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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만큼 보인다 | 내가 읽은 책 2007-07-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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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세트

유홍준 저
창비 | 199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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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대학1학년 때, 당시 첫 출판되어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1"을 읽었다.

재미도 재미였지만, 그의 유려한 문체와 넓고 깊은 지식에 감탄했고,

우리의 문화유산이 그리 멋진 것임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게는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었나보다.

2권, 3권이 연이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더이상 사지 않았던 것을 보면.

 

우연히, 책장에 있는 그 책을 다시 읽어 보았다.

대학교 1학년 때와는 정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1학년 때라고 해봐야, 나 사는 곳 이외에 간 곳이라고는,

수학여행 때나 가본 경주, 설악산이 다였으니까.

아직도 못 가본 곳이 훨씬 많지만, 그때보다 15년 가까이 더 살았으니...

그때와는 관점과 느낌이 확연히 달라졌다.

책에서 나온 대로, "아는만큼 보인다"던가.

 

그래서 2,3권을 사서, 읽게 되었다.

우리 땅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임을, 우리의 조상들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또, 이 곳에 써있는 곳이라도 생전에 가보자 하는 결심도 하게 된다.

곳곳에, 여러 유적의 보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는데,

선조의 지혜에 못 미치는 후대의 미련함에 대한 일침이리라.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으로 이름을 드높였지만,

독자들은 그 책으로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느낀다.

그가, 참여정부 이후 문화재청장이 된 데는, 아마도 이런 유명세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나역시... 그라면, 우리의 문화유산에 좀더 배려있는 손기를 주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긴 했었다.

 

그런 그가, 최근... 많은 구설수에 휘말리던데,

그가 이 책을 쓸 때처럼, 공직생활도 청렴하게 해 나가길 바란다.

 

 

여름 휴가를 앞두고 있다.

남한산성에 꼭 가보고 싶은데,

시간이 되면, 가까운 공주, 부여, 익산도 들려보리라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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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민초들은, 꿋꿋하게 삶을 헤쳐나간다 | 내가 읽은 책 2007-06-1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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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한산성

김훈 저
학고재 | 2007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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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쉬운 일이다. 광해군이 축출되지만 않았더라면,

2번의 왜란으로 인해 피폐해진 국토가 어쩌면, 또 2차례의 호란을 겪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테니 말이다.
아니, 그 전에, 광해군이 조금만 다른 당파와 어울렸다 하면 축출되는 일은 없었을까?
 
광해군을 밀어내는 반정을 스스로 지휘할 때, 용기가 충천하여 군사를 이끌었을 인조는,
너무나 나약하게 여러 신하들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정묘호란으로 인해, 무력의 중요성을 알고 난 다음이라면, 더 준비를 했어야 했다.
남한산성 축조 이외의 준비를 하지 않은 종묘는 그로 인해, 또 한차례 사기 충만한 청의 군대를 맞았고, 굴욕을 입었다.
 
인조 아래에 있던 수많은 문관들. 대의만 중요시하고, 전혀 행동하지 않는 그들로 인해,
조선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아야 했던가. 광해군 때가 그랬고, 실학을 멀리할 때가 그랬고…
그러면서, 최소의 인원으로 꾸려가야 하는 47일간도 역시, 그들은 아무 결정도 못하고, 아무 것도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모든 시시콜콜한 질문을 왕에다 하고 있었다.
그 밴댕이젓을 나누는 문제를 가지고 왕에게 물어보는 것은 참으로 기가 찼다.
총칼 하나 제 힘으로 거두지 못하면서, 다른 이들의 티끌은 어찌나 잘 보는지…
어쩌다 나간 한번의 결전 중, 성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문신들의 다음 모습에선,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묘당의 대신 몇 명과 비국당상들이 북문 문루에 나와 있었다. 문신들은 김류 옆에서 싸움을 내려다보며 싸움의 고비마다 무릎을 쳤다.
- 아이쿠, 저런. 왼쪽으로 빠져야지!
- 아하, 저래가지고서야.
 
그 문신들의 최고에는 영의정 김류가 있었다. 아무 것도 결정 못하는 무능력자 김류.
그런 와중에 그가 주장하는 일마다 결과는 답답하다.
그가 지휘하는 전쟁이 그랬고, 말먹이풀, 가마니… 모든 것에 그는 잘못 선택했다.
그런 사람이 영의정이 되어 있었고, 그런 그가 영의정이었을 순간에 병자호란이 일어났다.
그 사람의 아들 김경징은 아버지가 인조와 함께 남한산성에서 어쩔 줄을 몰라 하던 병자호란 그때,
강화도를 수비하는 명을 받았으나, 강화도에서 술로 세상을 보내는 사이,
강화도는 적의 손에 떨어졌고, 대군과 많은 신하들과, 백성들은 적으로 끌려갔다.
 
