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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간 클래식 SF | Basic 2020-06-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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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랑켄슈타인 :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메리 셸리 저/이나경 역
arte(아르테)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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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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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야기를 생각하느라 분주했다. 우리 본성에 알 수 없는 공포를 일으키고 오싹한 두려움을 깨워 낼 이야기, 독자가 무서워서 피를 얼어붙게 하며,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할 이야기.     (19)

 

 

 

  클래식  명작 SF 소설

 

언젠가 프랑켄슈타인19세기 소설이라고 했을 때 놀랐던 기억이 난다.

헐리우드가 만든 줄 알았는데 오래전 누군가의 상상력이고,

그게 여성 작가의 창작이었음에 더욱 경이롭기도 했다.

 

원작을 읽어볼 생각은 미처 못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완역판으로 만났다.

 

고전소설하면 우선 두꺼울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얇아서 신기했다.

아울러 번역의 덕인지 가독성도 수월해서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과학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실험을 하다가 어느날 생명체를 만들 수 있음을 발견하고, 흥분과 광기가 뒤섞인채 인간과 흡사한 생명체를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막상 완성하고 났을 때 그가 갖게 된 감정은 기쁨이나 환희가 전혀 아니었다.

 

외양은 인간과 흡사하지만 괴물인 존재를 만들었다는 데에서 자괴감을 느꼈고 그 연구실을 급히 빠져 나왔다.

자신이 만든 ‘그것’은 종적을 감추었고, 프랑켄슈타인은 끔찍한 기억을 애써 잊고 가족과 함께 지낸지 2년이 지났다.

 

 

 

그런데 2년째의 어느날 동생 윌리엄이 죽었다는 비보를 접했고 누군가가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억울하게 다른 지인이 누명을 쓰고 죄인으로 수감되고 그 사람마저 곧 죽음을 맞고 만다.

 

여러 가지 정황을 통해서 프랑켄슈타인은, 그 살인마가 자신이 창조했던 괴물 생명체일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그 존재를 찾아서 떠나게 된다.

 

메리 셀리의 <프랑켄슈타인>은 다른 걸 떠나서 너무도 재미있어서 놀라웠다.

1818년에 처음 발표되고 이후 개작을 거쳐서 1831년에 완성된 소설.

여성 소설가도 드물었던 시대에, 이렇게 현대적인 이야기를 쓴 작가가 있었다는 게 정말 놀랍다.

 

소설은 주인공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찾아 떠나면서 추적극의 형태를 띈다.

탐정물, 수사극 같은 요소들도 자연스럽게 곳곳에서 펼쳐진다.

 

읽으면서, 1830년대 작품이라는 것을 잊고 손에 땀을 쥐며 읽다가

올드한 감탄사가 나오거나, 당시 시대 배경이 나올 때야 비로소 옛날 작품이라는 걸 느끼고는 소름이 돋았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히고, 현대의 안드로이드 이야기 -블레이드 러너 같은-

원형을 발견하게 되어 감탄의 연속이었다.

 

이 책을 읽을까 말까 주저하는 독자가 있다면 당장 읽으시라고 자신있게 말해본다.

200년의 시간을 뚫고, 여성 소설가니 남성 소설가니 하는 ‘제약’도 잊고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책 중에서

 

제 계획을 지지하거나 수정해 줄, 상냥하지만 용감하고, 담대하면서도 교양있는 마음을 가진, 저와 취향이 맞는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습니다.  (34)

 

나를 보고 배우세요. 내가 지킨 규칙을 보고 배우지 못한다면, 적어도 내 사례를 보고 지식의 습득이 얼마나 위험한지, 천성이 허락하는 것 이상으로 위대해지기를 염원하는 인간보다, 태어난 고향이 온 세상이라고 믿는 이가 얼마나 더 행복한지 배우기 바랍니다.  (72)

 

이 경이로운 이야기들은 내게 낯선 감정을 불어넣었다. 정말로 인간이란 그토록 강성하고 고결하며 장엄하면서 동시에 그토록 사악하고 비열하단 말인가? 나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 어째서 법과 정부가 존재하는지 오랫동안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악행과 유혈 사태에 대해 세세히 듣고 나자 궁금함은 사라졌고, 혐오감과 증오심을 느끼며 돌아섰다.   (167)

 

"인간이여." 내가 외쳤습니다. "지혜를 자랑으로 삼으면서 그대는 얼마나 무지한가!"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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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감동한 〈방황하는 칼날〉정재영 주연 2014년작 | 영화가 왔네 2020-06-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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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방황하는 칼날

이정호
한국 | 201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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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주연 방황하는 칼날

 

이 영화의 소재와 설정을 들었을 때 식겁했다. --;

중학생 아이들이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야기이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원작이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좀 멀다고 생각해서 패스했었다.

