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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클라우드 루터 ❎ 이길용 | 서평 2021-01-0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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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루터

이길용 저
arte(아르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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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사건! 루터잖아요. 다른 나라도 아니고 자그마치 독일의 종교 개혁가이자 신학자. 16세기를 살았던 보수적 혁명가의 일생이 재미있을 턱이 있냐고 생각했단 말입니다. '교과서 읽듯이 인내심을 갖고 읽어야겠구만.' 마음의 준비를 착착하고 있었거든요. 알맹이를 까보니 세상에 클래식 클라우드 안에서도 비교 대상이 없어요. 시리즈 중 총 열 권을 읽었는데 단연코 최고입니다. 정말이지 흥미진진, 웃기고 기막히고 신비롭고 재미나고 좋은 거 혼자 다가진 잘난 책이었어요. 루터 편이라고 그냥 지나쳤으면 완전 곤란할 뻔 했다니까요. 다들 후회하지 마시고 제 말 믿고 얼른 서점으로 달려가세요. 오늘이 <루터> 읽기 제일 좋은 날!! 먼저 읽는 독자가 이기는 독자입니닷!! 근데 그 전에 책에 대해서 좀 알고 싶다 하시면 아래 제 서평을 읽어 주십셔. 저라면 서평 읽을 시간도 아까우니까 책부터 찾아읽겠습니다. 음하하하하>_<

 

페스트가 휩쓸고 간 유럽. 암흑 같은 죽음이 시시때때로 도사리는 독일의 작은 도시 아이슬레벤에서 태어난 루터는 어린 시절부터 신의 징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성장했습니다. 페스트로 사랑하는 두 동생을 잃어야 했고, 백년 가까이 전쟁을 벌이는 이웃 나라들의 끊이지 않는 다툼에 휩쓸릴지 모른다는 불안을 겪어야 했으며, 민중의 시름을 달래주어야 할 종교의 분열과 타락 또한 목격했지요. 법을 전공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기대를 외면한 채 종교에 귀의한 그의 가슴에는 차근차근 단독자로서의 자기 자신과 은총을 내리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생겨나게 됩니다. "오직 성서, 오직 믿음, 오직 은총." 하느님을 앎에 있어 교회라는 매개는 필요하지 않다는 깨달음, 신앙은 교회와 인간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신과 인간 사이의 문제이며 인간은 집단이 아닌 단독자로 신 앞에 나아가야 한다는 자각으로 종교 개혁을 이끌게 됩니다. 신과 나 사이에 어떤 장애물도 놓지 말자, 그것이 타락한 교회 타락한 종교인이라는 장애물이라면 더욱 깨끗히 치워버리자, 루터의 선언은 개신교도가 아닌 제가 듣기에도 참으로 속이 트이는 시원한 발언이더군요.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크성교회문에 내걸 때만 하더라도 자신의 주장이 전 독일을 넘어 전 유럽에 개혁의 불꽃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될 줄은 몰랐다는 루터. 마녀 사냥에 동조하고, 농민이 아닌 권력자의 편에 서서 전투를 저지하려 했으며, 종교개혁의 지지를 얻기 위해 헤센의 방백 필리프의 정부를 인정하는 등 도태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보여주어 실망도 했지만요. 집단이 아닌 개인의 주체적 자아 의식을 강조하며 종교와 문화에 새로운 길을 열고 근대의 시작을 힘껏 이끌어 나간 혁명가의 빛을 바래게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우리가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려면 '루터'라는 한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그가 어떤 시대, 어떤 문화,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그런 일을 했는지를 반복적으로 되물어야 할 것이다. 결국 인간은 역사의 존재이기 때문이다."(p235) 루터뿐 아니라 루터 주변의 흥미로운 인물들, 그 시절의 사람들에게는 절망스럽지만 현재의 우리에게는 흥미진진한 배경들을 루터의 주장과 함께 착착 날라주는 이길용 저자님의 배려이자 안배로 책은 무척이나 재미있고 수월하게 읽힙니다. 저와 같은 인문교양도서의 초보 독자들에게 올해 이보다 강추하고 싶은 책은 없을거라 장담해요. 최고!

 

+ 이길용 저자님의 <이야기 종교학>, <이야기 세계종교>를 장바구니에 담아놨는데 혹시 읽어보신 분 계신가요? <에바 오디세이>는 오뒷세이아랑 연관된 책인 줄 알고 담았는데 알고 보니 신세계 에반게리온 분석책이더라구요. 종교학 박사님의 이력이 너무 독특해서 웃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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