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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소설가 "엠마뉘엘 카레르"의 초기 기독교에 대한 상상 | 일반문학 2018-04-0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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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왕국

엠마뉘엘 카레르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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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소설가 “임마누엘 카레르”의 독특한 초기 기독교에 대한 상상


겉표지에는 책에 대한 찬사와 수상이력이 가득했다.

작가에 대한 찬사 – 현존하는 가장 중요한 프랑스 작가, 논픽션이 허용하는 범주의 혁신을 이루었다. 작가가 겪은 신앙의 위기, 작가의 정신 깊숙한 곳까지 독자를 끌어들인다.

작품에 대한 호평 – 모든 장르에 도전한 책, 해설, 조사, 에세이, 역사, 자성록.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다. 기독교의 기원에 대한 인상적인 조사.

책을 안 읽을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한방
– 2017년 과달라하라 FIL 로망스어군 문학상 수상 작가
- 2014년 [르 몽드] 문학상 수상작
- 2014년 [리르], [렉스프레스] 선정 <최고의 책>


비록 책 두께가 벽돌 두 개를 합쳐놓은 것처럼 두껍고, 700쪽에서 3쪽 모자라는 책일지라도, 책의 앞뒤에서 소개하는 흥미진진함이 가득한 책이라면 책을 다 읽어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책 제목이 딱 기독교 제목 아닌가. 누가 감히 “왕국”이라는 이런 기독교스런 제목을 선택할 것인가. 또 표지는 어떤가. 베드로와 요한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배를 탄 채 예수님을 만나는 장면이 놀랍게도 성스럽게 그려져 있고, 책등에는 커다란 십자가가 떡 하니 박혀 있다. 누가 보더라도, 초기 기독교의 숨겨진 여정을 안내하는 멋진 책일 거라는 그런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매년 성경 1독은 해내고 있어 어느새 10번 이상은 성경을 완독한 것 같으니 이 정도면 이런 책, 두껍지만 뭔가 더 깊은 곳을 탐구할 것 같은 책을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그런 작은 교만과 큰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쳐 들었다.

(사실 이전에 그의 책 “러시아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르포 소설 형식의 그 책을 기대보다 좀 어렵게 읽었다는 기억이 나중에 났다. “왕국”은 같은 출판사, 같은 번역자의 작품이다.)

흥미진진했으나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앞서 밝힌 것처럼 책 뒷표지에 상세히 장점처럼 적어 놓은 이 책의 모호한 정체성(해설, 조사, 에세이, 역사, 자성록)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장르는 소설이라고 되어 있지만 과연 이걸 소설로 부를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심은 책을 다 읽는 마지막까지 떠나지 않았다. 어차피 당시 시대의 역사 자료가 없으니 빈 공간을 채우는 몫은 작가의 상상력일 터.

그는 자신이 20여 년 전에 열심히 신앙생활하던 때 적어놓은 요한복음에 대한 큐티책 20권을 다시 꺼내 보며,(안타깝게도 저술을 시작한 그때는 신앙에서 떠나 불가지론자가 되어 있었다. 불가지론자란 불가지론의 철학적 이념을 따르는 것인데, 불가지론은 신이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아리송한 생각을 가진 개념이다. 그는 믿음(카톨릭)을 가졌을 때 성경을 읽고 성경 한 구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옮겨 적었는데 그 노트만 20권이 넘는다고 했다. 그 당시 그의 영적인 수준은 매우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작가였으니 가능한 일이었겠으나 비슷한 일(기독교에서는 큐티라고 한다. 나도 큐티를 한 뒤 거의 한 시간 반 동안 성경말씀에 대한 성찰을 노트에 옮기는 작업을 했었다.) 을 해 본 나로서는 그의 그 작업시간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랬던 그가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불가지론자가 되었고, 이제는 불가지론자가 되어 예수의 죽고 부활한 뒤 그의 뒤를 따른 제자들의 삶을 훑어가는 르포 역사소설을 적게 되었다니 아이러니라해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차라리 그가 한창 믿음을 가졌을 그때 적었더라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이제 그는 철저히 불가지론자가 되었고, 그래서 그가 바라보는 성경은 의심 투성이였다. 이 책에서 보는 가장 큰 관점은 기독교의 큰 두 사도, 베드로와 바울(책에서는 바오르)이 서로 적대적이었다는 것이고, 바울은 한 번도 예수님 생전에 그와 만난 적이 없고 그가 직접 하는 말씀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음을 전도했고, 그래서 그 복음은 바울의 복음, 그가 전한 하나님 나라는 바울이 만든 바울의 하나님 왕국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기독교에서 성경의 정확무오성을 의심하지 않는 “성령의 감동으로 작성”되었다는 기본 개념부터 의심을 가지고 접근했기 때문에 이 두꺼운 책은 8할 이상이 작가의 상상력으로 가득했다. 그랬기에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고 그런 점에 또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가령, 아직 완독을 못하고 있는 벽돌책 “세네카 인생론”의 유명한 철학자 세네카가 바울 선교 당시 코린도 지역의 갈리오 로마 총독의 친형이었고 세네카는 자신의 책을 갈리오 총독에게 헌사했다는 사실. 갈리오 총독은 사도행전 18장에 나오는데 유대인이 바울을 시기하여 그를 종교 이단자로 고발하자 갈리오가 이를 기각해버린다.

