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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엔딩 크레딧, 안도 유스케 / 각자의 자리에서 갖는 소명의식 | 기본 카테고리 2022-05-2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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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의 엔딩 크레딧

안도 유스케 저/이규원 역
북스피어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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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낸곳 주식회사 분유칸

인쇄 도요즈미인쇄 주식회사

제본 주식회사 호코쿠샤'

판권은 책의 엔딩 크레딧이다. 제작에 관여한 모든 이의 이름을 실을 수는 없지만 '도요즈미인쇄주식회사' 너머에는 노즈에나 지로씨, 후쿠하라, 우라모토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종이 구입처를 알아봐 준 게이단샤 업무부의 요네무라 신코나 기후의 이나바 야마지업 사람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

-

책을 만들고 싶어 도요즈미인쇄에 근무하는 우라모토 마나부는 오늘도 바쁘다. 위에서 내려오는 오더를 처리하면서 현장과 합의하는 것이 그의 주 업무, 쉽게 말해 아쉬운 소리를 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우라모토는 그와 같은 업무를 하고 있지만 깔끔한 일처리로 인정받고 있는 나카이도를 보며 언젠가 그를 능가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례사항이 발생했다. 우라모토는 후지미노 공장에서 현장 총괄을 맡은 노즈에에게 전화를 걸어 작업을 부탁한다. 간혹 손바닥 뒤집듯 계획을 변경하는 출판사와 작가들을 맞추기 위해 부득불 현장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즈에는 이 상황이 불편하다. 영업부에서 일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공장이 가동된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 열정이 앞서 일을 키우는 우라모토가 원망스럽지만 결국 맞춰준다. 아픈 처남과 처자식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수긍해야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원고를 책으로 출간하기 전에 교정 작업을 하는 후쿠하라는 이 일이 천직이라고 확신한다. 타인과 관계 맺는 것을 어려워했던 후쿠하라는 학창시절 책을 통해 위로받았다. 그래서 막연히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도요즈미인쇄에 입사했다. 덕업일치라고 해야할까, 좋아하는 일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후쿠하라는 책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책의 엔딩 크레딧>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일어나는 헤프닝을 다룬다. 직장생활이라는 내용이 공감을 주면서도 활자로만 접했던 책의 공정 이면을 알 수 있어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

맹렬한 기세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1호기를 보자 노즈에는 기계를 당장 꺼 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렸다. 불량품을 대량으로 토해 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착각 때문이다. 사전 준비 가운데 뭔가를 미흡하게 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막연히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공문을 잘못 내렸을 때는 수정된 공문으로 다시 기안하면 된다.(물론 처음부터 잘 작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현장은? 만일 발견하지 못한 오류로 인해 불량품이 대량으로 출고된다면? 부주의로 인해 재정적, 인적 사고가 발생한다면?

현장과 밀접한 업무를 맡았던지라, 노즈에의 긴장을 공감할 수 있었다. 실수는 곧바로 사고로 이어지는 업무를 하며 근무 때마다 긴장했던 나날이 떠올랐다. 그저 막연히 자신이 없었다는 노즈에, 노즈에는 긴장과 숙달을 반복하면서 업무로 인정받아간다.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고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거쳐야하는 과정이라지만, 어쩐지 남일 같지 않아 오래 머무른 단락이었다.

-

직장 생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읽을 때면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책의 엔딩 크레딧>은 달랐다. 기술직과 본부의 관계, 영업 관련 교섭, 이례사항에 대한 대처, 디지털화로 인한 인력 감소 등 모든 부분이 공감되었다. 특히 디지털화로 인한 인력감소는, 재직 중인 회사가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터라 더욱 와닿았다.

초심이 옅어지고 무기력한 시간이 잦아진다. 그래서 재직 기간이 길어 질수록 나 자신을 회사의 부속품으로 여기곤 한다. 열정을 가져볼까? 그런데 요즘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젊은이는 되려 바보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MZ 세대가 말하는 직장인, 일은 딱 정해진 만큼만, 그 이상 그 이하도 하지 않고 남는 시간은 자기계발과 재테크에 쏟는다. 생각해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재직 중인 곳이 직원의 능력을 확실하게 인정해주고 성과주의적 면모가 강한 직장이 아니면 대부분 그렇게 된다. 안타깝지만 나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책의 엔딩 크레딧>은 열정으로 꽉찼던 언젠가 우리의 모습을 비춰준다. 작중 우라모토는 인쇄가 모노즈쿠리(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드는 것, 혹은 그 장인)라고 언급한다. 이런 우라모토 뿐만 아니라 <책의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과 성의를 다한 그들의 소명의식이 모여 책이 완성된다.

