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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으로의 교육, 에밀에게 묻다. | 일.고.십 생각나눔 2019-01-19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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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밀

장 자크 루소 저/이환 편
돋을새김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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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길러라!

 

참된 인간을 형성하는 것이 교육의 진정한 의미이다.

가상의 아이 '에밀'을 통해 루소가 말하고자 한 인간 교육의 중심 사상

 

엄마가 되고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있어 가장 당혹스러웠던 순간은 '그 어떤 것도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숭고한(?) 진리를 깨닫기 전까지 나는 철저히 무너지고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가까스로 이 단순한 명제를 받아들이고 나서야 내 앞에 놓인 작은 생명체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여전히 어렵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제대로 양육할 수 있을지.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의 무너짐에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 자유로운 영혼을 빛바랜 부모의 '자연'속에서 자유로이 뛰어 놀게 할 수 있을까. 내가 진정 '자연'이 주는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참된 인간을 키워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부모, 양육자로서의 마음

 

루소는 '참된 인간을 형성하는 것이 교육의 진정한 의미'라고 역설한다. 그의 교육론의 전제에는 '자연주의 사상'이 깔려있다. 즉, 자연 상태에서의 발육과정과 본성의 자연스러운 흐름속에서 참된 인간상을 형성해 나가고자 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통념과 편견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 평등한 인간 본성을 중심으로 사회적, 경제적 , 물리적, 신체적 조건으로 계획된 루소만의 교육적 자아 '에밀'을 탄생시킨다.

 

출생에서부터 성인이 되어 결혼에 이르기까지 성장과정을 5단계로 나누어 단계별 인간 본성의 특성, 그에 따른 양육자의 태도와 학습관, 가치관을 열거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자연'상태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는 아이가 태어나서 이루어지는 본능적인 행동들을 자연상태에 두라고 강조한다. 그의 '자연' 안에서는 인위적인 학습이나 판단, 정념은 배제되며, 권력과 통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중심으로 한 자립형 인간상이 존재한다.

 

"최고의 행복은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에 있다."

 

그가 말하는 자유는 통제되지 않는, 물리적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자유에는 규칙이 있으며, 그 규칙의 중심에는 독립된 개체인 '나'가 존재한다. 양육자로서 부모는 심판자 혹은 권력을 행사하는 개입자로서 중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개체인 '나'가 사물을 관찰하고 감각을 익히면서 스스로 체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조언해주는 관찰자로서의 역할을 부여한다.

 

"모든 존재는 자신의 본질을 떠나서 행복해질 수 없다. "

 

성장 단계별 아이에게 주어지는 본성의 특성을 설명하고, 사물에 대한 호기심, 인지, 언어에 대한 학습, 욕망과 결핍의 균형, 지식과 판단의 자연적 교육방법론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의 방법론 안에는 양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태도와 가치관이 담겨 있으며, 더 나아가 존재의 이유, 삶을 대하는 자세까지도 엿볼 수 있다.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가 제시하는 조건들, 자연의 상태, 역할론적 관점 등이 지금의 가치와 동일할 순 없다. 다만 그 속에 담고 있는, 진리라고 믿어왔던 것을 분별력 있게 받아들이는 지혜를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갈 뿐이다. 이에 더해 현재의 교육에서 루소의 교육관이 갖는 의미, 지금 교육에 얽매어진 한계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덧붙여,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의 교육이념이 유효한 건, 교육의 근간에 '자유' 와 '행복'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되고 바른 인간, 인간을 인간답게 살아내게 하는 것. 그 궁극의 목표에 끝엔 '행복한 삶'이 존재한다. 우리의 존재 이유 위에 '행복'의 가치를 얹음으로써, 자기 앞에 놓인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의도를 남의 도움 없이 행동으로 옮겼을 때만이,

진정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 것이 된다. 그런 점에서 

 

최고의 행복은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에 있다. 

 

자유로운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만 하되, 하고 싶은 일만 한다. 

이것이 나의 원칙이며 교육에 접목시켜야 할 핵심이다.

p.68 

 

 

 담고 싶은 이야기

 

자연을 관찰하고 그 길을 따라가라. 자연은 아이를 훈련시킨다. 온갖 종류의 시련을 겪게 함으로써 체질을 강화하고 고통이 무엇인지, 아픔이 무엇인지 가르친다. 눈앞의 역경에 겁내지 말라. 어려서의 시련을 극복하면서 아이가 지닌 생명의 뿌리는 더욱 튼튼해진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p.23

 

생명이 있는 존재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지혜로 삶을 개척한다.