이 책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성경만 읽는 것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매우 다양한 역사적 ‘팩트’를 조사해서 여기저기 집어넣고 독자를 로마 시대의 한 복판으로 이끈다. 로마와 누가가 다녔던 지역들을 누비고 다니며, 베드로와 야고보를 중심으로 한 유대인을 향한 복음 전도와 철저히 이방 지역을 다니며 이방인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한 바울의 관계를 상상한다.

그는 결국 마지막에 자신의 불가지론 입장을 그대로 밝히며 끝을 맺는다.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신을 모른다 하면서도, 글 곳곳에서 신이 자기를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모른다 하였지만 글을 쓰면서 또 다른 결론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불가지론자가 되어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잃었지만, 아직도 왜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 빠져들고, 여전히 기독교는 왕성한지, 그 이유를 캐보고자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는 모른다고 말했지만, 알고 있을 것이다. 성경은 모든 역사를 촘촘하게 담지 않았고, 여러 사람이 쓴 글이라 시간적으로 서술적으로 허술할 수 있지만, 2천년이 지난 지금의 결과는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깊은 신앙을 가진 사람은 작가의 지나친 상상력 때문에 불편할 수 있겠고,
성경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은 인문학적 역사적 깊이의 부재 때문에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 방대한 조사와 팩트와 버무려져 또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남겨졌다. 그 방대함과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며, 반석처럼 든든한 신앙을 소유한 상태라면, 시너지 효과를 가질 좋은 문학적 즐거움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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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5일(목) 독서컬럼-무엇을 보고 있는가 | 밑줄 긋기 2018-04-0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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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5일(목)

1847년 이후, 밀레는 그의 나머지 27년간의 삶을 프랑스 소농계급의 삶의 조건을 드러내 보여 주는 것에 헌신했다. 인구의 3분의 2가 소농들이었던 것이다. 1789년의 혁명은 소작농들을 봉건적인 노예상태에서 해방시키게 되었지만, 19세기 중반까지 그들은 자본의 '자유로운 교환'의 희생자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

전람회에 출품된 그림들에 대한 관람객이었던 일반 사람들 대부분은 시골 지역에 존재하는 궁핍함에 대해 무지했다. (본다는 것의 의미, 존 버거, 109쪽)

사실상 밀레가 세상을 떠나고 겨우 몇 년이 지난 후, 반 고흐가 해내려고 했던 애썼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 밀레는 그가 정신적, 예술적 두 가지 모두에 있어서 따르고자 선택한 스승이었다. 그는 밀레가 남긴 판화들을 면밀하게 모사한 수십 점의 그림을 그렸다. (115쪽)

지금은 미국의 대부호들이 거금을 들여 사들이고 있는 밀레가 추구했던한 그림들은
그의 역사관을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시골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몰랐던 도회지의 부유한 사람들에게 뭔가를 알리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빛과 어둠을 이용하여,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오는 곳에 여전히 웅크리고 있는 시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반 고흐가 그의 정신적인 것까지 닮으려고 노력했다면, 아마도 가난했던 소작농들의 삶에 대한 큰 이해와 사랑도 같이 가져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식목일이네요.
우리가 읽는 책들이 모두 나무로 만들어진다는데,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읽고,
나무를 쓰다듬어보는 하루를 가져봅시다.

