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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합격하고 오겠습니다, 독일어능력시험 A1 | 그 외 2019-03-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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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단 합격하고 오겠습니다 독일어능력시험 A1

정은실 저
동양북스(동양books)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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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합격하고 오겠습니다 독일어능력시험 A1' 책을 받아봤어요!!

 

< A1 신청합니다! 독일 문학을 좋아해서 독일어가 항상 배워보고 싶었는데,
좋은 독학 교재일 것 같아 읽어보고 싶습니다.
책을 받으면 취미로 천천히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구체적인 리뷰 약속드립니다! >

 

라는 댓글을 리뷰어클럽에 남기고 뽑혀서 책을 받았어요ㅎㅎ

독일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는데 이렇게 교재를 보게 되니 기뻤어요. 처음에 교재를 딱 봤을 때, 엄청 두껍고 디자인이 예뻐 보였습니다ㅋㅋㅋ

 

 

첫 장을 넘겨 보면 이렇게 MP3를 들을 수 있는 씨디와 간편하게 손에 들고 휴대하면서 볼 수 있는 파이널 합격 체크북이 있어요. 음성을 따로 다운받지 않고도 바로 들을 수 있어서 편할 것 같아요. 작은 체크북은 시험장에 가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유용하게 쓰일 것 같습니다.

 

 

 

목차예요! 크게 문제풀이 - 문법 - 주제별 필수 어휘 - 모의고사 순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어휘를 가장 먼저 익히도록 하고 맨 마지막에 문제풀이가 나와야 하지 않나 싶었어요.

 

 

 

듣기 문제예요. 디자인이 보기 편하게 되어 있고, 구성도 좋았어요. MP3는 씨디도 있고, 사이트에서 직접 다운받을 수도 있다는 것 같아요.

 

 

 

 

이렇게 활동지로 빈칸 채우기 연습을 하면 듣기가 금방 늘 것 같아요. 객관식 문제 뿐만이 아니라 빈칸 연습까지 있어서 좋아요.  

 

 

 

각 파트별로 문제풀이 전략도 따로따로 나와 있어요! 확실히 이렇게 미리 방법을 잡고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면 금방금방 실력이 늘 것 같아요. 처음 보는 사람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구요.

 

 

  

 

 이건 어휘 파트의 사진이예요. 오른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일 위쪽에 단어들이 간단하게 정리되어 네모 박스 안에 들어 있고, 아래로 공부할 단어들이 나와요. 영어 단어장처럼 보기 간편하고 예문과 변

화까지 제시되어 있어서 좋아요. 자꾸 보고 공부하기가 편할 것 같아요.

 

 

 


 

 

 

시중에 독일어 시험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교재가 적은 것 같은데, 그래서 이 교재가 독일어 시험을 보려는 분들에게 더 유용할 것 같아요. 문법, 듣기, 어휘, 문풀이 한 교재에 다 들어 있어서 한 권으로도 A1을 정복할 수 있을 거예요. 독일어를 공부에 도전하시려는 분들은 한번 리뷰를 더 보시고, 이 교재로 공부를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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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 5AM 클럽 | 그 외 2019-03-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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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변화의 시작 5AM 클럽

로빈 샤르마 저/김미 역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19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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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 5AM 클럽을 읽어봤어요!

 

< 예전부터 다섯시에 일어나는 습관에 대한 자기계발서들을 읽어보고 싶었어요. 책 하나로 자기 자신이 한순간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해내고 싶은 일들의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달성해 나가는 데 강한 동기부여가 되니까요. 스스로가 올빼미형 인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고 준비하는 것이 인생에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더 좋게 변할 수 있게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

 

 

 라는 댓글을 서평단 모집에 올려서 감사하게도 뽑히게 되었습니다 :)

 

 오전 다섯시 기상이 좋은 습관이라는 이야기는 어디에선가 예전부터 자주 들어왔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그 이유와 효과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글은 처음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그렇구나, 하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규칙이나 조언이 정리되어 있는 페이지나,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는 페이지들에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이고 밑줄을 그어 보았어요.

