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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와 SF코드로 진행되는 ‘나’를 찾아가는 서사 | 알렙 책 소개 2018-12-1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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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은의 세 번째 소설 비밀 경기자<이치은 컬렉션>으로 재출간되었다. 단편들의 모음이자 연작소설로써, 환상, 추리, SF적 상상력을 통한 문학적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비밀 경기자는 인류가 꾸는 에 관한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인류는 모두 똑같은 꿈을 꾼다라는 도발적 명제와, ‘남의 꿈에 몰래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전복된 사유와, ‘꿈의 도서관을 짓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SF적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이 짧은 글들의 모임이, 그저 단지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위한 그냥 레고 블록의 낱낱의 부품만은 아니라는 것, 해서, 그저 처음에는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나중에 커다란 이야기로 연결될지 그런 고민 없이 단편이 주는 재미에 집중해 주시고, 나중에 연결되기 시작할 때는 차분히 작가의 어설픈 마술을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치은(작가)
꿈으로만 직조된 미궁 같은 환상소설
환상, 추리, SF, 바이오컴퓨팅 비즈니스로 빚어낸 거대한 꿈의 만다라
《비밀 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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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장르와 르포르타주, 추리소설의 절묘한 결합을 선보이는 실험작 | 알렙 책 소개 2018-12-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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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은의 유 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가 산뜻한 장정과 새 판형으로 재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 롤플레잉게임, 온갖 공문서 양식으로 채워진 보고서 등 다양한 기법으로 소설의 장을 꾸며, 기존 소설 형식을 대담하게 파괴하고 새로운 소설 형식을 선보인다. 한 챕터가 끝나 다음 챕터로 넘어가면, 시점과 화자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치은 소설 작품들은 대체로 문학적 알레고리가 것으로 이름나지만, 이 작품만은 유독 소재-모티프 그 자체에 착목한 소설이다. 다시 말해, ‘유 대리가 어디에서, 어디로, 어떻게, 왜 사라졌는가?’를 다양한 글쓰기 형식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 물론, 개인 정체성에 대한 물음, 견고한 커넥션-국가에 대한 속절없는 한 개인의 저항이 담겨 있기도 하다.


“각각의 장에서 어떤 형식적인 실험을 하려 했는지,
그리고 그런 부분들이 어떤 구체적인
문법-표현-장치들을 통해 표현되었는지,
그리고 다른 형식들에 의해 나누어진 다른 장들에서
이야기들이 어떻게 분절되고-이어지고-말소되고-재생되는지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봐주시면
조금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치은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1인칭 총격 게임,
르포르타주 등으로 직조된 다양한 장르의 조각
전위적 실험 작가, 이치은의
《유 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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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 새 책 : 20년 만의 복간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 이치은 | 알렙 책 소개 2018-10-04 12:20
http://blog.yes24.com/document/10731651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우리는 불가해한 서로 그리고 서로의 말이라는 낯선 텍스트 속에서 좀 더 길 잃고 방황할 필요가 있고, 그 방황을 더욱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길 잃기의 향유를 통해 우리는 권태를 포함한 보다 다양한 낯선 세계와 즐겁게, 기꺼이 조우할 수 있을 것이다.
조형래(문학평론가), 작가와의 인터뷰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 이치은 지음 / 알렙 펴냄
■ 간략 소개

이치은 문학의 시작, 첫 장편 20년 만의 재출간‘권태’에 포위당한 현실을 탐색하는 불경스러운 실험!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는 어쩐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때 그곳 홍대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다. 80년대 리얼리즘 소설의 잔영, 동구권의 몰락에 의한 운동권 후일담, 누구나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인지의 형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다양한 소설적 글쓰기의 실험, 나르시시즘적 자기 연민에 몰입한 고백, 백만 부씩 팔리던 시대착오적 내셔널리즘과 가부장적 이념으로 점철된 소설들이 폭우처럼 쏟아져 내려 그 어떤 단정도 불가능했던 시대. 그러므로 그러한 규정 불가능성 자체를 한 시대의 특성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었던 90년대 소설의 분위기 전체가 일제히 소환된 듯한 느낌이었다.조형래(문학평론가)

이치은 작가의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자 첫 번째 장편소설인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가 복간·재출간되었다. 1998년 이 소설로 등단한 이치은 작가는 수상 당시 고안력이 뛰어난 작품”, “상투적 교훈을 배격하는 문장의 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 “소설 문체의 매력”(조성기/소설가) 등 치밀한 구성과 독특한 문체가 높이 평가받으며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신예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 후 20년 동안 장편소설 5편과 소설집 1편을 상재하였고, 2편의 장편소설을 펴낼 예정이다.