 

아이로 하여금 습관에 물들지 않도록 하라. 가장 좋은 습관은 어떠한 습관에도 물들지 않는 습관이다p.43

 

아이는 어른을 통해서 자신을 판단한다. 내가 두려워하면 아이도 두려워하고 내가 침착하며 아이도 차분해진다. p.59

 

아이는 고통을 알아야 하고 위험이 무엇인지 겪어봐야 한다. 자유가 주는 즐거움엔 적지 않은 상처가 생긴다.

 

아이들로 하여금 살아있다는 기쁨을 만끽하게 하고, 행복이란 언제나 그가 겪는 고통의 최소량에 의해 측정되지 않는다. 모든 고통은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과, 모든 쾌락은 그것을 누리고자하는 욕망과 결부된다. p.62

 

아이 스스로 자유 의지에 따라 행동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의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p71

 

자연은 아이를 사랑받도록 만들었지, 그를 두려워하거나 복종해야 하는 존재로 만들지 않았다. p.75

 

아이는 보고 느끼는 데 그 나이에 맞는 사유방식을 활용한다. p78

 

자유를 잘 규제하기만 하면 된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에 대한 규칙을 일깨워라. p81.

 

아이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라. 서둘러 가르치지 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아이의 신체와 감각을 단련시키는데 힘쓰되 정신만은 한가하도록 내버려둬라. 아이로 하여금 그 안에서 어린 시절이 무르익도록 하라. p.84

 

한 인간을 교육시키기 전에 선생 자신부터 인간이 되어 있어야 한다. p.85

 

체험을 통해 얻은 것은 결코 잊지 않는다. p.89

 

모든 것을 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익한 것만 아는 것이 중요하다.p.167

 

지식이 깨달음을 끌고 가게 하지 말고, 깨달음이 지식을 끌고 가게 하라.

 

인간은 누구나 자기 운명의 주인이다. p.249

 

자신을 낯선 존재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p.257

 

현명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사라지지 않을 아름다움 외에는 집착하지 말아라. 네게 주어진 조건 안으로 네 욕망을 국한시켜라.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라. 필연의 법칙을 도덕률로 삼아 집착하지 않도록하라. 잃는 법을 배워라. 삶을 관조함으로써 초월하는 법을 배워라. 역경 속에서도 견디는 법과 의무에 충실히 하는 법을 배워라. 그러면 너는 운명에 지배당하지 않을 것이며 행복할 것이다.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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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 모두 꽃, 생각하는 것 모두 달 with 바쇼 하이쿠 선집 | 일.고.십 생각나눔 2018-12-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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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쇼 하이쿠 선집

마쓰오 바쇼 저/류시화 역
열림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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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 모두 꽃

생각하는 것 모두 달

 

자신의 길에서 죽는 것은 사는 것이고

타인의 길에서 사는 것은 죽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하이쿠를 완성시킨 마쓰오 바쇼, 그는 속세를 초월해 은둔과 여행으로 평생을 일관했다. 그의 시는 미학적 추구도 도덕적 교훈도, 언어의 재치도 아니다. 인간 본래의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인간이 근원적으로 얼마나 고독한 존재인가를 한 줄의 시에 담았다.

 

하이쿠는 5,7,5 의 음수율의 지닌, 17자로 된 일본의 짧은 정형시이다. 진정한 시 세계에 대한 갈구, 인간으로서의 고독과 우수, 여행과 방랑에의 그치지 않는 동경, 뛰어난 문학성 등이 한 인간의 생애와 문학을 구성하고 있다. 바쇼의 하이쿠는 시대와 장소의 산물이지만, 시공간을 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작가가 전하는 말 속에서>

 

이번 하이쿠는 일고십의 질문으로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한 인간의 생애와 문학'의 어우러짐, 자연을 마음에 품은 채 삶의 여정의 떠나는 그의 흔적을 통해 그의 마음을, 우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독과 방랑, 삶에 대한 허무함과 외로움은 그의 여행길 길목 길목에 서 있는 이정표 같았다. 그의 발자취는 고독을 찾아 헤매이는 듯 싶기도 했고, 허무한 외로움에 온전히 취해있는 것 같기도 했다. 밀려오는 고독감을 굳이 떨쳐내려 하기 보다는 자연과 함께 온몸으로 부딪히며, 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가 그의 마음을 온전히 간직하고, 느끼고자 시작했던 것은 바로 여행이었다. 혹은 방랑이라 할 수 있는 그 길 위에 평생을 보냈다. 끊어질 듯, 방황하듯 떠있는 부표처럼 그는 다시 되돌아오기를 반복했지만, 그 어느 것에도 자신을 묶어 놓지는 않은 것 같다.

