 대한 뛰어난 몰입도를 보여줍니다.  장 뒤자르댕은 칸영화제와
아카데미 영화제 모두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괴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못지않게 여주인공인 베레니스 베조의 역할도 굉장히 칭찬할만 했습니다.
이 여배우의 제대로 된 역할과 존재감때문에 영화가 더욱 빛을 발한 느낌입니다.

 

 

 

 

아티스트는 감독과 배우의 좋은 호흡에 의해서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무대사, 흑백
이라는 철저한 핸디캡을 극복하고 의외로 굉장히 재미있고 지루함없는 영화로 완성된
것입니다.  역발상의 시도가 오히려 성공한 셈이고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지요.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 테렌스 맬릭, 우디 알렌 등 쟁쟁한 미국
본토 감독들을 제치고 작품,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장 뒤자르댕 역시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게리 올드만 등 쟁쟁한 본토배우들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가져갔고요.
아쉬운 것은 베레니스 베조의 탈락입니다.  이 배우가 왜 주연상이 아니라 조연상에
올랐을까도 의문이지만 메릴 스트립이라는 강력한 배우가 버틴 주연상후보가 아닌
조연상으로 내려갔다면 당연히 수상을 주어야 할 판이었는데 아깝게 밀린 것이죠.
(아카데미상의 주연상과 조연상의 기준은 정말 예로부터 참으로 애매모호한 부분
입니다.)

 

무대사로 연기상을 받은 사례는 장 뒤자르댕 말고도 제법 있습니다.  나의 왼발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작은 신의 아이들의 말리 매틀린, 조니 벨린다의 제인 와이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에서 정윤희가 '무대사 연기'로 상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무대사 연기라도 장 뒤자르댕의 경우는 격이 다릅니다.
나머지 배우들은 장애인역할이라서 실제로 말 못하는 사람을 연기한 것이지만
장 뒤자르댕은 무성영화 연기를 한 것입니다.  무성영화 연기는 '벙어리역할'이 아니라
'말하는 척 하는 연기'를 여러번 해야 합니다.  그러니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죠.
표정이나 몸짓에 의존하는 연기가 아니라 대화를 하는 연기를 하면서 '무음'으로 연기를
전달해야 하는 것입니다.  21세기에 이런 연기를 하는 것이 굉장히 생소할테니 정말
자연스럽게 역할전달을 잘 한 장 뒤자르댕과 베레니스 베조를 칭찬할만 합니다.
더구나 비영어권 배우가 비 영어권에서 제작한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받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로 '소피아 로렌' '로베르토 베니니' 마리온 꼬띠아르' 단 세명뿐이었으니
84회의 역사를 가진 아카데미에서 비 영어권 배우의 수상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이 갈
뿐입니다.  LA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쾌거를 이루었던 마더의 김혜자, 시의 윤정희
두 배우 모두 주연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할 정도입니다.

 

아티스트는 2월에 개봉되어 처참한 국내 흥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흑백무성
영화가 국내에 개봉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아카데미상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작품상 수상의 쾌거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죽을 쓰고 있습니다.  메릴 스트립
주연의 철의 여인도 흥행이 망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지요.  철의 여인은 영화의 완성도가
낮은 편이지만 아티스트같이 완벽하게 재미있고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가족영화가
아카데미상의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흥행이 안되는 것은 확실히 시대의 변화
입니다.  영화관객의 나이는 점점 낮아지고,  점점 상업오락화되고, 구닥다리 느낌을
주는 영화는 국내에서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어도 60대의
할머니 여배우가 주연상 시가 영화적 완성도에도 블구하고 흥행에 실패하고 역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트리 오프 라이프도 거의 관객동원을 하지 못했지요.

 

영화산업이 발달하려면 '다양성의 문화'로서 존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정장르만
지나치게 발달해버리면 영화의 가치와 완성도가 서서히 증발해나갈 수 있습니다.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들만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입니까? 더도 말고
트랜스포머를 100명이 본다면 10명정도는 아티스트나 시 같은 영화를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런데 요즘의 현실은 10:1의 비율이 아닌 50:1, 100:1 정도 되니,
'시네마천국' '양철북' 그런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던 시절도 이제 아련한 구시대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같은 초걸작의 흥행실패 역시 매우 씁쓸한 결과입니다.  문화의 다양성을 기대하는
자체가 구시대적 미련일까요?  영화에도 나는 가수다처럼 '나는 영화다'라는 좋은 영화
재평가받는 기회가 주어져야 할까요?

 

ps1 : 2011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테렌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이고
         당연히 이 영화는 미국감독이 만든 미국영화입니다.  이번에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랐지요.  그런데 아티스트에 밀린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개최하는 칸영화에제서는
        프랑스 영화 아티스트가 미국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에게 황금종려상을 빼았겼고,
        반대로 미국에서 열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미국영화 트리 오프 라이프가
        프랑스 영화 아티스트에게 작품상을 빼았겼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미국에서 선택한 2011년 최고의 영화는 프랑스영화,  프랑스에서 선택한 칸 영화제
        최고의 영화는 미국영화였으니. 

 

ps2 : 실제로 유성영화시대가 도래하고 많은 무성영화배우들이 피해를 봤을 것입니다.
         버스터 키튼같이 무성영화 배우로 한계를 가진 인물도 있었고, 찰리 채플린은
        오히려 유성영화 시대에 무성영화 스타일로 만든 모던 타임즈 라는 걸작을
        만들었습니다.  릴리안 기슈나 그레타 가르보는 자연스럽게 유성영화배우로
        성공적 전향을 한 경우이고,  게리 쿠퍼, 클라크 게이블,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유성영화 1세대 배우로 활약한 대스타입니다.