■ 출판사 서평

작가 이치은 씨는 1971년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이치은 작가는 1998년 출간 당시, 위와 같은 단 한 문장만으로 작가 소개를 했었다. 평범한 작가 사진 한 장도 선보일 수 없어서 캐리커처 스케치로 대신하였다. 작가는 부끄러워 숨는다(치은)는 뜻의 필명을 쓰면서, 굳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20년 동안 이치은 작가는 꾸준히 작품들을 써왔고 꾸준히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는 매력적인 문체의 소설이다. 한편으로는 현란한 문체에 현학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자본주의의 한 징후로서의 권태라는 진지한 주제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독창적인 구성이 돋보였다. 이 주제에 대해 당시 IMF 체제하에서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현실에서는, 다소 버겁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문학과 현실에 대한 치열한 사유 등으로 <오늘의 작가상>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끈 이 작품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대형 신인의 탄생을 예고했었다. 그렇지만, 이 예언 아닌 예언은 결과적으로 빗나가게 되었던바, 작가가 작품의 집필과 출간 이외에 다른 어떠한 홍보/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다. 이른바 얼굴 없는 작가, 숨은 존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치은 컬렉션>의 출간을 계기로 이 작품을 포함, 이치은 문학의 재조명을 활발히 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쓴 옛 글을 다시 읽어야 하는 끔찍한 기억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소설들을 들여다보았다. 조형래(문학평론가) 씨와 만나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20년 만에 덧붙인 <작가의 말>을 통해, 처음으로 독자 앞에 서는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작품과 글을 가지고 독자와의 교류와 소통에 나서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다양한 기법들:
시간의 지연과 단절, 장광설과 독백, 다양한 텍스트의 돌연한 끼어듦과 브리콜라주적 교착
 
12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에는 황지우 씨의 시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에 나오는 소파를 비롯, 구토(사르트르)의 로캉탱, 경마장의 오리나무(하일지)에 나오는 오리나무, 날개(이상)에 나오는 연심의 남편(<>) 등 소설 속에 나오는 권태로운 인물들과, 그들을 죽이려 하는 성()과 기사(騎士)가 나온다. 기사는 자본주의 사회의 잘 짜여지고 치밀하게 관리되는 삶을 갉아먹는 존재들인 권태로운 인물들을 제거하려고 성()이 보낸 암살자이다. 권태로운 인물들이 한둘 살해당하기 시작하자 위협을 느낀 인물들이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여든다.
어찌 보면 단순한 플롯이며, 추리소설적 요소나 연극적 요소를 이해하면, 쉽게 줄거리를 알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쉽게 완독이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독자들에게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소설로 이름났다. 기존 소설들의 주인공들이나 작가를 대변하는 인물들을 등장시킨 것 때문에, 카프카, 르 클레지오, 이상, 하일지, 알랭 로브그리예 등의 작품들에 대한 선이해가 필요했다. 또 현란하다고까지 이야기되는 문체 또한 독서의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되었었다. 그 외에 온갖 실험적인 요소들이 등장하여 쉽게 페이지를 넘기는 소설은 아니었다.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이하 권태)는 참 거대한 규모의 소설이라는 것이 첫인상입니다. 상호텍스트적으로 참조하고 따라서 연결되어 생성되는 소설 속 세계의 규모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조형래, 인터뷰 중에서
 
조형래 씨가 분석하는 이 소설은, 시간의 지연과 단절, 장광설과 독백, 다양한 텍스트의 돌연한 끼어듦과 브리콜라주적 교착 등의 소위 모더니즘 소설의 주요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자를 어떤 정연한 서사 속에 포섭하여 시각-내면에 비치는 리얼리즘적 환상에 몰입시키기보다 부단히 독자의 몰입을 방해하고 그로부터 일어나는 독서/인지의 단절을 통해 독자를 어떻게든 더 지루하게 만들려는, 그렇게 하여 주요 인물들이 사로잡혀 있는 권태의 상태를 독자에게까지 전이시키는 의도로 쓰인 것 같다고도 평한다.
물론 작가는 이를 정확히 글쓰기의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글쓰기가 원래부터 체화되어 있었다는 점도 부인하지는 않는다. 조형래 씨는 사실 권태에서도 오마주되고 있는 하일지의 소설을 비롯하여 1990년대 초중반에 이런 종류의 (흔히 포스트모더니즘으로서 단순히 통칭되었던) 글쓰기적 실험이 왕성하게 이루어졌던 것도 사실이어서 1998년의 권태는 다소 뒤늦게 도착했던 소설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권태에서 욕망으로:
사회 체제를 갉아먹는 존재인가, 시대에 대한 소극적인 저항인가,
아니면 헛된 망상으로 욕망하는 존재인가
 
