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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자극, 아메리칸 셰프 | 영화를 봅니다 2015-01-3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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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아메리칸 셰프

존 파브로
미국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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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남편도 아빠도 아니지만 요리에 대해서만은 무한한 자긍심을 갖고있던 칼은 SNS에 대한 무지로 인해 자신의 요리에 냉혹한 비평을 한 유명 요리평론가에게 공개적인 맞짱을 뜨게 되고 순식간에 유명세를 타게 된다. 평론가와 칼의 대결을 기대한 사람들로 레스토랑은 풀예약상태를 맞이하지만 평론가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던 칼은 식당의 사장에게 메뉴선택권과 일자리라는 양자택일을 강요당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식당을 그만두게 된다. 칼이 자리를 비운 식당을 찾은 평론가에겐 지난번 서빙되었던 음식들이 그대로 나오고 어처구니없어하는 평론가의 혹평에 열이 뻗친 칼은 식당을 찾아 평론가에게 쌓인 분을 터뜨린다. 그런 그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졸지에 칼은 직장도 잃고 우스운 꼴로 전락하고 만다.


더이상 그를 스카웃하려는 식당도 없고 경제사정도 어려워진 칼은 이혼한 아내에게 맡긴 아들에게도 소홀해지고 만다. 아내는 상심한 아들과 칼의 사이를 풀어주기위해 마이애미의 여행에 함께 가자고 칼을 설득하고 여행에 동참하게 게 된 칼은 마이애미에서 맛본 쿠바샌드위치에 아이디어를 얻어 아내의 제의대로 푸드트럭을 하게 된다. 푸드트럭을 할거라는 칼의 전화를 받자마자 자진해서 한달음에 달려와준 주방스텝 존 레귀자노(극중의 이름이 딱히 기억안난다)와 요리에 관심있어하던 아들과 의기투합한다. 마이애미에서 출발해 뉴올리언스와 텍사스를 거쳐 로스엔젤레스까지 칼의 샌드위치는 아들의 SNS마케팅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뜨거운 호응을 얻는다.


음식이 소재가 되는 영화에는 기본적인 기대치가 있고, 코미디장르 영화에는 어느 정도의 뻔한 기대치에 반해 그 뻔함에 대한 비판적인 우려가 따라온다. 아메리칸 셰프에는 그 모든 기대치를 넘어서는 즐거움이 있다. 테이블 위로 음식이 서빙되기 전까지 주방의 고군분투와 자부심이 평론가의 몇마디로 난도질당한 상처에 대해 토해내는 칼의 울분이 이유있게 감응된다. 아메리칸 셰프에 등장하는 음식들 역시 즐겁다. 낯선 이국의 음식들이지만 생각보다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복잡하거나 난해한 음식보다는 서민적으로 친근한 음식이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쿠바샌드위치는 충분히 따라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극중 칼이 식당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 평론가에게 선보이려던 음식을 만들때 늘어놓던 식재료를 보면 낯선 재료보다는 익숙한 재료들이 훨씬 많았다. (미국에서도 쪽파를 쓰는구나!) 텍사스에 들러 저온으로 오래도록 구워낸 바베큐도 담양의 어느 음식점에서 가마에서 굽는다던 바베큐랑 비슷해 보였다. 돼지고기 알러지가 있는 내게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들은 길가의 돌과 다를바 없기에 다행스럽게도 영화보는 내내 침샘이 많이 자극되진 않았다.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하게 육즙이 흐르는 고기가 어디 돼지고기뿐이랴, 오리도 있고, 소도 있고 닭도 있고... 아, 상상하지는 말자. 스읍~


주인공 칼을 보면서 진짜 요리사 출신인가 싶은 생각이 들정도였다. 어디선가 분명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영화 보기전에는 가능한 영화정보를 찾아보지 않는데 아메리칸 셰프는 제목만 보고 본 탓에 감독이나 배우들이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그냥 저예산영환줄로만 알고 봤다) 서버로 나온 스칼렛 요한슨에 이어 식당 주인으로 더스틴 호프만이 나와서 깜짝 놀라고, 아내의 전남편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보고서 이건 완전히 어벤져슨데 하고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그제서야 칼을 연기하는 사람이 존 파브로구나라는걸 확실히 깨달았다. 


아메리칸 셰프는 가족과 사람간의 정을 기본 베이스로 하는 따듯함도 있고 눈과 귀로 즐기는 흥겨움, 그리고 절로 상상되어 자극되는 미각의 즐거움이 있다. 라틴의 흥겨움은 후반에 그루브한 리듬감으로 변주되어 다시 쿠바라틴의 흥겨움으로 마무리된다.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로드무비의 설레임과 맛있는 음식에 대한 행복감에 오감이 자극된다. 흥겹고 기분좋은 축제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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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워 호스 | 영화를 봅니다 2014-12-0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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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NT LIVE - 워 호스

톰 모리스
영국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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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워호스를 본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톰 히들스턴이 출연해서다. 그런데 꽤나 아쉽게도 생각보다 출연분량이 적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특유의 가족용영화의 이미지로 기억된다. 그런데 워호스가 원래 연극이었단다. 포스터에서 무대위의 말을 보고 도대체 어떻게 저 말을 움직일까, 말의 움직임은 어떻게 표현될까 참 많이 궁금했다.