 

안락한 삶에 대한 갈망과 평범한 일상에 안주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자신의 삶의 민낯을 마주보려 노력했다. 변하지 않는 듯 하지만, 계절 계절 마다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자연에 빗대어 자신의 마음을 담아내려 했다.

 

그가 여행을 떠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왜 여행이라는 길을 떠나야만 했던 것일까. ‘여행이 그의 삶에,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 것일까.

 

(Q.사람의 삶에서 여행은 꼭 필요한 것일까? 여행을 통해 어떤 점을 얻을 수 있을까?)

 

내게 있어 여행은 일상에 대한 일탈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균열, 새로운 곳을 향한 나의 갈망이자 도전이었다. 무언가를 얻고자 애썼던 것은 아니다. 그저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 짜릿한 기분을 만끽하는 즐거움에 대한 중독 혹은 갈증으로 여행이라는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애썼던 것뿐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설렜던 마음과 그곳에서 느꼈던 한적한 여유로움이 자꾸만 기억이 나서 또다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일상의 팍팍함에 목이 멜 때, 그저 어딘가에 자유로이 마음을 풀어놓고 싶을 때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행길에서 만난 작은 쉼이 다시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다. 내게 있어 여행은 삶의 쉼표인 것 같다. 한 걸음 더 나아갈 힘을 주는 작은 위로가 필요할 때 여행을 떠난다. 그게 여행이 주는 큰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Q.자연의 유무와 시의 깊이에 상관관계가 있을까?)

 

자연과 시의 상관관계에 대한 답을 찾기 전에 자연, ‘가 갖는 의미에 대해 되새겨 보려한다.자연하며 느껴지는 마음은 편안함, 변함없는, 자연스러움이 떠오른다. 봄이 되면 파릇파릇한 새싹이 떠오르고, 푸르른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이 생각나고, 붉게 물든 가을과 새하얀 겨울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자연은 항상 그 자리 그대로 내가 찾아가면 있을 것 같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전해주는 것 같다.

 

봄의 움트는 새싹의 모습을 보며, 새로운 마음을 다잡는 위로를 얻고, 푸름으로 물든 여름을 보며 뜨거운 열정을 생각한다. 가을의 청량한 하늘을 보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때론 떨어지는 낙엽에 쓸쓸한 마음을 담아내기도 한다.

 

시가 내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라면, 자연은 그릇의 모습을 담아내는 한 폭의 풍경 같다. 그저 풍경의 한끝자락에 머물며 계절의 흐름에 제 몸을 맡기며,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연의 있고 없고와 시의 얕고 깊음을 내 나름의 판단으로 규정할 순 없지만, 그저 내 마음을 알아주는, 혹은 대변해주는 그런 존재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꾸밈없는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빛나는 그 모습과 내가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소나무에 대해선 소나무에게 배우고,
대나무에 대해선 대나무에게 배우라.

그대 자신이 미리 가지고 있던 주관적인 생각을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생각을 대상에 강요하게 되고 배우지 않게 된다.

대상과 하나가 될 때 시는 저절로 흘러나온다.
그 대상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안에 감추어져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 그 일이 일어난다.

아무리 멋진 단어들로 시를 꾸민다 해도
그대의 느낌이 자연스럽지 않고
대상과 그대 자신이 분리되어 있다면,

그때 그대의 시는 진정한 시가 아니라
단지 주관적인 위조품에 지나지 않는다.

-마쓰오 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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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 안광복 | 일.고.십 생각나눔 2018-11-1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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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안광복 저
어크로스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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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알려면 철학만 바라보지 마라."