조형래 씨는 그러면서도 너무 일찍 도착한 소설이라고도 느낌을 전한다. IMF 구제금융 사태로 인해 신자유주의-세계화 체제로 급격히 이행해 가는 한국 사회에서 조직화된 자본주의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후기자본주의 체제에서 어차피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잉여로운 인간들, 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권태의 전이 혹은 전유의 방식은 지금의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일찍 도착한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카프카적 구도에 입각해 설정된 ()’은 그리고 그의 지시에 따라 권태로운 자들을 살해하는 기사의 독백은 출간 당시 인터뷰에서 제기하신 조직화된 자본주의의 문제와 관련하여 흥미롭습니다. 알다시피 IMF 구제금융 사태로 인해 한국은 국가 주도의 개발경제 체제에서 신자유주의-세계화 체제로 급격히 이행합니다. 그런데 권태로운 자들을 용납하지 않고 살해하고자 하는 성과 기사는 어쩐지 관료제로 대표되는 전자의 시스템을 연상하게 합니다. 도리어 제 생각에 고도로 발전한 후기 자본주의 체제는 어차피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잉여로운 인간들을 방임하거나 심지어 용인하는 방식으로 치워버리죠. 그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이니까요. 그런데 소파 씨를 둘러싸고 있는 권태로운 자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권태의 전이는 사실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경로에서 낙오한 이들이 스스로를 용납하고 보존하는 전유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사실 지금의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인터뷰 중에서)
 
작가는 권태를 쓸 당시의 문제의식에 대해 말한다.
 
당시에 저는 이미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되어 있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특히 소비지상주의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20세기 초 그러니까 1930년대에 이미 이상 같은 작가에 의해 권태의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된 적이 있었죠. 한편으로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이데올로기라든지 구체제를 변혁하려는 운동이 발생했다가 좌절했을 때나 극적으로 다이내믹하게 발전한 시대의 끄트머리에 나타난 징후로서 권태의 문제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시대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자본주의와 기사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사는 자본주의 내지는 그것의 폐해를 빌런으로서 형식화한 것이 아닙니다. 말씀하신 대로 자본주의의 통제 방식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할 뿐만 아니라 서로서로 알아서, 구성원들의 자율적 관계에 입각하여 방임적으로 이루어지죠. 하지만 기사는 자본주의의 악한 면모나 억압 방식을 비유한 것이 아니라 제가 쓰고 싶었던 인물이었을 뿐입니다. (인터뷰 중에서)
 
권태에 대하여, 조형래 씨는 장기하의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에 나타난 그야말로 권태로운 상황을 청년 세대의 좌절과 관련하여 시대에 대한 저항으로 읽고자 하는 지배적인 담론이 있었다고 제기한다. 이치은 작가는 이에 대해 권태를, “시대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이나 반동이라기보다는 선택받지 못한 자들, 비자발적으로 내쳐진 자들이 수동적으로 처해 있는 상황 내지는 정신 상태 같은 것으로 보았다. 권태로운 자들이 연대한다고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욕망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권태는 하나의 징후이고 상징이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편입되고자 하는 욕망도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한 것이다. 이는 등장인물이 소파 씨가 영화 즉 창조, 글쓰기에 관한 망상을 품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이치은 작가는 자신도 복잡한 마음에서 그렇게 쓰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권태는 일종의 애증 상태이다. 권태는 징후이고 누구나 처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그 상태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럼에도 어떻게 해야 될지 쉽게 확정할 수 없다는 복잡한 마음이 작품에 나타났다고 말한다.
이치은 작가는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세상이 만들어지고 제시되는 것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라고 한다. 소설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다. “저는 이렇게 세상을 만들어봤습니다. 자유롭게 생각해 주세요.”라는 태도이다. “이 텍스트를 이렇게 해석해야 된다든가 명확한 의미로 치환할 수 있다든가 하는 관념에 구애되지 말고 소설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그 자체로 내버려두고, 소설이라는 미지의 미로 속에서 기꺼이 길을 잃으셨으면 좋겠다고 한다.
 
저도 그 안에 들어가 길 잃는 것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물론 제 소설이 그렇게 길을 잃을 만한 텍스트인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새로운 텍스트가 나왔을 때 그것을 기성의 관념이나 범주에 끼워 맞추거나 정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그러한 낯설고 새로운 미지의 책이 출현했을 때 그 속에서 길 잃기 자체를 즐기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그런 길 잃기의 문화가 더욱 저변을 확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치은 작가의 말처럼,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1998년에도, 그리고 2018년 현재에도 낯설고 새로운 미지의 책이다. 그 미지의 책 속에서 길 잃기를 즐기는 것이, 작가가 권하는 바이며, 한국 사회에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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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 새 책 : 보르헤스의 마지막 소원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 이치은 | 알렙 책 소개 2018-10-0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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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르헤스식 작법과 박제된 천재 이상을 통해 그는 과감한 단절과 시작을 시도하고픈 충동을 여러 단편에 담았다. 이번 작을 넘어 차기작을 더 기대하게 하는 신작이다. 김훈(독자)
 