 

ps3 : 프랑스 남녀 배우가 주인공이고 프랑스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 존 굿맨, 제임스 크롬웰
        페넬로프 앤 밀러, 말콤 맥도웰 등 나름 헐리웃의 이름있는 '한물간 배우'들의 조연과
        단역으로 등장합니다.

 

ps4 : 개의 연기가 굉장히 뛰어났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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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The Iron Lady 2011년) 대처는 없고 메릴 스트립만? | 최근영화(2000년대 이후) 2012-03-0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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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원제 : The Iron Lady

2011년 영국영화

감독 : 필리다 로이드

출연 : 메릴 스트립, 짐 브로드벤트, 리처드 E 그랜트, 해리 로이드

         올리비아 콜맨, 알렉산드라 로치

 


마가렛 대처 전 영국수상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철의 여인'은 일단 제목이 별로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영화가 별로다'라는 것이 맛지요.  '철의 여인'이란
제목은 두 가지 의미가 사실 있습니다.  하나는 이름 그대로 매우 강인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음미하는 제목, 또 하나는 대처 수상의 별명을 제목으로 그대로 넣은 것.
사실 이 영화에서 후자의 의미밖에 찾을 수 없습니다.

 

실존했던 인물의 삶을 다루는 영화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의 주요
업적을 중심으로 주욱 나열하는 '일대기의 영화'가 있고, 또 하나는 그의 삶에서 어떤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킨 '에피소드' 방식의 영화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굉장히 방대하고 긴
영화가 될 수 밖에 없으므로 후자를 다루는 경우도 많지요.  최근에 개봉된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이 전형적인 그런 형식입니다.

 

'철의 여인'은 어떤 형식일까요? 이 영화는 치매에 걸려서 죽은 남편의 환상을 보는 나이든
여성의 삶으로 시작합니다.  그 여성이 바로 전 영국 수상인 마가렛 대처입니다.  그러면서
슬며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젊은 날의 대처, 수상에 오르는 정치인 대처, 그리고
치매에 걸린 현재의 대처를 골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영화가 별로라는 것이나면
바로 제목을 보고 당연히 '기대'할 만한 대처라는 한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삶의 족적이 되는
'수상집권 시절'의 이야기가 그냥 어물쩡 넘어가버리는 것입니다.  제목은 '철의 여인'인데
실제 영화의 내용은 '치매노인'인 것입니다.

 

 

 

 

1시간 40여분 남짓한, 전기영화치고는 비교적 짧은 이 영화에서 은퇴하고 나이가 많이 들어서
치매기가 있는 대처의 모습에 꽤 많은 할당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스치듯이 넘어가도
될 듯한 '젊은 대처'의 이야기도 생각보다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수상
시절의 대처의 삶에 대한 비중이 짧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짧아지더라도 어느 특정 핵심적
내용을 함축있게 다루면 되는데 그런게 아니라 마치 필름을 빨리 감듯 '영국수상 대처'의
이야기는 건성건성 대충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 대처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리고
제목이 철의 여인이 아니라면 도대체 더 여성 총리는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한 사람인가
라고 갸우뚱 할 것입니다.  그나마 포클랜드 전쟁에서 결단력있게 과감히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준 것 정도가 대처의 특징이랄까요? 나머지 내용들은 그냥 설렁설렁합니다.

 

한 인물의 전기영화를 보면 모르던 부분을 알게 되던가 흥미를 느끼게 되던가, 어떤 부분을
발견하게 되던가 하는 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래서 대처라는 수상이 도대체 뭘
어쨌다는 것인데?'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대처가 워낙에 유명한 인물이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못했다면 이 영화를 보고 뭘 느낄 수 있을까요? 더구나 남성위주의 보수적인 서구
정치사회에서 여성으로서 보기 드물게 11년이나 장기집권했다는 점 등 '여성총리'라는
사실만으로 꾸밀거나 어필한 내용은 많이 있습니다.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주연한 '진홍의 여왕'이나 진 시몬즈가 주연한 '비련의 왕녀 엘리자베스'
같은 고전영화들에서는 전기의 대상이 되는 인물에 대한 핵심적인 특징을 명확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 영화들은 인물의 어느 특정시기를 함축하여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역사적
인물의 어떤 특징을 묘사하고 있죠.  '철의 여인'은요? 대처의 어떤 면을 부각시키고자
만든 영화일까요? 시간을 짧고 대처의 삶은 길었기 때문에 그냥 부분부분 임의의 조각을
떼어서 설렁 설렁 줄거리 요약처럼 나열한 것 외에 뭐가 있을까요?

 

놀라운 것은 이게 '영국영화'라는 것입니다.  헐리웃 영화라면 남의 나라 총리의 삶을
그냥 대충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기 나라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를 모처럼 영화로
만드는데 이렇게 무성의했다는 것이 조금 의외입니다.  이럴러면 차라리 은퇴한 대처의
삶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치매기가 오고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인간적인 대처에 대놓고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어느정도 영화가 그런 면이 있지만 아예
방향설정을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정치인 대처와 은퇴한 대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끝납니다. 

