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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밌게 쓰셨고 저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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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범죄사건 추리 파일, 마술 피리 | 서평 2021-09-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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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술 피리

찬호께이 저/문현선 역
검은숲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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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내인, 13.67, S.T.E.P, 풍선인간, 매 책마다 새롭게 독자를 놀라게 하는 찬호께이의 신작이다.

당연히 읽을거라 책소개의 내용은 볼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호기심이 일어 살펴보니 웬열.

빼도 박도 못하게 내 취향,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나 같은 독자 읽으라고 쓴 책이지 뭔가.

1천 쪽이 넘는 그림형제 동화전집 완역본도 잠바티스타 바실레의 펜타메로네도

샤를 페로의 고전동화집도 뚝딱 완독한 독자로서 이 책은 반드시 최대한 빨리 읽겠다고 생각했다.

(책 내용은 기억 못해도 읽었다는 자부심은 품고 사는 나란 독자 ㅋㅋㅋ)

유럽의 고전 동화를 소재로 했는데 하물며 찬호께이의 작품이라니!

뭐지? 나 요즘 좀 착했나? 그래서 상 같은 책을 받은거? ? \( ̄? ̄*\))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 푸른 수염의 밀실, 하멜른의 마술 피리 아동 유괴사건.

작가이자 법학박사인 라일 호프만 선생과 하인 한스 안데르센 그린이 겪는 세 가지 사건을 묶은 책이다.

기존의 동화를 똑 따다 붙인 주인공과 줄거리로 초반 사건이 흐른다.

왕실의 명령으로 프랑스 국왕에게 비밀서신을 전달하거나 대학에 초청되거나

전설따라 삼만리로 유럽의 산과 들을 쏘다니던 호프만과 한스가 이 기이한 사건들을 목격한다.

동화는 두 사람의 개입으로 예측 불허의 전개로 완전히 방향을 틀어버린다.

물론 <마술 피리>의 이런 격변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 사실도 있다.

마녀재판이 성행하던 시대이니만큼 한스도 소도시의 주민들도

동화 속의 등장인물과 똑같이 괴물과 거인, 저주, 마법, 마녀를 빼박 믿고 있다는거다.

그리고 이 부분이 세 사건의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잭은 시장에서 소 한 마리와 마법의 콩알 다섯 개를 교환한다.

금화 한 냥은 족히 받을 소를 들고 나가서 말라비틀어진 콩알을 가져왔으니 열 안받으면 사람도 아니다.

남편을 잃고 어렵게 빚을 내며 잭을 키우던 밀릿 부인은 화가 나 창밖으로 콩알을 집어던진다.

다음 날 눈을 뜨니 콩은 콩이 아니고 완전 콩나무다.

시장에서 만난 남자의 말대로 콩나무를 타고 올라 거인의 집에 당도한 잭은

금은보화를 들고 나오다 쫓아오는 거인의 모습에 겁 먹어 콩나무에 도끼질을 제대로 해버린다.

쿵 떨어진 거인, 그리고 모자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 원작이고 <마술 피리>는 여기서부터 달라진다.

거인은 거인인데 알고 보니 그는 9미터가 아니라 2미터쯤 되는 키의 대장장이 커리 레이데일이었다.

잭은 강도치사, 모살죄로 감옥에 갇힌다.

 

사람들은 콩이 하루만에 절벽 꼭대기까지 큰다는 걸 믿는다.

황금알을 낳는 암탉도 저절로 연주되는 하프도 당연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상인 것이다.

(이에 대한 한스의 믿음은 특히나 절대적이다 ㅋㅋ)

잭은 살인자가 되었고 뻔한 결말을 맞을 뻔 했지만 이를 믿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법학박사 호프만 선생이다.

푸른색 수염도 피리로 아이들을 유인해 납치하는 기술도 그는 좀체 믿을 수 없다.

호프만은 동화라는 배경에서 증언을 듣고 증거를 찾고 마법의 세상 뒤에 숨은 진실을 추적한다.

전설에 매료되어 있지만 증명할 수 없는 힘은 믿지 않는 호프만은 꼭 제임스 랜디 같았다.

동화는 그럼 유리겔라????

 

정교하게 미친 구성, 과감한 진행, 예상이 안되는 결말로 매력을 뽐낸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마술 피리>는 전개는 엉뚱하면서 트릭이나 권선징악적 결말의 깔끔함만큼은 꽤 고전적이다.

동화에서 착안했기에 틀에서 아주 벗어나고 싶지는 않았던 게 아닐까 추측 중.

잔혹 동화 같지 않은 통통 튀는 유쾌함도 좋다.