이 책은 이치은 작가를 새로 바라보는 계기이자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보르헤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펼쳐든 책이 이치은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단숨에 시공간 도약이 되기 때문이다. 송희수(서점인)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절대적 흐름인 시간에 관한 흥미로운 몇 가지 퍼즐 맞추기. 책을 읽고 나면 시간과 한걸음 가까워진 느낌이 신기하다. 이상림(마을활동가)
 
시간과 기억이라는 것으로 기묘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저자의 도발적인 상상력과 통찰에 매료되었다. 이현미(독자)

 


■ 출판사 서평


이치은 작가 데뷔 20년 만의 첫 소설집
시간과 기억, 죄책감과 공포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
 
 
시간과 기억에 대한 짧은 글들을 써 모으는 동안, 나를 포함한 몇몇 송신자로부터 다시 한 번 ?’라는 질문을 받았다.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시도이지만 여기서 나는 다시 한 번 존재 쪽으로 걸어가 보려 한다.” 이치은(작가)
 
<오늘의 작가상>으로 세상에 첫 선을 보였던 이치은 작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이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시작하는 이 소설집은, 시간과 기억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 10편이 실려 있다.
기억이라는 소재를 다룬 전작 키브라, 기억의 원점에서 풀어놓은 생각들은 표제작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에서 조금 더 직설적으로 재조립되고 있다. 또 시간을 소재로 쓴 마술 사진기나 장소-상황에 대한 상상력으로 쓴 바리케이드, 기다림, 죄책감, 수집 등을 다룬 작품들이 한데 묶여 있어,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이치은의 작가 데뷔 20년을 맞아 알렙 출판사에서는 <이치은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데뷔작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를 비롯하여 현재는 절판된 3권의 책과 알렙에서 간행되었거나 간행될 예정인 소설 등 모두 7-8권을 한데 묶은 컬렉션이다.
 
 
신은 보르헤스에게 타인의 책과 밤을 선물했다.”
도발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보르헤스의 마지막 소원에 관한 논쟁
    
    
작가는 이 소설집의 다수 작품들에 대해 페스티시의 방식으로 글을 쓴다. 작가의 20년 전의 데뷔작인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개정판 근간, 알렙, 2018)에서는 10여 명이 넘는 작가의, 그보다 많은 수의 작품들이 페스티시 기법으로 녹아나 있었다. 신작 소설집에서도 또한 이러한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 활용한다.
 
은 글을 쓸 때면 자동적으로 카프카와 보르헤스를 떠올리게 된다.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에서 나는 전작인 키브라, 기억의 원점에서 풀어놓으려 했던 생각을 조금 더 직설적으로, 보르헤스를 소재로 해서 새로운(‘새로운이란 말은 내게 있어서그렇다는 거다) 방식으로 재조립하고 싶었다. 형식적인-부분적인 측면에서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에 빚진 바 크다.작가의 말 중에서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은 시인인 엘 돈셀과 평론가인 벨마르 사이에 일어난, 보르헤스의 마지막 소원이 무엇인지에 관한 논쟁이다. 물론, 작가의 상상력이 가 닿은 가상의 논쟁이다. 작가는 둘 사이의 흥미로운 논쟁 전개뿐만 아니라, 보르헤스의 미망인인 마리아 고타마 여사의 전언까지 곁들여, 독자들에게 보르헤스의 마지막 소원이 무엇일지 궁금증을 던져준다. 벨마르는 보르헤스의 소원은 시력을 되찾는 것, 그리고 그토록 좋아하던 작가의 작품을 다시 읽는 것이라 한다. 하지만 엘 돈셀은 마리아 고타마 여사에게 들은 대로, 우리 둘 다 틀렸으며, 결국 보르헤스의 마지막 소원은 기억을 잃는 것이라 전해 준다. 왕성한 독서가인 보르헤스는 타인의 책과 밤을 신으로부터 선물받았지만, 또한 작가 보르헤스에게 자신이 쓴 책과 기억력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작가는 그 기억력 때문에 자신이 쓴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 차라리 보르헤스는 모든 기억력을 잃고 자신이 쓴 책을 다시 읽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치은 작가는 전작 키브라, 기억의 원점에서 기억/기록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연쇄살인범이 된 한 기억상실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아 가면서 느끼는 공포를 그렸다. 이 주제의식이 이번 단편에서는 좀 더 직설적으로 재조립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종종 인간이 더 완벽해지려면 기억을 잃어버려야 한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주장한다. 죄책감의 확률은 이에 대한 이야기다. 생각이 문체와 이야기에 앞서다 보니 인형극이 되고 말았다.작가의 말 중에서
 