 

와 그런데 요즘 청소년 범죄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그 중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성을 보면서

이 영화를 볼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몰입하면서 끝내 감동하게도 되었다.

 

 

주인공 이상현은 어느날 딸 수진이 변사체로 발견되는 청천벽력같은 일을 당했다.

중학생인 수진이.

평소에 평범했던 보통 아이였기에 도대체 누가 이렇게 끔찍하게 해꼬지를 했는지 경찰도 밝혀내지 못했다.

 

그저 기다릴 수만은 없었던 상현. 어느날 그에게 익명의 문자로 주소 하나가 왔고,

그 집에를 들어갔을 때 믿을 수 없는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딸 수진이 몹쓸 성폭행을 당하고 있고 이걸 누군가가 촬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상현은 그 범인의 정체를 경찰보다 먼저 알게 되었다.

 

현재의 법으로는 그 나쁜 남자애들이 받을 형량이 경미하다는 걸 알게 된 상현.

스스로 단죄하기로 결심하고 강원도로 범인을 찾으러 떠난다.

 

 

한편 이 모든 전모를 뒤늦게 알게 된 경찰은

또 다른 살인을 막기 위해, 상현을 쫒아 강원도로 향한다.

 

 

영화는, 그 속의 범죄는 무척 극단적이고,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현재의 법 제도로 청소년의 범죄를 막기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도 알게 된다.

 

끝에서 엽총을 들고, 범인 소년을 겨누게 되는 장면.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

 

 

영화 속 상현을 쭉 따라온 관객은, 그가 범인을 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갖게 된다.

 

그렇게 손에 땀을 쥐며 보다가 펼쳐진 엔딩은, 예상 밖이었고

그 장면에, 상현의 결정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극중에 경찰인 이성민이 후배 경찰에게 하는 말

          “자식 잃은 애비한테, 남은 삶 같은 건 없어.”

 

이 말이

영화를 본지 시간이 흐른 지금도 뇌리에서 맴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소설도 궁금해지게 한

수작 <방황하는 칼날> 이었다.

 

  2020 June

  As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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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탈옥에 집중한 아날로그 영화 | 영화가 왔네 2020-06-0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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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프리즌 이스케이프

프랜시스 아난
영국, 호주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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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스포일러  리뷰

 

프리즌 이스케이프.

 

이 영화의 설정을 들었을 때 

무척 올드하다고 처음에 생각했다.

 

도어락 시대에, 열쇠 만드는 이야기?

와 그러나 그건 제대로 착각이었다.

 

'쇼생크 탈출' 이후에 웰메이드 탈옥 영화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1978년.

아프리카민족회의에 속한 단원 티모시 젠킨과 스티브 리는

도심에서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는 전단을 뿌리다 체포되었다.

 

엄혹한 시절, 그들의 형량은 어마어마해서 티모시는 12년형, 스티브는 8년의 처벌을 받았다.

외딴 곳에 백인남성전용 정치범 감옥인 '프리토리아' 감옥으로 수감된 두 사람.

 

두 사람은 첫날부터 이 감옥에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대대로 이곳을 탈옥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는 암울한 소식.

그러나 스티브는 말한다. '무엇이나 처음은 있는 법이지.'

 

이제 영화는 두 사람이 400일에 걸쳐서 탈옥을 준비하고, 감행하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쳐놓는다.


 

오락영화로 예전 작품인 '알카트라스 탈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온 옛날 영화인데 언젠가 재미있게 봤었다.

 

거두 절미하고 '탈옥'에 집중한 영화는 그 자체의 매력이 있었다.

 

'탈옥 영화'는 분명 대중적인 영화의 한 쟝르였다.

 

언젠가부터 그런 걸 볼 수가 없었는데

1978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당도했고, 결과는 최고였다!!

 

 

 

개인적으로 다니엘 레드클리프가 성인이 되고 나서 출연한 영화를 봤던 적이 없는데

오랫만에 봐서 반가웠다.

 

탈옥을 감행하는 3인방의 케미컬이 좋고, 때로 코믹하기도 해서 긴장감 속에 숨을 쉬게 했다.

 

어저께 영화정보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영상을 보고 갔더니

어떤 설정을 알고 봐서 약간 아쉽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보실 분은 정보 하나도 없이 본다면, 

영화의 서스펜스 감상이 배가될 것이다.

