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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생활의 비밀] 임원기 | 인문 2013-12-0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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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한민국 사생활의 비밀

김주완,이승우,임원기 공저
거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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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기 메신저인 네이트온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되어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그보다 더 과거에는 유명 경매사이트인 옥션, 농협 등의 해킹사건들로 시끌시끌 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도 네이트온 해킹 사건 때 내 정보가 유출되었다는 검토 결과를 받았다. 사실 당시만 해도 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이런저런 상황들로 인해 다른 이의 개인정보를 나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보험회사나 대출회사의 텔레마케팅에나 이용되겠지 싶었다. 아이디랑 패스워드가 알려진다 한들 정말 중요한 금융권 관련 사이트들은 추가 보안절차 요구하고 있으니 문제될 것이 없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마음가짐을 가졌던 것이다. 


이 책의 초반부를 읽자마자 이게 크나큰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주위 대부분 사람들의 개인정보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 많은 사이트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 약관동의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 정보들은 암암리에 거래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이렇게 곳곳에 퍼져 있는 개인정보들은 더 이상 개인의 힘으로는 공유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저자가 말한 대로 그런 정보들이 범죄에 악용된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최근 유행하는 범죄인 ‘스미싱’이나 ‘착발신 신호, SMS 인증문자 가로채기’등도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사례들이다. 보통 유선상으로 개인을 확인할 때에는 개인만이 알 수 있는 정보들을 묻고 답하는 것으로 확인을 마치는데, 개인정보들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사자인 것처럼 상대를 기만하고 의도하는 바를 이룰 수도 있다. 뉴스기사에 최근에 난 ‘착발신 번호 변경을 이용한 사기수법’도 너무나 허술하게 개인 확인을 하고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주민등록번호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고 주민등록번호가 기타 나머지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허브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된다 말한다.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인증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정보유출로 피해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개인이 지게 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아이핀 인증과 같은 보완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정보의 가치 때문일 것이다. 가치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한쪽에서는 그것을 수집하여 자산화 하려 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것을 악용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발생할 듯하다. 개인정보는 이런 범죄에 대한 노출의 문제와 더불어 사생활 침해에 대한 문제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기타 정보들을 알아낼 수 있고, 그 사람에 대한 사생활들을 알아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으니 이는 당연하다. 개인을 식별하기 위해 요구하는 개인정보는 과연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편,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도 사생활 침해에 대한 논란거리를 제공한다. 범죄를 예방하고자 만들어 내는 CCTV는 24시간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CCTV 설치가 범죄를 막을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CCTV는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장소를 한정 시키는 효과만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한다. 범죄 발생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둔다던가, 자동차의 블랙박스와 같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무분별하게 통제 없이 늘어나는 CCTV들은 개인의 안전보호를 넘어서서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다. 이런 CCTV들이 내 눈에 보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곳에 숨어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는다. 오늘 하루도 무의식 중에 생활을 했지만 수많은 CCTV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고, 나의 일상이 나도 모르는 새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CCTV가 공공의 목적을 넘어서서 개인이 쉽게 설치하고 타인을 감시하고 있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니 사생활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 학생회장 선거에서 학생폭력 방지를 위한 교실 CCTV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실제 공약이 시행되었던 일까지 있었다 하니 말이다. 


이외에도 책 속에서 다루는 SNS나 LBS의 문제 역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 보급율이 세계최고를 자랑한다는 우리나라에서 SNS는 빠른 소통을 위한 도구도 되지만, 그곳에 올라온 나의 일상, 개인적인 의견, 취미 생활, 직업 정보 등은 개인을 정의하는 데이터로서 나도 모르는 새에 이용될 수 있다. 소위 ‘산상털기’라 하는 네티즌들의 행동들은 전부 이런 서비스들을 기반으로 하여 이뤄진다. ‘구글링’이라는 표현이 생겨났듯 뛰어난 검색 엔진과 데이터 분석 기술들은 개인의 성향이나 취향을 분석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밝은 면과 사생활을 낱낱이 파헤칠 수 있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는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가진다. LBS에서도 내 개인의 위치정보를 공유하는 대신에 그만큼 유용한 정보들을 정리하여 보여주지만, 범죄의 표적으로 선택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전산망과 기술의 발달은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하지만 그것이 지나친 경우 기대하지 않았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발전하는 환경과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관련 법규, 그것을 교묘하게 합법적으로 이용하는 기업들, 그 틈새를 노리는 범죄자들, 위험성에 대한 인지 없이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사생활 침해를 감내하는 개인들까지 전부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 기술 발전의 시작은 많은 이를 이롭게 하는 것이었을 테다.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문제, 악용하는 이들의 문제가 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책 속에서도 나오지만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고 ‘우와’하며 감탄사를 뱉게 만들었던 미래의 모습은 종장으로 갈수록 이면의 치명적인 문젯거리들을 드러낸다. 그 속에서 보았던 기술들이 하나 둘씩 현실화 되어 가고 있다. 과연 우리의 보안의식, 관련 제도 및 법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 공동체 의식도 그에 맞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일까. 


‘당신은 그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당신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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