기억에 관한 또 다른 단편인 죄책감의 확률은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자살을 할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를 물으면서 시작된다. 수학적 확률로도 두 행위 사이의 연관은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히틀러가 자살했다는 것도 이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 이야기에서 연쇄 살인범은 2건의 살인과 1건의 존속살해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즉 분노와 질투와 탐욕, 탐식이라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대죄에 기반한 연쇄 살인을 저질렀는데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한편, 교도소 수감 중에 동료 죄수와 싸움을 벌이다 간수에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일시적인 혼수상태에 빠진다. 특별 병상에 잠시 이송되었고,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는다.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자신의 기억상실을 답답해하는 살인범(죄수)은 담당의사에게 사건 기사가 난 신문들을 구해 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의 악행을 서서히 알아가자, 결국 살인범(죄수)은 자살을 선택한다. 기억을 잃고 나서야, 자기가 저지른 죄에 비로소 죄책감이 생겨난 것이다.
이 단편을 통해, 이치은 작가는 기억이라는 공포와 죄책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한 일을 다시 기억하는 것이 때로는 공포이고 죄책감일 수 있음을, 작가 자신의 의식을 투영하여 말하고 있다.
 
고해성사는 내용과 형식적인 면에서 죄책감의 확률과 닮은 점이 많다. 죄책감의 시점-연원에 대한 오래된 생각이 글 전체를 끌고 갔다. 인형이 둘만 나온다는 게 죄책감의 확률보다 나은 점이라면 나은 점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난 고해성사를 집도하는 신부들 중 그 누구에게서도 나는 한줌 호기심의 흔적을 냄새 맡을 수 없었다. 내 어릴 적 죄들이 너무 시시해서 그런 건지도.작가의 말 중에서
 
수록된 여러 편의 작품들 중에서, 유독 기억과 죄책감에 관한 글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전작 키브라, 기억의 원점에서부터 이어져 온 작가의 주제의식이라 볼 수 있는데, 일종의 인간의 행위를 진실과 허위로 대비하고 이를 통한 지적 게임을 벌이는 방식으로 작가는 이를 풀어나간다. 기억상실자는 기억의 불완전성이나 불일치, 조작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한편 현실로 돌아와서는 반드시 기억은 완전해야만 하고 진실되어야 한다. 그 사이에 공포와 죄책감의 근원이 자리 잡는 것이다. 또 작가 이치은은 오랫동안 자신이 쓴 작품을 어떤 감정으로 읽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타인의 작품은 기쁜 마음으로 선물을 받은 것처럼 읽지만, 자신이 쓴 글은 정작 읽기 힘든 것이 작가이다. 타인의 책을 읽는 것은 즐거움이지만, 자신의 글을 읽는 것은 공포 혹은 죄책감의 감정 없이는 힘들다.
보르헤스의 마지막 소원이 기억을 잃는 것이라는 기발한 설정을 통해, 이치은 작가 역시 자신의 글의 소유권(저작권)을 주장하지 않고, 마치 타인의 글처럼 읽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다.
 
기억의 불완전성은 시간의 불일치, 장소-상황의 어긋남에서 나온다
제조자=작가=창조자의 발명은 기적일까, 장난일까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란 과학적 추론에서 알 듯,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다. 작가 이치은은 오랫동안 이 주제에 천착해 왔다. 장소-상황의 어긋남에서 비롯된 기억의 퍼즐 조각을 맞추고자 했던 작품이 유 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였고, 키브라, 기억의 원점이었다. 비밀 경기자노예 틈입자 파괴자에서는 꿈-의식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실린 시간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는 또다시 여러 방식으로 전개되되, 카프카나 보르헤스가 그토록 사랑했던 장르인 단편을 통해 구현된다. 작가는
전당포에서 도박사기에 연루된 한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통해서이다. 도박 빚 때문에 신체 장기라도 팔려 할 만큼 절박했던 택시기사는 시간이라도 팔아보라는 제안을 받고, 계단을 사무실로 개조한 전당포를 찾아갔다. 택시기사의 미래라는 시간은 값어치가 떨어져, 과거의 행복한 시간을 담보로 돈을 빌리게 되었다. 그 돈으로 빚을 모두 갚고 난 후 도박장에 발길을 끊었다. 한편, 외할머니의 사망으로 상당한 유산을 받게 된 택시기사는 전당포에 돈을 돌려주고, 자신의 과거 시간(기억)을 되찾으려 한다. 다시 찾아간 전당포에서는, 택시기사에서 새로운 제안을 한다. 자신의 과거 시간을 되돌려 줄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타인의 행복했던 시간을 사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다. 택시기사는 길게 고민할 것도 없이, 이를 받아들인다.
마술 사진기또한 시간과 관련된 작품이다. 시간과 관련된 인간의 발명품 중에 가장 매혹적인 것이, 시계, 일기장 그리고 사진기이다(이치은).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다 우연히 카메라를 발견한다. 누군가 놓고 간 모양이다. 이상한 카메라였다. 렌즈 둘레에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에서 -까지. 하지만 렌즈를 돌려보니 +10에서 -10까지만 움직였다. “닿을 수 없다면 무한대가 다 무슨 소용이람.” 하고 중얼거린다. 이 렌즈의 한계였다. 어쨌든 카메라를 얻은 나는 무작정 사물과 풍경과 사람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우연히 버스에도 올라탔다. “신이 없는 세상에서는 카메라가 신인 거지.”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갑자기 카메라의 비밀을 깨달았다. 그냥 검정 카메라가 아니라, 마술 사진기인 것을. +10-10의 비밀을. 렌즈의 믿을 수 없는 기능을 꿰뚫어보게 되었다. +10에 맞춰놓고 사진을 찍으면 셔터를 누른 후 10초 뒤의 현실이 사진기에 나타난다. -10에 맞추어놓으면 이번에는 셔터를 누르기 10초 전의 현실을 사진기가 풍경에서 훔쳐온다. 하지만 나는 마술의 목적을 알 수 없었다. 10일이나 10시간이나 하다못해 10분이라면 또 몰라도, 10초라는 시간은 유용해지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이 마술은 아무데도 쓸모가 없어 보였다. 그때 갑자기 사진기의 LCD 화면이 꺼졌다. 나는 수명이 다한 마술 사진기를 덤불들 사이에 숨겨놓고, 언덕을 맨발로 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카메라는 마술을 부릴 줄 알지만 유용한 마술이 아니라는 것은, 마치 보르헤스가 세계는 어린 신이 장난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라는 인식과도 통한다. 인간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 마술이나 기적을 행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일까, 하고 작가는 묻는다.
 