 

오랫만에

원초적인 탈옥 영화,

 

그러면서도 실화를 기반으로 해서 끝에 뭉클함까지 안겨준

 

내겐 완벽한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였다!!   :D

     Aslan

                                                                                       필름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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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질렌할 -도플 갱어를 만난 남자 | 영화가 왔네 2020-06-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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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너미

드니 빌뇌브
캐나다, 스페인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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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미.

 

본지 며칠 되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흐를스록 자꾸 생각나는 영화여서 컴퓨터를 켰다.

 

스멀스멀.

이  의태어와 이렇게 잘 어울리는 영화라니.

 

영화의 분위기가 시종일관 이랬다.

다음이 어떻게 되는 걸까.

 

주인공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스멀스멀.

 

 

 

제이크 질렌할이 1인 2역을 했다.

도플 갱어.

 

주인공 인물로 대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아담 벨.

그는 정말 신기하게 영화를 보다가 자신과 닮은 배우를 발견했다.

그  배우의 이름은 앤소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반신반의 하면서

인터넷으로 앤소니 배우 정보를 검색하던 아담.

 

그러다가 주소를 알게 되고, 전화번호를 알게 되고,

집을 한 번 찾아가보고, 전화도 걸어보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뭐 그렇게 이상할 것 없는 행동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번개팅처럼 잠깐 만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영화는

굉장히 '미스테리' '스릴러'로 흐른다.

 

 

 

무엇이라고 쟝르를 한 두 마디로 규정할 수가 없었다.

 

앞서 얘기한 '스멀스멀'하고 '찝찝함'.

이게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작용한다.

 

엔딩도 좀 느닷없었다.

징그럽기도 하고 

 

처음에는 영화의 소재 , 도플 갱어를 만나게 된다는 것에 이끌렸고

무엇보다 연기 믿고 보는 제이크 젤렌할 덕분에

계속 보았다.

 

 

 

연출한 감독은 예술영화 만들기로 유명한 '드니 빌뇌브'

 

블레이드 러너 2049 [8] 추천 4 | 2019-03                            

그가 만든 영화 중에는 '블레이드 러너 2049' 하나 봤다.

 

그 영화도 명배우들이 나옴에도 

그다지 대중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던

무척 철학적이고 심오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를 보려는 목적이

기분 전환인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찝찝'하게 하고 무언가 사색하게 하는 영화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

 

이런 영화, 

드니 빌뇌브 같은 감독도 있어서

평론가분들도 할 일이 있는 거겠지~~.

 

다른 건 몰라도

2014년작인데

어제 개봉한 것 같은 새로움 실화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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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을 시작해버린 젊은 그대에게 | Basic 2020-06-04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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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창작자들

강제규 등저
포레스트북스 | 202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창작의 고통을 견디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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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존재를 알았을 때 너무 반가웠고 책을 받던 날도 기뻤다.

다른 책들을 읽느라 미루어둔 이 책.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왜 이렇게 두근대는 걸까?

정말 개인적으로 심장아 나대지 마하면서 읽어간 책이다.

 

동아방송예술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열었고,

열 한 분의 충무로 영화인들이 주옥같은 강연을 하셨다

 이 책은 그 육성을, 생생하게 담은 책이다.

    

강제규 감독님의 첫 파트부터 심쿵이었다.

 

 

 

은행나무 침대로 화려하게 입봉하고, ‘쉬리로 큰 성공을 거두셨다.

김연아가 자신의 기술을 갱신하듯 이후 태극기 휘날리며로 정점을 찍으며 충무로의 대표감독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그 이후에 어쩐 일인지 영화들이 잘 되지 않았다.

강 감독님의 강연 속에는 그 때의 심경이 절절하게 담겨 있었다.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압축되어 있었기에 어찌나 짠하던지.

 

돌이켜보면 나는 늘 강제규의 영화가 좋았고, 언제나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심지어 실미도 (선의의) 경쟁이었을 때 태극기부심으로 태극기 휘날리며 만 세 번 본 나였다. ㅎㅎ

작년에 오랜만에 태극기 휘날리며를 다시 봤는데, 또 다시 감동이 있어서 감탄했었다.

 

마이 웨이라는 대작이 실패하고 강제규 감독은 병원까지 다니게 되고 약을 드시기도 했다.

이후에 절치부심하면서, 이전처럼 무리하지 않고, 힘을 빼는 자기만의 훈련을 하셨다고 한다.

이후의 작품들이 천만까지 기록하진 않았지만, 감독님 스스로는 만족스러우셨다고 한다.

강제규는 자신이 몸소 체험한 경험으로 영화감독을 꿈꾸는 청춘들에게 말한다.