(밀레의 키질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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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4일(수) 독서컬럼-빈궁과 치욕이 달려들지라도 | 밑줄 긋기 2018-04-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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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4일(수)

가난했지만
그의 호주머니에는
유머가 끊이지 않았다.

돈은 마지막 1수까지 이내 써 버리고 말지만
타고난 너털웃음이 떨어지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803쪽)

빈궁과 치욕이 여지없이 달려드는 생활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끈질기고 남다른 강한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또 한 걸음 저항한다.

그러다 마침내
그 누구의 눈도 미치지 않고,
어떤 명성도 없으며,
숭고하고 신비로운 승리를 획득한다.
(835쪽)

마리우스는
살이 붙은 양 갈비뼈 한 조각을 육칠 수를 주고 샀다.
마리우스는 그 갈비를 직접 끓여서 사흘 동안 먹었는데
첫날에는 고기를 먹고,
이튿날은 기름을 먹고,
사흘째 되는 날은
뼈를 갉아먹었다.
(레미제라블, 835쪽)

오늘 하루,
빈궁과 치욕이 여지없이 달려들지라도
주머니에 넣어둔
너털웃음과 유머만은 꼭
떨어뜨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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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3일(화) 독서컬럼 - 안개 같은 삶 | 밑줄 긋기 2018-04-0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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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3일(화)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의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서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았다.

(무진기행, 11쪽)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아침을 둘러싸고 있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바다.

눈에 보이지만
손으로 잡을 수 없고
뚜렷이 존재하지만
무엇이 존재하는지를 모르는
안개.

우리 삶은 혹시
안개처럼 존재하지만 잡을 수 없고
내 삶을 둘러싸고 있지만
인간을 초월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결코 헤쳐나갈 수 없는
바로 그 안개는 아닌지요.

오늘은
안개 같은 내 삶을
안개 같은 눈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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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마드인의 자유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 | 비소설 2018-03-1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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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바일 보헤미안

혼다 나오유키,요스미 다이스케 공저
세종서적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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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보헤미안>

두 노마드인의 자유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


여기 부러운 두 사내가 있다. 그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사는 디지털 유목민이다.

혼다 노유키와 요스미 다이스케.
그들은 하와이 해변에서, 뉴질랜드 숲속에서,
잉여의 삶처럼 자신의 삶을 영위해나간다.

전 세계를 누비며 강연을 하고, 책을 쓰고, 자문을 해주며 다양한 수입원을 두고 돈을 번다.
그리고, 낚시를 하며 하루를 보내고, 낚시 글을 쓰고 돈을 번다.
미식가처럼 음식을 먹고, 그 다음엔 음식 글을 쓰고 돈을 번다.
일본에 잠깐 갔다가, 하와이로 가서 자신의 일을 즐긴다.
스마트폰이 있어 모든 작업을 사무실 없이 까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할 수 있다.
그저 부럽기만 한 꿈의 일상이다.

과연 이런 생활은 그들에게만 허락된 것일까, 아니면 독자에게도 가능한 일일까.
그들은 자신들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며,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므로 누구라도 자신들처럼 이런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그들은 그 사실을 증명하고, 독자들에게 도전해 보라며, 이 책을 썼다.
책 속에 자신들이 어떤 준비를 해 왔으며,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낱낱이 밝히고 있다.

그들은 모두 직장생활을 했다. 그것도 꽤 오랜 시간을.
그랬기에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더 거짓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단, 그들은 목표를 매우 구체적으로 설정했고(가령 하와이에서 살자)
그 목표를 위해,
직장생활 동안 돈을 모으고,
몇 번이나 사전 답사를 하고,
구체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그리고 그것이 완료될 때까지 직장생활을 견뎌냈다.
직장생활을 플러스 항목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많은 것을 흡수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 모든 작업은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들은 마흔이 넘어서 그 결과를 완성시켰으며, 지금은 완벽해진 일상으로, 자신들의 꿈대로 그 삶을 그대로 살아내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잉여의 삶을 추구하고 있었다.
절벽 위 까페에서 차를 마시며, 결제를 하거나,
어느 도시든지 도착하면 가장 좋은 까페를 찾아가 글을 쓰고 5분만에 발송해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너무 늦은 때가 없다는 것을 받아 들인다면, 나도 이 책 저자처럼 지금부터라도 뭔가를 준비할 수는 있겠다. 그렇다면 하물며 젊은 청년들이여, 무엇을 더 고민하겠는가.