콩알 한쪽만큼의 진실도 알아보지 못하면서 마녀와 마법만큼은 믿어 의심치 않는 한스와

한스를 깨우치기 위해 호프만이 벌여야 하는 티키타카가 한없이 발랄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아참, 16세기에 대한 정밀하고도 촘촘한 배경 묘사에 대해서도 꼭 감탄해주자.

Tea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의 시대라 주인은 손님에게 차가 아니라 과실주를 내온다, 캬!

이 부분을 내가 곧장 알아봤다면 박학닥식한 독자로서의 나를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었을텐데.

찬호께이 작가가 쓴 후기를 읽지 않았다면 고증을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쏟았는지 아예 모르고 넘어갈 뻔 했다.

참고로 내가 좋아하는 정유정 작가과 돈키호테도 후기에 등장한다는 거, 이런 후기는 대환영!

 

전설과 마법으로 가득찬 16세기의 세상을 활짝 펼쳐 찾아온 찬호께이의 <마술 피리>,

책을 펼치면 독자를 유혹하는 탐스러운 글자의 소리가 쏟아진다.

 

 

+ 시공사 검은숲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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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나라 | 서평 2021-09-2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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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은빛 나라

이쓰키 유 저/김해용 역
밝은세상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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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하는 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p45)

히로유키의 자살 후 고스케는 종종 악몽을 꿉니다.

자살방지센터 레테를 운영하며 최선을 다해 상담에 응하지만

죽음으로 온마음이 향하는 사람의 목덜미를 부여잡고

삶으로 다시금 끌어올리는 마법 같은 말은 존재하지 않기에

때때로 실패하고 소명과는 별개로 마음이 무력해집니다.

 

히로유키의 자살에 대한 자책 때문이었을까요?

코스케는 사망자의 누나 미오를 만난 후로 의문의 VR 게임에 집착하게 되요.

미오의 말에 따르면 히로유키는 호텔에서 뛰어내리기 직전까지

가상현실게임 "은빛 나라"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유서 한 장 발견되지 않은 호텔을 덩그러니 지키고 있던 고글.

게임에 빠져 퇴사를 하고 집안에 틀어박혔던 동생을 떠올린 미오는 생각합니다.

혹시 이 게임이 동생을 자살로 이끈 장치인 게 아닐까?

 

고스케는 곧장 러시아의 "푸른 고래" 게임을 떠올립니다.

자살커뮤니티를 운영하던 마스터가 50여가지의 미션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희생자를 압박한 후 끝내 자살에 이르게 만들었던 게임인데요.

반년 동안 130명의 희생자가 나왔던만큼 후폭풍이 큰 사건이었어요.

체포된 마스터는 "쓰레기들을 사회에서 제거했을 뿐"이라며 뻔뻔했는데요.

설정인지 아닌지를 알고 싶어 검색했던 저는 아주 식겁했습니다.

실제 사건으로 피해자가 자해 미션을 수행한 사진이 같이 떠요.

가급적 보지 않으시는 걸 추천합니다ㅠ.ㅠ

 

원격조작으로 데이터가 모조리 삭제된 고글이 낳은 의심.

고스케는 게임 전문가인 추의 도움을 받아 은빛 나라를 추적하다

미키오라는 게임 개발자와 화가 와쿠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개발자만 찾으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들 또한 범죄의 희생양이었던 거에요.

그러나 누구라서 이런 영화 같은 이야기를 믿어줄까요?

경찰은 물론이고 동료마저 비난하며 고스케에게서 등을 돌립니다.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자살게임을 만들었을까?

초반의 주요한 호기심은 개발자에 국한되지만 미스터리는 실로 복잡해서요.

"은빛 나라"를 통해 자살 교사를 이루려는 범인과

"은빛 나라"로 달아나 현실을 잊고 가상세계에 몰두하는 이용자와

"은빛 나라"를 폐쇄시키려는 고스케의 추적과 대결을 숨죽이며 지켜보게 되요.

가독성이 뛰어나 숨이 꺼지기 전에 끝을 볼 수 있으니 무척 다행이지요?

 

뭣보다 나약한 것 같지만 실은 너무 착하기만 한 사람들,

은빛 나라의 희생자들이 인상 깊게 다가오는 책이었어요.

저도 어떤 일에 실패하면 나 대체 왜 이러냐 자기비하도 하고 자책감에도 빠져요.

세상이 망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 적 있는데 내가 죽어야지, 죽고 싶다 이런 말은 안하거든요.

시오리와 구루미는 시험에 떨어지고 애인과 헤어지고 가족과 갈등을 겪고 사기를 당하면

상대를 죽이고 싶다가 아니라 세상이 왜 이러냐가 아니라 "죽고 싶다"고 생각하며 자해를 해요.