 

뼈 때리면서도 힘이 되는 그 감동을, 이 지면으로 어떻게 제대로 설명할지 모르겠다.

 

실패를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영화는 절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철저하게 배워야 한다고 하셨다.

완벽한 시나리오를 쓰고 완벽한 배우를 캐스팅해서 만들어야지~ 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생각이 아니라고 한다.

물론 천부적인 재능으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영화 작업은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강제규 감독.

 

일단 창작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 준비, 계획을 많이 하기보다는 우선 만들고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완성품이 만들어지면 스태프들하고 가장 먼저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 가장 솔직하고 정확한 평을 그들에게서 듣고자 해야 한다고 한다.

 

요즘은 블라인드 시사회등 각종 테스트의 기회가 있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감독이 만들면 그게 최종이었다고 한다.

 

한국영화의 체질을 바꾸었던 쉬리’.

놀랍게도 강제규는 이 영화를 다 만들고 나서 좌절했다고 한다. 극장 개봉 직전의 프린트를 시사했는데 너무 노잼이었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처음에는 아니 감독님 무슨 농담을. 장난하시나했다.

 

그런데 그 때는 시사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자신만의 판단으로 영화를 평가했던 시절이었다.

강제규 감독은 흥행에 자신이 없었음은 물론 스스로 자책했다고 한다.

예정된 상영 일정은 다가왔고, 예매 티케팅 창구를 열었다.

이때부터 기적같은 일이 시작되었다.

마케팅 부서 스태프로부터 매일 전화가 왔다. 당시의 예매 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만 해도 반공교육이 유효했던 때였는데, ‘쉬리는 한국 대중영화로써 북한 사람을 적대시 하지 않는 획기적인모험을 했다.

놀랍게도 이는 대중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고 최민식 배우는 그 해에 남우주연상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제규 감독의 영화들이 어떻게 관객들과 호흡하였는지를 읽는 것이, 추억을 되살리면서 영화팬으로서 꿀잼이었다.

아울러 슬럼프를 딛고 자신만의 길을 찾은 그의 경험담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이 강의를 듣는 전공학생들은, 큰 성공도 실패도 아직 경험하지 않은 햇병아리들이지만

분명 언젠가 강제규의 가르침과 격려가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김용화 감독.

그는 신과 함께두편으로 쌍천만 관객을 모은 감독으로 등극했다.

국가대표도 좋아했던 영화였는데 신과 함께를 보면서 참 따뜻한 감독님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는 예비 영화인들에게 말한다.

 

흔히 창작을 하려는 이들은 세상이 뭘 필요로 할까’ ‘대중은 뭘 원하나를 고심하는데

그보다 먼저 자신이 무엇을 원하나를 따져봐야 한다고.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자신은 어렸을 때 결핍이 있었고, 그런데 재미있는 얘기를 하는 재주를 발견했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재밌게 해서 아이들을 모으는 그런 아이였다고 한다.

그것은 내심 사랑받고 싶어서였다고 담담히 말하는 감독님.

 

감독님의 어머니는 많이 아프셨고, 김용화 감독이 대학생일 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 영화로 얻고 싶은 것이 위로였다고 한다.

신과 함께를 비롯해서, 자신이 연출한 6편의 영화는 관객들에게도 이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 감독님이 일찍 부모님을 여의신 이야기는 먹먹했는데

이후에 영화를 만든 이야기들은 왜 이리 가슴이 따듯한지.

 

그는 영화를 처음 구상하거나 시나리오를 쓸 때, 지극히 평범한 사람, 주변인들에게 꼭 한번씩 상의를 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미녀는 괴로워>는 어느날 택시를 탔다가 택시 기사님에게 물었고,

또 다른 아이디어들은 조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등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그의 신념은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라고 한다.

 

업계에서 나름의 성공을 하기 위해선 더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받아들여야 하죠.

다만 거기에 고여서는 안 됩니다. 결국 우리가 만나야 하는 사람은 매일같이 영화를 보며 숨겨져있는 의미를 찾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하루 종일 땀흘리며 구두 닦으시는 아버지와, 학교에서 패싸움을 벌였던 딸이 기분좋게 보러 갈 수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이 그런 것이라면, 우리가 들어야 할 의견 역시 1퍼센트의 전문가가 아니라 98퍼센트의 보통 사람들이에요. (77)

 

 

김용화는 우선 학생들을 격려한다. 무슨 소리나면 꿈을 정한것이 그것부터 대단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위대한 감독’ ‘걸작을 만든 사람이 되는 이는 세상에 아무도 없다.