 

문제를 모르면 답도 못 찾는다. 철학 사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철학자들의 삶을 먼저 꼼꼼하게 살펴보자. 그리고 철학들이 왜 그런 고민을 했는지 캐 물어보라. 그들의 고뇌를 내 고민처럼 느끼고 아파할 수 있을때, 비로소 철학은 나에게 의미 있는 무엇이 된다.  (p.09)

 

 철학[명사] :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철학을 포장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설명이다. 인간, 세계, 삶, 원리, 본질, 딱딱한 언어로 겹겹이 제 몸을 감추고 있는 '철학'은 어떤 것일까. 철학을 생각하면 막연한 거리감에 나와는 상관없는 철학자들의 이상론처럼 느껴졌다. 현실과는 괴리되어 보이는 듯한 '낯섦'이 내게 있어 철학의 이미지였다.

 

철학은 그저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이야기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철학을 곱씹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뜬구름 잡는 이야기였다면, 수세기를 거쳐 철학자의 사상과 이념들이 현재까지 그 맥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다. '시대의 산물'로서 철학이 말하는 것. 역사의 현장에서 끊임없이 삶에 대해 고뇌하며, 치열하게 그 답을 찾고자 노력했던 철학자들의 삶 속에서 우리는 '철학'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이름도 생소하고 낯설기만 한 서양철학자들의 이론과 사상은 그저 머릿속에 넣고 외워야할 숙제같았다. 고대, 중세, 근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한 묶음 한 묶음 이름과 사상을 연결시키기 급급했고,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고민을 하고 왜 고민을 했는지, 이론이 나오게 된 시대상황은 어땠는지에 대해 연결짓지 못했다. 딱딱하기만 했던 이론의 겉껍질을 벗겨낸 그 속에는,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었다.  

 

그들 또한 우리네와 같은 평범한 삶 속에 제 몸을 녹여낸 한 사람이었다. 그저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삶과 세계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바람직한 삶의 방향'(p.25)을 찾고자 했던, '주어진 시대의 문제를 깎고 다듬으며 해결하고자 했던'(p.5) 사람들이었다. 생소하기만하던 철학이론의 실마리들을 그들의 삶을 통해 하나씩 엮어나가며, 서양철학의 흐름을 잡아주고 있다.  

 

저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철학자들의 삶을 세밀하게 파고들면서 그들이 치열하게 주장했던 진리에 한걸음 다가가고자 한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듯 해보이던 철학자들에 대한 나의 편견을 하나씩 없애주듯, 치열하게 현실 문제를 파고든 40명의 철학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역사적 사건 위에 그들은 새끼줄을 꼬듯 자신들의 생각을 엮어놓았고, 그러한 철학사의 흐름은 서양 역사의 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당대의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고자했던 노력은 그때의 시간 속에만 머물러있지 않았다. 그들 앞에 놓인 삶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길을 찾고자 노력했으면, 서로 다른 갈림길 앞에서 끊임없이 논쟁하며 새로운 진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들이 찾고자했던 진리와 삶에 대한 물음은, 현재의 우리에게 또다시 물음을 던진다. 그들이 남긴 흔적을 더듬으며 질문에 질문을 거듭해갈수록,'철학'이란 얼굴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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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최인훈, 광장을 찾아서 | 일.고.십 생각나눔 2018-08-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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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광장/구운몽

최인훈 저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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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데올로기'와 '사랑'이 라는 심해의 숨은 바위에 걸려 다시는 떠오르지 않았다.

by 1973년 서문, 이명준의 진혼을 위하여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인간은 밀실로 물러서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동물이다.…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by. 1961년 서문

 

'시대와 공간을 달리하는 수많은 광장', 그에 이르는 수많은 골목을 몸의 길을 따라, 마음의 길을 따라 걸어간 그의 발자취 속에서, '힘에 부치는 운명'에 그저 자신을 내어줄 수 밖에 없었던 한 인간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사는 것처럼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광장을 찾아 헤매이다, 결국은 자신의 밀실로부터 자신을 가둬버린 그의 운명의 부르짖음은, 결국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심연의 바닷속에 머물러버린다. 풍문의 역사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며, 허울뿐인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민'의 모습을 찾아헤매는 그의 발자취는 역사의 상흔 위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푸른 광장을 향한 그의 발돋움은 그를 진정한 자유의 광장으로 데려다주었을까.