처음부터 죽으려던 것도 아니었어요, 쇼도 당연 아니구요.

자해도, 게임도, 그들 나름으로는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발버둥이었던 거에요.

 

연약한 사람들도 상처 입지 않는 뾰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건 너무 동화 같은 바람이겠죠?

사람에게 상처받아 은빛 나라로 도망친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에게 하트를 날려준 세계의 등장인물들도 모두 사람이었음을,

시오리와 구루미가 기억해 주면 좋겠습니다.

 

 

죽고 싶다.

신이 존재한다면 지금과 반대여야 한다.

태어날 때는 태어나고 싶은지 의사를 확인해야 하고,

죽을 때는 공포를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어야 한다.(p87)

공포를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게. (표지)

어서 오세요, <은빛 나라>로.

여기는 지친 사람들이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안전지대입니다.

예로부터 은색은 귀신을 물리치는 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은빛 나라>가 여러분을 안전하게 지켜주겠습니다. (p121)

 

   +밝은세상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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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은빛 나라 | 서평 2021-09-2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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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공포를 느끼지 않고 죽을 수 있다니 누군가에겐 꿈만 같은 얘기겠지만 속으면 안되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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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과 문명의 경계에서 바라본 세계사 | 서평 2021-09-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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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야만과 문명의 경계에서 바라본 세계사

에발트 프리 저/소피아 마르티네크 그림/손희주 역
동아엠앤비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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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바빌론, 바리가자, 갠지스, 장안, 비잔티움, 시데바이, 모체 계곡, 테노치티틀란과 쿠스코, 킬와, 샤자하나바드, 카프 프랑세, 아메리카, 훗카이도, 베를린, 상트페테르부르크, 볼타호, 카이로까지. 서유럽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도시들의 편에 서서 역사를 방대하게 돌아보는 책이다. 508 페이지의 어마어마한 분량이지만 한순간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재미나게 읽었다. 문제는 내용이 너무 방대해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는거;; 근사한 통찰력과 혜안으로 줄기를 쑥쑥 뽑아내서 큰 나무 같은 리뷰를 쓰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 소소하고 지엽적이지만 내딴엔 흥미로웠던 내용만 추려 못자리판에 볍씨 뿌리듯 흩뿌리며 썼다. 리뷰는 지루해도 책은 안지루하다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한번도 궁금했던 적이 없는데 누군가는 이런 걸 궁금해하는구나 신기했다. 누가 최초로 큰 바다로 나가려고 했을까? 최초의 인간은 누구이며 역사는 언제 시작했을까?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은 폭력적인 다툼의 결과였을까? 그들은 멸종에 얼마만큼의 고통을 느꼈을까? 다른 한쪽은 승리자의 기쁨을 누렸을까? 하와이 원주민은 왜 제임스 쿡 선장의 신체를 조각내고 살만 발라 선원들에게 돌려주었을까? 자신이 살고 있는 땅의 가장자리에 낯선 세계가 존재한다는 걸 알았을 때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역사에 무지해 처음 만나는 이야기도 많았다. 경작하고 가축을 기르며 집중적인 모유 수유가 내는 자연적 피임 효과가 약해졌다. 여성은 더 자주 임신하고 출산했으며 사냥꾼과 채집자 시절이던 때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잃었다. 6세기 무역망에서 인도양의 상인과 선원들은 서로마 제국의 후예들을 야만인 취급했다. 문화도 모르며 돈을 낼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비단길을 생각할 때 우리는(어쩌면 나 혼자?) 상인들이 한 번에 지나가는 긴 육로를 떠올리는데 실제로는 중간마다 상품을 매매하거나 옮겨 실을 수 있는 시장과 시장 사이의 구간으로 되어 있었다. 카스트 제도가 있어 인도의 사람들은 기원전 500년도 전부터 자기가 어디에 속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진로탐색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삶은 어쩌면 뜻밖의 안정감을 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측천무후에 대한 부정적 서술만 보면 무조(본명)의 집권이 시대의 정체 내지는 퇴보를 낳았을 것 같은데 후대 역사가들의 평에 따르면 그녀의 치세가 중국 전체 역사의 흐름에 해를 끼친 일은 없다고 한다. 형제들을 죽이고 왕이 된 당태종과 비교해 무조가 특별히 더 잔인한지도 모르겠다는데 동의 한 표. 안사의 난이 안사 + 사사명의 난인 줄을 왜 때문에 나는 처음 알게 됐을까? (공부를 안해서ㅠㅠ) 유목민을 사냥꾼과 채집가의 분류 안에 넣지 않는다는 것도 몰랐다. 떠돌아다니니까 다 비슷한 걸로 생각했지만 유목민은 먹을 것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기르는 식량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옮겨다니는 것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긴가민가;;) 13세기 몽골족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전세계의 말 중 절반이 중앙아시아에 서식했다. 반대로 당나귀는 유목민을 통해 서양에서 중국으로 전래되었다.

