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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 비워서 얻는 영혼의 자유와 행복 | 에세이 2013-02-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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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

김선미 저
위즈덤하우스 | 2013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시인이자 철학자인 소로우를 제대로 알게 되어 기쁘다.소박하지만 울림이 있는 글들은 가슴을 적시고 영혼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이젠 그의 저서들을 읽어서 그를 깊이 있게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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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

 

호숫가에 지은 통나무집은 아니지만, 시골 깊숙이 들어앉은 토담집은 아니지만, 산 속 움막집 같은 곳에서 며칠을 보낸 적이 있다. 중학교 다닐 때쯤으로 기억된다. 주위가 어찌나 고요하던지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신기했던 곳, 바람 부는 소리에 놀라 한참을 밖에서 귀를 기울이던 곳, 새들의 노래에 작은 휘파람으로 대답하며 행복해 하던 곳.

지금 <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을 읽으면서 까마득히 잊고 있던 그곳이 떠올랐다. 따뜻한 밥 한 그릇과 김치 하나에 감사했고 시원한 얼음물 한 사발에 행복했던 시골에서의 며칠. 지금은 큰길이 나고 산길이 확장되어 그 곳도 더 이상은 고요한 시골이 아니겠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이 소박한 시인을 170년이 지난 오늘 만나면서 시공을 초월한 만남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오늘 나의 가슴을 울리고 나의 정신을 일깨우고 있기에.

 

가끔은 모든 걸 내려놓고 가볍고 소박하게 살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은 팍팍하고 삶과 영혼에 여유는 없다. 열심히 일하지만 행복은 아직도 멀리 있는 듯하고 생활은 풍요로운 듯 한데 마음의 허기는 더해지고 있다. 매사가 숨 가쁠 정도로 워낙 빠르게 지나가다 보니 빠른 것이 가치의 척도인 양 자꾸만 휘둘리는 것 같아 중심을 잃기도 하고 영혼의 비곗덩어리가 점점 비대해짐을 절감하고 있다.

이 책은 내게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라고 그래야 행복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젠 느리게 가라고, 욕망을 버리면 영혼이 행복해 진다고 말하고 있다. 주입된 교육으로 인해 잘못된 가치들을 잘못인 줄 모르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적하고 있다. 생태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이기적으로 살지 말라고 욕망의 노예가 되지 말라며 부르짖고 있다.

스승 에머슨의 영향을 받은 소로우는 행복해지기 위해 고향근처 월든 호수에서 스스로 지은 오두막집에서 자급자족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는 문명사회의 이기주의와 욕망들을 비판하며 자연을 친구삼아 더불어 즐기라고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하지 말라고 세상을 향해 외친다.

 

욕심의 차이가 행복의 차이를 만든다.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의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소로우. (18쪽)

욕망이 우리를 병들게 하는 것이기에 자연을 온전히 누리며 스스로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지켜내라며 얘기하고 있다.

 

어린이보다 지혜로운 어른은 없다.

옛사람에게는 과거의 행위가 있듯이 새 사람에게는 새로운 행위가 있다. 그러므로 단지 나이가 많다고 해서 좋은 선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나이 들면서 얻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게 많기 때문이다.(21쪽) 그래서 그는 연륜보다 젊음을 높이 사고 있다.

그는 나이 먹은 사람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가 꿈꾸는 길을 가고 자기 내면에서 외치는 소리에 귀 기울여 자기 멋대로 살아 보기를 권한다. 법적인 나이보다 신체의 늙어감보다 정신의 늙어 감을 염려하고 있다. 외양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철학자이자 시인인 소로우. 아마도 그는 성선설을 믿은 듯하다.

 

낡은 구두를 신어도 영웅은 영웅이다.

진정한 영웅이라면 하인의 낡은 구두를 신더라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인간에게는 아주 오래된 신발인 맨발이라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허영심으로 겉모습을 치장하는 데는 단돈 1달러도 쓰지 않았다. 그는 의복에 자신의 성격이 스며들어 점차로 몸의 일부처럼 되기를 원했다. (41쪽) 해마다 철마다 옷이 필요하지 않는데도 우린 유행따라 사고 유행따라 버리기를 반복한다. 뱀이 허물을 벗듯이. 그런 우리에게 소로우는 겉치레보다 내면의, 영혼의 실속을 챙기라고 일침한다. 이것은 우리 옛 선비들의 안빈낙도의 삶과 상통한다.

 

행복은 절대 이자가 붙지 않는다.

오늘 행복하지 않는데 내일 행복하다는 건 모순이라며 지금 여기에서 즐기며 행복하라고 그는 외친다. 상당히 현실주의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결과 바람의 결을 읽는 삶

소로우는 자신을 눈보라와 폭풍우의 관찰자라고 했고(82쪽) 나도 아주 가끔은 구름과 빛의 관찰자라는 생각을 했다는 점에서 동지의식을 느낀다

 

혼자 있을 때 온전히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나는 고독처럼 좋은 벗을 아직 찾지 못했다. 우리는 방안에 혼자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릴 때 더 고독하다. 사색을 하거나 일을 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든 항상 혼자다. 고독은 누군가와 그의 친구 사이에 놓인 거리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버드대학의 혼잡한 교실에서도 정말 공부에 몰두해 있는 학생은 사막의 수도승만큼이나 고독한 것이다. (109쪽)

나는 여럿이 모이면 유쾌하고 즐겁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도 외롭지는 않다. 내 스스로 무게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뜻인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도 별로 궁금해 하지 않은 점은 소로우와 통하는 점이다.

 

170여년 전의 사람인 소로우. 오늘 그의 순수한 영혼이 나의 화려한 껍데기를 비웃고 내 영혼의 기름기를 빼라고 소박하지만 예리하게 일깨우고 있다.

소로우가 2년 2개월 동안 월든에 살면서 자유롭게 생활하고 고독을 즐긴 것처럼 작가도 10년의 세월을 시골에서 자연 친화적으로 살았기에 소로우의 글을 쉽고 소박하게 풀어 쓸 수가 있었고 그래서 수수하지만 울림이 큰 책이 되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많은 위인들이 그의 저서에서 영감과 감동을 받았다. 간디, 톨스토이. 함석헌, 법정스님, E.B. 화이트, Robert L. 프로스트, W.B. 예이츠, 케네디 대통령, 만델라 대통령, 킹 목사……. 모두가 소로우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 목소리다.

 

예나 지금이나 소로우가 말한 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드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이, 그의 글이 울림이 있고 감동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리라. 현재에도 그의 한마디가 가슴을 치게 하고 영혼을 일깨우는 단비같기 때문이리라. 영혼의 갈증을 해소하고 아픔을 치유하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가 남긴 지혜의 말에 오늘 나의 가슴은 요동치고 정신은 맑게 깬다. 그리고 그가 남긴 다른 책들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도서목록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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