또한,바리케이드는 어긋난 장소-상황에서 빚어진 이야기이다. 제약회사 연구원 전영준 씨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는 공사 현장을 가로지르고 싶다는 생각에,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낯선 길로 들어선다. 지도상에 나와 있지 않는, 내비게이션도 꺼져버린 길에서, 한 마을을 찾고, 마을에서 수상한 소녀를 만난다. 길을 묻는 전영준 씨에게, 소녀는 이 마을에 없는 아저씨에게 어떻게 길을 가르쳐줄 수 있느냐는 이상한 답을 한다. 그러면, 소녀의 위치는 이 마을에서 어디냐고 묻고, 소녀는 비로소 자신의 위치를 지도에서 가리킨다. 전영준 씨는 가까스로 길을 되찾고 회사에 지각하지 않고 도착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상황-장소-현실이 바뀌었음을 깨닫는다. 전용준은 강대형이었고, 실험실의 쥐는 토끼로 바뀌었고, TomJane이었다. 평행우주 이론이 맞고, 그래서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는 것이 현실이면, 아마도 전영준 씨의 이 경험은 사실일 것이다. 다만, 저 다른 평행한 우주 속의 자아는 나라는 자아가 아니다. 같은 현실일 수 있지만, 다른 자아가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은 아마도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에 나온 의식과도 궤를 같이 한다.(보르헤스, 1983825)
 


■ 저자 소개

이치은
 
1971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1998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로 제22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당시 고안력이 뛰어난 작품”, “상투적 교훈을 배격하는 문장의 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 “소설 문체의 매력”(조성기/소설가) 등 치밀한 구성과 독특한 문체가 높이 평가받으며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신예로 기대를 모았다.
2003유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2009비밀 경기자, 2014노예 틈입자 파괴자(2014년 세종도서 문학 부문 선정), 2015키브라, 기억의 원점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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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 새 책 소개자료 : 공학교수가 지은 SF소설 [기억 거래소] 김상균 | 알렙 책 소개 2018-08-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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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란 모름지기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김상균은 기억거래소에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우리 삶 속에서 기억 때문에 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을 거래하는 기술은 마치 최근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혹시 김상균은 SF를 알리바이 삼아 실제로 기억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 간략 소개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김상균 교수의 실험적이고 지적인 과학소설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김상균 교수가 소설 기억 거래소를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공기나 물 같은 것마저 상업화가 가능하다. 작가는 이른바 무한한 상업화가 가능한 지금, 인간은 무엇까지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런 생각은, 인간이 뇌 속의 기억(일종의 뉴런 신경)을 조작하거나 삭제 혹은 재생할 수 있다는 데에 미치게 된다. 기억을 조작하거나 삭제 혹은 재생하는 기술이 가능하다면, 그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 기억 거래소는 바로 기억의 기술을 거래하는 회사를 둘러싼 갈등과 음모, 그리고 묵시록적 전망을 담고 있다. 덧붙이자면, 그동안 문학을 통해 어디까지가 실재이며 실재의 가치는 무엇일까를 묻는 질문을 해왔다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고도화되어 가는 현대 과학기술을 통해 그 고민의 영역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과학기술은 문학적 상상력에 영향을 주었고, 그 상상력으로 어디까지 실재화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SF는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라 한다. 김상균은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새로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기억 거래소에서 기술과 인간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기억 때문에’, ‘기억을 소재로 하여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 상품을 만들어내고 그 상품을 거래하는 방식은 마치 최근의 과학 전문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기억 거래소는 우리가 특정한 꿈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의 뇌에 영화를 틀듯 틀어주는 일이 가능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에 얽힌 사람들의 고민의 편린을 보여준다.