 

이 영화에서 메릴 스트립이라는 연기파 배우의 열연이 없었다면 굉장한 범작으로 평가
절하되었을 수 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철의 여인은 '대처수상'이 아니라 메릴 스트립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치인 대처'는 안보이고 메릴 스트립만 보이니까요.

 

 

아카데미상은 작년에는 영국왕을 연기한 콜린 퍼스에게,  올해는 영국수상을 연기한 메릴
스트립에게 각각 남녀주연상을 선사했습니다.  영국의 실존인물을 다룬 연기자가 2년
연속 주연상을 가져간 셈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두 편 모두 썩 만족스럽지는 않네요.

메릴 스트립은 정말 밥먹듯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는 연기파 배우지만 캐서린 헵번과
달리 아쉬운 점은 '작품'보다 '연기'만 남는 점입니다.  꾸준히 많은 영화에 출연하고 있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그녀의 연기만큼 '작품'의 호평이 상대적으로 따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죠.  배우는 '작품'을 많이 남겨야 가치가 높아지는데.  연기력으로
최고중의 최고에 오른 메릴 스트립이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많이 남기지 못하고
'그녀의 연기'만 남는 영화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점입니다.   남자배우중에서
숀 펜이 다소 그런 편이듯이 메릴 스트립이 후대에 '엘리자베스 테일러'나 '오드리 헵번'
'잉그리드 버그만'  '캐서린 헵번'과 같이 기억되는 배우가 되는데 한계점입니다.

 

이번 아카데미 주요 수상작품이 우리나라 흥행에서 매우 죽을 쑤고 있고 철의 여인도
예외는 아니지만 영화 자체로서도 아쉬움이 많은 작품입니다.  대처라는 인물이 잊혀질
한 30년쯤 후에 누군가 이 영화를 보고 '아하~ 대처라는 인물이 참 궁금하네'라는 생각이
과연 들겠습니까?

 

ps1 :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과 정말 완성도면에서 현격히
         비교가 됩니다.  그야말로 메릴 스트립 혼자 이끌어간 영화였지요. 

 

ps2 : 아카데미상 = 흥행성공 이라는 공식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깨진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아카데미상 = 흥행실패 보장 이 된 느낌입니다.  철의 여인보다
         아티스트가 더 처참하니까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중 흥행 대박을 친 영화가
         나온지가 꽤 되었네요. 

 

ps3 : 우리나라에 개봉한 이 영화의 포스터의 메릴 스트립 사진이 왠지 '전여옥 의원'의
         외모와 매우 비슷한 느낌입니다.

 

ps4 : 실존인물을 연기해서 아카데미 상을 받는 경우도 참 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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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My Week with Marilyn 2011년) | 최근영화(2000년대 이후) 2012-02-2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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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원제 : My Week with Marilyn

2011년 미국영화

감독 : 사이먼 커티스

원작 : 콜린 클라크

골든 글러브 여우주연상 수상

출연 : 미셀 윌리암스, 에디 레드메인, 케네스 브래너, 줄리아 오몬드

         주디 덴치, 엠마 왓슨, 더그레이 스코트, 토비 존스

 

 

 


전설의 배우 마릴린 먼로가 대체 누군지 설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매우 젊은 세대라서 마릴린 먼로가 누구인지 모르더라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자료를 찾아보고 경험해 보는 것이 훨씬 흥미로울테니까요.

 

36세의 한창 나이로 요절한 '전설의 스타' 마릴린 먼로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이라는 제목입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영화 '왕자와 무희(The Prince and the Showgirl)'을 촬영하던 1956년
당시입니다.  영국의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주연 감독하는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서
헐리웃의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가 영국으로 옵니다.  로렌스 올리비에와 제작사는 꽤
신경을 쓰며 그녀를 맞이하고 그런 와중에 영화의 조감독(사실은 잡심부름을 도맡아 하면서
로렌스 올리비에의 비서노릇도 하는) 콜린의 눈을 통해서 본 마릴린 먼로의 일상과 며칠간
꿈과 같이 전개된 마릴린 먼로와 콜린간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 '왕자와 무희'는 1957년에 발표된 영국영화로 영국을 대표하는 명배우인 로렌스
올리비에가 감독을 겸하면서 모처럼 가볍고 로맨틱한 코미디 영화를 만든 것이고
당시 헐리웃 최고의 섹스심벌인 마릴린 먼로를 여주인공으로 출연시켜서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영화 자체적으로는 그다지 역사에 남을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햄릿'
'폭풍의 언덕' '스팔타카스' '황혼' '오만과 편견' 등 숱한 명작을 남긴 로렌스 올리비에의
커리어에서 별로 대표적인 작품도 아니고 '범작'으로 남은 영화이고 마릴린 먼로의
커리어에서도 '돌아오지 않는 강' '나이아가라' '뜨거운 것이 좋아' 등 대표작들 사이에
슬며시 끼어있는 작품일 뿐입니다. 

 

아서 밀러와 마릴린 먼로 부부

 

로렌스 올리비에와 비비안 리 부부

 

 

그러나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은 이 영화 왕자와 무희의 탄생에 촛점을 맞춘
영화가 아닙니다.  '걸작영화가 어떻게 우여곡절끝에 탄생했는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면
영화가 자연 맥이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소재를 다룰 만큼 왕자와 무희가 대단한
작품도 아니고요.  영화는 콜린 이라는 23세 순수한 청년의 눈을 통해서 마릴린 먼로라는
배우에 대한 제법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루는 주제는 깊이있고 많은데
영화는 매우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깔끔합니다.  전기영화도 아니고 영화의 탄생에
대한 칭송도 아니고 연예계를 분석한 영화도 아니고,  단지 한 순수한 남자와 겉보이엔
스타지만 속은 한없이 외로운 한 여배우의 이야기입니다.