 

 

 

책의 맨 첫부분이 어떤 강연자가 강연을 하는 이야기로 시작해요. 아마 작가분 본인이 저희에게 보내는 메세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마음에 확 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모든 가능성에는 안전한 항구를 떠나려는 힘겨운 노력, 정기적인 재창조 깊은 헌신이 매일 요구됩니다. 그런데도 사회는 즐기며 사는 것이 낫다고 말해왔죠. ... 현재 성공한 사람, 영향력이 있는 사람,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준칙을 항상 기억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여러분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상황에 가장 큰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불편해지는 신념, 위협을 느끼는 감정, 불안함을 느끼는 프로젝트 등 여러분의 불안정한 부분이 저항하는 곳에서 재능을 발휘해야 합니다. ..."

 

이 부분은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들을 뒤엎어 나가면서 재능을 발휘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평소에 자주 생각했거든요.

 

 

 

"... 나는 많이 먹지는 않지만, 최고의 음식들만 먹습니다. 가장 독창적이고 깊은 생각이 담긴 책들만 읽고, 빛이 잘 들고 영감을 주는 공간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아주 매혹적인 장소만 방문하죠. 인간관계에서도 내게 기쁨을 더해주고 평화를 선사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자극을 주는 사람들만 곁에 둡니다. 인생은 너무나도 소중하잖아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는 없죠. 자신과 죽이 맞지 않는 사람들, 자신과 가치관이 다르고 삶의 기준도 낮은 사람들, 마인드셋, 하트셋, 헬스셋, 소울셋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는 없어요. 주변 사람들과 환경이 생산성과 결과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마치 작은 기적처럼요."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필요는 없다, 저에게도 꼭 필요한 말이었던 것 같아요. 세상에는 삶의 기준이 낮은 사람들이 너무 많지요. 나를 기쁘게 해주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발젼시켜주는 사람보다는 분노하게 하고 격을 떨어뜨리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정말로 좋은 사람들을 골라서 만나는 일이 중요하겠죠.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평화를 주는 사람들. 삶을 살면서 계속 발견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 포르투갈 작가인 페르난도 페소아의 멋진 말이 생각나는군요. 그는 '예술은 환상을 통해 우리를 존재의 누추함에서 해방한다. 우리는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겪은 악행과 고통은 느끼면서도 자신의 잘못과 고통은 느끼지 못한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 혐오스러울뿐더러 우리 자신의 문제이므로 더욱 혐오스러운데도 말이다.'라고 했죠. ..."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말이 인용되어서 좋았어요ㅎㅅㅎ 우리는 정작 자신의 잘못과 본질적인 고통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자기성찰을 하려고 노력하고, 남이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그런가? 나는 어떻지? 하고 생각해보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성찰하기를 꺼리더라고요. 정말 그런 문제들이 더욱 혐오스러운데 말이죠. 저는 저 자신에게서 패배하는 일이 가장 두려운 걸요.

 

 

 

"우리는 들을 준비가 된 말만 들을 수 있죠." 노숙자가 현명하게 말했다. "모든 학습은 정확히 현재의 수준에서 이뤄져요. 그래서 학습이 진행될수록 이해도가 높아지죠."

 

정말로 그런 것 같아요. 우리는 이미 아는 것들만 배울 수 있죠. 뒤를 돌아보면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을 제대로 귀담아듣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만 하던 제가 항상 있어요. 그런 일들 중 몇몇은 지금까지도 제가 옳다고 여겨지지만, 반면 몇몇은 이제서야 정말 깨닫게 되었죠. 우리는 들을 준비가 된 말만 들을 수 있어요.

 

 

 

'모든 변화가 처음에는 힘들고, 중간에는 혼란스러우며, 마지막에는 아름답다.'

 

'... 그러나 나는 이상주의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세상은 우리 같은 이상주의자를 더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나는 현실주의자이기도 해요. 어쨌든 오늘날 지구상의 사람들 대다수가 자신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유감스러운 일이죠. ..."

