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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면 극락, 후퇴하면 지옥의 세상에서 | 독서 2022-09-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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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저/김선영 역
리드비(READbie) | 2022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전국시대 전략에 대한 모순을 파헤치는 역사 미스터리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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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며 발간을 기다려왔던 요네자와 호노부의 <흑뢰성>. 역시 기대했던 이상의 놀랄만한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는 작품으로 향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걸작의 반열에 들어갈 듯 하다.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역사소설과 미스터리 장르의 재미를 너무나도 잘 배합한 이 작품은 무엇보다 전쟁과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력이 곳곳에 배어있다는 점이 놀랍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고전부 시리즈나 소시민 시리즈, 베루프 시리즈는 물론 판타지, 본격 미스터리, 그리고 단편집에 이르기까지 한 작가가 썼다고는 볼 수 없을정도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데, 이번 <흑뢰성>에서는 장르적인 재미를 보장함은 물론 문학적인 성취까지 더했다.

 

  <흑뢰성>은 일본 전국 시대 1578년 겨울부터 1년간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당대의 무장이자 다이묘인 '아라키 무라시게'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당시의 패권을 눈앞에 둔 이는 그 유명한 '오다 노부나가'. 무라시게는 오다에게 반역을 일으키고 아리오카성에서 저항한다. 막강한 오다 세력과의 전투를 앞두고 성에서 오랜 저항을 이어가는 무라시게 앞에 천재적인 책사 '구로다 간베에'가 나타나 그를 설득하는데, 무라시게는 그를 죽이거나 돌려보내지 않고 간베에를 지하 감옥에 가둔다. 이후 성안에서 기괴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무라시게는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지하 감옥에 있는 구로다 간베에를 찾아가 사건의 진상을 논의한다.

 

  아라키 무라시게는 오다 노부나가는 당대의 패권을 앞둔 거대한 적을 맞이하며 아리오카성에서 승산없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민심은 동요하고 장수들은 분열한다. 적과 내통하는 배반자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아라키 무라시게는 지역의 유지라고 할 수 있는 이케다 가문의 정통성을 잇는 인물도 아니다. 그 역시 이전 주군을 배신하여 이전의 가문을 통합하여 주군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제레미 블랙의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에 따르면, 일본 전국시대의 전쟁사에서는 배신과 배반이 전쟁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아닌게 아니라 이 책에 나오는 전국시대 당시의 무사들의 주된 관심사가 어떻게 배반을 효과적으로 일으키고, 어떻게 우리편의 배신을 막는지에 대한 것이다. 아라키 무라시게는 아리오카성을 지키면서 외부의 큰 적과 싸우는 것보다 내부의 불안과 배반을 막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더 크게 느낀다.

 

  아리오카성에서 무라시게에게 항복을 권유하기 위해 나타난 당대의 천재적인 책사 구로다 간베에. 일본 전국시대에서 훗날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유명한 책사로 이름을 드높였던 인물이다. (영화 <한산>에서 윤제문이 맡았던 역할로, 한국인이 공감하기에는 어려운 인물인것도 사실이다) 무라시게는 그만이 생각했던 이유로 간베에를 지하 감옥에 가둔다. 도대체 무라시게는 간베에를 왜 죽이거나 돌려보내지 않고 지하 감옥에 가두었을까. 자신만의 '전략'으로 당대의 전략가를 감옥에 가둔 그 상황부터 그에 대한 인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전국시대, 모든 무사들에게는 자신들만의 전략이 존재한 시대였다. 오다 노부나가는 압도적인 세력으로 무참하게 많은 사람들을 죽여 나갔고, 많은 다이묘들이 극락왕생을 내걸고 전투를 부추겼으며, 어떤 이들은 때를 기다리고, 무라시게는 노부나가와는 다른 방향으로 자신만의 세력을 키우려고 했다. 모든 무사는 죽음으로써 존재했고, 죽음으로써 살고자 했고 가문을 남기려고 했다. 모든 것이 무사의 관점이었고 전쟁을 일으키는 장수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실제 싸움에 참여한 병사들과 백성들의 관점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들은 처절하게 싸움에 임하고 극락왕생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전진하면 극락, 후퇴하면 지옥'이라는 전국시대 당시의 말은 종교적인 힘을 통해 모든 나라의 백성들을 전쟁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 또한 무사들의 전략이었다. 전쟁은 전략과 전략이 넘치는 시기였다. 아리오카성이 존망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무라시게는 모든 전략을 짜내서 성을 지켜 왔다. 모두를 죽였던 노부나가와 달리, 죽이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평판을 높이고 소문을 퍼뜨려 이름을 알리고 아군을 늘이려 했던 무라시게는 그 역시 노부나가와는 다르지만 이름난 무사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전략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무사들과 책사들의 전략은 마치 꿈을 꾼 듯 허망하게 묘사된다. 무라시게는 노부나가와는 차별화된 입장을 견지하기 위해, 간베에는 한 남자의 이름을 치욕에 빠뜨리기 위해 각자의 전략을 펼치지만, 그 결과는 성공하지 못한다. 전략은 부풀어진 허세이기도 했고, 헛된 욕망이기도 했다. 악인들의 그릇된 인과관계는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사람들은 희생될 뿐이었다.

 

 아무리 악이 만연했던 시대였어도, 근심 많은 세상에 저항할 방법은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갈망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불가사의한 전략에서는 무라시게에게 책략을 전달했던 간베에는, 결국 인생의 교훈은 거꾸로 무라시게를 통해 배운다. 신벌이나 주군의 벌보다 신하와 백성의 벌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는 진리는 전국시대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유효하다. 역사의 교훈과 문학의 경고가 시대를 거쳐 반복되는데도 우리는 이러한 진리를 잊어버리고 건너뛰곤 한다.

 

  <흑뢰성>은 몰락해가는 성을 지키는 지도자의 딜레마를 다루는 인간 심리에 천착하면서도,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불가능한 사건에 도전하는 추리 미스터리의 면모를 잃지 않으면서, 무엇보다 인간애라는 주제 의식에도 깊이 있는 질문을 던져주는 흔치 않은 명작이다. 아마 최근 각국의 미스터리 장르에서 이만한 성취를 안겨준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가장 빛나는 지점은 역사와 미스터리의 미덕인 '전략과 책략'이라는 것의 모순을 스스로 되묻고 있다는 점이다. 지략을 짜내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상위에 있어야 함을 역설적으로 이 역사 미스터리의 수작은 말한다. 전략은 허세가 아니라 명분이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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