 

헐리웃에 도착한 마릴린 먼로를 낯선 장소, 그리고 '연기력'이 중요시되는 영국의 분위기에
주눅이 들어서 불안감에 시달리고 촬영장에서 몇시간씩 지각하는 것이 예사입니다.
그런 마릴린 먼로를 보며 로렌스 올리비에의 인내심은 극에 달하고 촬영장은 심각한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이런 와중에 자칫 우울증에 빠질 뻔한 마릴린 먼로는 자신의 상태를
살펴보러 온 23세의 조감독 콜린의 순수함에 끌리게 되고 며칠동안 콜린과 자유스럽고
순수한 시간을 로맨틱하게 보냅니다. 

 

이 영화는 콜린이 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서 이야기의 관점은 어디까지나
콜린의 주관적 견해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마릴린 먼로가 콜린과 잠시일망정
로맨틱한 시간을 보냈느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점은 마릴린 먼로라는 일급 스타급 여배우, 나아가서 꼭 그녀가 아니더라도 대중의 관심과
환호를 받는 정상급 여배우가 갖는 불편함과 불안감, 고독 등을 짚어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이 영화는 어떤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마릴린 먼로의 삶에 저런 이면이 있었구나'라고 뭔가 새로운 것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상상할 수 있는 면은 일종의 '확인사살'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그걸 '콜린'이라는 청년이 대변해주는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콜린과 마릴린 먼로가
벌인 시간이 설령 많은 부분이 허구라고 가정해도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마릴린 먼로라는
인물의 캐릭터는 매우 사실적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통해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엠마 왓슨이 여기서는 콜린의 여자친구로

출연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으로 나온다.

 

 

이 영화는 사실 '슬픈 영화'입니다.  대스타인 마릴린 먼로는 사실 행복한 삶은 아니었습니다.
불과 30살의 나이에 3번의 결혼, 그렇지만 남편에게서 깊은 사랑을 받는 것도 아니었고,
섹스 심벌로 자신을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사람들,  그런 와중에 연기에 대한 초조감
한없이 누린 '인기스타'로서의 지위에서 '연기력'으로 가치를 갖고 싶어하는 마음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와의 트러블과 낯선 촬영장소와 몰입하기 어려운 캐릭터에 대한
불만과 스트레스,  그런 와중에 하찮은 'Third'에 불과한 풋내키 촬영장 직원과의 순수한
로맨스를 통해서 잠깐 누리는 짧은 행복.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왕자와 거지'의 단편적 각색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틀에박힌
답답한 궁중생활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거지로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어했던 왕자,
하지만 결국은 다시 왕실로 돌아와서 왕노릇을 하게 된 왕자.  이 영화속에서 콜린의
삶에서 마릴린 먼로와 보낸 며칠의 시간은 평생 가장 소중하고 기억될 순간이었겠지만
마릴린 먼로의 삶에서 콜린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남자 중 한 명이었을테고

그녀의 복잡 다단한 삶에서 콜린의 존재는 끼어들어갈 기억의 자리조차 없는 깃털같은
존재일 수 있습니다.  그건 마릴린 먼로가 콜린에게 무관심했느냐 아니냐의 여부가 아니라
'나이아가라'이후 1962년 의문사할때까지 마릴린 먼로의 삶 자체는 이미 한 여성 개인의
삶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영화의 상황 이후 6년뒤에 마릴린 먼로가 허무한 죽음을 당하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우리이기 때문에 이 영화는 슬픈 영화입니다.  삶의 덧없음... 인기속의 외로운 이면,
정상급 스타로서의 허상,  그래서인지 영화속에서 마릴린 먼로가 콜린과 보냈던
며칠동안의 순수한 로맨스가 실제로 그녀에게 매우 행복했던 시간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이런 순간조차 없었다면 마릴린 먼로의 삶은 너무가 안스러운 것이죠.

 

 

배우 이야기를 해볼까요?

 

마릴린 먼로 역의 미셀 윌리암스, 사실 이 여배우는 마릴린 먼로와 그다지 닮은 외모는
아닙니다.  다만 워낙 뚜렸한 마스크와 캐릭터를 가진 마릴린 먼로와 꽤 흡사하게
분장을 한 것은 사실이고 실제 왕자와 무희에 나오는 몇 장면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비슷한 분위기지만 역시나 얼굴을 클로즈업할때는 마릴린 먼로가
갖고 있는 뚜렷한 마스크와 엄청난 존재감이 보이지 않으니 역시나 전설적 여배우는
노력이 아닌 '타고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극중에서도 로렌스 올리비에가
'그녀는 감각적으로 연기한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듯이 마릴린 먼로라는 배우는
캐서린 헵번이나 메릴 스트립처럼 굉장한 연기파는 아니었지만 단지 섹스심벌로
평가절하될 배우도 절대 아닙니다.  영화 100년사에 몇 사람 안되는 '대체가 불가능한
배우'중 한명이니까요.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우리나라의 '허장강' 같은 배우와
함께 독보적인 자신만의 존재감을 가진 '대체불가능의 배우'가 마릴린 먼로입니다.
그러니 미셀 윌리암스가 얼마나 마릴린 먼로를 재현했고, 닮았는가를 논하는 것은
별로 불필요한 것입니다.  연기 자체와 영화속의 캐릭터에 대한 소화력은 무난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로렌스 올리비에 역의 케네스 브래너.  저는 이 배우의 캐스팅은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케네스 브래너의 외모가 로렌스 올리비에와 닮은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두 사람은 상당히 흡사한 영화인입니다.  감독과 배우를 함께 한다는 점도 그렇고
셰익스피어극에 능하고 근사한 미남배우는 아니지만 높은 재능과 실력을 갖춘 영국의
대표 영화인이라는 점이 유사합니다.  케네스 브래너가 아니라면 누가 이 로렌스
올리비에의 역할을 대체하겠습니까?  특히 케네스 브래너의 모습은 왕자와 무희에
출연할 당시의 로렌스 올리비에와 더욱 흡사합니다. 

