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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치열한 식물의 삶 | 기본 카테고리 2022-10-07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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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물을 위한 변론

맷 칸데이아스 저/조은영 역
타인의사유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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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동물, 곤충까지 수 많은 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먹이사슬의 최하층에 있는 식물은 연약한 것 같지만, 척박한 돌벽 틈 사이로도 꽃이 피는 걸 보면 한없이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식물의 쓸모에 따라 독초와 약초로 나누고, 잡초와 작물로 나누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사람의 시각으로 이름붙였을 뿐, 식물들은 자신들의 자리에서 우리가 그러하듯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식물을 위한 변론'에서는 이 무자비하고 매력적이며 경이로운 식물 본성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식물은 동물이 바다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이미 육지를 정복했고, 땅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번성한 생물이다. 식물 역시 지구 생명의 드라마에서 능동적인 등장인물 중 하나인 것이다.

 

보통 우리는 교육과정에서 식물에 대해 광합성이나 식물의 형태에 대해 배운다. 내게도 식물은 보기에 좋지만 키우기는 어려운 다소 지루한 것이었다. 동물이나 곤충의 자연 다큐멘터리는 자주 봤지만 식물에 대한 건 잘 안보게 되었던 게 그런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식물도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역동적 생물이었다.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 우리와는 다른, 완전히 생경한 방식으로.

 

어떤 식물은 화학전을 벌이기도 한다. 마늘냉이가 분비하는 화학 혼합물은 식물에게 직접 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뿌리에 들러붙어 사는 균근균을 죽인다. 균근균은 식물이 토양에서 물과 양분을 얻기 위해 의존하는 곰팡이다. 균근균에 의존하는 식물들에게는 마늘냉이가 분비하는 화학물질이 큰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생태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만약 새로운 침입종으로 인해 기존에 있던 식물군이 사라진다면, 그 식물을 먹이와 피난처로 삼는 곤충들과 그 곤충을 먹이로 삼는 새들까지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떠나야 한다. 운이 나쁘면 멸종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침입종이 문제가 되는 건, 그 식물이 원래 있던 자생지에서는 다른 식물들도 그 식물이 뿜는 화학물질에 이미 오랜기간 적응을 했지만 그 식물을 처음 접하는 식물들에게는 전혀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4년째 가시박이라는 식물을 매해 베어내고 있다. 미국 외래종인데 엄청난 번식력으로 우리나라의 토종 식물들을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문제다.

 

식물의 형태는 주변 생명체에 맞춰 생존과 번식을 위해 만들어진다. 베르가못 꽃의 형태는 벌새가 꿀을 먹을 때 새의 머리가 수분에 딱 알맞은 자리에 오도록 되어있다. 벌새에게 꿀을 제공하는 대신 벌새가 베르가못의 번식을 돕는 것이다.

 

곤충은 식물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분 매개자이지만 주위에 곤충이 없다면 동물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무쿠나 홀토니이는 박쥐에게 번식의 역할을 맡기는데 박쥐는 초음파를 이용해 이 식물을 찾아 날아든다. 박쥐가 들러 꽃꿀을 먹을 때 꽃밥이 꺽이며 박쥐의 등에 꽃가루가 분출되는데, 박쥐가 한번 들른 꽃은 기판이 꺽여있기 때문에 초음파를 반사하는 방식이 달라져 박쥐가 다시 방문하지 않는다. 

 

식물은 식물대로 초음파를 다르게 반사해 박쥐가 다른 꽃을 찾게 만듬으로써 수분을 하고, 박쥐는 박쥐대로 꿀이 없는 꽃에 불필요하게 날아들 필요가 없고. 나는 곤충이나 동물과 이루어지는 이 절묘한 공생관계에 감탄했다.

 

게다가 어떤 식물은 심지어 수분 매개자를 속여 보상은 제공하지도 않고 이용만 한다. 세로페지아 산데르소니이는 기생파리의 먹이와 비슷한 냄새를 풍겨 기생파리를 꼬여내고, 꿀벌난초는 꽃의 모양이 암벌의 복부와 닮아 수벌이 날아들게 만든다. 기생파리는 먹이가 없음을 알고 꽃을 떠나지만 이미 온몸에 화분이 묻었으니 세로페지아에게는 손해 볼 게 없다. 꿀벌난초도 수벌이 속았음을 알았을 땐 이미 온몸에 화분이 묻은 뒤다. 실로 식물의 입장에서는 주는 것 없이 목적을 이룩한 셈인 것이다.

 

사람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주는 것 없이 이용만 하는 식물은 뭔가 이기적이게 보일수도 있지만, 자연은 선과 악이 없으니 손해를 최소화하고 이득을 최대화하는 생존법칙이구나 했다. 식물의 번식 외에도 동물을 먹는 육식성 식물과 기생식물도 신기하긴 매한가지 였다. 특히 어떤 기생식물은 숙주에게 의지해 물과 양분을 얻는 일 뿐만 아니라 광합성하는 능력까지 폐기했다는 게 놀라웠다. 어떻게 보면 다른 식물에 저렇게까지 기생해서 살아간다는 게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새삼속 식물은 많은 작물의 흔한 기생체이다 보니 반발심 때문이었는지 사람들은 이 식물에게 마녀의 머리칼, 악마의 내장, 지옥의 덩굴이라는 화려한 별명을 붙여주었다.

 

자연계에서 식물이 어떤 식으로 다른 동식물들과 싸우고, 속이고, 공생하며 번식하고 생존하는지 일부나마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책을 읽고나니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식물들이 그저 먹이사슬 최하층의 수동적인 생명체가 아니라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역동적인 생명체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물주기가 귀찮아서 말라죽어가는 고구마에게 미안해져서 물도 주고왔다. 평소 식물의 형태에 관심이 없었다면 아무래도 처음 보는 단어가 좀 있어서 그걸 찾아가며 읽어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 하지만 덕분에 식물과 곤충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조용하지만 치열한 식물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식물을 위한 변론'을 통해 관찰해 보는 건 어떨까.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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