 

 

 

많은 다른 예술가들처럼 그도 극히 감정적이고, 소소한 것까지 경계하고, 잠재된 고통 탓에 예민하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었다. 대다수보다 많은 것을 느끼는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이 저주받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은 남들이 놓치는 것을 감지하고, 남들이 간과하는 기쁨을 경험하고, 평범한 순간에서 장엄함을 알아채는 재능을 부여받은 것이다. 그들이 쉽게 상처를 받기는 한다. 하지만 훌륭한 교향곡을 작곡하고, 눈부신 건물을 건축하고, 병자를 위한 치료법을 찾아내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톨스토이는 "열렬히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큰 슬픔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으며, 이란을 수피교도 시인인 루미는 "마음이 열릴 때까지 마음이 아파봐야만 한다"라고 했다. 화가는 이런 통찰을 몸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저도 저를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힘들 때가 많았어요. 왜 남을 배려하지 않는 거지? 왜 저게 부정의하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거지? 이 아름다움을 왜 느끼지 못하는 거지? 본질적인 것이 더 궁금하지 않나? 항상 의문이 들 때마다 내가 과민하고 이상한 건지, 다른 사람들이 너무 무신경한지 고민했어요. 요즘은 이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섬세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질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이런 능력이 제가 글을 쓰는 데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규칙 #4 

상위 5%와 똑같은 결과를 얻으려면 95%의 사람이 꺼리는 일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자 할 때 대다수가 당신에게 미쳤다고 할 것이다. 괴짜라고 불리는 것은 위대함을 대가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 쉽게 느껴지는 일이 아니라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때, 그 순간 대성공을 거둔 사람들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

 

'쉬운 길을 갈 것인가 옳은 길을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마음에 품고, 돌아가더라도 옳은 길로 가자는 것이 제 모토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더 인상깊게 느껴졌어요. 제가 이 마음으로 이룬 변화 중 가장 컸던 건 비건 지향과 함께 채식주의를 시작한 거였어요. 변화한 뒤 뒤돌아보는 과거의 자신은 항상 정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어리석어요. 아마도 더 성숙해지고 있는 거겠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발전하는 것 같아요.

 

 

 

 

작가가 제시한 최고의 하루를 위한 일과예요. 더 발전된 나를 만나고 싶다면, 위대한 나를 만나고 싶다면 그의 조언을 따라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보는 건 어떨까요? 그것이 그가 말하는 변화의 시작입니다.

 

 


 

 

자기계발서임에도 특이하게 소설과 비슷한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반면 그런 부분 때문에 필요한 내용만 쏙쏙 골라서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진심이 담긴 열정적인 말들은 제 의지는 북돋아 주었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과하게 추상적인 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과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메세지를 전하는 책이니만큼 책의 형식에 관해 여러 논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에게는 책의 내용이 꽤 마음에 들었고, 많이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여러분도 다양한 리뷰들을 보고, 본인에게 '변화의 시작 5AM 클럽'이 정말 필요한 책일지 적절하게 판단해서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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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 최은영 | 문학 2019-02-25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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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게 무해한 사람 (리커버 특별판)

최은영 저
문학동네 | 2018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유명하지만 처음 읽어본 최은영 작가님의 작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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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로 단번에 유명해지신 최은영 작가님,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작품을 읽어본 건 젊은작가상 작품집에서를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작품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내렸는데, 마음에 남는 부분이 많았어요. 좋았던 부분들을 소개할게요.

 

 

 

 

*

" ... 저는 그 사람을 위로했고, 그 사람도 저를 위로했죠. 어떻게 우리가 두 사람일 수 있는지 의아할 때도 있었어요. 네가 아픈 걸 내가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내가 아프면 네가 우는데 어떻게 우리가 다른 사람일 수 있는 거지? 그 착각이 지금의 우리를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들로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

 

- '그 여름' 중

*

 

저는 이런 사랑을 아직 해본 적 없어서, 이 구절은 마음에 남으면서도 크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어요. 다만 언젠가 정말 사랑을 할 거라면 저도 서로를 저렇게 자신만큼 아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착각이 지금의 우리를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들로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라는 인물의 말처럼, 서로가 타인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어져버린 사랑은 건강한 사랑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랑만이 아니라 과한 의존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서로가 다른 존재임을 인지하며, 그럼에도 그 차이를 좁히고 뛰어넘으면서 지켜나가는 사랑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

이경은 은지가 자신의 마음을 읽어내리라는 걸 알았다. 이토록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하지 않고서도 순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도. 둘은 마주서서 서로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 '그 여름' 중

*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우리는 흐르는 공기로, 스치는 눈빛으로, 침묵의 무게로 함께하는 그 순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요. 서로가 그 상황에 진심으로, 제대로 집중하고 있다면 자주 느낄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이경과 은지도 그런 마음이었겠죠. 차마 말로 꺼낼 수 없는 것들을 눈동자를 통해 들여다보는 일. 모호하고 불확실할지도 모르지만, 느껴진 감정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일인 것 같아요.