다만, 이 책의 교훈을 좀더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돈을 벌고 살아가기 위해,
내가 뭘 좋아하지?를 결정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
때로 우리는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고,
또,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에 사명감으로 일을 하기도 하는 것이기에,
삶의 가치관, 세계관 같은 것에 따라 다소 받아들이는 데 경중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두 사람이 워낙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꺼내 놓고 만든 책이라, 그런 측면에서 책은 참 유용하고 도전이 되었다. 아직 기회는 있으니까.

단, 그들과 나는 인생의 목적과 방향이 달라서,
목적을 보다 명확히 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쪽으로 달려갈지는 분명히 다를 수 있겠다.
내게는 나의 달려갈 길이 있으니까.

(물론 함정은 그것이다. 나의 달려갈 길이 있는데, 나는 지금 그 길을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저자가 말하는 쳇바퀴 도는 직장생활의 늪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면, 저자들이 말하는 것이 딱 맞는 상황인데...쉽지 않다.

매우 어려운 문제다. 삶이란 게, 눈을 딱 감고 번지점프처럼 몸을 내던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그들은 결혼을 하지 않아 미혼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가족을 이루고 가족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이야기가 한갓 신기루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직은 기회가 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 것.)

“몸은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고,
짐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모바일 보헤미안,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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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거사 크리스티, 나쓰키 시즈코의 초기작 - 흑백의 여로 | 일반문학 2018-03-1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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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흑백의 여로

나쓰키 시즈코 저/추지나 역
엘릭시르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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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여로>


일본의 애거사 크리스티라 불린다는 일본의 여류 추리작가의 소설이다. 그녀는 영문과 재학 중이던 1960년에 쓴 추리소설로 에도가와 란포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 뒤 50년간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고,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베이징 탐정추리문예협회 번역작품상, 프랑스 모험소설 대상 등을 수상하였다. 세계 추리작가회의에 몇 번이나 초청받는 등 세계 추리작가들 사이에서도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작가로 명성이 높았고, 2006년에는 그간의 공로로 일본 미스터리문학 대상을 수상하였다. 그녀는 2016년에 사망하여 이제는 그녀의 신작을 접할 수가 없다. 1991년 미국에서 간행된 20세기 추리소설 작가 사전에, 마쓰모토 세이초, 마사코 도가와와 함께 나쓰기 시즈코의 이름이 등재되었다.

이 작품 <흑백의 여로>는 일본에서 1975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비교적 초기 작품에 속한다. 그녀는 엘러리 퀸 등 미국 고전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 작품의 특징은 대부분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이며, 기자, 변호사, 검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며 사건을 치밀하게 해결해 나간다.

그녀의 작품들은 일본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고, 그녀는 지상파 방송국 NHK 추리 퀴즈쇼의 메인 작가로 3년간 각본을 집필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그녀가 가장 바쁠 때인 드라마 방송이 한창이던 때에 출판되었다. (뒤늦게 엘렉시르에서 한국판으로 출판하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410쪽을 넘기는 꽤 두꺼운 책이었다. 도입부는 매우 강렬하게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애인과 함께 동반자살했지만 동반자살을 권유했던 남자는 칼에 찔려 죽어 있고, 자신을 수면제를 토하는 바람에 살아났던 것. 그녀는 손에 쥐어진 칼자루를 보며 경악했고 자신이 범인으로 몰릴 것으로 생각해 진짜 범인을 경찰보다 먼저 찾아내 무죄를 증명하려고 한다. (여기까지는 책 뒷표지에 실린 내용이니 스포는 아님)


총 22장의 소제목을 가진 이야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등장인물이 많아지면서 조금씩 더 꼬이고 조금씩 더 복잡해졌다. 게다가 작가가 일본인의 이름을 성과 이름으로 분리해 각각 사용함으로써 혼란은 더욱 커졌다. (일본 안에서는 성을 부르는 것과 이름을 부르는 것이 다소 늬앙스의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외국 독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헷갈린다. 두 명이 나오지만 각각 성과 이름을 혼용해서 부르면 독자는 책 속에서 네 명이 돌아다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일본 이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책 중반부를 지나도록 주인공 이름이 누구인지 헷갈릴 수도 있겠다. 솔직히 말한다면 나는 주인공 이름인 리카코와 상대편 여자 이름인 유키노가 마지막까지 헷갈렸다. 이름치인 사람들은 일본 소설이 쉽지 않음을 안다. 이번 소설도 약간 그런 축에 속했다. 두 사람 이름에 키옄 자가 세 개나 들어 있어서 그랬다고 말하면 좀 우스운가?