 

두 유명 실존인물에 대한 만족도는 그럭저럭 높았다고 보여지지만 진짜 영 아니었던
것은 '비비안 리'를 연기한 줄리아 오몬드 입니다.  이건 불만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
정도입니다.  왜 하필 줄리아 오몬드가.... 싱크로율 0% 입니다.  물론 비비안 리의 역할이
비중이 적어서 유명배우가 나올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43세의 비비안 리를 연기한
줄리아 오몬드는 비비안 리가 갖고 있는 암코양이 같은 매력이 전혀 없었고, 나이도 43세가
아닌 60은 되보였습니다.  실제 줄리아 오몬드의 나이가 47세밖에 안되었는데 왜 이리
노안이 되었을까요? 줄리아 오몬드의 출연이 참 마음에 안드는 이유는 그녀가 헐리웃의
대표적인 '암코양이형 스타'  오드리 헵번의 '사브리나'를 리메이크한 영화에서 사브리나
역을 연기했고, 이번에 비비안 리를 연기했다는 점입니다.  두 전설의 여배우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 배우가 '감히' 두 번씩이나 그들의 자취를 대체했다는 자체가 매우 심각한
아이러니입니다.  '사브리나' 한번으로도 충분한 '분노'가 될만한데....
만약 비비안 리가 무덤속에서 나와서 본다면 땅을 칠 일입니다.  오드리 헵번 하나 망친
것으로 충분한데......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은 왕자와 무희나 마릴린 먼로, 로렌스 올리비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이런 유명 전설의
일종의 뒷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이니까요.  '새로운 뒷이야기'가 아닌 이들이
아마 그랬을 것이다 라고 익히 상상할만한 상황이 뒷이야기로 재현되는 부분이 오히려
흥미로웠고 그래서 끄덕끄덕이게 되는 영화입니다. 

 

영화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대사가 나오는데 마릴린 먼로와 로렌스 올리비에를 비교하는
콜린의 대사입니다.  '명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무비스타,  무비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명배우.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 어긋날 수 밖에 없다'  당시 마릴린 먼로와 로렌스
올리비에의 위상을 너무나 정확히 지적한 대사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왕자와 무희'가 비록 범작에 그쳤지만 이후 두 사람이 각각
출연한 수작영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인지되어 무의미한 범작은 아니었다는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릴린 먼로는 차기작인 '뜨거운 것이 좋아'가 코미디 영화역사에
남는 걸작이 되었고, 로렌스 올리비에는 3년뒤에 '엔터테이너'라는 영화에서 명연기를
보여주었으니, 비록 왕자와 무희는 실패했지만 그 영향으로 좋은 후속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침 올해가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난지 50년이 되었습니다.  50년전 36세의 나이로
화려한 은막의 영광도 부질없게 쓸쓸히 세상을 떠난 한 외로운 여인 마릴린 먼로가
남긴 화려한 자취는 많은 영화팬들에게 매우 소중한 자산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ps1 : 스타는 무엇보다 작품을 남겨야 가치가 있는 것이죠.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도
        수많은 CF가 아닌 '작품'을 남겼기 때문에 가치있는 전설이 된 것입니다.
         연기자인지 CF모델인지 구분이 어려운 우리나라의 '무늬만 연기자'인 몇몇들이
         너무 대조가 됩니다. 

 

ps2 : 영화속에서 마릴린 먼로의 연기와 수많은 NG때문에 로렌스 올리비에가 분통을
        터뜨리는 장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왕자와 무희'라는 영화가 범작이 된
        이유중의 하나가 로렌스 올리비에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글에서 이 영화속 케네스 브래너가 로렌스 올리비에와 꽤 다른 연기를 보여
        주고 있고 닮지도 않았다고 쓰고 있는데 아마 글을 쓴 분이 '왕자와 무희'를
        못 보고 평소의 근엄하고 진지한 로렌스 올리비에를 연상한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케네스 브래너가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를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왕자와 무희'에서의 로렌스 올리비에의 연기를 흡사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으니까요.  영국을 대표하는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와 알렉 기네스가
        평생 출연한 영화중 가장 어울리지 않았던 한 편을 각각 꼽자면 '왕자와 무희'와
        '백조'였습니다.  이들이 '왕자'이며 젊은 여배우와 로맨스 라인을 구축한다니요.
        그런 영화 보고 싶겠습니까?

 

ps3 : 왕자와 무희가 어떤 영화인지는 조만간 상세히 올리겠습니다.  그 영화는 우리나라에
        1958년에 개봉되었습니다.

 

ps4 : 주디 덴치, 많이 늙었더군요.  그런데 연기에서 보여주는 강한 카리스마 대단합니다.