 

<책의 엔딩 크레딧> 편집자는 작가가 창작을 하고 편집자가 편집을 하고 마케터가 홍보를 하는 곳의 뒤편에서 누군가가 필름을 출력하고 인쇄판을 만들고 제본을 한다는 걸 독자들도 조금쯤 알아주길 하는 마음에 출간을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맡은 일에 대한 열정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어쩌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그들이 가진 마지막 소명의식으로 세상이 굴러가는 것은 아닐까. 복직은 멀었고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보이지 않는 이름이 되어 빛나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어졌다.

P.S

<책의 엔딩 크레딧>을 읽고 알게 된 상식, 책의 페이지는 16의 배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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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문장력이다 / 후지요시 유타카, 오가와 마리코 / 완독서평 | 기본 카테고리 2022-04-2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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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결국은 문장력이다

후지요시 유타카,오가와 마리코 저/양지영 역
앤페이지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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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능력은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커리어를 변경하거나 관리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역량이기도 하다. 이에 포터블 스킬(portable skill), 즉 이동 가능한 스킬도 함께 배우도록 해놓았다. 포터블 스킬을 익히면 업종과 직종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어떤 직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을 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결국은 문장력이다]는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찾아내는 글쓰기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다. 보고서, 자기소개서, 안내문, 독후감 등 글을 써야할 일은 많다. 그러나 글을 쓸 때는 잘 썼다고 생각하더라도 며칠 뒤 다시 읽으면 다소 부끄러운 경우가 있다. 또한 일기를 제외하면 다른 사람이 읽어야하는 글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글쓰기 능력은 필수가 되었다. [결국은 문장력이다]는 서론에서 언급하듯 어떤 경우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간결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어떤 글을 작성할 때 어느 부분을 참고하면 되는지 찾기도 용이했다. 그 중 자주 활용할만한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문장은 간결하게 작성한다.

* 생략해도 되는 6가지 단어

1. 접속어 : 그래서, 그러나, 그러니까 등

2. 주어 : 나는, 그가 등

3. 지시어 : 그, 그것은, 이것은 등

4. 형용사 : 높은, 아름다운, 즐거운, 기쁜 등

5. 부사 : 매우, 굉장히, 아주, 상당히 등

6. 의미가 중복되는 단어 : 우선 처음에 -> 처음에

예상치 못한 해프닝 -> 해프닝

쓸데없는 군더더기 -> 군더더기

 

논리적인 문장에 접속어가 필수라고 생각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중이다. 부지불식으로 생략해도 되는 단어들을 남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간결하게 작성하니 가독성이 좋아진다.

매혹적인 글에는 형식이 있다.

* PREP형 글쓰기의 4가지 요소

1. P(Point) : 주장, 결론

- ~의 결론은 ~입니다.

2. R(Reason) : 이유

- 왜냐하면 ~이기 때문입니다.

3. E(Example) : 사례, 구체적 예

- 실제로 ~라는 사례가 있습니다.

4. P(Point) : 재주장, 결론, 정리

- 따라서 ~의 결론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사, 칼럼이 두괄식 구성으로 되어있어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글을 작성할 때 두괄식을 인지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강조해야하는 데에 급급해서 이유와 사례를 제시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주장 및 결론만 있는 글은 두괄식 구성이 아니다. 알맹이 없는 문장일 뿐이다.

'훌륭한 문장'은 반복해 읽는다

1. 베끼어 쓰고 싶은 훌륭한 문장을 찾는다.

2. 마음에 드는 책은 반복해 읽는다.

'독창성은 단지 사려 깊은 모방이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가 말했다. 훌륭한 문장을 수집하고 반복해서 익히는 것으로 본인의 문장력을 구축할 수 있다.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수식어는 고친다

1. 수식어와 피수식어는 가깝게 둔다.

2. 긴 수식어는 좀 떨어져 있어도 괜찮다.

3. 수식어가 많을 때는 문장을 나눈다.

4. 비즈니스 문장에서형용사와 부사는 가능하면 숫자로 바꾼다.

나쁜 예문) 원소를 인쇄소에 넘겨줄 때까지 시간이 별로 없어서, 서둘러 내가 마무리한 원고를 편집자가 훑어보았다.

좋은 예문)

1. 저자가 서두룬 경우 : 내가 서둘러 마무리한 원고를 편집자가 훑어보았다.

2. 편집자가 서두른 경우 : 내가 마무리한 원고를 편집자가 서둘러 훑어보았다.

가장 많이 했던 실수다. 책에 수록된 예문을 읽고 바로 반성했다. 의미가 모호한 수식어를 사용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제목은 내용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다

예문 1) 상속세 대책에 대해

예문 2) 억 단위 재산을 세금 없이 물려받는 방법!

