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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았으나 볼륨을 키운 청춘들의 사랑이야기 | 출판 그 후 2017-08-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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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친구들이 있는데, 한번 기획안 들어보시겠어요?"
#신승철 #심기용 #정윤아 #철학공방 별난 #출간 #후기
-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

알렙씨가 폴***리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가 작년 가을경이었습니다. 철학공방 별난의 신승철 선생님과 만나 이런저런 일들로 의논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신승철 선생님은 알렙에서 책 여러 권 그리고 여타 다른 출판사에서도 저서 여러 권을 내신 분입니다. 알렙에서 낸 책들은 주로 생태철학에 관한 것이었는데, 생태철학의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탓인지, 매번 신 선생님의 책들은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었습니다.

다만, 올해 2월에 출판한 <구성주의와 자율성>이라는 책이 세종도서 학술부문에 선정되어, 드디어 2쇄를 찍게 되었습니다. 그에 힘입어, 다음 기획도 진행해 보려 하는데...... 두둥, 그것은 바로 펠릭스 가타리가 정식화한 분자혁명의 테제들에 관한 해설과 해석입니다. 제목은 가제로 <책략에서 앞서가라>라고 지어놓았습니다. 뭔가 Feel이 오지 않은가요.......

여기서의 이야기는 신승철 선생님이 아니라, 그와 같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심기용, 정윤아 연구원에 관한 것입니다. <철학공방 별난>이란 이름이 말하듯, "별난 친구들이 별난 기획을 갖고 있다"는 말에 솔깃했습니다.

게다가 그 개념도 낯선 "폴리아모리"라니, 그리고 윤리적/비윤리적 잣대로 이거냐 저거냐 옳고 그름을 내릴 수도 없는 영역이라니. 출판을 하는 데에 여러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이 신풍속도가 젊은 층의 뜨거운 관심과 이해를 받고 있다는 점에 놀랐고, 어느 정도 소개의 가치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저자들이, 이런 풍속을 강요하거나, 오래된 관습을 거부하거나, 새로운 관념만이 옳다거나, 사랑에 관한 옛 개념을 폐기하라거나, 등의 주장을 거세게 하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이 저자들이, 사랑에 관한 아주 정식화되고 정초화된 개념을 갖고 있다고 내세우는 것도 아닙니다. 폴리아모리라는 언어 또한 이제 생긴 지 얼마 안 돼 본질상 이것이다라고 딱히 규정할 것이 많지 않습니다.

알렙씨는 저자들이 "폴리아모리적인 삶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폴리아모리로 살아가겠노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길 바라는" 의도를 갖고 있음에 주목했습니다.
저자들의 말처럼 "어쩌면 앞으로 우리가 새롭게 마주치게 될 삶"일 수도, 아니면, "직접 들어본다면 생각 외로 아주 평범한, 이미 겪어본 이야기일 가능성이 농후한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알렙씨는 독자들에게 조금은 불편할지 모를 낯선 질문들, 낯선 문턱들로 가득 찬 이 책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알렙씨가 이에 동의 표를 보내는가와는 관계가 없듯이, 독자들도 동의/부동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가감 없이 접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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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새로운 영토, ‘비독점적 다자간 사랑에 대하여’ | 알렙 책 소개 2017-08-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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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사랑해! 아니, 그건 솔직한 사랑이 아니야.
사실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니까.

비독점적 사랑, 국내 폴리아모리들에 관한 심층 탐사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


어차피 우리는 사랑하고 있고, 사랑하게 되어 있다.
올바른 사랑을 찾으려 형이상학을 맴도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에게 마주한 강렬함을 그 자체로 기쁘게 사랑하자.
이 책에 나온 폴리아모리 형태나 사례들이
역으로 스스로를 구속한다고 여겨진다면
모두 잊어버려도 좋다.
중요한 것은 삶의 현장이지
지면이 한정된 책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디 이 책이 우리를 더 자유롭고 기쁘게 만드는
사랑의 영토가 되기를 바란다.”
-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중에서

▶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자세히 보기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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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렙 새 책 : 사랑의 새로운 영토,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심기용, 정윤아 지음 | 알렙 책 소개 2017-08-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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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략 소개

저자들은 스스로를 당당히 폴리아모리라 선언하고, 국내에서 비독점적 다자 연애라고 번역·소개되고 있는 폴리아모리에 관한 개념의 재정립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이 책은 폴리아모리에 관한 국내 첫 보고서이자 심층 탐구서이다. 인터뷰와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만난 수많은 한국 폴리아모리들의 실제 삶을 생생히 구성해 놓음은 물론, 인문/철학적 이론적 전거를 통해 이에 관한 다양한 논점을 부각시킨다.