이제 막 꿈을 정한 때에 너무 잘 하려고고심하는 것은 꼭 좋지는 않다고 감독님은 말한다.

해보면서, 부딛혀 나가면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야 한다.

감독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았다면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신체적인 체력은 기본인데 나아가서 정신적인 체력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김용화는 조언했다.

실패의 경험들은 반드시 올 것이고 그런 과정들을 외면하지 않고, 즐길수도 있는 정신적인 체력을 길러야 한다.

김용화 자신이 미스터 고로 엄청난 흥행참패를 겪었고 그를 딛고 몇 년만에 신과 함께를 만들면서 뼈저리게 겪은 것들이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타인의 비난 때문에 자신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김용화는 힘주어 말했다.

어떤 예술이든 표현을 하는 업을 하는 이들은 인정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데,

많은 인정 속에도 단 하나의 날선 비난에 상처를 받기 십상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누가 힙합, 랩을 한다고 하면 다들 미친놈으로 봤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보면 힙합을 하는 이, 랩퍼가 대중음악계를 이끌고 있다고 김용화는 말한다.

영화와 우리 삶도 비슷하다고 감독은 이어 말했다.

더디고 뒤처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라요. 그렇기에 이 말을 하고 싶네요. 당신이 기다린다면 기회는 찾아옵니다.

스무 살, 생선 장사에 전전긍긍했던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85)

 

   

 

봉준호 감독 편의 제목을 보라. ‘불행히도 창작을 시작해버린 이들에게.

역시 범상치 않으시다. ㅎㅎ

아니 이게 영화예술과학생들 앞에서 타이틀로 삼을 문구인가 ㅋㅋ

그러나 이제 우리 모두가 알아버린 봉준호식 블랙코미디를 기대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봉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는 요즘식으로 폭망했다.

봉준호는 여기에 이렇게 코멘트를 단다. 신랄한 혹평을 받고 싶었는데 무관심에 충격받았다고.

상업영화라면 스펙타클, 거대한 반전 그런게 있어야 할텐데, 플란다스의 개에는 옥상 위의 무말랭이, 보일러 아저씨, 두루마리 휴지 굴리기 같은 것만 나왔으니 사실 예고된 결과였다.

(라고 감독님이 쓰셨다.)

 

감독님은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서 끝까지 못보고 민망함에 뛰쳐나왔다고 한다.

그는 청개구리 기질이 다분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에는 반골기질이 넘쳐났다.

제작사 대표는 박살나 봐야 정신차리지라고 했고 봉준호는 첫 데뷔작 실패로 박살이 났다.

그런데 봉준호는 자신을 반성하긴 했지만, 정신은 덜 차렸다고 한다.

차기작을 준비하면서도 헐리웃 따라하기는 죽어도 피해야지 그 생각 뿐이었다. 지금에야 명작으로 칭송되지만 제목부터 기괴했다. ‘살인의 추억이라니.

 

봉준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대단한 설득력으로 다가왔던 건 그가 무려 ’ ‘아카데미를 석권한 감독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단순한 수상 경력이 아니라, 칸과 아카데미는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예우인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예비 감독들에게 자신있게 권한다.

상업영화냐 인디영화냐’ ‘내 취향이냐 흥행이냐를 고민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정확히 표현할지를 연구하라고.

 

와우. 이 말 한마디로 봉준호 편은 이해가 싹 되었다.

실제로 이런 세월을 견뎌왔고, 그걸로 끝내 사람들을 사로잡은 감독의 우러난 진심이었다.

 

 

 

 

계속해서 이어서 이명세, 배우 이순재, 임순례, 장준환, 배우 정진영, 허진호 감독님

의 목소리를 담았다.

 

감독님, 배우분들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격의없이 허심탄회하게, 때로는 개인사 까지 담아 청춘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영화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에도 조예가 깊으셨고, 인생과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뚜렷한 시선이 있었다.

 

자신들의 예술관, 영화관을 편안하면서도 정신 번쩍 차리게 하는 교훈을 담아 전하는

11분의 이야기를, 정말 울고 웃으면서 읽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먹먹해지고..

 

이분들은 천상 다 이야기꾼이어서, 길지 않은 강연에서도 감동을 전하고 있었다.

 

내용들이 알찰 뿐더러

그 컨텐츠를 전하는 방식도 자신만의 화법이 풍성해서 시간 순삭이었다.

 

이분들이 영화를 만들어서, 연기를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

천직, 소명이란 이런 거구나를 느껴서도 전율이었던

벅차는 시간이었다.

  a s l a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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