 

ps5 :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여주인공 헤르미온느로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된 엠마 왓슨이
         콜린의 여자친구로 등장합니다.  이 떠오르는 스타가 의외로 비중이 약한 역할을
         맡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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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임이랑 지우기 - 가슴 뭉클한 가족연극 | 문화이야기(책음악방송 등등) 2012-02-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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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제목 : 임이랑 지우기

장르 : 판타지 가족 드라마

공연장소 :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

극단 익스트림 플레이 작품

 

 
연극 '임이랑 지우기(일명 작전 임이랑 지우기)'는 일종의 '타임머신 여행'을 소재로 한
연극입니다.  그렇다고 SF 장르로 구분되기 보다는 뭉클한 '가족연극'입니다.

 

제가 최근 몇년동안 본 연극이나 뮤지컬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인연극'이 아닌 장르중에서
꽤 진지한 내용의 작품입니다.  보통 소극장 공연 연극이 '무대'라는 현장을 활용한 요란한
법석과 코믹함, 난장판 같은 분위기가 강한,  즉 '현장'이라는 특성을 살려서 영화와는 다르게
관객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많은 편인데 임이랑 지우기는 꽤 '드라마적 요소' 즉 스토리
비중이 강한 연극입니다.  연극이라고 꼭 '가볍지는 않다'라는 느낌을 준 작품입니다.

 

무대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  여고생인 임이랑은 일찍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불행한 소녀로 정신과에서 오랜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죽음이
자신때문이라는 자책에 스스로 자신을 혐오하며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불행하지도
않았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뒤늦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만 임이랑은
아빠에게 마음을 닫고 있습니다.  결국 임이랑은 아빠와 엄마가 결혼하던 2012년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떠나서 아빠와 엄마가 결혼하지 못하게 방해하려고 합니다.
두 사람이 결혼하지 못할 경우 자신의 존재도 없어질테니까요.   2012년 당시 30대의
작가지망생인 아빠는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었고,  그런 아빠와 7년간의 교제를 해온 엄마는
헌신적 사랑을 하는 여성입니다.  과연 과거로 가서 아빠와 엄마를 만난 임이랑은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는데 성공할까요?

 

 

 

 

임이랑이라는 소녀와 엄마 아빠, 이렇게 주요 배역이 3명뿐인 내용입니다.  하지만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설정은 꽤 많은데 임이랑 가족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멀티맨과
멀티걸 두 배우가 일인 다역을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당 한 10여명은 연기했던 것
같습니다.  임이랑 가족 3인은 주로 진지한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고, 멀티맨, 멀티걸
2명은 코믹하고 순발력있는 역할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자칫 딱딱하고 슬프기만 한
가족사로 흐를 수 있는 부분을 멀티맨, 멀티걸의 코믹하고 다양한 역할로 청량제같은
웃음을 간간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젊은 시절의 아빠와 엄마를 만난다.... 이런 설정은 과거 빅 히트영화인
빽투더퓨처나 김희애가 신인시절에 출연했던 영화 '영웅 돌아오다' 그리고 전도연 주연의
'인어공주'와 유사합니다.   특히 현재의 부모의 모습에 실망스러웠던 소녀가 과거의
말고 순수했던 부모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고 감동하는 설정은 인어공주가 가장 유사한
편입니다.

 

'불행한 가족사'를 과거로 가서 훑어내리는 이야기인 만큼,  슬프고, 뭉클하고 감동적인
내용들이 많이 흘러나옵니다.  따라서 굉장히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연극입니다.
아마 멀티맨과 멀티걸의 잦은 등장이 아니었다면 너무 무거울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나름 진지한 주제를 담아내고 있는 연극입니다.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현재의 불행한
자신의 모습이 마치 잘못된 과거의 출발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서 바로잡을 수 있다면....이라는 부질없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죠.  하지만
'레트로액티브'나 '나비효과'라는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이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더 나은 삶'을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엄마와 아빠를 헤어지게 하여 자신을 지우려고 한
임이랑 역시 비록 '불행한' 미래가 존재했더라고 누구도 떼어낼 수 없는 진실한 사랑을
이어가는 엄마 아빠의 모습에 결국 마음이 흔들리게 되고 감동을 받게 됩니다.

 

관객과 소통이 필요한 소극장 연극이지만 제가 본 연극중에서는 드물게 '슬픈 연극'
입니다.  그래서 연극적인 과잉된 연기가 아닌 드라마나 영화를 보듯이 매우 진지하고
사실적인 연기가 자주 튀어나오는 편입니다.  특히 연기하는 내용 자체가 우리의 삶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가족간의 갈등' '연인과의 갈등'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 등
이므로 연기하는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역할에 감정이입이 된 것 같고 눈물도 매우
자연스럽게 흘리는 느낌입니다.  소극장인 만큼 배우들의 모습을 바로 코앞에서 가까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감정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연기하는 배우의 턱이나 입주변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실제로 강한 감정이입이 된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느 이야기든 가족간의 사랑과 갈등을 다룰때는 뭉클한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일찍 돌아가셔서 너무나 그리운 엄마의 모습을 과거로 돌아가서 꿈에 그리던 만남을
했지만 엄마를 엄마로 부르지 못하는 임이랑 소녀의 모습은 보는 관객을 안타깝고
마음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관람했던 회차의 등장인물은 박상협, 오세미, 김보람, 김호준, 이유선

이렇게 5명이 출연한 회차였다.