예문 1에서는 상속세와 관련된 글임을 알 수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알 수 없다. 반면 예문 2는 제목만으로도 무엇에 대해 설명할 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찾는다

1.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문장이 곧 훌륭한 문장이다.

2. 따라 쓰고 싶은 문장을 만날 때까지 많은 글을 읽어야 한다.

<'훌륭한 문장'은 반복해 읽는다>의 연장선이라고 느껴졌다. 좋아하는 글을 읽는 것부터가 글쓰기의 시작이다.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글을 쓰는 것이 즐겁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1.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사람

[결국은 문장력이다]는 글을 논리적으로 작성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글로써 이목을 끄는 방법을 제시한다. 예문으로 든 문장 중에서도 참고할 수 있다. 논리정연하면서 관심을 끄는 글쓰기를 배우기에 적합한 책이다.

2.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이 부분의 내용을 작성하면 저자에게 누를 끼칠 것 같았다. [결국은 문장력이다] 내에 블로그 게시물의 특징과 한 시간 내에 양질의 포스팅을 작성할 수 있는 팁이 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운영할 예정인 사람이라면 꼭 구매해서 읽어보길 추천한다.

3.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

[결국은 문장력이다]의 표적은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글을 잘 쓰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있다.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든 문학적 감수성을 담은 글이든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특별히 글을 써야하는 이유가 없어도 문장력을 기르고 싶은 사람이라면 [결국은 문장력이다]를 추천한다.


[결국은 문장력이다]를 읽는 동안 자기검열의 시간을 가졌다. 작성한 글을 읽고 또 읽으며 부족한 부분을 찾았다. '글을 쓴다'가 아니라 '글을 잘 쓴다'에 초점을 맞춘 글쓰기를 하고 싶다. 당장 고쳐지기 힘들 수 있지만 [결국은 문장력이다]를 가까이 두고 글을 쓸 때마다 참고할 예정이다.

 

본 서적은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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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의 사랑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완독서평 / 우리는 모두 조지이거나 나오미였다. | 기본 카테고리 2022-04-2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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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저/장현주 역
새움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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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서운 것은 결과입니다. 처음에는 제가 나오미의 기분을 맞춰줍니다. 적어도 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점점 그것이 습관이 되자 나오미는 정말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어 다음번에는 아무리 제가 진지하게 임해도 실제로 그녀를 이길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승부는 실력에 의해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는 '기세'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동물전기입니다. 하물며 내기를 할 때는 그것이 더욱 강하게 작용해서 나오미는 저와 결전하면 처음부터 저를 압도해 기를 꺾고, 엄청난 기세로 공격하기 때문에 이쪽은 조금씩 쓰러지게 되고 뒤쳐져버립니다.

평범한 직장인 조지가 카페 여급인 나오미를 만난다. 나오미는 조지가 바라던 외모를 가진 여성으로, 그들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제외하면 남들과 다를 것 없는 연인이다. 조지는 그녀를 잘 가르치고 길러서 모던한 하이칼라 여성으로 육성할 것을 마음 먹으며, 그녀와 동거하기 시작한다. 연인간의 애틋한 사랑보다는 서로의 니즈에 의해 만난 두 사람은 부부로, 연인으로 간혹 부녀로서의 기묘한 관계를 맺는다. 조지는 나오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다. 나비같은 그녀에게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히고 나오미를 감상하는 것에 어떤 희열과 만족감을 느끼는 조지. 그는 나오미와 완벽하게 갑을관계의 늪에 빠진다.

[치인의 사랑]의 치痴는 '백치미'라는 단어 속 어리석을 치 자를 사용했다. 痴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1. 어리석다, 2. 어리다, 3. 미련하다, 4. 미치다(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5. 열중하다, 등등. 이미 조지는 바보가 되어버렸다. 그는 어리석은 사랑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조지는 이미 나오미에게 미쳐있어 그녀를 의식하면서 열정을 다했던 초반과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무의식적으로도 그녀가 없으면 메말라 죽을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 어리석은 사랑은 비단 조지의 일방적인 애정공세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나오미 또한 점차 제멋대로 행동함에 따라 그녀의 본색이 드러난다. 천박하고 성적으로도 가벼운 행색으로 흔히 아는 '백치미'의 모습을 보인다. 또한 주변 남자들에게 성적 노리개로, 기품있는 여성과는 확연히 비교되는데 이 것은 나오미 또한 치痴인임을 내비친다.