중반부에 호적 부분이 나오면서는 정말 대충대충 이야기 흐름만 인지하고 건너뛸 수밖에 없었다. 일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너무 많은 이름과 지명이 나오니 그것들의 연결고리를 다 파악하면서 읽기가 어려웠다. 물론 그런 것들을 다 이해하고 읽을 수 있다면 즐거움은 세 배 이상 되었을 것이다.

반전은 몇 번이나 이어졌고, 마지막 반전 또한 기가 막혔다. 작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새삼 느껴졌다. 그녀가 엘러리 퀸의 사전 허가를 받고 출간한 것으로 유명한 “W의 비극”도 구해 놓았다. 곧 만날 수 있으리라. 좋은 추리소설을 읽어 기분이 좋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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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14일(수) 독서컬럼-김수영의 "반항의 자유" | 밑줄 긋기 2018-03-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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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14일(수)

반항의 자유
진정한 반항의 자유조차 없는 그들에게
마지막 부르고 갈
새날을 향한 전승(戰勝)의 노래라고 부르고 싶어라!

그것은 자유를 위한 영원한 여정이었다
나직이 부를 수도 소리 높이 부를 수도 있는 그대들만의 노래를 위하여
마지막에는 울음으로밖에 변할 수 없는
숭고한 희생이여!

나의 노래가 거치럽게 되는 것을 욕하지 마라!
지금 이 땅에는 온갖 형태의 희생이 있거니
나의 노래가 없어진들
누가 나라와 민족과 청춘과
그리고 그대들의 영령을 위하여 잊어버릴 것인가!

자유의 길을 잊어버릴 것인가!

(김수영전집 1-시. 조국에 오신 상병포로 동지들에게, 후반부)

고향이 북쪽이었던 사람들, 남쪽이었던 사람들.
적과 아군이 수시로 교차하는 가운데
남아 있지도, 떠나지도 못한 사람들,
남아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북한군이 되거나, 남한군이 된 사람들.
그러다 붙잡혀 반공포로가 되거나 적국포로가 된 사람들.

그러다 그냥 전쟁이 끝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
자신의 의지는 하나도 없이
타인에 의해 자신이 결정된 사람들.
그럼에도 자유는 쇠고랑에 묶이고,
노래마저 부를 수 없었던 사람들.

김수영 시인은 말합니다.
포로로 붙잡혔다가, 도망쳤다가,
다시 붙잡히려는 순간
새벽에 파묻었던 총과 러시아 군복을 찾아입고
겨우 목숨을 부지했던 김수영 시인은 말합니다.

"그러나 천당이 있다면 모두 다 거기서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억울하게 넘어진 반공포로들이
다 같은 대한민국의 이북 반공포로와 거제도 반공포로들이
무궁화의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나는 이것을 진정한 자유의 노래라고 부르고 싶어라!
(조국에 오신 상병포로 동지들에게, 후반부 바로 앞부분)

이쪽도 저쪽도 아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적이라는 것이, 실상 허상임을.
그래서,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물을 때
그냥 죽고 싶을 뿐이라고.
나는, 나로 족하다고.

(김수영 전집을 샀습니다.
3월 도서 구입은 끝났는데, 김수영 전집이 나와서
어쩔 수 없이 무리를 했습니다.
한창 시 공부할 때, 김수영 시를 몽땅 출력해서 읽고 또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출력물은 지금은 사라져 버렸지만,
김수영 시인의 날선 시들은 활자로 남아, 소리로 남아, 이미지로 남아,
여전히 제 시의 소중한 씨앗이 되었습니다.
함께 딸려온 북 파우치도 예쁩니다. 이런 사진 올려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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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13일(화) 독서컬럼 - 동물에 대하여 | 밑줄 긋기 2018-03-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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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13일(화)