 

 

연극속에서 매우 인상깊은 명대사가 나옵니다. 
바로 '내일이 기다려지는 사람은 행복한 것이다'라는 대사입니다.  매우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특히 매일 매일 내일이 기다려지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실한 사랑의 소중함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비록 죽음을 맞을 수도
있는 '짧은 사랑'일지언정 사랑하는 사람과 후회없는 사랑을 나누는 것이 진정 가치있는
것이라는 주제.  이런 주제는 이미 '라스트 콘서트'나 '포레스트 검프' '타이타닉' 등
감성적인 내용을 다룬 히트영화들에서 자주 활용되는 주제입니다.

 

가족간의 소중함. 가족간의 사랑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공연입니다.

이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감초역할'을 한 멀티맨과 멀티걸.  두 사람은 2시간이
채 못되는 공연에서 정말 여러차례 옷을 갈아입고 다른 분장을 하고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정보 회사 장면에서 멀티걸 역할의 배우는 '무용수' '연변처녀' '무당'
'드레시한 멋쟁이 작가' 그리고 '나레이터'까지 1인 5역을 하면서 순식간에 번개같이
옷을 갈아입고 등장하는 순발력을 보여줍니다.  멀티맨 역할의 배우 역시 다양하고 많은
역할을 재치있게 소화하면서 순간순간 관객과 소통하는 즉석 애들립도 뛰어나게 발휘하고
있습니다.   진지한 드라마속에서 간간히 펼쳐지는 이러한 코믹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내면서 관객들을 웃고 울리고 있습니다.

 

 

 

 

 

 연극을 보는 관객들의 연령은 대체적으로 20대가 주류를 이룰 정도로 어린 편입니다.
그렇지만 30대, 40대, 50대가 보아도 과거 연애시절의 순수함과 첫 사랑의 기억
학창시절의 기억을 되새겨 보면서 감동을 느낄만한 내용입니다.  좀 더 폭넓은 관객들의
관림이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가족'끼리 함께 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2012년 1월부터 공연이 시작된 따끈따끈한 연극인데 2월 한달동안 특별히 관람료를
무려 80%나 할인하여 영화보다 싼 가격인 5천원에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정가는
2만 5천원입니다.

 

제 개인적 느낌으로는 영화로 만들어도 그럴싸하게 구성할만한 스토리를 가진 작품
입니다.  워낙 드라마적 요소가 강하고 연극적인 공간으로 한정된 내용도 아니므로
우리나라 관객의 '감성적인 요소'에 부합될만한 그림이 나올 것 같으니까요.

 

극단 익스트림 플레이는 '수사한 흥신소'라는 작품으로 5차 앵콜공연을 이룬 곳인데
이번에 임이랑 지우기를 후속작으로 야심차네 내놓은 것 같습니다.  '가족 감성연극'인
임이랑 지우기가 과연 관객들의 어떤 반응을 끌어낼까요?  여러분들은 혹시 '기다려지는
내일'을 살아가고 있는 행복한 분들입니가?

 

ps1 :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아마도 '기다려지는 토요일' '오지말았으면 하는 월요일'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기다려지는 내일'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많이 많이 행복한 것입니다.

 

ps2 : 저는 우리나라 공연상품중 대표적인 히트작인 '지하철 2호선'같은 대형극장용
         공연보다 배우들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소극장연극'이 훨씬 선호가 됩니다.  
         그리고 매번 운이 좋아서인지 소극장 공연에 갈때 주로 앞쪽자리에서 보게 되는데
         이번 임이랑 지우기도 앞에서 두 번째줄에서 보았습니다.   예전에 어느 공연을
         보러 갔는데 약간 늦게 가서 자리가 없는 바람에 오히려 맨 앞줄앞에 자리를 깔고
         앉는 보조석에 앉게 되어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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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나무 그늘의 욕망(Desire Under the Elms 58년) 유진 오닐 원작 고전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2-02-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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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원제 : Desire Under the Elms

1958년 미국영화

감독 : 델버트 만

원작 : 유진 오닐

음악 : 엘머 번스틴

각본 : 어윈 쇼

출연 : 소피아 로렌, 안소니 퍼킨즈, 벌 아이브스, 프랭크 오버톤

         퍼넬 로버츠, 레베카 웰스, 진 와일스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은 잘 알려지다시피 유진 오닐 원작의 유명한 희곡입니다.  유진 오닐은
'테네시 윌리암스 '아서 밀러' 등과 함께 미국의 3대 극장가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19세기 중엽의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  거대한 농장주인 캐봇(벌 아이브스)은 아이들과 아내를
농장일을 시키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하는 강압적 인물입니다.  두 번째 아내로부터 태어난
막내 에벤(안소니 퍼킨즈)은 아버지를 만나 고생하다 죽은 엄마때문에 아버지를 미워하여 이
농장을 자신이 꼭 차지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갑니다.  에벤의 두 형 역시 강압적인 아버지를
떠나 캘리포니아 금광지대로 가고 싶어합니다.  에벤은 아버지가 몰래 돈을 숨겨두었던 땅에서
금화 일부를 꺼내 형들에게 여비로 주고 캘리포니아로 떠나게 한 뒤 대신 형의 땅 소유권을
포기하는 각서를 받아 놓습니다.  세 번째 아내인 25세의 이탈리아 여인 안나(소피아 로렌)를
데리고 농장으로 온 캐봇,  에벤은 자신의 땅을 안나가 빼앗을거라는 생각에 처음에는 안나를
적대시 하지만 70대 노인이 주인인 농장의 같은 지붕아래 살아가던 두 청춘 남녀의 욕망은
불타오르고 결국 에벤과 안나는 뜨거운 욕망을 나눕니다.  아버지 몰래 밀회를 즐기는 젊은
새엄마와 아들의 사랑,  가난한 삶을 살아온 안나는 무엇보다 집과 땅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에벤과의 사랑과 보금자리와도 같은 농장을 지키려고 합니다.  안나는 아들을 낳게
되고 캐봇은 새로운 아들의 탄생에 기뻐하고 마을 사람들을 불러 파티를 열지만 실제로 그
아이는 에벤의 아들이었고,  마을 사람들은 캐봇 몰래 수군댑니다.  에벤은 안나가 아이를
이용해 자신의 농장을 빼앗으려 한다는 생각에 화를 내고 떠나려 하고 안나는 에벤의
사랑을 지킬 수 있다면 아이까지 없애려 하고 결국 이 금지된 사랑은 파국으로 향합니다.

