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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신부 (My love, My bride) | 영화일기 2014-11-1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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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의 사랑 나의 신부

임찬상
한국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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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시간 동안 만남을 이어왔던 영민과 미영은 이런저런 고민들을 제쳐두고 결혼이라는 새로운 인생에 골인한다. 눈빛만 스쳐도 행복한 신혼 기간이 끝나자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에게도 권태로운 시간이 찾아온다. 사회복지사 영민은 현실에 발 묶여 시를 쓰는 자기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 짜증이 늘고,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영은 그런 남편한테서 조금씩 서운함을 느낀다.

 

박중훈과 고 최진실이 연기했던 이명세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2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만들어졌다. 배경만 약간 바뀌었을 뿐 원작의 분위기를 거의 그대로 살렸다는 평이다. 결혼의 고달픔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이야기는 아니다. 여기에는 특별한 갈등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결혼 생활의 잔잔한 애로 사항이 녹아 있다. 예나 지금이나 두 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는 데는 어려운 과제들이 따르는 법이고 영화는 그것을 그리는 데 충실하다. 조정석과 신민아의 사랑스러운 연기 또한 젊은 관객의 공감을 살 만하다. 다만 영민이 뜻한 대로 시인이 되고 그 과정에서 삶의 교훈을 얻는 대목이 지나치게 가볍고 관습적이어서 행복한 결말로 나아가는 장치로밖에 보이지 않는 점은 아쉽다. 더구나 그게 삶과 시를 하나로 연결할 줄 아는, 시인으로서의 깨달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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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The Fatal Encounter) | 영화일기 2014-11-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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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역린

이재규
한국 | 201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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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이라는 긴긴날 조선왕조 역사에서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알려진 정조의 집권 초기를 재조명한 작품이다. 때는 1777년 음력 7월 28일, 정조가 즉위한 지 1년째, 노론파는 저들끼리 오랫동안 준비한 정조 암살을 단행하고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세손 시절부터 죄인의 아들은 왕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노론파의 반대와 저항에 부딪혔던 정조는, 정세를 뒤집을 만한 계략을 만들지 못한 채로 위험한 순간을 맞고 말았다. 아버지 사도세자를 억울한 죽음으로 내몰았던 이들과 하릴없이 같이 가야 했던 셈이다. 그 중심에는 어린 나이에 영조의 계비로 들어온 정순왕후가 있고, 바로 그가 노론파를 등에 업은 왕실 최대의 권력자로서 정조 암살을 주도한다. 그런데 역린(왕의 노여움)이 폭발하면서 '용의 턱 아래에 난 비늘'을 건드린 이들 모두에게 뜻밖의 밤이 다가온다.

 

정조 시대의 실존 인물이 대거 등장한다. 구선복은 노론파의 대표적인 무장이고 홍국영은 혜경궁 홍씨와 친척지간으로, 두 사람은 정조를 두고 서로 다른 진영의 맨앞에 서 있다. 정조의 새할머니 정순왕후와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관계 또한 불꽃이 튀긴다. 심지어 세답방 나인으로 나오는 월혜라는 인물까지 정조 암살 사건에 가담했다고 알려진 궁중나인에게서 힌트를 얻었을 정도다. 영화는 여기에 서책을 담당하는 내시와 살수를 일삼는 킬러 등 새로운 인물도 적잖이 집어넣었다. 퓨전 사극이 판을 치던 한동안은 보지 못한 사극 특유의 무게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배경에 어울리는 밑그림을 섬세하게 그려낸 솜씨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점도 돋보인다. 다만 이야기의 곁가지가 너무 많아서 뒤로 갈수록 산만해진다. 모든 인물에 공기를 불어넣으려는 태도는 나쁜 게 아니지만, 극적인 하루가 품고 있는 쾌감을 제대로 살리기 위한 선택과 집중에 대해서 고민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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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PD-report) | 영화일기 2014-11-1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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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보자

임순례
한국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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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경 대한민국을 뒤흔든 이른바 '황우석 스캔들'을 각색한 영화다. 당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복제는 기적을 선물할 것처럼 인식되어 무서운 기세로 인기를 끌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MBC <PD수첩>이 그 연구에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고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숨겨진 표정들이 드러난 바 있다. 영화는 그중에서도 언론의 역할과 제보의 기능 면에서 대략 십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질문할 수 있는 것들을 그리고자 한다. 꾸준히 사회적 소재를 영화화해온 임순례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실제 사건과는 어느 만큼 거리가 있다고 밝히지만 새롭게 꾸며낸 부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드라마틱한 사건이었고 그것만으로 할 말이 많은 이야기였다. 다만 영화는 프로듀서의 취재 과정을 천천히 따라가면서도 거짓을 꾸며대는 박사와 진실을 밝히려는 연구원의 시선까지 균형적으로 배치해서 관객의 감정을 어느 한쪽으로 끌어내지 않는다. 제보라는 용기와 의지가 가져다주는 상황 자체를 조심스러운 자세로 지켜보는 느낌이다. 따라서 옳지 않은 일이라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는 일이라서 제보가 중요해지고 제보자가 소중해진다. 뜨거운 사건을 뜨겁게 말하는 뭔가가 없어 밋밋한 감은 없지 않지만, 제보에 거는 따뜻한 시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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