 

 

 

 

*

...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사람에게 연연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상하고 망가지고 비뚤어진다고 생각했으니까. 구질구질하고 비뚤어진 인간이 되느니 차라리 초연하고 외로운 인간이 되는 편을 선택하고 싶었다.

 

- '모래로 지은 집' 중

*

 

저도 이렇게 생각할 때가 종종 있어요. 사람에게 연연하다가 실망할 바엔, 차라리 아예 한발짝 멀리에 계속 서서 외롭지만 비참하지 않은 인간이 되는 편이 낫다고. '모래로 지은 집'을 읽으면서 나비와 저와 닮은 점들이 꽤 많다고 생각했어요. 가능한 혼자 결정하고, 의지하지 않고, 구질구질해질 바엔 차라리 영원히 혼자인 편이 나은 사람. 하지만 사실은 나비도 저도 그냥 외면당하고 싶지 않은 겁쟁이일 뿐인지도 몰라요.

 

 

 

 

*

어른이 되고 나서도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마다 나는 그런 노력이 어떤 덕성도 아니며 그저 덜 상처받고 싶어 택한 비겁함은 아닐지 의심했다. 어린 시절,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습관이자 관성이 되어 계속 작동하는 것 아닐까. 속이 깊다거나 어른스럽다는 말은 적당하지 않았다. 이해라는 것, 그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택한 방법이었으니까. ....

 

- '모래로 지은 집' 중

*

 

저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이지만, 제게도 어떤 '덜 상처받고 싶어 택한 비겁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 택한 방어기제. 나비에게는 그것이 이해의 노력이었을 것이고, 아마 저는 망각과 외면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생존하기 위해 사용해온 습관이 마음 한켠에 존재하지 않을까요? 사람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도 필요하니까.

 

 

 

 

 

*

어느 밤엔가는 너에게 화가 나는 거야. 나를 돌아보지도 않는 너의 냉정함에 화가 났어. 그날 밤에 잠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누워서 생각했지. 네가 밉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그날 밤, 나는 내가 평생을 속으로 다른 사람들을 책망하며 살았다는 걸 알아차렸어. 그리고 그 책망의 무게만큼 그 사람들에게 의존했다는 것도.

 

- '모래로 지은 집' 중

*

 

책에서 가장 마음이 꽂힌 구절이었어요. 꾹꾹 누른 모래의 마음이 담긴 편지에서 일순 제 모습이 겹쳐 보였거든요. 나를 더 많이 소중히 대해주지 않는 친구들을, 가족을 마음속으로 줄곧 탓해 왔던 나는 결국 그 책망의 무게만큼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걸까, 하고요. 그렇게도 의존을 버리고 싶어했는데, 반복해서 실망하고 또 체념한다는 사실은 그럼에도 그 사람들을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일까요. 하지만 사람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의존하지 않고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저는 회의적입니다.

 

 

 

*

나는 모래가 내게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눈에 모래는 타인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허약한 사람이었다. 관계에 대한 그애의 성실함이 때때로 비굴해 보이기도 했다. 사람에게 치명적으로 상처받지 않았으므로 마음껏 다정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내 마음속, 그 모든 확신이 적힌 카드들을 들춰 보면서 나는 그 카드의 뒷면에 쓰인 말들을 읽었다. 나는 다그치는 사람, 이해하지 않으려는 사람, 오해하고 단죄하는 사람, 누구보다도 모래에게 마음을 기댔던 사람, 이 모든 사실을 부정했던 사람.....