 

'삶이 시들해졌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는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기 때문에. 다만 탈인즉 자기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저도 모른다는 것이고, 자기 둘레의 삶이 제가 찾는 것이 아니라는 낌새만은 분명히 맡고 있다는 게 사실이다. ' (p.38)

 

'자기 삶이 어떤 나무에서 익을 대로 익은 끝에, 곱다랗게 자리 잡고 있던 가지에서 뚝 떨어지기 앞선 얼마 동안, 새로운 움직임을 마련하는 숨결이, 아무래도 본인에게 새어나게 마련이다. '(P.85)

 

 

'사는 것조차' 사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은 나날들, '젊고 가난한 철부지 책벌레' 명준에게 남한의 삶은 그랬다. 사기와 약탈, 탐욕과 배신으로 물들어버린 텅빈 광장, '개인만 있고 국민은 없는', 밀실만이 살찌어지고 있는, 죽어있는 광장 속에서 그저 '몸의 움직임'만이 존재했다. '자유'의 이름을 앞세워 포장된 자본주의의 이기심에 염증느끼며, 어떠한 광장에도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다. 철학 뒤에 양심을 숨겨놓은 채, 외로움이 만들어낸 사랑이란 그림자를 더듬으며 허무한 외로움을 달랬다.  

 

단조로웠던 명준의 삶이 핏빛 빛깔로 물들게 된 것은, 기관총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광장을 지키기위해 내달렸던 아버지의 그림자였다. 혁명도, 이념도, 사상도 허용되지 않는 껍데기 뿐인 자유와 반공이데올로기의 억압 속에서 처참히 자신을 무너뜨리는 운명을 보고 나서야, 혁명의 핏빛이 그의 마음에 불길로 번져들었다. 그는 새로운 빛이 필요했다. 빛 뒤에 숨은 컴컴한 어둠은 보지 못한 채, 그렇게 새로운 광장으로, 그의 아버지처럼 마음의 길을 따라 내달렸다.  

 

'신명이 아니고 신명 난 흉내였다. 혁명이 아니고 혁명의 흉내였다. 흥이 아니고 흥이 난 흉내였다. 믿음이 아니고 믿음의 소문뿐이었다. 월북한지 반년이 지난 이듬해 봄, 명준은 호랑이굴에 스스로 걸어 들어온 저를 저주하면서, 이제 나는 무얼해야 하나? 하숙집 천장을 노려보고 있다.' (P.124)

 

그를 기다리고 있던 만주의 붉은 울렁임은 그의 심장을 타들게 하지 못했다. 그가 상상했던 붉은 혁명의 깃발은 광장 어디에도 놓여있지 않았다. 그곳은 그저 '인민'의 가면을 쓴 '제가 낸 신명이 아니라, 무쇠 같은 멍에가 다스리는'(p.178) 그런 곳이었다. 그 속에서 그는 깍아내려져야 했으며, 자기 자신을 내어버리고 나서야, 그들이 만들어낸 굴레에 간신히 몸을 붙일 수 있었다. 그 어느 한쪽으로도 물들지 않는, 물들 수 없는 칙칙한 회색 낯빛을 한 채, 그렇게 회색 '광장'에서 벗어나 두 팔 안의 작은 '밀실'로 숨어들었다. 그 어떤 '이념과 사상의 탯줄로부터 자유로운' 그녀와 함께, 그가 만든 '한 뼘의 작은 광장'에 머무는 것, 그가 회색 광장에서 숨쉴 수 있는 유일한 몸부림이었다. 

 

'이 사람들, 이 친구들이 내 동진가. 하긴 같은 배를 탔다는 것뿐, 처음부터 우리에겐 뚜렷한, 함께 설 광장이 없었던 게 아니냐.(p.107) 

 

'사람마다 다르게 마련된 몸의 길, 마음의 길, 무리의 길. 대일 언덕 없는 난파꾼은 항구를 잊어버리기로 하고 물결 따라 나선다.' (P.185)

 

'모습 없는 죽음의 그림자와 맞서서 지내야 하는 나날'(p.163) 속에서 그녀와 그는 다시금 그들만의 밀실에서 서로를 보듬었다. 자유와 혁명의 총부리 끝이 서로를 겨누는 핏빛 광장에서 뿌리 뽑힌 채, 그들만의 동굴로 숨어들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끊어짐 속에서, 돛대를 잃고 난파된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때 묻지 않은 광장'으로의 발걸음 뿐이었다. 그 어느 광장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한 채, 사랑도 이념도 없는 낯선, 새로운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환상 없는 삶'에 묻히기 위해서 그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중립국행'이었다.

