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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0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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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5) | 3. 발자국 2012-09-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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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 리비아, 이집트를 비롯한 각국 정부당국자들께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삼가시기 바랍니다.

 

배명훈 단편소설

『총통각하』

 

 

발자국

 

 

<5회>

 

 

  

 조직이 둘로 나뉘었다. 사건의 비중이 전파인격체테러사건에서 의문의 광장 테러를 추적하는 쪽으로 옮겨갔다는 뜻이었다. 나머지 반도 머지않아 광장 테러 쪽으로 기울 것이 확실했다.
K는 곧바로 현장조사반을 데리고 광장으로 갔다. 가는 길에 연구분석실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의 상의에 찍혀 있던 발자국이 군화자국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어느 나라 군대에서 쓰는 거죠?”

 

그가 물었다.

 

“당연히 우리 군이죠. 육군, 해군, 그리고 공군 일부…….”
“궤도연합군은요?”
“거긴 아니에요. 밑창 구조가 아예 다르게 생겼거든요. 아시겠지만 저 위에서는 바닥에 발 디딜 일이 별로 없으니까요.”
“하긴. 그럼, 우리 경찰은 포함되나요?”
“경찰이요? 아마도. 예. 포함되네요. 그러니까 경찰 쪽으로 침투했다고 봐야겠죠.”
“그거 참. 그쪽은 이미 증거화면을 확인했는데…….”
“별 거 안 나오죠?”
“그렇더라고요. 침투를 했다면 최소한 경찰이 움직인 증거는 남아 있어야 할 텐데 말이죠.”
“그러게요.”

 

 

 피해상황도 결코 가벼운 건 아니었지만, 어쩌면 피해상황 자체보다는 범인이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치명적인 것일지도 몰랐다. 누군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는다면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한 걸까. 왜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걸까. 아무래도 이번 신종 변종체는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특수능력을 갖고 있는 게 분명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기억까지 지워버리는 복합특수능력체.

 

 

 그렇게 된 이상 관건은 역시 이족보행전차에 들어 있는 블랙박스였다. 사람들의 기억은 지워버렸을지 모르지만 폐쇄된 기록장치에 자동으로 저장된 작동기록만큼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것만 손에 들어온다면, 그 작동기록만 재생해볼 수 있다면 어떻게든 그 존재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을 텐데. 이런 종류의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신종 변종체의 식별흔적을.

 

 

 현장에 도착했다. 사망사고 발생지점 일대를 조사했더니, 광장에 접한 건물 한쪽 벽에서 급하게 때운 듯한 흔적 몇 개가 발견됐다. 보수된 부분을 떼어냈더니 총알이 박혔던 흔적이 드러났다. 물론 총알 자체는 이미 제거된 뒤였다.

 

 

 건물 관리인을 불러 보수작업에 관해 물었다. 예상대로, 전혀 아는 게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누군가 하기는 했을 거 아닙니까. 저런 게 덕지덕지 붙어 있는데.”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저는 안 했어요.”

 

 K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총알구멍이 무려 마흔 네 개. 흩어져 있는 구멍의 위치를 거꾸로 추적해 들어가면 모두 한 개의 축으로부터 흩뿌려진 총알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그 말은 곧 기관총이라는 말인데. 역시 그놈의 이족보행전차가 문제야. 그 개틀링포. 하지만 그 정도 중화기라면 총알이 날아가는 걸 본 사람은 없었을지 몰라도, 최소한 누군가 총소리는 들었어야 정상 아닌가.’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긴급회의가 있었다. 장관 브리핑이었다.
특수임무전담장관 C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사건개요를 듣고 있더니, 브리핑이 거의 끝날 무렵 가볍게 손을 들어 K의 말을 가로막고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그 외계존재로 의심되는 신종 변종체를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결론까지 다 온 것 같은데 아직 거기에 대한 언급이 없네요. 비공식적으로라도 뭔가 이름이 있을 것 아닙니까. 설마 부를 때마다 그렇게 긴 이름으로 부르는 건 아닐 거고.”

 

그러자 K가 대답했다.

 

“투명인간입니다.”
“투명인간?”
“네 글자로 요약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존재는 절대 아니지만 내부에서는 잠정적으로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음, 실무선에서 볼 때는 그런 인상이란 말이지? 투명인간 같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관건은 블랙박스라는 거고…….”
“결국 열람이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는 없고, 블랙박스 열람절차를 단축시키는 게 관건입니다.”
“국장 선에서 해결이 안 되던가? 국장. 어때요? 경찰 쪽하고 협조가 잘 안 됐어요?”
“국가재난회의 의결사항이랍니다.”
“그래? 관련법령 좀 정리해서 보고하지. 최대한 빨리.”
“알겠습니다.”

 

 

 그날 오후에 장관 요청에 따라 국가재난회의가 약식으로 소집되었다. 그리고 국가재난회의 결의에 따라 이족보행전차 작동기록 개방명령이 떨어졌다. 비공개 열람을 전제로 한 조치였다.