 

- '모래로 지은 집' 중

*

 

나비에게 많이 이입된 부분이었어요. 나도 그녀와 비슷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카드의 뒷면에 쓰인 말, '이해하지 않으려는 사람', '오해하고 단죄하는 사람'. 저는 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잘 모르겠어요. 속 깊은 곳을 찔린 것처럼 어딘가가 쓰렸고, 혼란스러워진 구절이었습니다.

 

 


 

'내게 무해한 사람' 리뷰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마음에 성큼성큼 다가와 깃발을 꽂아넣는 듯한 소설집이었습니다. 곧 읽게 될 쇼코의 미소가 기대되어요. 최은영 작가님의 행보를 열심히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복잡한 사람의 감정을 글로써 명확하게 짚어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좋았던 구절 두어 개를 더 적으며 마칩니다. 총총.

 

 

*

언니, 어두운 쪽에서는 밝은 쪽이 잘 보이잖아. 그런데 왜 밝은 쪽에서는 어두운 쪽이 잘 보이지 않을까. 차라리 모두 어둡다면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서로를 볼 수 있을 텐데.

 

- '손길' 중

*

 

나는 언제나 사람들이 내게 실망을 줬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보다 고통스러운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망을 준 나 자신이었다. 나를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조차 등을 돌리게 한 나의 메마름이었다. 사랑해. 나는 속삭였다. 사랑해, 모래야.

 

- '모래로 된 집'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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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의 바깥' - 이혜미 | 문학 2019-02-2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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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필사 리뷰 이벤트 참여

[도서]보라의 바깥

이혜미 저
창비 | 201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제목만큼 아름다운 시집이었어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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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들을 구경하다가 '보라의 바깥'이라는 제목이 너무 눈에 들어와서 주문한 시집입니다. 작가파일을 봤는데, 작가님이 19살 즈음 등단했다는 사실도 놀라워서 더 궁금해졌어요. 시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특히 좋은 시마다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였는데,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붙일 자리가 없어질까 봐 걱정했습니다.

 

사랑에 관한 시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시를 해석하면서 읽는 편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시집을 읽어내리면서 '아픈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다른 시집들에 비해 '당신' 이나 '애인'이라는 말이 더 자주 나와서요. 그 마음을 섬세하고 서늘한 언어들로 포착한 것 같은 좋은 시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너무 좋은 구절들이 나오면 포스트잇들에 옮겨 적은 뒤 노트에 붙여 모으고 있습니다. 그렇게 벌써 노트 한 권을 다 써 가는데, 이번에는 '보라의 바깥'으로도 한 면을 채우게 되었어요! 손으로 적어서 마음에 계속 남기고 싶었던 아름다운 구절들을 보여드릴게요!

 

 

*

' 광물의 조흔색을 흉내내며 당신의 살에 얼굴을 부비면, 나에게서 조난당한 탄흔들이 당신에게로 쏟아져내릴까요 이 문장을 더듬어볼 당신 눈동자를 떠올리면 심장의 뒤편이 수지류 수목들로 울창해집니다 흔적, 오직 흔적을 남기고 떠나기 위해 먼 나라의 기후들은 닫힌 당신의 창가에서 밤새 정처 없습니다 '

 

- '얼음편지' 중 -

*

 

개인적으로 이 시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 중 하나였어요. 조흔색은 광물이 가루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색인데, 그걸 흉내낸다는 건 어떤 감정일까요. '나에게서 조난당한 탄흔들이 당신에게로 쏟아져 내릴까요'에서 '탄흔'은 어쩐지 그녀의 슬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흔적이 남은 상처들이 조흔색이 되어 '당신'에게로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아, 그녀에게 '당신'은 사랑이자 의지처일까요? 그러나 먼 나라의 기후들이 그토록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당신의 창가는 닫혀 있습니다. 먼 나라의 기후들은 무언가를 흉내내 당신의 살에 얼굴을 부벼야 하는 그녀와 비슷한, 갈 곳 없는 존재인 것일까요.

 

 

 

 

'이제 누가 리라를 연주하지?'는 연인에게 느끼는 사랑을 너무너무 정확하게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좋아요.