 

포르투칼 인들이 브라질 나무가 자라는 땅에 브라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남미와 북미에 대한 약탈이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으나 (역시 공부를 안해서ㅠㅠ) 북미는 약탈자들의 눈에 가치가 없어 보여 남미에 비해 관심을 덜 받았으며 본격적인 수탈이 시작된 건 유럽내 종교갈등이 심화되면서부터였다. 15-17세기까지 아프리카를 노예 경작지처럼 다루었던 서유럽인들이 18세기에는 노예제도 금지로 노선을 틀었다. 영국은 1807년에 노예무역을 폐지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서아프리카의 노예 가격은 내려갔다. 그러나 노예제가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된 아프리카 내의 폭력 사업가들에 의해 노예 사냥꾼과 노예 장사꾼의 규모는 줄지 않았다. 19세기, 서유럽은 이제와 노예제도가 개화되지 못한 나라들의 끔찍한 장치라며 그들을 교화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가는 이런 주장이 주제넘는 일이라 말하고 독자도 어이가 없어 입틀막. 쟤네들 숨틀막 하고 싶다.

 

아이티에는 흑인 나폴레옹이라 불리던 투생 루베르튀르가 있었다. 생도맹그의 노예들은 백인의 시대가 영원히 지나갔다는 사실을 아이티라는 새 이름으로 알리려고 했다. 그러나 아이티의 해방은 아메리카 여러 지역의 노예 해방으로 촉진되지 못했는데 달아난 농장주와 소유주들이 노예 해방이 혼란과 폭력, 경제의 파괴를 불러온다는 견해를 퍼트린 탓이다. 18세기 유럽인들은 더 맛잇는 음식, 더 아름다운 가구, 커피와 설탕 등의 기호품을 사기 위해 더 많이 더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이를 "근면 혁명"이라 부른단다. 멕시코는 1824년부터 1857년 대략 30년의 기간 동안 16명의 대통령과 33개의 과도정부를 겪었다. 국사 공부에 어려움을 겪을 멕시코 학생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일본은 19세기 중반 이미 남성의 절반이 글을 읽을 줄 알았고 여성은 10프로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글을 읽었다. 교토와 오사카에 각 500명의 출판업 종사자가 있었고 1832년 에도만 헤아려도 대력 800곳의 책 대여점이 존재했다고 한다. 여행책자, 점성술 책, 배우와 운동 선수의 순위에 관한 책, 광고 책자가 그 시절부터 있었다는 게 놀라웠다. 세계사에서도 독보적인 출판 강국이었구만;; 1892년 마크 트웨인은 베를린을 두고 "마치 지난주에 지어진 듯한 인상을 풍긴다"고 묘사한 적이 있다. 선지자 무함마드는 하인들이 자기 신념대로 기독교와 유대교를 믿는 것을 허용했다. 이슬람이 해답이라며 현재와 같은 극단적 배타성, 폐쇄성, 보수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인 듯 하다.

 

서기 500년 경의 그리스 세계가 역사, 철학, 신화로 매력 뿜뿜인 것과는 별개로 그곳이 정치적으로는 중요한 곳이 아니었다는 거, 서유럽을 그리스 지식의 직계처럼 느끼며 숱한 문서들을 보관하는 창고처럼 상상했지만 실제로는 무슬림의 사서들이 로마와 그리스의 전통을 계승, 발전, 보존했으며 이후 스페인에 살던 이슬람교도들을 통해 중세 서유럽의 수도원 도서관에 전달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아미요가 바티칸의 교황청 자료실에서 발견했던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의 판본들도 어쩌면 그런 식으로 수집되고 보존 됐던걸까??