■ 출판사 서평

우리는 연애라고 하면 당연히 단 한 사람과의 일대일 연애 구도를 떠올린다. 대중 매체가 전달하는 사랑과 연애는 모두 그러한 모노아모리monoamory의 구도이다. 하지만, “왜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다양하게 변형된다. “난 애인이 있는데, 왜 다른 사람에게 끌리는 걸까?” “다른 사람도 좋아지는데, 내가 나쁜 걸까?” 등의 죄의식 섞인 내면 갈등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폴리아모리polyamory의 개념은 이 질문들에 대한 유쾌한 답이 될 수 있다.

저자들에 따르면, 폴리아모리와 다자 연애는 엄밀히 다른 개념이다. 폴리아모리는 정확히 번역하자면 다자간 사랑에 가깝다. 다자 연애는 연애라는 명시화된 관계를 다수 둔다는 뜻이지만, 폴리아모리는 접속connection과 변용affection을 통해 부드러운 흐름을 생성할 때 발생하는 사랑의 능력을 지닌 모든 존재를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폴리아모리는 아주 자연적 상태이고, 윤리와 제도에 의해 형성된 모노아모리 문화야말로 자연적인 상태가 아니다.

존재가 존재와 접속하여 변용을 일으키는 것은 모든 존재의 자연적 능력이다. 접속하고 변용하는 현상은 특정 존재에게만 한정해서 발생하지 않고 우연한 마주침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 발생한다. 변용을 통해 부드러운 흐름이 발생할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부드러운 흐름은 고정관념, 억압, 배타, 차별, 권위 등 슬픔의 정서를 유발하는 것들이 방해하지 않는다면 관계망이 성숙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사랑은 불특정다수 타자와의 접속에서 무시로 발생하는 것이고, 본인의 자각 여부를 떠나 모든 사람은 태생적으로 폴리아모리일 수밖에 없다. 연애란 문화적(또는 심리적) 요인으로 관계를 명시화하는 것일 뿐이다. 특히 모노아모리의 연애 구도는 문화적 강박관념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존재론적으로 인간이 폴리아모리라면 사실 모노아모리는 불안감, 집착, 질투, 두려움 등의 심리 기제가 강하게 작용하는 부정적 상태일 것이다. 그렇다고 일대일 연애를 없애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연애의 구도를 지향하든, 자신과 타자의 다자간 사랑 욕망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다자간 사랑 욕망이야말로 특이성을 사랑하는 공동체의 가장 근간이 되는 힘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모노아모리가 상식으로서 여겨지는 문화권 내에서 사랑에 대한 일종의 윤리적 규정을 전복시키는 개념으로서 폴리아모리에 대하여 분석해 나간다.

이 책은 바로 폴리아모리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것이 윤리의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거나 연결되지 않을지 추론해 보며, 마지막으로 모노아모리와 폴리아모리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오해들을 수정하거나 제거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자 하였다.
        
     
  ■ 이 책의 구성
    
1장에서 저자들은 몇몇 사람들이 폴리아모리라는 것을 느끼고 알고 정체화해 가는 과정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2장에서는 비독점적 다자 연애라고 불리는 폴리아모리가 타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긍정하는 동시에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긍정하는 새로운 사랑의 방식임을 밝힌다. 특히 이것은 유일성에 제약되지 않고 컴퍼션의 감정을 느끼는 사랑의 잠재성 자체이며 따라서 문어발와 폴리아모리는 동일한 개념이 아님을 언급한다. 저자들은 폴리아모리의 유형인 비이, 트라이어드, 쿼드, 폴리피델리티 등을 설명한다.

3장에서 저자들은 헬렌 피셔와 스피노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폴리아모리가 자연 그 자체의 상태이며, 문명적으로 모노아모리가 구축된 것임을 주장한다. 이 사유를 이해하기 위해 들뢰즈의 강렬도, 가타리의 횡단성, 프루스트 소설에서 드러나는 성좌의 사랑을 논거로 든다. 이러한 폴리아모리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사랑이 결코 연애 관계, 인간 관계, 언어 관계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는 점을 증명한다. 가령 비연애주의자, 동물과 식물, 언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또한 본래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적 귀결은 질투와 집착이라는 정서, 다양한 섹슈얼리티 내에서의 병리학과 범죄학,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추상적 문제까지를 포괄하는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

4장에서는 국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정치적 의제들과 운동들이 어떻게 폴리아모리와 맞물리는 지점이 있는지 이야기해 본다. 실제로 여성 운동과 성소수자 운동을 거쳤던 한국의 현대사를 통하여, 미래의 폴리아모리 운동이 어떤 방식으로 발생할 것인지 그려볼 수 있는 재료를 마련한다.