 

 

우리나라에 외국영화 개봉이 성황을 이루던 시기인 1958년에 개봉되었고 인기 배우인
안소니 퍼킨즈와 소피아 로렌이 공연한 작품이지만 국내에 개봉되지 못한 고전입니다.
그럴만 한 것이 영화의 내용 자체가 근친간의 사랑을 다룬 작품이므로 당시의 정서로는
국내에 개봉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증오하는 아들, 아들과 아버지가
벌이는 격투 등이야 애써서 검열을 통과한다고 쳐도 새엄마와의 불륜으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양아들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죽이는 엄마의 이야기는 지금 기준으로도
매우 파격적인 내용입니다.

 

안소니 퍼킨즈는 4년 뒤인 1962년 줄스 다신 감독의 '페드라'를 통하여 역시 나이든 아버지와
재혼한 새엄마와 벌이는 근친간의 사랑을 연기한 바 있고, 페드라는 어떤 방법을 썼는지
우리나라에 개봉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안소니 퍼킨즈는 61년에 '이수'라는 영화에서
한참 연상인 잉그리드 버그만과 나이를 초월한 사랑을 보여준 적도 있어서 이루지 못할
사랑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 인기있는 육체파 이탈리아 배우는 3명 있었는데 '율리시즈'
'애정의 쌀'로 알려진 실바나 망가노,  '노틀담의 꼽추'와 '공중 트래피즈'의 지나 롤로브리지다
그리고 소피아 로렌이었습니다.  세 배우 모두 굉장히 육감적인 글래머 스타였는데
그 중 소피아 로렌이 낙점되었고 소피아 로렌은 굉장히 절정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두 여인'을 통해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영화상 모두 여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연기력을 갖춘 소피아 로렌은 당시 24세의 나이에도 불과하고 안나의 심리연기를
잘 표현해서 단지 육체파 배우가 아닌 세계적인 일급 여배우의 자질을 충분히 보여줍니다.

 

70대의 농장주로 출연한 벌 아이브스 역시 굉장한 열연을 하는데 파티장면에서 노구를
이끌고 열정적인 액션(?)을 보여주며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를 합니다.  그런데 사실
당시 벌 아이브스의 나이는 49세,  요즘 같으면 '노총각'도 가능한 나이지만 비대한
몸집의 그는 무난히 70대 노인같은 역할을 합니다.  1958년 벌 아이브스는 굉장한 영화
3편에서 인상깊은 조연연기를 했는데 그 영화들이 바로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외에
윌리암 와일러 감독의 서부극 '빅 컨츄리'와 테네시 윌리암스 원작의 걸작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입니다. 

 

 

 

유명한 원작과 유명한 영화이지만 국내 미개봉 희귀작으로 오랜 세월 마음속으로만 갈망
하던 영화였고, 2008년 영화대신 국내에서 공연된 '연극'을 통해서 그나마 대체 감상을
하였던 적이 있지만 비로소 이 숨겨진 고전을 볼 수 있었고, 익히 알고 있는 스토리였음에도
가슴 벅찬 느낌이 왔습니다.  소피아 로렌, 안소니 퍼킨즈,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이 넘치는
고전으로 바로 이런 영화를 오래도록 기다렸다 보는 감동이 바로 고전영화를 보는 묘미
아닐까요?

 

ps1 : 엘머 번스틴의 음악은 어떤 영화에서 접하더라도 늘 가슴을 설레이게 합니다.
        영화의 팽팽한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는 톡톡한 역할을 늘 합니다.

 

ps2 : 이탈리아 3대 육체파 중에서 헐리웃 영화에 거의 완벽하게 적응한 배우는
         소피아 로렌이 유일합니다.  지나 롤로브리지다나 실바나 망가노는 본국만큼
         헐리웃에서 성공하지 못했지요.  물론 소피아 로렌도 제대로 된 진가는 이탈리아
         영화에서 발휘되었지만.

 

ps3 :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녹색의 장원' '우정있는 설복' '이수' '사이코' '그날이 오면'
         '페드라' '가슴에 빛나는 별' 등 인상깊은 청년 역을 많이 연기했던 안소니 퍼킨즈가
         30세 이후의 영화에서 별로 두드러진 작품이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로버트 와그너와 함께 20대때 매우 신선하게 떠올랐다 30대 일찌감치
         주줌한 배우이죠.  물론 트로이 도나휴에 비하면 많은 활약을 꾸준히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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