 

'그는 지금, 부채의 사북자리에 서 있다. 삶의 광장은 좁아지다 못해 끝내 그의 두 발바닥이 차지하는 넓이가 되고 말았다.' (P.200) 

 

'그녀들이 마음껏 날아다니는 광장을 명준은 처음 알아본다. 부채꼴 사북까지 뒷걸음질 친 그는 지금 핑그르 뒤로 돌아선다. 제 정신이 든 눈에 비친 푸른 광장이 거기 있다. ' (P.200)

 

끊임없이 뒤따랐던 두 갈매기의 어스름을 눈치채고 나서야, 제 마음의 길을 터놓아주고 나서야, 그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광장을 발견한다. 발 디딜 틈도 내어주지 않은 채, 뱃간 한 켠으로 그를 몰아세운 공허한 광장으로부터 벗어나, 그는 푸른 광장으로 자신의 몸을 맡겼다. 환상없는 삶보다는, 제 두팔 안의 작은 광장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무엇하나라도 있을 희망을 찾아 또다른 광장 속으로 깊이 파묻혀버렸다.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심연의 푸른 광장 속으로.

 

보이지 않는 사상이 만들어 낸 두 집단의 갈라짐, 허울뿐인 사상의 일렁임은 그 어느 광장에서도 올곧이 자리를 잡지 못한 듯하다. 겉만 번지르르한 이념이란 껍데기를 뒤집어쓴 채 한 몸이 나뉘어져, 제 살을 뜯으며 삶을 옥죄어 온다. 옥죄어 오는 삶 앞에 한낱 인간은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시기와 배신, 약탈과 증오가 제 자신을 지키는 몸부림이 되어버린, 그저 삶 앞에 무기력하게 자신을 내어줄 수 밖에 없었다.

 

명준의 삶으로부터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그는 위대한 혁명가는 아니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불의와 싸우기보단, 때론 제 나름대로의 '요령'을 통해 삶에 순응하기도 했다.  어떠한 위대한 가르침과 존경을 주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이 꿈꾸는 이상을 찾아(그것이 풍문이었을지라도) 현장을 헤매이다 결국은, 죽은 광장으로부터 벗어나, '사랑'이라는 밀실로 숨어버렸다. 우리는 광장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이다 길을 잃고 방황하듯, 서둘러 자신을 밀실로 내친 그를 나약하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그는 그저 다그쳐오는 운명에 힘없이 자신의 몸을 내던져야했던,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일 뿐이었다.

 

우리는 그의 삶의 모습을 통해 당시의 역사적 현장을 느끼며, 과거 혹은 현재의 우리네 모습을 본다. 그때의 광장으로부터 자리잡은 지금의 광장, 우리는 지금 수많은 광장에서 제 몸을 지탱하기 위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이미 각자의 밀실안에 제 몸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명준이 찾고자 했던 푸른 광장을 우리는 여전히 찾아헤매이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 ' 인용어구

<담고 싶은 문장>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쫓아가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비치는 단단함 속에 젖어가면서 살 수 있는 삶. 명준이 찾는 삶이다. ' (p.40)

 

'사람이란 어느 때까지는, 세상일의, 말하자면 가장 껍데기만을 허술히 보고 지내는 것이며, 자기와 둘레 사이에 아무 티격태격도 없는, 달걀 속 노른자위같이 사는 무렵이 그나마 좋을 때라 할까.' (p.41)

 

"사는 것처럼 사는 법이 좀 없을까요?"

"자넨 아직 패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나?"

"패라니요?"

"왜, 미스를 할 적마다 패 하나씩 뺴앗기는 놀이 있잖아. 자넨 아직 한 판도 안 했단 말일세. 아니, 내가 잘 못 알았나?"  (p.59)

 

"인간은 그 자신의 밀실에서만은 살 수 없어요. 그는 광장과 이어져 있어요. '(p.60)

 

"이런 광장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진 느낌이란 불신뿐입니다. 그들이 가장 아끼는 건 자기의 방, 밀실 뿐입니다. 개인만 있고 국민은 없습니다. 광장이 죽은 곳. 이게 남한이 아닙니까? 광장은 비어 있습니다. "

"그 텅 빈 광장으로 시민을 모으는 나팔수는 될 수 없을까?"

"자신이 없어요, 폭군들이 너무 강하니깐."