5장에서 저자들은 어떻게 별 탈 없이 유쾌한 방식으로 폴리아모리를 수행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특히 발견주의, 생태주의, 합의주의, 구성주의, 실존주의, 해체주의, 포스트구조주의를 수단으로 삼아 누구나 폴리아모리적인 삶을 놀이처럼 즐겨볼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해 본다.


■ 저자 소개



심기용

철학공방 별난 철학 연구원. 학문이면 학문, 사랑이면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철학공방 별난에서 스피노자, 라이히, 버틀러, 가타리를 연구하며, 그러한 사유의 노선을 통해 자신의 비독점적 성생활을 설명해 내고 있다. 동국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2016년 녹색당 고양시 총선본부장을 역임하였으며, 2017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leafnomad@gmail.com

    

정윤아

철학공방 별난 폴리아모리 연구원. 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며, 내 이웃을 내 자신과 같이 사랑한다. 어릴 적부터 수많은 유형의 다자적 사랑을 일구면서 비애와 절망을 경험하였지만, 철학공방 별난에서 사랑과 욕망의 힘을 알게 된 이후로 충돌 없는 폴리아모리로서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국내 폴리아모리의 확대와 이를 통한 안정적 공동체의 건립을 기획하고 있다.

ppllpph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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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내 [장단 없어도 우린 광대처럼 춤을 추었다] | 알렙 책 소개 2015-04-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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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장단 없어도

우린 광대처럼

을 추었다


김성덕 외 지음|148쪽|10,000원

2015년 4월 25일|ISBN 978-89-97779-49-9 03810


분야 : 문학 > 한국문학 > 한국 시


 


성심원 노(老)시인들이 들려주는 삶과 시

한센병과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성심원(경남 산청)의 어르신들이

시 모임 1년 동안 쓴 시를 모은 시집


책 소개

시 치유 모임 1년, 한센인들의 삶의 애환을 담은 시집 출간



2014년 2월부터, 경남 산청군 성심원에 사시는 분들 몇 명이 모여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한 문학교수의 도움으로, 아래로는 57세에서 위로는 90세에 이르는 최고령 시 모임이 만들어졌다. 손이 불편하신 분들은 구술로도 시를 썼고,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 분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아 썼다.

오랜 투병 끝에 남은 크고 작은 장애와 상처를 가지신 이들은, 살아온 자기 생을 소박하고 작은 시에 담았다.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가파른 삶을 살아오신 이분들의 역사는 ‘시’라는 삶의 예술이 되기도 한다.

성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인문도시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시 모임은 활기를 띠었고, 1년이 경과하는 동안 80여 편의 시가 넘게 모였다. 201410월에는 한국연구재단의 후원으로 <2014 인문도시지원사업> 인문축제 때 25여 편의 시를 그림과 함께 엮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더욱 많은 이들이 후원의 마음을 담아, 이분들의 시와 삶의 구술을 엮어 책으로 담게 되었다.


성심원(경남 산청군)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센인들이 ‘시 치유 모임’을 통해 쓴 시들을 엮어낸 시집이 출간되었다. 시를 통한 마음의 치유를 위해 시작한 ‘시 모임’은 1년이 넘게 김성리(인제대) 교수가 이끌어 오고 있으며, 10여 분의 한센인들이 함께 해왔다. 어떤 이들은 구술로, 어떤 이들은 육필로 시를 썼고, 시 모임에서 함께 읽으며 다시 고쳐 쓰면서 완성해 왔다. 이번에 낸 시집에 수록된 시는 모두 42편으로, 9분의 시를 모은 것이다.


김성리 교수는 『꽃보다 붉은 울음』이란 책을 통해, 한 한센인 할머니의 생애를 구술과 시로 정리한 바 있다. 이 책에서, 할머니의 시 쓰기를 도우면서 생애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는 할머니가 ‘마음의 치유’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김 교수는 이후 성심원의 도움과 지원을 구하여 성심원 한센인들과 시 모임을 진행했으며, 1년여 동안 이분들의 ‘시 쓰기’를 지도했을 뿐 아니라, 문학을 통해 마음의 치유의 길에 이르도록 도왔다.