■ 출판사 서평

당신은 어떤 기억을 지우거나, 갖고 싶은가?


기억 거래소 기억 상품을 사고파는 것에 관한 소설이다. 여기서는 두 가지로 구도를 잡을 수 있다. 하나는 기억 (조작) 상품은 실재하는가, 또 하나는 그 기억 상품을 사고파는 행위를 통해 인간은 행복해지는가일 것이다. 우선 김상균 작가가 관련 전공 교수라는 점에서 보자면, 최근 과학의 발전 방향과 고민들을 그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작몽 동반 안락사’ ‘브로카 & 베르니케 이식술’ ‘트라우마 기억 재설정술등등 이름만 봐도 어려운 과학기술 용어이지만, 사실 이 기억의 기술들은 현재 수준에서 가능하다. 문제는 기술의 상용화, 상품화일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탐구심 혹은 욕심은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다. 인간 복제마저 가능한 시대인데, 기억의 복제/삭제/재생이 불가능할까? 하지만 과학기술은 일정한 제도와 관습 그리고 윤리의 통제를 따른다. 그것이 문학에서라면, 실재하는가 아닌가와는 별개로 상상의 한계는 없을 것이다. 복제 인간을 다룬 소설과 영화가 많다! 또한 기억의 조작을 다룬 소설과 영화 역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김상균 작가가 그리고 있는 이 작품 속의 기억 거래소’=‘기술 상품은 그 한계가 없어 보인다. 김상균 교수는 최근의 뇌과학의 기술 수준과 상용화 수준을 잘 알고, 또한 연구하고 있는 전공 교수이기에, 한계와 가능성까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상균 작가는 인간은 무엇까지 사고팔 수 있는가(무한한 상업화)라는 탐구심에서 나아가, 어디까지가 실재이며, 실재의 가치는 무엇일까(가상현실&증강현실의 고도화)라는 질문을 던지고, 뇌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인간의 욕망에는 어떤 위험이 뒤따르는가(뇌과학의 발전)라는 묵시록적 전망을 보여주고자 한다.

작품 소개


평범한 20대 청년 완우는 춘천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잠시 일하다가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대학 시절 은사인 김상균 교수의 소개로 사무실도, 이름도 없는 기업에서 일하게 된다. 그 기업은 발달된 뇌과학을 이용해 인간의 기억을 조합하고 바꿔주는 서비스를 음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그 회사를 더컴퍼니(The Company)라고 칭한다. 완우는 그 회사의 영업 담당자인 조민석 실장 밑에서 일을 하게 된다.
<상품 : 조작몽 동반 안락사(Euthanasia with Manipulated Dream)>
불치병에 걸린 사람에게 조작된 꿈(Dream)을 꾸게 해서, 평온하게 삶을 마감하도록 돕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 춘천 지역의 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친구인 유리를 다시 만난다.
<상품 : 브로카 & 베르니케 이식술(Broca & Wernicke Areas Transplantation)>
가난한 이가 가진 언어(영어) 능력을 부유한 사람에게 이식시키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완우는 유리가 더컴퍼니를 비밀리에 취재하고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된다.
<상품: 안면이식 동반 작화증 유도술(Induced Confabulation with Face Transplantation)>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여, 죄를 저지른 사람이 기억 속에서 고통을 받도록 만드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 실장의 일을 돕는 L이 유리의 취재를 제지하려고 유리의 기억을 지우려는 시도를 한다.
<상품 : 부분 마인드 복사술(Partial Mind Transfer)>
목표 의식이 없는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여 임의로 욕망과 목표 의식을 만들어주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동안 김상균 교수가 유리에게 최면을 걸어서 취재원들을 파악하고 정리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만간 김 교수가 유리의 기억도 모두 지우려 한다.
<상품 : 트라우마 기억 재설정술(Memory Reconsolidation for Trauma)>
죄를 뉘우치지 않는 상대방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상대방에게 사과를 받았다는 거짓 기억을 심어주거나, 상대방에게 상처받은 일에 대한 일체의 기억을 지워주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완우는 김 교수를 만나서 유리를 지켜달라고 애원하지만, 김 교수는 모호한 반응만 보인다. 완우는 유리가 위험해질 것을 염려해서 취재를 중단하라고 요청하지만, 유리는 이를 거부한다. 유리는 김 교수가 갖고 있는 무서운 계획을 완우에게 들려준다.
<헤븐 서버(Heaven Server)>
죽은 사람의 뇌를 컴퓨터로 연결하여 가상의 세상 속에서 소통하고 생활하며 무한히 살아가게 만드는 제품(헤븐 서버)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실장은 암이 악화되어서 죽는다. 조 실장은 처음부터 자신이 하던 일을 완우에게 넘기려던 계획이었다. 그동안 자신의 병과 계획을 완우에게 숨겨왔다. 조 실장은 죽은 후 헤븐 서버에 들어갔으며, 김 교수도 나중에 이 서버에 들어가려 한다 . 완우는 조 실장이 더 컴퍼니에 합류하기 전에 했던 일을 기록한 문서를 얻는다.
<인턴의 끝>
완우는 일주일 이내에 조 실장의 역할을 대행할지, 아니면 일을 그만둘지 결정해야 한다. 일을 그만두면 완우가 알고 있는 더컴퍼니에 대한 모든 기억은 초기화되어 삭제된다. 더컴퍼니에 대한 두려움과 유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두고 완우는 갈등한다. 유리를 만나지만, 유리는 완우의 선택을 믿는다고만 말한다.
 
