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중학교에서 도쿄의 고등학교로 진학한 미츠미의 고등학교 생활을 그린 만화이다.
고교 학원물이란 게 대개 비슷할지도 모르지만, 이 만화는 제법 현실의 인간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남을 흠잡고 우열을 나누고 뒤에서 쑥덕이고 우습게 보고 하는 현실 어디에나 있는 흔한 풍경 말이다.
하지만 여느 만화에서나 등장하는 주인공의 조력자들이 있다. 보기 드문 호의와 지지를 보내며 주인공을 도와주는 주위의 인물들. 그런데 이들의 관계를 제법 그럴듯하게, 어쩌면 10대에는 정말 저럴 수도 있겠다는 느낌으로 잘 그려냈다. 그러면서 너무 질척하지 않아서 좋다. 지나고 보면 별 것 아닌 10대의 고민이나, 자기의 인생만으로도 벅찬 모습을 그려내서 좋다.
10대까지만 가능한 게 있다. 어른처럼 굴지만 사실은 아직 순수하고, 부딪히고 싸우는듯 보이지만 신기할 정도로 쉽게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는 그런 나이의 모습을, 이 만화는 적절히 현실과 이상을 혼합해서 잘 그려낸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인생관 역시 보기가 좋다.
이 작품에서 받은 인상은 '미숙함'이다. 타인과의 선을 긋고 마주할 땐 항상 웃으면서 능숙하게 지내는 어른의 사회와는 다른 치유되는 느낌이 있다. 잘 그려낸 학원물은 언제나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