『장단 없어도 우린 광대처럼 춤을 추었다』는 시와 구술이 치유의 방법이 될 수 있는지 알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다. 이분들은, 시를 쓰기 위해 자신의 기억과 내면을 들여다보며, 시를 읽기 위해 모임에서 소통해 왔다. 시 언어들을 통해 토해낸 과거의 기억들에 대해 설명하고 토론하면서 아픈 상처들을 보듬고 껴안아 왔다. 김성리 교수는 전작의 에필로그에 “시는 마음을 치유한다. 그러나 실제로 치유는 시가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하는 것이라는 걸 나는 덤으로 얻었다. 시는 치유로 가는 문이라는 걸 알았다.”라고 썼다. 성심원의 노시인들은 시를 통해 치유에 이르는 길을 알게 된 것이다.


54년간 한센인들의 삶과 함께한 성심원을 읊은 詩心


성심원은 1959년에 설립되고, 1961년에 ‘나환우’수용보호시설 인가가 나서, 50년이 넘게 많은 한센인들이 치료받고 생활해 왔던 곳이다. 현재에도 140여 분이 넘는 한센인들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책 제목에서 보이듯, 이 시집에서는 ‘성심원’을 춤을 추는 ‘무도장’으로 여기고 있다. 혹은 고마운 곳, 복받은 곳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심원 바깥에서 한센인들은 사회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러나 성심원에서는 같은 처지끼리 모여 구애받지 않고 흉허물 없이 살아갑니다. 성심원에서의 생활 자체가 나에게는 마치 춤추듯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성심원이 하나의 무도장입니다. 우리들의 삶, 우리들의 생활 자체가 하나의 무도입니다.”(25쪽)


사회인들의 편견에서 벗어나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어울려 살기 때문만은 아니다. 성심원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으며, 부부의 연을 맺게 하였고, 세상은 인간을 버리지 않았다는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센병의 발병을 알고 성심원에 들어올 때의 심정은 실로 비참하였다.


분하고 서러워라. 박 회장님께 부탁하여, 이곳 성심원에 도착하여 이제는 다 잊고, 이곳 분들과 적응하자 다짐하고 결심해도 자꾸만 서럽고 서글픈 마음, 어디 가서 하소연하며 어느 누구 알아줄까? 알아준들 무엇 하나?(79쪽)


내 사는 곳, 지금은 / “성심원 내립니다.” / 눈치 보지 않고 말한다. // 그러나 그 옛날에는 / 내가 사는 아니 우리가 모여 사는 / 이곳이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 가슴이 방망이질을 한다. (53쪽)


그렇지만 54년간 한센인들에 대한 의료와 복지, 그리고 삶의 터전이 되어왔던 성심원은 이분들에게 복받은 곳이자, 고마운 곳이다. 한센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좋지 않을 때에 수도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성심원을 안착시켰기 때문이다. 22세에 성심원에 들어와 40년 가까이 생활하는 분에게는 말 그대로 집이자 고향이며, 생의 황혼 길을 걷는 이에게는 평안한 안식처가 된다. 그래서, 어느덧 성심원은 이분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집’이자, 춤을 추는 ‘무도장’이자, ‘영원복락을 누리는 내 본향’(77쪽)이다. 그래서, 노충진 시인은 이곳에서 춤을 추자고 한다.


인간사(人間事) 희로애락(喜怒哀樂) / 그 훼손(毁損)된 품위도 쌓여 엉킨 울분도 / 탈춤으로 풀어내고 내면으로 승화시켜 / 너푼너푼 춤을 추자 성심원에서! / 우쭐우쭐 춤을 추자 하늘을 향해! (34쪽)



함께하지 못한 가족에 대한 애달픔, 가지 못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시집에서 노시인들은 한센병의 발병 때문에 헤어져야 했던 가족과 친지에 대한 애달픈 심정을 노래했다. 또, 가지 못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이제는 성심원을 집이자 고향으로 생각하는 마음도 담았다.