(더 이어진다.)




■ 추천의 글 및 저자 소개


추천의 글특별히 기억력이 좋은 것도 아닌데 하필 지우고 싶은 기억은 유난히 지워지지 않는다. 그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웬만큼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그런데 기억을 지우는 기술이 있다면 지운 기억을 재생시키는 기술도 생길 것 같다. 마치 망가진 하드디스크를 복구하고 삭제한 파일을 살려내는 것처럼 말이다. 기껏 들인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덮어쓰기를 해야 하는가? 그렇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건을, 아니면 내가 원했던 사건을 파일로 만들어 내 뇌 특정 영역에 깔아 놓고 싶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뇌를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SF란 모름지기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김상균은 기억거래소에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우리 삶 속에서 기억 때문에 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을 거래하는 기술은 마치 최근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혹시 김상균은 SF를 알리바이 삼아 실제로 기억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어린 시절 토탈 리콜이란 할리우드 영화를 본 일이 있다. 영화 속에서 미래 세계 인류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였고 여러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하였는데, 그중 가상체험 기술도 매우 발달하였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도 컴퓨터와 인간의 뇌를 연결시킴으로써 매우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는 과거의 기억을 모두 삭제당한 채 평범한 노동자로 살고 있던, 화성 식민지와 관련이 깊은 비밀 공작원 출신 주인공이 화성에서의 스파이 모험 가상체험을 해보다가 봉인되었던 과거가 풀리면서 시작된다.
김상균 교수의 기억 거래소도 인간의 뇌와 기억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인간의 뇌를 다루는 뇌과학의 세계는 아직도 광활하고도 신비한 미답지가 있는 상태라 앞으로 미래에 과학과 의학이 발전했을 때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섣불리 짐작하긴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기억과 꿈에 대한 여러 상상을 참을 수 없다. 이 호기심과 궁금증은 아마도 인류가 어느 정도 문명을 터득하면서부터 늘 지니고 있던 의문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기억 거래소는 전문 작가가 아닌 관련 과학 전공 교수의 저작이라 최근 뇌를 둘러싼 과학의 발전의 방향과 고민들을 그 바탕에 깔고 있는 소설이란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우리는 누구나 꿈에서 깨어나 잠시나마 그 꿈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꿈의 잔영에 취해 있던 기억을 지니고 있다. 꿈속에서 이건 꿈이야!’라고 인식을 했던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 꿈이 너무 행복하여 깨어나기 싫거나 반대로 너무나 고통스럽거나 두려운 꿈이어서 어서 이 악몽에서 깨어났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꿈을 왜 꾸는 것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꿈이 만들어지고, 또 그 꿈을 꾼다는 게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하지만 우리는 특정한 꿈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의 뇌에 영화를 틀듯 틀어줄 수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기억 거래소는 그런 일이 가능할 때 벌어질 수 있는 몇 가지 에피소드와 그에 얽힌 사람들의 고민의 편린을 보여준다.
이 책을 덮고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완우는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컴퍼니에서의 경험이 완우의 삶에 미친 영향은 뭘까? 기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하고자 하였던 유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나라면, 내게 컴퍼니의 완우 같은 직원이 다가와 상품 구매를 권하면, 나는 컴퍼니 상품을 구매하게 될까, 구매한다면 어떤 상품을 선택하게 될까? 기억이 사라지면, 그 인생도 사라지는 걸까? 마찬가지로 기억이 만들어지면 우린 그 인생을 경험한 게 되는 걸까?
한희(MBC 드라마 PD)
저자 소개
 
김상균
 
제어계측공학(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교육공학 등 다양한 학문을 공부했으며, 강원대 산업공학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게임과 놀이를 활용한 동기 부여, 행동 변화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지향하며 게이미피케이션을 연구하고 있다. 여러 기업과 기관의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에 자문을 해왔고, 빅게임(Big Game), LARP(Live Action Role Playing)와 보드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를 창작했다.
전문서로는 대표적으로 Gamification in Learning and Education: Enjoy Learning Like Gaming(Springer 출판사)을 집필했다.
email: saviour@kangwon.ac.kr
facebook: saviour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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