 

로마 시대 용병집단을 군수회사로 표현하고 퇴위 당한 황제에게 지급한 돈을 퇴직금이라 말하는 등 표현들도 재미나다. 고고학자들은 무덤의 매장품을 전체 세트로 갖고 싶어했다는 문장도 공감이 가 우스웠는데 그들이 약탈꾼으로 돌변해 유물을 본국으로 빼돌렸을 걸 상상하니 곧 아찔해졌다. 유럽인을을 "살인적이며 단지 포획물에만 눈이 먼 고도로 발달한 야만인"이라고 말하는 점도 싫지 않았다. 솔직히 사실이지 뭐;; 아쉬운 점은 한국의 역사를 세계사 속에서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없다는 정도일까? 훗카이도 편에서는 일본의 식민지로 잠시 잠깐 조선이 등장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편에서는 "한국전쟁에서 새로운 분쟁의 전선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딱 한 줄로 표기된다. 카이로의 인구수를 설명할 때도 대한민국의 서울에 약 2400명이 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역시 한 줄, 쬐끔 아쉽다. 언젠가는 한국의 역사도 세계의 독자들에게 공유될 수 있었으면. 그 전에 나부터가 국사책 좀 읽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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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주식 | 서평 2021-09-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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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쩌다 보니, 주식

이학호 저
북산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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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잘할 필요는 없다.

둥둥 떠 있기만 하면 누구나 바다로 갈 수 있다. (p115)

 

 

9월에 제가 카카오를 쬐끔 샀습니다??

카카오로 용돈 좀 벌었다는 친구가 얼마 이하로 내려가면

추가 매수할 거라는 얘기를 해줬고 그 말에 저도 눈이 반짝반짝.

원래 떨어질 때 사는거라며 자신만만하던 초반의 웃음은 간데없어요.

소액이라 둘 다 머리 싸매는 상황은 아니고 드디어 우리도 물렸다며

아직은 서로서로 놀리고 있지만, 아직은.............

엉엉, 진짜 십만원 밑으로 내려가면 어쩌죠???

 

멘탈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어요.

두 달 있으면 주식 시작한지 딱 1년이거든요.

매달 줍줍 중인 삼성전자도 부진한데 카카오도 이 모양이고.

더 떨어진다는데 지금이라도 팔까?

금액도 작고 손실액이 많지도 않은데 그냥 안고 가?

크지도 않은 이 돈으로도 이렇게 고민이 되는데

도대체 장기투자는 어떤 분들이 하는 거냐구요.

 

남들 주식하는 얘기가 궁금했어요.

피와 살이 되는 전문적인 투자 지식 그런 거 말구요.

평범한 직장인인데 주식하는 내 일상은 이렇다,

수다 떨며 공유하는 책이 보고 팠고 때마침 이 책을 만났습니다.

<어쩌다 보니, 주식> 제목도 어쩜 저잖아요 ㅋㅋㅋㅋㅋ

 

신문사 엔지니어로 16년째 근무 중인 이학호씨의 책이에요.

주식 카페의 방장으로도 활동했을 정도니 평범한 직장인,

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요.

그렇다고 아예 전업 투자자인 건 아니니까요.

 

이학호씨는 주식으로 결혼자금을 마련한 후엔 주식을 아예 끊어버렸대요.

신혼 때 경제권을 아내에게 넘기며 주식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꼈지만

2019년 장인어른의 조언으로 주식을 다시 시작했지 뭔가요.

 

주식 말고는 답이 없다 생각하며 미친 듯 올인했던 청년기.

결혼 이후의 안정기와 함께 찾아온 새로운 도전.

주식 카페에 가입해 다른 전문가들의 활동을 지켜보기도 하구요.

그 자신이 카페를 만들었다 폭파시켰다 다시 만들기도 했대요.

자녀들을 위한 장기 투자 플랜을 선언했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그 주식을 도로 팔기도 하는 등 주식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감정의 골을 넘나들며 자산을 부단히 늘려간 분이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얻은 깨달음은요.

"주식은 벌면 번대로 잃으면 잃은대로 점점 빠져들게 되어있는 무언가이며"

"벌기 위한 투자에서 잃은 것을 만회하려는 투자로 변질될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거였어요.

주식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순간부터 돈을 잃는 사람들을 숱하게 볼 수 있는데

유혹에 빠지고 싶은 순간마다 다음과 같은 말을 되새긴다고 합니다.

 

"주식투자의 핵심은 결국 시간을 이겨내는 것이다."

 

노동은 열심히 하면 급여가 많아지지만 불로소득은 열심히 할수록 욕망만 늘어난다는 사실!

작가님도 주식리딩방, 투자책, 전문가, 공부, 주변의 권유 등 이것저것 다 손댔지만요.

"시간" 아닌 다른 답은 결코 찾을 수 없었다고 하니까 저도 시간에 제 돈을 의탁해 보렵니다.

잊지 말자! 분산투자, 분할매수, 장기투자!!!!!

 

+ 시간, 그것은 참 어렵고도 뼈 아픈 것...

절제해야 할 때와 용기내야 할 때를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니 어쩌면 좋냐구요 ㅎㅎㅎ

 

 

+ 북산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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