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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7 N.K. 제미신 作, 다섯 번째 계절 | 기본 카테고리 2021-02-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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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섯 번째 계절

N. K. 제미신 저/박슬라 역
황금가지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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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세계가 있다.

대지의 움직임을 보닐고, 그런 대지의 힘을 변형해 사용할 수 있는 오로진이라는 존재. 에쑨은 본능의 힘을 감추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흑인 여성이다. 허락되지 않은 힘이라도 되는 양 수호자가 붙어 관리하고, 그들의 힘이 세상을 끝낼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고 통제가 되지 않으니 임무를 주어 통제시키려 한다. 오로진의 본능은 위험하다. 한 번 시작되면 멈춤을 모르고 폭주하니. 하지만 사랑하지도 않는 이와 아이를 낳는 게 임무라니.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가진 대표 작품으로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가 가장 먼저 뇌리에 떠올랐다. 여성을 그저 번식의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남성.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 나쁜 수렁 속으로 빨려들어 가는 듯했다.

에쑨은 보육교사로 일하며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이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도착한 에쑨은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 서게 된다. 자신의 어린 아들 우체가 피범벅이 된 채 거실 한쪽에 식어 있었다. 남편인 지자와 어린 딸 나쑨이 보이지 않는다. 우체를 죽인 사람은 지자가 분명하다. 에쑨은 당장에 남편과 딸을 찾아 길을 나선다. 대체 우체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왜 죽여야 했던 걸까. 오로진의 힘이 그렇게도 무서웠던 걸까. 이 잔인한 사실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충분히 암담하고 냉혹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다르지 않은 세계가 여기에도 있다.

빠르고 매서운 바람이 일곱 계절 위를 기세 좋게 휩쓸고 지나간다. 수목이 좌우로 흔들리자 드디어 사태를 깨달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지면은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너도 땅바닥과 함께 흔들리지만, 움직임의 패턴을 알기 때문에 기우뚱거리면서도 넘어지지 않는다. 그런 건 생각할 필요도 없이 간단히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 네 머릿속에는 온통 한 가지 생각뿐이니까.
이 사람들이 우체를 죽였다. 이들의 혐오가, 두려움이, 이유 없는 폭력이. 바로 이들이.
(그가)
네 아들을 죽였다.
(지자가 네 아들을 죽였다.) -85~86쪽

작품의 화자가 교차하면서 세 줄기의 이야기가 각자의 방식으로 흐른다. 에쑨과 다마야, 시에나이트 모두 자신의 힘을 억압당한 채 살아간다. 이유 없이 핍박받고, 가차 없이 처벌당하는 오리진과 같은 존재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점이 가장 무섭다. 창조해낸 세계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억압당하고 통제당하면서 살고 있다.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지식을 동원해 그려내고자 했다. 어느 지점까지는 생소한 용어와 의미에 가로막혀 쉽게 읽을 수 없을 때도 있었다. 부서진 대지 3부작 중 그 첫 번째 이야기를 끝낸 지금, 솔직히 썩 유쾌한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외면해서는 안 될 작품임은 분명하다. 에쑨이 길을 떠나며 만나는 사람들, 그들 앞에 닥치는 시련들 모두 현실에도 존재한다. 저자의 손끝에 담긴 날카로운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생각을 다 이해하는 건 아니다. 특히나 사랑 없는 육체관계에 대한 부분이라던가, 색욕에 눈이 멀어 배우자 외 다른 이성 또는 동성과 몸을 섞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계속 신경에 거슬리는 생경한 비속어 또한 잠깐씩 흐름에 파장을 일으킨다. 작품 고유의 분위기가 강해 접근하기 어려운 점도 분명 있다.

또 다른 의미로 다섯 번째 계절을 보내고 있는 지금, 꼭 읽을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100쪽 넘기기까진 읽기 어려울 수 있다. 고비만 넘기면 점점 수월해지고 어느새 작품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SF 장르에 거부감 있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 안에 담긴 건 결국 허구가 아니니. 《오벨리스크의 문》 앞으로 가 봐야겠다.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에쑨이 지자와 나쑨을 찾을 수 있을지 몹시 궁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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