오— 어머니! / 당신의 애틋한 정이 따스한 입김으로 아지랑이 되어 / 그렇게 모락모락 타오르고 있습니까?!(35쪽, 아지랑이)


멘소래담, 지금은 좋은 크림도 있건만 / 그 시절 멘소래담은 엄마의 필수품이기에 / “엄마” 하면 멘소래담이 생각난다. / 엄마는 가시고 / 멘소래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52쪽, 엄마와 멘소래담)


할아버지의 구수한 입담에선 / 홍길동, 신유복, 유충렬, 옥향, 춘향, 박씨 부인, 의로운 도적, 살신성인, 권선징악, 어려운 시절, 살기 위한 몸부림,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 등등이 한없이 쏟아진다. / 할아버지, 부모님 보고 싶고 또 그립지만 / 놋쇠 화로의 추억이 그리운 이맘때다.(108쪽, 화로)


철썩 처얼썩 바다가 노래하고 / 온 세상이 하얀 눈빛으로 수놓아지는 내가 나고 자란 / 그리운 그 이름. / 울릉도라네.(114쪽, 울릉도)



새로운 삶을 그리며: 세상은 인간을 버리지 않았다는 희망


성심원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다. 집중실과 회복실이 의료시설 2층에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추자 시인에 따르면, ‘그곳은 평화롭고 생기가 넘치고 행복이 묻어나오’는 곳이다.


2층 집중실(I.C.U)과 회복실이라 하면 곧 돌아가실 분들과 말 그대로 건강을 되찾으면 오기 전에 있던 방으로 다시 가실 분들이 함께 있다. 그곳에는 환자들만 있지만 막상 가보면 평화롭고 생기가 넘치고 행복이 묻어나온다. 모두 잠든 듯이 고요하게 있다가도 얼굴을 살살 어루만지는 유 신부님 손길에 “신부님, 오시었소?”라고 한 사람이 말하면 모두가 얼굴을 들고 몸을 뒤척이며 신부님을 바라본다. 곧 돌아가실 분들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오래오래 살고 있으니 복받은 곳이다.(100쪽, 성심원, 복받은 곳)


시집의 여러 편을 통해 관통하는 노시인들의 한결같은 마음은, 새로운 삶을 그리게 되고 세상이 인간을 버리지 않았다는 희망을 이곳에서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제는 병을 다스리게 되었고, 고령에 이르게 된 점, 그리고 신앙생활이 주는 평온함도 있다. 그래서 어느덧 황혼 길에 접어든 안병채 시인(90세)은, 시 [황혼 길]에서 인생에 달관하는 마음을 낮게 읊조린다.


언제나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시는 / 어머니의 부르시는 저 소리에 / 가슴을 열어봐요 / 지난 세월에 접어둔 한 맺힌 사연일랑 / 바람결에 실어 보내고 / 옥천옥수 맑은 물 성혈에 몸을 담그어 / 세상에서 받은 상처의 찌든 때를 / 말끔히 씻어 버리고 / 영원복락 누리는 내 본향으로 / 거룩하고 향기로운 주님 성혈 모시고 / 맛깔진 음식 찾아 먹으며 / 사뿐사뿐 걸어가요 / 바른 길로 노을 빛 곱게 물든 / 융단 깔린 황혼의 길로……(76-77쪽, 황혼 길)


노시인들은 오랜 투병으로 인한 몸의 상처, 사회인들의 편견에 의한 마음의 상처를 지녀오셨던 분들이다. 수도자들의 헌신적인 간호와 현대적인 의료, 평안한 안식처는 몸의 상처를 치료하게 해주었다. 그렇지만 가족과의 헤어짐이나 사회인의 편견에 의한 마음의 상처는 쉬이 치유하기 힘들다. 이러할 때에, 마음의 문을 열고, 고통을 말하여 남과 나눌 줄 알며, 자신을 관조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문학은 하나의 치유 수단이 될 수 있다. 구술을 통해 자신의 생애를 풀어내는 동안 마음의 상처는 하나하나 풀려나가게 되며, 시를 쓰면서 시어를 하나하나 고르는 동안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되찾게 된 것이다.


낙엽들이 바람에 날리어 어느 골짜기에 / 머무는 것처럼, 내 마음 가는 곳이 어데라도 / 좋을 듯합니다. //

청산은 말하거늘 우리는 알지 못하고 / 언제나 그러하듯이 오늘도 침묵 속으로 / 밤이슬을 맞이합니다. (64-65쪽, 무제1)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를 생각해야 할 시간입니다.

그리고 지키고 있는 것들에게 자유를 허락할 시간입니다.