본인의 행실은 조지는 죽어도 모를 것이라 생각하는 나오미와 나오미는 절대 불결한 여자가 아닐 것이라는 조지는 누가 더 어리석다 할 수 없을 정도다. 때문에 조지가 하마다에 의해 나오미의 행실을 명확히 알게 된 이후부터의 전개는 극단적이다. 조지는 더욱 찌질해지고 나오미는 더욱 지저분해진다. 숨어서 나오미의 뒤를 밟고, 나오미가 떠난 뒤 그녀를 생각하며 폐인이 되버린 조지, 조지의 곁을 덤덤한 척 떠난 뒤에 허름한 차림으로 짐을 찾으러 오는 나오미를 보면 알 수 있다. 화자인 조지의 입장에서 서술되어 있어 조지의 찌질함이 부각되어 있을 뿐, 나오미가 화자였다면 분명 그녀 또한 똑같았을 것이다. 아마도 "조지씨는 이렇게 하지 않았는데!"라던지, "내가 이따위 취급을 받는다고? 꺼져!" 라던지의 대사가 나오지 않았을까? 그리고 절대 아쉬워서 조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조지씨를 위해 '특별히' 구원해주는 느낌으로 돌아가는 거라는 독백도 있었을 것 같다.

결국 나오미는 자신을 떠받드는 조지의 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조지는 여전히 나오미를 추앙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내비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치인의 사랑]을 읽으면서 조지와 나오미, 연인으로 정말 최악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연애를 해본 사람은 누구나 조지가 되본적도, 나오미가 되본적도 있다. 어쩌면 둘 다 되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너무 좋아해서 생각만해도 전율이 흘러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알면서도 우월감을 느끼며 하대 아닌 하대를 한 적이 있는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만해진 다음, 지친 상대방에게 헤어짐을 선고받은 뒤에 더없이 구질구질해져본 적이 있는가?

내가 느낀 결론, [치인의 사랑]은 어리석음을 주제로 한 하이퍼 리얼리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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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문장력이다 / 후지요시 유타카, 오가와 마리코 / 중간리뷰 3 | 기본 카테고리 2022-04-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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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결국은 문장력이다

후지요시 유타카,오가와 마리코 저/양지영 역
앤페이지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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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32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찾는다

"문장의 발견"

1.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문장이 곧 훌륭한 문장이다.

2. 따라 쓰고 싶은 문장을 만날 때까지 많은 글을 읽어야한다.


'모방'은 [결국은 문장력이다]에서 제시하는 문장력을 높이는 방법 중 자주 등장한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문장이 곧 훌륭한 문장이다.>를 읽으며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문장은 어떤 문장일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첫 째, 가독성이 좋아야한다. 최근 한 작품을 읽으며 확실히 느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밌다고 칭찬하는 한 작품이 도무지 즐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는 이해했지만 가독성이 떨어져 보는 내내 미간을 찌뿌렸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가독성이 떨어지면 흥미가 떨어진다. 반대로 사르트르의 작품처럼 내용이 번잡해도 가독성이 좋으면 읽는 경우가 많다.

둘 째, 참신한 문장이다. 시집을 많이 읽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돈된 문장이 아니어도 참신해서 가슴에 박히는 문장이 있다. 하지만 실제 블로그에 글을 게재하면서 참신한 문장을 응용하는 것은 어렵다. 보통 정보를 전달하는 게시글을 작성하기 때문에 문학적으로 참신한 문장을 끼워넣기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P.S [결국은 문장력이다]를 읽고 글을 쓸 때마다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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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의 사랑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중간리뷰 3 | 기본 카테고리 2022-04-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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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저/장현주 역
새움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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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몇 번이고 생각해보았는데, 오늘 밤의 나오미는 그 더러운 음부인 나오미, 많은 남자로부터 심한 별명으로 불린 매춘부나 다름없는 나오미는, 전적으로 양립하기 어려운, 그리고 저 같은 남자는 그저 그 앞에 무릎 꿇고 숭배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에 없는 고귀한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만약 그녀의, 그 새하얀 손가락이 조금이라도 제게 닿았다면 저는 그것을 기뻐하기는 커녕 오히려 전율했겠지요. 이 심정을 무엇에 비유하면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요?


농담이 아니라 지금까지 읽었던 문학 작품속 남성 중 가장 찌질한 인물인 것 같다. 컨셉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닥을 기는 조지의 태도는 놀랍게도 작가 본인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본인의 처제를 대상으로 그녀를 그 누구보다 문란하고 자유분방한 여성으로 육성했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빛이 나는 그녀를 보며 아연했다고 전해진다. 사람의 취향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으나 극단적인 그의 취향은 정상의 범주에서는 조금 벗어난 듯 하다. 마찬가지로 작중 나오미도 많은 남성들에게 가벼운 여자로 여겨지면서 거듭 조지를 찾는 것으로 보아 그녀도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조지만큼이나 그녀를 숭배하는 대상은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조지와 나오미는 서로의 니즈에 맞는 파트너가 아닐까. 읽으면 읽을수록 한 쪽만 당하는 마조히즘 작품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본 서적은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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