"자네도 밀실 가꾸기에만 힘쓰겠다는."

"그 속에서 충분히 준비가 끝나면."  (p.63)

 

 

'고요한 무너짐. 그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쓸 손도 없었거니와 귀찮기도 해서, 그저 심란하면서 꼼짝하기 싫은 몸을 일으킬 염을 내지 않았다. 실은 무서워서, 그토록 질려버린 것이다.' (P.85)

 

'나한테도 영웅의 삶을 살고, 영웅의 죽음을 죽을 수 있는 씨앗이 파묻혀 있을까. 그건 알 수 없다. 다만, 이 검은 해가 비치는 어두운 광장에서는 피어날 수 없는 씨앗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런 광장으로 시민들을 불러내는 나팔수가 바로. ' (P.86)

 

'그는 때 묻지 않은 새로운 광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들떴다. ' (P.121)

 

'손끝을 맞잡아봤다. 두 팔이 만든 둥근 공간. 사람 하나가 들어가면 메워질 그 공간이, 마침내 그가 이른 마지막 광장인 듯 했다.' (P.135)

 

'물살의 움직임이 이쪽의 마음을 끌어당겨 그의 마음도 바다가 되어, 거기 물거품을 일으키면서, 물이랑을 파헤친다.물결과 마음의 사이는, 차츰 가까워진다. 끝내 그의 몸과 물결은 하나가 된다.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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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다면 / 브렌다 유랜드 | 일.고.십 생각나눔 2018-07-3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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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글을 쓰고 싶다면

브렌다 유랜드 저/이경숙 역
xbooks | 2016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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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당신이 생각하는 것을 쓰세요."

 

'일상에서 생각을 깨우는 작은 실천' 중 하나로 알게된  '감사일기'를 쓴 지 근 4개월차이다. 매일을 꼬박 채우기는 힘들었지만, 틈틈이, 간간이 나를 채워가는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의 시선으로부터는 자유로운, (그저,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을)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쏟아낸 흔적들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말로 예쁘게 포장하지 않아도, 이기적인 마음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솔직한 감정을 담아낸 일상의 그저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화려한 미사여구는 없었다. 어떠한 기교도 없이, 감정 그대로의 것을 표현하고, 온전히 느끼고 꼭꼭 숨겨둔 내 모습을 만나기도 했다. 적어도 나에게만은 가식적이지 않는 그런 글들을 담아냈다.

 

'진실성은 당신의 글이 현란함과 가식을 버리게 해줄 것이다.' (p.7)

 

나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언제고 한번 용기를 내어 당당히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지. 사람들 앞에서 진실함을 말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애매모호한 언어와 에둘러 말하는 글 뒤에 숨어 감정을 꼭꼭 숨겨두기만 할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by.용기가 부족한 별이맘

 

 

"용감하라, 자유로워라, 진실하라"

 

 

애초부터 글쓰기를 지금처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해야하는 것들 중의 하나로써 자의 아닌 타의에 의해 쓰곤 했고, 그것은 곧잘 평가의 도마위에 올려졌다. 평가가 존재하지 않는 글은 따로 쓰지도 않았으니,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평가'라는 목적하에 쓰여진 글쓰기는 그저 진부한 단어들의 나열이었고, 그저 책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만이 자리를 차지했다. 책의 줄거리는 이렇고, 작가가 의도한 바는, 이 책이 주는 교훈은, 그에 대한 내 생각은, 마지막 문장은 항상 '이 책의 교훈이 이러 이러하니, 나도 ~ 해야 겠다.' 라고 마무리 짓곤 했던 것 같다. 그 속에 나의 이야기, 내 감정은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다. 막연히 낯설고 하기싫은 일 중 하나였던 것이 글쓰기였다.

 

감정표현이 서툴렀고, 나의 이야기보단 예쁘게 꾸며진 단어로 포장하기 좋아했고, 그렇게 겉치레한 글을 과시하면서 은근한 희열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주관적인 나만의 착각이었겠지만) 타인의 비판과 평가에 얽매이고, 틀에 박힌, 천편일률적인 생각들의 나열만이 내 글쓰기를 차지했던 것 같다. 이러한 반복적 습관이 굳어져, 지금도 내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두려움이 만든 족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용기를 내는 것이다.