머나먼 길 지친 몸과 마음이 숙연해지는 지금

다시 가라면 갈 수 없는 욕망의 끝자락에서


사랑과 추억, 외로움과 쓸쓸함, 높고 낮음, 옳고 그름,

낮과 밤이 무뎌지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나는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기를 기다립니다. (66-67쪽, 무제2)



저자 소개

엮은이 / 김성리

문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7년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문학을 공부하면서 문학이 지닌 치유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본인의 두 전공을 융합하여 자신이 명명한 “치유 시학”을 한국연구재단의 학술 지원을 받아 인제대학교 인문의학연구소에서 연구 중이다.

치유 시학을 연구하는 틈틈이 샤머니즘과 신화가 지닌 치유성을 시와 연관해서 공부하고 있으며, 관련 과목을 인제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다. 현재 인제대학교 인문의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있으며, 인제대학교 한국학부에서는 <현대시인연구>, <시와 치유>를,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에서는 <문화와 예술>, <의학과 문학>, <의학과 창의적 상상력> 등 인문학 분야의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연구 논문으로는 「김춘수 무의미시의 지향적 체험 연구」, 「예술가의 삶의 형상화와 그 의미」, 「김춘수의 시와 세계관」, 「현대시의 치유시학적 연구」, 「시치유에 대한 인문의학적 접근-한센인의 시를 중심으로」, 「치유시학의 관점에서 본 간호의 의미」, 「한센인의 생애구술과 치유」등과 『김춘수 시를 읽는 방법』, 『문장으로 배우는 한자』(공저), 『엄마의 책방』(공저)이 있다.


지은이(게재순) 


김성덕    경남 산청 출생/남/69세(1947년생)

노충진    경남 거제 출생/남/78세(1938년생)

박두리    경남 진주 출생/여/65세(1951년생)

박태순   전남 고흥 출생/남/(1957년생)/

                      2014년 7월 7일 영면

안병채    경남 김해 출생/여/90세(1926년생)

안준식    경북 예천 출생/남/70세(1946년생)

양추자    경남 거제 출생/여/76세(1940년생)

하인식    경북 울릉도 출생/남/65세(1951년생)

허   찬    경기도 화성 출생/남/57세(1958년생)





목차


    


  김성덕

自序 나의 아내에게   

1. 은혼식일에 부쳐서   

2. 나의 반쪽을 찾던 날   


  노충진

自序 너푼너푼 춤을 추자, 성심원에서   

1. 십자봉의 전설   

2. 고향을 묻지 마오   

3. 어머니   

4. 우리들의 무도장   

5. 아지랑이   


  박두리

自序 꽃도 피우고 씨앗도 날리고 싶습니다   

1. 기도   

2. 나룻배   

3. 초가지붕   

4. 엄마와 멘소래담   

5. 성심원   

6. 애기똥풀꽃   

7. 민들레   


  박태순

박태순 님에게 바쳐   

1. 無題 1   

2. 無題 2   

3. 無題 3   


  안병채

自序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1. 황혼 길   

2. 성심원에 오는 날   


  안준식

自序 세상은 인간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1. 고향 생각   

2. 인생 종착역   


  양추자

自序 백일홍 나무처럼 붉은 꽃 피우며 백년을 살고 싶네   

1. 성심원   

2. 성심원, 복받은 곳    

3. 성탄을 맞이하며   


  하인식

自序 아버지,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1. 화로   

2. 오늘이 중요한 것은   

3. 늦가을에   

4. 널 보내며친구 태순을 생각하며   

5. 아버지를 그리며   

6. 울릉도   

7. 첫눈   

8. 태풍   

9. 봄소식   


  허찬

自序 새로운 삶을 그리며   

1. 꾼   

2. 불두화   

3. 수취인 없는 가을편지   

4. 혼자 가는 길   

5. 개나리   

6. 결혼   

7. 세례 받는 날   

8. 갈대를 보며   

9. 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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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화의 뿌리, 그리스 로마 신화! | 알렙 책 소개 2015-03-23 23:36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7991402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안녕하세요. 알렙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서양 문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뿌리의 하나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고 있으면 서양 문화를 더욱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주변의 생활에서도 상표 이름 등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흔적을 생각보다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책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문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간단한 슬라이드(PPT)를 만들었습니다. 한번 재밌게 감상해주세요. ^^


[서양 문화의 뿌리, 그리스 로마 신화!] 슬라이드 보러가기

http://www.slideshare.net/alephbook/ss-4613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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