 

 

 

-<6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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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인지라 불펌으로 돌아다니는 작품이 치명적일 수 있음에 이렇게 부탁드리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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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4) | 3. 발자국 2012-09-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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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단편소설

『총통각하』

 

 

발자국

 

 

<4회>

 

 

  

 곧 특수능력테러임시대책회의가 소집되었다. K의 간단한 브리핑을 듣고 나서 국장이 물었다.

 

“그래서, 신종이라는 건가?”
“식별할 수 있는 흔적을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현재로서는 특수능력 변종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필 바쁠 때……. 신종이면 곤란한데.”
“출현 장소가 궤도연합군 실종사고와 관련이 있는 걸 보면 이쪽이 더 심각한 위협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 말이 그 말이야. 그, 아까 그 차 말이야, 발자국이 그렇게 찍혀 있다는 건 아무튼 이족보행전차 발밑으로 들어갔다는 거 아니야. 이족보행전차가 발을 들었다는 건데, 가동된 기록이 있어? 이족보행전차 블랙박스는 확보됐나?”
“경찰과 협조중입니다. 이족보행장비 관련사항은 작전비밀이라 해제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답니다.”
“협조는 맨날 무슨 협조. 내가 알아볼 거니까 자네는 3팀 데리고 전담반 꾸릴 준비해. 아직 사건 확대시키지는 말고 증거부터 찾아봐. 식별할 수 있는 표지가 있어야 신종이든 아니든 추적을 하지.”

 

 

 K는 명령대로 소규모 전담조사팀을 꾸린 다음 특수임무집행국 전체에 그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다른 의도로 수집한 정보 중에서 혹시 그 사건과 관련된 정보가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자신의 전담팀으로 이첩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회사 전체에 공지할 때 사건 개요는 뭐라고 할까요? 이첩 대상 정보범위를 어디까지로……?”

 

 

 부하직원 L의 질문에 K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 길지 않은 고민이었다. 그 사건의 본질을 뭐라고 해야 할까. 어느 범위로 설정해 두어야 쓸데없는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동시에 사건의 직접적인 단서가 될 핵심 정보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을 수 있을까. 투명인간에 의한 공격? 하지만 그렇게 규정짓기에는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사건의 본질을 그렇게 좁게 규정하다가는 핵심 정보를 전부 놓치게 될지도 몰랐다.

 

 

 ‘그 피해사례들이 전부 이 사건과 직접 관련된 건 아닐 텐데. 어디까지가 이 사건이고 어디서부터가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에 불과한 사건들일까?’

 

 까다롭기는 해도 역시 오래 고민할 만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는 오래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날 광장에서 있었던 일 중에, 분명히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사건. 그 정도면 되겠지?”

“예. 그렇게 공지하겠습니다.”

 

 그 말을 해 놓고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용의자 없는 사건이라니, 그런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사건 아닌가?’

 

 

 그리고 다음날 오전, K의 전담팀으로 ‘용의자에 대한 단서가 전혀 없는 사건’ 하나가 추가로 전달되었다. 그때까지 보고된 피해사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내용이었다. 파일을 열자 보고서 맨 위에 붉은 색연필로 적혀 있는 “사망사건”이라는 메모가 눈에 확 들어왔다. 1팀 팀장인 J가 보내 온 파일이었다.

 

“이런 거 찾는 거 맞아? 며칠 전에 진정 들어온 건데 사망사고야.”

 

K는 한참동안 파일을 들여다 본 뒤에야 고개를 들고 J에게 질문을 던졌다.

 

“목격자도 없대?”
“있다는데, 경찰은 아닐 거래.”
“뭐가 아닐 거라는 거야?”
“진술이 엇갈린대. 일관성도 없고.”
“진술이? 그래서 다 빼버린 거야? 엇갈리는 진술이라도 써 놓지.”
“낸들 아나.”
“그건 그렇다 치고, 목격자는 없어도 사인은 있을 거 아냐? 관통상이라며.”
“총상이지. 사실상.”
“사실상은 뭐야?”
“경찰은 총 아니라는데.”
“그럼 뭐에 관통됐다는 거야?”
“나야 모르지. 총알이 박혀 있는 것도 아니고, 경찰 측 전문가는 총상 아니라 그러고. 그래서 들고 온 건데. 아무튼 고마워. 골치 아픈 거 맡아 줘서.”

 

 

 골치가 아팠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아파질 것 같았다.

 

 

 다시 임시회의를 소집했다. 전날보다 훨씬 더 심각한 분위기였다. 국장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장관님도 알고는 계셔야겠는데. 벌써 이 정도로 침투했으면 뭔가 결단이 필요하겠어. 무슨 흔적 같은 거 없었어?”

“아직은, 보고 드린 내용대로입니다.”
“뭔가 그림이 나와야 위에다 보고를 하든지 말든지 하지. 신종이 맞기는 한 거야, 뭐야? 아무튼 조사부터 시작해. 우선 지구 밖에서 유입된 게 맞는지 식별흔적부터 확보하고. 아, 4팀도 이 시간부로 전담팀에 합류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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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3) | 3. 발자국 2012-09-1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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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3회>

 

 

  

 특수임무전담장관실 특수임무집행국 특수능력테러방위담당 특수요원 K는, 업무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연구실로 달려가 셔츠에 찍힌 발자국의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도 일주일이 지나도 분석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다.