오히려, 문관이면서 무사의 길을 택한 이시백은 자기의 자리에서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었고,
부지런하고 사려 깊은 일반 백성을 대변하는 서날쇠는 문신들보다 더 현명했고, 결국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누가, 무지몽매한 백성이라고 했단 말인가.
서날쇠 같이 생활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정권을 갖고 있었다면
이렇게 무기력하게 청의 손에 굴복하지는 않았으리라.
 
그리고, 김상헌과 최명길.
교과서에 많이 언급되는 그들은, “실천 불가능한 정의인가, 실천 가능한 치욕인가”를 두고 계속되는 설전을 치른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 못지 않았던 그들이고,
그런 그들의 사람됨을 알았기에 인조는 이도 저도 못하는 고뇌만 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소설에서 인조는 최명길 손을 미리 들어뒀었다.
그것만큼은 그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 것도 못하고 이 지경까지 나라를 이끌었으면,
삼전도의 굴욕은 그가 감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 왕은 황색 일산 앞에 꿇어앉았다.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칸이 술 석 잔을 내렸다.
조선 왕은 한 잔에 세 번씩 다시 절했다. 세자가 따랐다. 개들이 황색 일산 안으로 들어왔다.
칸이 술상 위로 고기를 던졌다. 뛰어오른 개가 고기를 물고 일산 밖으로 나갔다.
- 아, 잠깐 멈추라.
조선 왕이 절을 멈추었다. 칸이 휘장을 들추고 일산 밖으로 나갔다.
칸은 바지춤을 내리고 단 아래쪽으로 오줌을 갈겼다. 바람이 불어서 오줌 줄기가 길게 날렸다.
칸이 오줌을 털고 바지춤을 여미었다. 칸은 다시 일산 안으로 들어와 상 앞에 앉았다.
칸이 셋째 잔을 내렸다. 조선 왕은 남은 절을 계속했다.
 
인조가 굴복하려 하는 순간,
서날쇠는 가솔들을 데리러 나가, 다시 성안으로 돌아오고, 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땅에 똥물을 뿌린다.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은 역시 백성들인 것인가.
치욕의 역사였으나, 그래도 민초들은 꿋꿋이 삶을 영위해 간다는 사실 하나가 뼈저리게 느껴진다.
 
올해, 남한산성을 꼭 한번 들러 보리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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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정말 사랑한 사람... | 내가 읽은 책 2006-11-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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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 황진이

김탁환 저/백범영 그림
푸른역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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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난 얼마나 모르는게 많은 걸까.
난 처음 들어본 "김탁환"이라는 작가.
이 작가가 이토록 많은 책을 냈단 사실을 여태 몰랐다.
정말 창피한 일이다.

책을 받고, 확인하는데 수묵화가 여러 편 그려 넣어진 책 속이 너무 예뻤다.
그리고, 편지글로 씌여있는 내용이 너무 멋져서 또 놀랬다.
사실, 처음엔 이런 내용이 당황스러웠다. 흔히 알고 있는 황진이의 여러 이야기를 토대로 흥미진진한 소설을 기대했으니까 - 드라마처럼 말이다.

책을 읽으며, 모르는 단어 적기를 시작하다가,
나중엔 포기하고 말았다. 너무 많았다... ㅜ.ㅜ
다른 때 같았으면, "머야, 이 작가... 잘난체나 하고... " 그랬을 테지만,
이 책은 문체 및 분위기, 그리고 그 단어 하나하나가 너무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고어 및 한자성어, 또는 순우리말에 너무 얕은 지식을 갖고 있는 날 타박만 했으니까.

책은 오십줄에 든 황진이가 허엽의 요청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그에게 편지를 보내는 내용이다.
그래, 이 책은 그 줄거리가 전부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유교국가 조선에서 천하디 천한, 기녀로 태어났으나,
진정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던 한 여성에 녹아들 수 있었다.
또한, 시심도 음률도 남다르고,
춤도 잘 추고, 그림도 잘 그리고, 거기다가... 예쁘기까지.
같은 여자로서 얼마나 부럽던지...
나또한 여성이고, 조선시대보다 훨씬 발전된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으나.
그저... 살아내고 있을 뿐인데.

자신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기에, 후대까지 이름이 전해져 오는 것이겠지만,
이 소설 안의 황진이는, 그런 재주보다도,
현재의 자신에게 순응하며, 자신을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중종 때의 사람이라,
역사서로 야사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와 글이 다지만,
진짜 황진이도... 이렇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맨 마지막에,
작가가 황진이의 자료를 포함시켜 부록으로 수록했는데,
그 내용도 너무 푸짐하고 알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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