 

 

'각자 자신의 소심함과 긴장의 껍데기를 깨고 나와야만 하는 것이다.' (p.16)

 

 

타인의 시선, 비판, 평가로부터 자신의 글을 해방시켜주는 것,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실한 내면의 울림에 집중함으로써 나의 이야기를 써내는 것 지금 나에게 필요한 글쓰기이다. 글을 쓰고 나서 생각한다. 이 글을 읽은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 문장은 너무 이기적으로 보이진 않을까. 조금은 유하게 바꿔 써놓을까. 하면서 글을 고쳐쓴 적이 종종 있다. 그러다 뭉뜨그려진 말 뒤에 몰래 감정을 숨겨둔다. 결국 또다시 글 뒤에 나를 감추어 놓는다. 이것이 진실한 글쓰기가 될 수 있을까. 거짓으로 포장된 이야기는 어느 누구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나에게 솔직할 수 있다면, 타인에게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그것이 진정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쓸 때 우리는 용감하고 자유롭고 진실해야 합니다.

과시하기를 뜻하는 대담성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건

오직 진실함뿐입니다.' (p.144)

 

 

타인에게 나를 보여주는 것만큼 큰 용기를 내야하는 일은, 자신의 민낯과 마주하는 일이다. 진실된 글쓰기를 위해서는 나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어렸을 적 이야기를 글로나마 풀어쓰려고 애썼던 적이 있다. 그때의 감정, 그때의 상황을 애써 풀어내려고 머리를 쥐어짜냈고, 그러한 마주함이 너무 낯설고 겸연쩍어지기까지 했던 것 같다. 오그라든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고, 부끄러움이 앞서기도 했다. 결국은 포기했던 이유 중 하나는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온전한 내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담담히 써내려갈 용기가 부족했다. 결국은 진실에 마주하지 못한 채 덮어버리고 말았다. 적어도 나에게 당당하고, 타인 앞에 당당하게 마주하기 위해서라도, 온전히 나와 마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거짓없이 담담하듯 써내려감으로써 진실과 마주할 때 진짜 나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을 쓰고 싶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리고 진실해야 한다. ' 이 한 줄이 의미있는 삶의 기록으로써,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주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담고 싶은 이야기>

 

'진실을 말하기만 한다면, 자신의 깊은 속에서 나오는 것을 이야기만 한다면, 누구나 독창적일 수 있다.' (p.17)

 

'당신은 재능이 있다는 것과 독창적이라는 것, 이 두가지를 명심하라. 그리고 확신하라. 왜냐하면 자기 확신이야말로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p.17)

 

'한 위대한 음악가가 내게 한 말을 인용하자면, 그 누구라도 스스로 자기 연주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서는,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느끼지 않고서는, 또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고서는, 단 하나의 음표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다.' (p.23)

 

 

창조적 충동이란 사랑의 감정이며,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다. 또한 그것은 직접적으로, 단순하게, 열정적으로, 진실하게 사물의 아름다움을 묘사함으로써 타인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p.35)

 

 

'빛나는 통찰, 당신이 남편을 그려보지 않는다면 그의 진정한 모습을 결코 알지 못할 것이며, 그의 이야기를 써보지 않고서는 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p.40)

 

'당신은 행복하고 정직하고 자유로워야 하며 마치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구슬을 꿸 때처럼 놀랍고도 흐뭇하게 몰두해야 한다. 완전히 자신을 믿어야 한다. 당신은 누구와도 다른 사람임으로 오직 당신 속에 있는 것을 정직하게 드러내기만 하면 된다. (p.76)

 

'진정한 자아는 마치 음악처럼 늘 움직이는 삶의 흐름이며, 변화하고 움직이고 실패하고 괴로워하고 배우고 빛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관되려고 노력하지 말라. 오늘 당신에게 진실인 것이 내일은 전혀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은 더 나은 진실을 알게 될 터이니까.(p.156)

 

'당신이 진실을 쓰고 싶다면, 즉 진정한 느낌을 쓰기 원한다면, 또한 그것을 서슴없이 이야기하고 싶다면, 신중함과 의도성, 일반론과 일부러 꾸며낸 야수성의 외피를 찢어 버린 뒤에, 스무 편 이상의 단편을 써라. 그리고 매일 당신의 삶을 일기로 써라. 단 진실하게, 부주의하게, 되는 대로, 충동적으로, 정직하게 써야 한다. (p.185)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은 진실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 다시 말해 그것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p243)

 

 

by. 7월 일.고.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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