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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민란의 시대 (KUNDO : Age of the Rampant) | 영화일기 2014-11-2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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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군도:민란의 시대

윤종빈
한국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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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철종 때의 일이다.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말할 수 없이 극심해지자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데 뜻을 같이한 의적떼, 군도(群盜)가 지리산 추설에 있었다. 대부호로 으뜸가는 나주의 한 집안 또한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군도의 시야에 들어온다. 소나 돼지를 잡으며 가난하게 살아가던 백정 돌무치가 그 집안에 서자로 태어난 조선 최고의 무관 출신 조윤과 좋지 않은 인연으로 얽힌 뒤 군도에 합류한다. (이윽고 그는 거성 도치가 된다.) 출신이 천하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서 차별을 받아온 조윤은 조윤대로, 가진 놈의 횡포에 휘둘려 불시에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된 도치는 도치대로 가슴에 불덩이를 품는다. 그들은 덮어넣고 상대에게 칼끝을 겨눈다.

 

기근과 재해까지 겹쳐 날로 피폐해지는 백성들의 삶이 우선 안타깝기는 하지만, 서얼이나 천민이나 위치만 다를 뿐 섧기는 마찬가지여서 관객이 어느 한 편에 서는 유형의 영화는 아니다. 도치만큼이나 조윤도 신경이 쓰이는 꼴이다. 연기나 연출 또한 그와 같아서 여러모로 상반된 두 가지를 한데 접한한 모양새가 눈에 띈다. 어떤 이는 장르를 말할 것이고 어떤 이는 기술을 말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통쾌함과 유쾌함을 잃지 않는 편이나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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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Set Me Free) | 영화일기 2014-11-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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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거인

김태용
한국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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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있지만 일찍이 집을 나와 보호시설에서 먹고 자는 영재는 열일곱 고등학생 신분이 되면서 더는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가정에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아버지와 어려운 살림으로 외롭게 버티는 어머니에게 그는 도무지 돌아갈 수 없다. 어떡하든 눈앞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선량을 베푸는 이들에게 신부가 되겠다는 간절한 다짐을 해보지만, 세상은 그를 그의 각오에 응할 만한 모범생이 되게 하는 데 언제나 그렇듯 무심하다. 보호시설로 들어오는 후원품을 남몰래 빼돌리는 등 그러잖아도 세계의 끝에 서 있는 그에게 급기야 아버지가 동생까지 맡기려 들면서 그는 점점 숨이 찬다. 어깨를 짓누르는 절망의 부피에 비례해 몸과 마음이 모두 급격히 야위어간다.

 

기타노 다케시가 말했던가. 누가 보지만 않는다면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 그게 바로 가족이라고. 책임지지 않는 어른은 둘째치고 영재에게 가족은 이길 수 없는 짐이 되었다. 어떤 기도도 통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 같은 것. 영화는 소년에게 주어진 가혹한 고통을 따라가면서 클로즈업을 통해 소년의 얼굴을 비추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 어떤 장면보다 비극적인 장면이 거기 있다. 자전적 성장담을 장편에 담은 감독의 차분한 연출과 인물의 내면을 적절히 표현한 최우식의 연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소년의 불안을 그린 독립영화 명단에 올릴 만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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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Cart) | 영화일기 2014-11-1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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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카트

부지영
한국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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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당한 해고에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구나 그것이 상업영화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극화한 만큼이나 사실적인 색채가 가득하다. 노조나 파업 같은 속 시끄러운 일이라면 그다지 내키지 않는 시작부터 모두를 인간답지 못한 쪽으로 내모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향해서 싸움을 멈출 수 없는 끝까지, 관객은 그들과 같이 시간을 보낸다. 영화는 대기업의 횡포를 낱낱이 고발하는 날카로움이나 정의로운 구세주가 영웅적으로 활약하는 통쾌함 대신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데 바쁜 이들이 할 수 있는 작은 투쟁을 보여준다.

 

노동분쟁에 별다른 생각이 없고 어찌 보면 회의적이기까지 한 어린 인물을 주인공의 아들로 등장시켜 (주인공과 비슷하게) 겪어본 적 없는 어려움에 부닥치게 만드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자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얼마간 공감의 여지를 넓히는 장치가 될 것 같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와 <산정호수의 맛>에서처럼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한편 [니마]와 같이 사회적 소재에 주목한 부지영 감독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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