그랑빌은 1840년에서 1842년 사이에 <동물들의 공적, 사적 생활>이라는 연재물을 발표했다. … 이러한 장치는 가면을 쓰는 것과 같지만, 그것이 수행하는 기능은 가면을 벗는 것과 같은 것이다. …

이 동물들은 사람에 대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 '차용된' 것이 아니라, 반대로 가면이 벗겨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이들 동물은 그것들이 강제 징집을 당해 온 인간의, 또는 사회적 상황이라는 것 속에서 포로가 되어 왔던 것이다. (본다는 것의 의미, 존 버거, 29쪽)


그랑빌의 동물 수용소 판화에 등장하는 개들은 결코 개가 아니다. 그것들은 개의 얼굴을 하고는 있지만, 그들이 고통을 받는 것은, 마치 사람처럼 감금을 당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30쪽)


그랑빌의 책들 중 1권은 다음과 같은 글로 끝맺는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친애하는 독자여. 집에 가서 당신의 우리를 잘 잠그고, 푹 자면서 즐거운 꿈을 꾸십시오. 내일이 될 때까지." (30쪽)

어디에서나 동물들은 사라지고 있다.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자신들 스스로의 소멸에 대한 경계표가 되고 있다. (40쪽)

강제에 의해 주류에 의해 밀려나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모든 장소들 - 빈민가, 판자촌, 감옥, 정신병원, 강제노동수용소 -은 동물원과 공통적인 어떤 점을 가지고 있다. (40쪽)

갑자기 빅리그 코미디에서 박나래 개그맨이 나오는 코너가 생각난다.
"감금이 됩니다!!"


"그랑빌 우화"를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구했다. 아직 펼쳐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존 버거의 "본다는 것의 의미" 첫 챕터를 읽으면서 펼쳐보게 되었다. 존 버거 책에 나온 "개"가 그려진 삽화와 똑같은 그림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으면서? 중고책방 순례가 기대 이상의 기쁨을 준다는 것을 체험한다.


존 버거의 글을 읽으면서 불편해지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알고 있고, 그렇게 같이 생각하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소위 후기 산업사회라는 시기에는 동물들이 원료 취급을 받았다. 식품으로 소용되는 동물들은 대규모로 제조되는 상품처럼 가공되었다." (23쪽) 같은 문장들을 읽으면 더 그렇다. 치킨을 끔찍하게 좋아하는 사람이라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존 버거는 그렇지만, 동물이 노예처럼 취급받고 있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슬쩍 비꼰다.

사람들이 우리에 살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랑빌의 말을 빌려서.

집에 가서 당신의 우리를 잘 잠그라고 ~~

그리고 그는 강제적으로 주류에 의해 밀려나는 것이 동물원과 어떤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며, 사유의 폭을 갑자기 확대해 버린다. 그는 빈민가, 판자촌, 감옥, 정신병원, 강제노동수용소 등을 언급했지만, 나는 거기에 남성과 여성, 가족 같은 사회의 기본틀을 이루는 것들도 곧 포함될 것이라는 어두운 예감을 가져본다. 우리 각자가 동물원의 동물이 되어 힘없이 바닥에 뒹굴게 되는 것은 아닐지. 끔찍한 상상에 머리를 흔든다.

오늘날 우리는 동물들이 존재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본다는 것의 의미, 21쪽)


그래서 우리 인간들이 점점 동물이 되어가는가 보다. 그래서 스스로의 우리에 감금이 되는 건 아닌지…… 오늘은 괜히 글이 좀 무거워졌습니다.

(삽화가 그려진 책은 모두 그랑빌 우화 책을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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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11일(일) 독서컬럼-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 밑줄 긋기 2018-03-1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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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11일(일)

오늘도 비가 내렸습니다. 나와 가르페는 잠자리 대용으로 쓰는 볏짚 속에 들어가 어둠 속에서 몸을 긁적이고 있습니다. 목덜미와 잔등에 조그마한 벌레가 기어다녀 별로 잠을 자지 못합니다. 일본의 이는 낮에는 꼼짝 않다가도 밤만 되면 우리 몸을 염치없이 기어다니는 버릇없는 놈입니다. (엔도 슈사큐의 "침묵", 59쪽)

여기서는 밤과 고독이 하나로 합쳐집니다.
"우리들도… 언젠가는 페레이라 신부처럼 붙잡힐까?"
가르페는 다시 웃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생각보다 나는 내 잔등에 기어다니는 이에 더 관심이 있네."
(엔도 슈사쿠의 "침묵", 61쪽)

일본에 온 천주교 선교사들도 일본의 박해정책과 배교정책 때문에 붙잡혀 고문을 받는 것만큼이나 옷에 달라 붙어 있는 이가 무서웠나 봅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머리에 이가 없는 아이들이 없었습니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참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이가 투두둑 떨어졌습니다. (이런 사진을 올려 죄송합니다만, 이가 찾아지나요? 큰 사진은 도저히 못 올리겠습니다.)