 

“어려운 걸 부탁한 것도 아닌데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닌가요.”

“급한 거 아니면 좀 기다려주세요. 전파인격체 연쇄테러사건 증거 추적하느라 다른 거 할 여력이 하나도 없거든요. 그러고 보니 제가 지금 붙들고 있는 일도 그쪽 부서에서 의뢰한 거 아니었나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곧 남들처럼 전파인격체를 추적하는 일에 몰두했다. 아마도 외계에서 비롯된 자아로 추정되는 가상의 인격체, 어쩌면 궤도연합군 실종사건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는 대규모 전파공격. 하나인지 여럿인지 아니면 집단지성 형태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격체가 네트워크 곳곳에 나타나 실행 중이던 화면을 모두 정지시키고 그 대신 만면에 흐뭇한 미소를 머금은 총통각하의 사진을 화면 가득 띄워놓은 채 자취를 감춘 사건.

 

 

 잠시 후 전산망이 마비됐다. 주로 정부기관 전산망이 공격대상인 모양이었다. 곧이어 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치듯 쏟아졌다. 그리고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특수임무집행국 전체에 비상호출이 떨어졌다. 그 순간부터 내내, 조직의 모든 인력이 그 사건을 해결하는 데 총동원되어 있었다. 자연히 발자국에 관한 일은 잠시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열흘쯤 뒤에 특수임무집행국 민간전파상시탐지팀 요원으로부터 이상한 제보가 들어왔다. 시위가 있던 날, K가 겪은 것과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발자국이 나타났대?”
“발자국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럼?”
“머리가 깨졌대요. 뭔가 뭉툭한 모서리에 맞아서 생긴 상처 같대요. 일단 한번 읽어보세요.”

 

 

 파일을 열었다.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사진이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피해자 본인은 그 상태로 광장에서 집까지 가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다. 심지어 광장에서 피해를 입은 게 맞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에 또 다른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다. 잠깐 광장에 들렀다가 곧바로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는데, 허벅지에 몽둥이로 맞은 듯한 멍 자국이 길게 나 있더라는 내용이었다.

내부 연락망을 통해 그 소식을 알리자 다른 부서 요원 중 누군가가 며칠 전에 접수했다는 외국인 피해 신고 내용을 전달해 주었다. 그날 광장에 다녀온 뒤로 멀쩡하던 왼쪽 귀가 잘 안 들린다는 내용이었다.

 

 

“뭐지? 용의자도 없고, 피해 상황을 기억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전파인격체가 이런 짓도 하던가?”

 

K의 말에 부하직원 P가 대답했다.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는데요. 전파인격체가 지나갔으면 화면에 잡음이라도 남겼겠죠. 가상세계도 아니고 실제세계를 지나간 거면, 최소한 어렴풋한 빛이라도 보였을 텐데.”

“그럼 뭐지? 새 변종인가?”

 

 

 P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K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그쯤 되면 더 이상 웃어넘길 일이 아니었다. 좀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할 것 같았다.
일단은 경찰 측에 영상자료를 요청했다. 섬광이 나타났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자료를 넘겨받는 데 사흘이 더 걸렸다. 간단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K는 마침내 받아든 영상을 처음부터 쭉 돌려보았다. <채증>이라는 이름의 파일이었다. 서른 세 개 지점에서 찍은 화면들을, 시간을 정확히 맞춰서 동시에 재생할 수 있도록 가공 처리된 반입체영상자료였다.
그는 모니터 세 개에 서른세 개 화면을 한꺼번에 띄워 놓고 약 오후 4시 반 무렵부터 화면을 재생했다.

 

 

 일단은 빠른 화면으로 전체를 훑었다. 섬광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특이한 노이즈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정상속도로 시위 현장을 찬찬히 살폈다. 예상대로였다. 별다른 문제는 없어보였다. 눈에 띄는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대열을 이탈하지 않은 채 가만히 광장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마네킹을 세워놓은 듯, 그 부근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감지할 수 없었다. 간혹 파일 중간중간에 경찰 측이 책갈피를 해 놓은 대목에서, 시위대 일부가 경찰을 위협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뭐, 아무 일도 없는데.”
“그러게요. 더 추적할까요?”
“글쎄. 추적한다고 뭐가 더 나오기나 하려나. 일단 접고 바쁜 일 지나가면 다시 들여다보는 게 낫겠어.”

 

 다른 일들이 워낙 많이 밀려 있었기 때문에, K는 일단 급한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하루나 이틀쯤 그 사건을 잠시 미뤄 두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사건은 그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다음날 또다시 피해자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에 차를 몰고 광장 근처를 지나던 운전자였다. 그가 올려놓은 사진에는 K의 가슴에 찍혀 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차체가 움푹 들어갈 만큼 육중한 무게를 가진 무언가에 눌린 자국이었다.

 

“이건 이족보행전차 발자국 같은데요.”

 

 후배 요원 L이 그렇게 말했다. K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피해자는 속출하는데 가해자가 없었다. 가벼운 사안이 아니었다.

 

 

 

-<4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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