  내용은 영화 <워 호스>와 똑같다. 앨버트의 아버지가 사이 안좋은 형과의 경쟁심에 경매에서 사냥용 경주마가 될 망아지를 낙찰받아 온다. 망아지는 앨버트의 차지가 되고 앨버트는 말에게 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애정을 다해 기른다. 조이가 성장하자 경매에서 조이를 놓쳤던 앨버트의 큰아버지가 조이를 탐낸다. 가난한 앨버트네와는 달리 부자인 앨버트의 큰아버지는 조이가 쟁기질을 할 수 없다는 데에 내기를 걸고 일주일의 시간안에 앨버트는 조이에게 쟁기질을 가르쳐야한다.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경주마에게 쟁기용 굴레를 씌우는 일부터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라 사람들은 모두 실패한다는데 내기를 걸지만 앨버트는 보란듯이 조이와 함께 쟁기질을 성공한다. 그렇게 조이를 잃을뻔한 위기를 무사히 넘기는데 1차대전이 발발하고 조이의 아버지가 전쟁에 쓰일 말의 가격에 혹해서 조이를 팔아넘긴다. 조이가 장교용말로 팔린 것을 알고 앨버트는 조이를 되찾으려고 해보지만 신사적인 장교에게 조이를 맡긴채 떠나 보낸다. 조이와 앨버트는 각각 전쟁터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겪고 심신에 상처를 입은채 절망하기에 이르고 바로 그때 기적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워 호스>의 무대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무대장치다. 말 한마리를 표현하는 데 있어 각각 세 사람이 말을 연기한다. 말머리부터 꼬리까지 말의 소리뿐 아니라 움직임을 통해 감정까지 세심하게 표현해낸다. 실제로 사람이 올라탈 수도 있다.  1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시대적인 느낌도 충만하다. 내내 말을 움직이는 배우들이 시대적인 의상을 입고 움직이고 영국의 오래된 민요가락이 음유시인의 노래가락처럼 흐르며 시대적인 감각을 가득 채워 넣는다. 소년과 말의 우정이야기뿐이 아닌 전쟁과 평화에 대한 말의 시선으로 그려진다는 점이 다가오는데 영화 중반에 원작자와 무대 연출가가 등장하는 인터미션에서 워 호스가 본래 어느 편도 아닌 입장에서 바라보는 전쟁에 대한 시선을 담기위해 말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원작이란 것을 알았다. 원작에서는 모든 것이 말인 조이의 시선으로 진행되지만 말이 말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 주변 사람들을 통해 표현이 되는 점이 설명되었다. 비록 주변 인물들을 통해 조이를 둘러싼 많은 상황들이 진행되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세심하게 말의 감정표현이 그려지기도 하는 점이 기존의 영화와 많이 달랐다. 특히 전쟁의 참혹함과 여러 사람을 거쳐 순수하게 말을 사랑하는 인간의 감정이 영화보다 훨씬 깊이있게 다가온다. 무대장치와 배우들의 연기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꼭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영화상영 중간에 인터미션시간이 15여분쯤 있는데 워 호스 연극의 진행이 잠깐 멈추었을뿐이지 워 호스에 대한 영화 상영은 계속된다. 말을 움직이는 원리를 인형극에 착안한 점이던지, 원작의 작가와 무대 연출가가 들려주는 작품에 대한 뒷 이야기가 극이 잠깐 멈추는 사이에 보여지는 것이다. 한 모자가 영화 상영전에 마지막으로 입장했는데 들어올때부터 조금 소란스러웠다. 관객이 많이 없다면서 연극 워호스가 상영되는 극장이 맞냐고 큰 소리로 물었다. 영화 상영전이었고 아들과 함께 보러온 엄마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큰 소리로 아무데나 맘대로 앉아도 되겠다는 말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는데, 인터미션시간에 크게 떠들고 사진을 찍어댔다. 연극에 있어서는 휴식시간이지만 영화상영은 계속 이어지는 것인데 말그대로 쉬는시간으로 인식한 것이다. 내심 공연을 많이 보러 다녀보지 않은 사람인가 싶었던 건 실제 공연장에서도 일반 영화관에서도 아무리 휴식시간이라해도 관객들이 큰 소리로 잡담하지는 않는게 다른 관객들을 배려하는 일반적인 태도이기 때문이다. 스탭에 대한 인터뷰장면이 이어지는데 다정하게 스크린을 촬영하고 아들과 함께 상영장면을 배경으로 사진찍으면서 커다란 소리로 대화하는 통에 인터뷰하는 장면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아이가 뭘 배울까 싶어서 한마디 해주려고 했으나 내 좌석과 참 멀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본편이 시작되자 대화소리가 많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비싼 관람료가 아깝지 않은 작품을 나쁜 관객이 망치는 경우를 종종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실황을 담은 워 호스는 영화와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영화로 이미 본 터라 내용을 다 아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이 연극에서 온전히 말의 시선으로 그리지 못했던 점을 영화에서 살렸더라면 훨씬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뒤늦게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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