*

너는 웃고

나는 쏟아져

하나의 음표가

순식간에 모든 악보를 지운다

 

- '이제 누가 리라를 연주하지?' 중 -

*

 

해석은 다 다르겠지만, '네'가 웃어서 나의 마음은 와르르 하늘로 떨어져 내리고, 당신이라는 음표 하나로 다른 모든 것들은 지워진다고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연심의 표현법이 사랑스러워서 좋습니다. '좀 더 투명한 쪽'은 어떤 곳일지 생각이 닿지 않습니다. 어쩌면 바쁜 '너'와 말하는 이의 사랑이 점점 희미해지는 곳은 아닐까 하고 추측을 해봐요.

 

 

 

 

*

잘자요, 당신의 미간에 입술을 묻으며 나는 간신히 서정에 가까워집니다

 

- '리샨' 중 -

*

 

사랑하는 사람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서정에 가까워지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이 시를 읽으면서는 다정하면서도 어딘가 서글픈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는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할 수도 있는 걸까, 하고요. '비밀'을 가진 당신, 병든 신부, 피 흐르는 소리와 같은 시어들을 볼 때 상황은 검고 흐린 것 같습니다. 말하는 이의 상냥하고 모호한 감정이 온기를 품고 비에 젖어 저에게까지 도달하는 것만 같아요.

 

 

 

 

 

어두워 곧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아름다운 시들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제목으로 쓰인 시인 '보라의 바깥'의 일부분입니다.

 

*

유리로 만든 베일을 쓰도 대기권을 바라본다 나는 이곳에 색을 짊어지러 온 사람, 얼음조각 속에 우연히 들어간 공기방울처럼 스스로 찬란할 수 있을까 관여할 수 없고, 무엇과도 연관되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을 만져보는 순간, 세계는 투명하고 위태롭게 빛난다

 

이제야 나는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눈을 감고

몸 안을 떠다니는 흐린 점들을 바라본다

발밑으로 빛의 주검들이 흘러내렸다

 

 

 

- '보라의 바깥' 중 - 

*

 

'관여할 수 없고, 무엇과도 연관되지 않는 것들'은 어떤 것들일까요. 시인이 말하는 '그것'이 무엇인지 저는 알 수 없지만, 저도 그녀를 따라 '얼음조각 속에 우연히 들어간 공기방울'처럼 스스로 찬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에게는 '빛'이 어째서 흘러내리는 주검이 되었는지 이해하고 싶어요.

 

 

시인의 다음 시집인 '뜻밖의 바닐라'도 함께 주문했는데, 시가 어떻게 변했을지 너무 궁금해서 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 정도로 좋은 시집이었으니, 고민하시는 분들은 제 리뷰를 보시고 꼭 주문해 마음을 보라의 바깥으로 물들여 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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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아 -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 | 문학 2019-02-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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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

페르난두 페소아 저/김한민 역/심보선 해설
민음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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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많이 어려웠지만 페르난두 페소아라서 끝까지 읽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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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고 나서 비슷한 책을 찾다가, 그 책의 작가분이 페르난두 페소아라는

작가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근거는 없으나) 어디에선가 보고 그때 처음 '페르난두 페소아'를 알게 되었습니다. '불안의 서'를 읽으면서 페소아(실은 베르나르두 소아르스)에게 푹 빠져, 시집이 나왔길래 구입했습니다. 제목이 참 매력적이에요.

 

 

 

챕터마다 다른 이명들로 쓴 글들이 모여 있고, 특색이 다 달라서 여러 시인들의 글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불안의 서'를 읽을 때 알아본 내용이지만, 페소아는 생전에 20개 이상의 이명들을 만들었고, 한 명 한 명에 특징을 부여하고 신념과 가치관을 부여해 마치 실제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다뤘다고 합니다. 

그런 점이 정말 기묘하면서도 매력적인 작가라고 생각하고, 그런 작가의 특성이 이 시집 하나 안에서도 내용을 다채롭게 구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시들 중 '리스본 재방문'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목에 '형이상학'이 들어가고, 책 뒷면에도 페소아와 철학에 대한 한 줄이 적혀 있어 생전의 페소아가 공부한 철학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 그의 팬들이 많이 늘어나서 페소아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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