이란 녀석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것인지,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녀석들은 쉽게 옮겨 다녔기 때문에 학교에서 한 명이 이를 보유하고 있으면 순식간에 반 전체로 퍼졌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집으로 오면 날마다 옷을 벗어 이를 잡고, 머리를 빗어 이를 잡는 것이 주요 일과이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는 겨울이 되면 늘 손등이 터져 바세린을 발라야 했고, 초등학교 입학 할 때는 늘 콧물이 흘러 왼쪽 가슴에 코를 푸는 손수건으로 핀으로 꽂아 두어야 했습니다. 손등 터진 손을 친구에게 보여주는 게 참 부끄러웠는데, 그것이 청결과 위생의 결과가 아니라 가난의 상징인 듯도 했습니다.

이제 그 벌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새삼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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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10일(토) 독서컬럼-우리가 남이가 | 밑줄 긋기 2018-03-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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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10일(토)

"우리집은 그런 집 아니다. 수챗구멍에 밥티가 허옇게 쏟아지고, 돼지 구정물 통에 쌀밥 붓는 집이 아니야. 친정에서 그렇게 배웠거든 여기서는 그 버릇 고쳐라. 놉한테 퍼 주고 하인, 머슴, 계집종 먹이라고 농사 짓는 거 아니다."
그제서야 효원은 고개를 들었다.

"어머님. 놉이 누군가요? 놉은 남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집 농사를 지어주는 우리 손이요, 우리 발 아닌가요? 놉을 남이라고 생각하면 놉도 우리를 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놉한테 주는 밥그릇을 애끼면, 놉도 우리한테 주는 힘을 애끼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 아닌가요?

아무리 종이라도 신분이 낮아 천한 대접을 받을 뿐, 사지에 오장육부는 똑같이 타고났고, 그 속에 마음이 있는 것은 양반이나 무에 다르겠습니까? 마음에서 우러나야 몸이 움직여지는 법인데, 배를 곯이고 마음을 상하게 한 뒤에 무슨 정성을 바랄 수 있을까요?"
(혼불2, 79~80쪽)

까까머리 강모에게 시집온 효원은 어머니 율촌댁으로부터 주방의 권한을 물려받는다. 시험대였지만 효원은 자신들의 농사를 지어주는 하루 일꾼 놉들에게 아낌없이 밥을 해주었다. 버릇을 고치려 한 율촌댁에게 작은 며느리는 결코 수그러짐 없이 자신의 뜻을 펼친다. 하나 하나 옳은 말이다.

어제 올렸던 "톰 아저씨의 오두막"에서도 노예는 주인의 소유물에 불과했다. 조선시대도 마찬가지, 높고 높은 신분제도가 있었다. 혼불의 배경은 일제강점기로 1919년 삼일절도 지나갔고 막바지에 이른 일본이 창씨개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때다.

지금의 대한민국 역시 크게 바뀌지 않았다. 금수저부터 흙수저까지 신분은 다양하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다리를 걷어차 버린다. 성씨를 보면 왕족 아닌 사람들이 없다. 평등을 원하지만, 나만은 높은 곳에 있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 권력을 나쁜 쪽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우수수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위대함은 강함에 있지 않고
그 힘을 바르게 쓰는 데 있다.

훌륭한 사람은
그 힘으로
사람에게 용기를 준다."
(월간 채널예스 2월호, 15쪽 - 영화 원더의 마지막 부분 대사)

오늘 하루.
혹시 내게 주어진 자그마한 힘이 있다면,
오늘은 그 힘을 바르게 써보자.

내 가족에게 용기를 주고,
이웃에게 희망을 주고,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친절을 주자.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자.

그렇게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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