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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 나의 리뷰 2020-08-0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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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저
허블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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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신인 작가투표에서인가 보고 한번 읽어보자 싶어서 선택했는데 예상치 못한 SF소설집이었고 이틀만에 완독했을 정도로 재밌었다. 테드 창인가 하는 분의(순간적으로 테드 창이 맞나 싶어 찾아보기까지 했는데 동명이인(?)이었다... 극한직업!) 나와 당신의 이야기라는 책을 맛깔나게 본 기억이 있는데(그러고보니 영화 콘택트를 아직도 안봤다. 이번주에 꼭!) 솔직히 그만큼이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름 생각의 틈을 벌려주고 여운을 안겨주고 있어 한편한편 남은 편수가 줄어드는게 아쉬워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모든 작품속에 녹아든 아이디어가 기발했는데 특히 책 제목이기도 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이라는 작품과 감정의 물성이라는 두 작품이 원픽, 아니 투픽이었다. (이런식으로도 표현하는지 모르겠다만) 과학의 발전 방향 속에서 의도하든 그렇지 않았든 소외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플롯을 짤 수 있는건지 끝까지 보고 나서 다시 앞부분을 들춰볼 정도로 정말 놀라워하면서 볼 수 있었다. 감정의 물성이라는 단편에서는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물체를 다루고 있는데 아이디어의 참신성은 둘째치고 인간의 속성을 다루고 있어 나같은 경우 조금 찔리기도 했다.


'선배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제 생각은 이래요. 물성이라는 건 생각보다 쉽게 사람을 사로잡아요. 왜, 보면 콘서트에 다녀온 티켓을 오랫동안 보관해두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사진도 굳이 인화해서 직접 걸어두고, 휴대폰 사진이 아무리 잘 나와도 누군가는 아직 폴라로이드를 찾아요. 전자책 시장이 성장한다고 해도 여전히 종이책이 더 많이 팔리고. 음악은 다들 스트리밍으로 듣지만 음반이나 LP도 꾸준히 사는 사람들이 있죠.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향수로 만들어서 파는 그런 가게도 있고요. 근데 막상 사면 아까워서 한 번도 안 뿌려보는 사람들도있다고 하더라고요. (중략) 그냥 실재하는 물건 자체가 중요한거죠. 시선을 돌려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거잖아요. 물성을 감각할 수 있다는게 의외로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거든요.'


'소비가 항상 기쁨에 대한 가치를 지불하는 행위라는 생각은 이상합니다. 어떤 경우에 우리는 감정을 향유하는 가치를 지불하기도 하니까요. 이를테면, 한 편의 영화가 당신에게 늘 즐거움만을 주던가요? 공포, 외로움, 슬픔, 고독, 괴로움... 그런 것들을 위해서도 우리는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죠. 그러니까 이건 어차피 우리가 늘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 아닙니까?'


귀신의 집처럼 돈내고 공포를 체험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슬픔이나 고독을 느끼기 위해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슬픔이나 괴로움을 느끼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경우는 없지 않을까하는 다소 억지스런 반례를 생각해보기도 했던, SF소설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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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 나의 리뷰 2020-08-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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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저/안정효 역
소담출판사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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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더 손에 자주 잡히는 시기이다. 먼저번에도 언급한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이 책을 다루었던 기억이 있어 다시 찾아보기도 했는데 대충 줄거리를 알고 있어서인지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빨랐지만 방송에서 언급했던 문장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한템포 쉬어가게 되는게 이런게 방송의 힘인가 싶기도 했다. 


1930년대 후반에 나온 책이라고 하던데 이 때는 DNA구조가 밝혀지기도 전이었다고 한다.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나오기도 전이고. 물론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이 책의 영향을 받았으려니 싶지만. 하여간 생물학적인 출산과정을 인간에게서 분리하고 태아의 산소, 혈액공급을 제한하여 지능을 일부러 떨어뜨린 인간종을 구분하여 만들어낸 세상에서는 오늘날의 정상적인 인간계급인 알파를 제외한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계급은 모두 본인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노예계급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중 약간의 변이를 일으킨 알파계급 한사람과 여러사람을 좋아하고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왜인지 그렇지 못했던, 그 계급에서는 평범하지 않았던 알파도 아니고 엡실론더 아닌 감마였나 하는 계급의 레니나와의 여행, 그리고 거기서 만난 린다와 그의 아들 야만인 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군데군데 저자의 의도에 따라 직조된 셰익스피어의 작품속(템페스트, 오델로, 햄릿 등) 대사와 더불어 기계적으로 읽히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을 잃지 않았던건 그만큼 오늘날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우리들에게, 고통을 거세하려는 미래가 과연 좋은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를 던져주는 등의 메시지가 의미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현재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상시휴대하며 복용하는, 심지어 소요사태를 진압하는데도 사용하는 소마라는 물질은 오늘날 스마트폰을 필두로한 유튜버, 아프리카티비 등의 VJ가 아닐까 싶으면서 우리의 정신을 지배한다고까지 생각이 들진 않지만 윈도우를 필두로 전세계에 오피스세계를 구축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약자인 마소를 뒤집으면 소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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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 -존 스타인벡 | 나의 리뷰 2020-08-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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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분노의 포도 1

존 스타인벡 저/김승욱 역
민음사 | 200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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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치 않게 읽어보게 된, 제목만 얼핏 들어봤었던 책이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으로 2권으로 된 책인데도 신기한건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었는데 그게 퓰리처상을 받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유를 특정할 순 없지만 혼자 생각해본다. 그러고보니 이 상은 사진한테만 주는게 아니었나 싶은데 얼핏 찾아보니 언론이랑 문학 분야에서의 업적을 대상으로 수여하는가보다. 그러고보니 저자가 기자출신이다.


오클라호마에 살던 3대가족이 트랙터의 등장으로 소작농으로서도 살지 못하고 쫒겨나 일거리가 풍부하다는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소설인데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모큐멘터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문학적인 수사문구 보다 간결하게 대사와 행동위주로 쓰여져 있어 초반만 잘버티니 그 뒤부터는 술술 읽혔다. 착하게 사는 것과 행복하게 사는 것은 절대 원인과 결과가 될 수 없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아래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한 가족의 붕괴를 보여주는 가슴아픈 이 소설은 수십년이 지나고, 태평양을 건넌 우리나라에서의 오늘에 빗대볼 수도 있을것 같다. AI로 인한 일자리의 소멸을 걱정하고 대비를 권하는 전문가들의 많은 글이 쏟아짐과 동시에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또 다시 사회가 언택트니 뭐니해서 재편되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결국은 은행이 돈을 벌고, 땅을 가진 농장주만 배를 불리는 사회구조속에서 주인공 가족이 세를 불려 정당한 노동권력을 획득했다면 이 책은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을 다루는 책이 될 수 도 있었겠다 싶다.  만약 그랬다면 책 출간시기를 고려해봤을때 메카시즘 광풍시기랑 전후가 어찌되는지는 몰라도 출간금지당하거나 잡혀들어갔을 듯. 주인공인 톰이 케이시라는 목사직을 내려놓은 목사를 만나 사람이 자기만의 영혼을 갖고 있는게 아니라 커다란 영혼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믿고난 후에 도망쳐야만 하는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께 케이시의 말이 맞다면, 믿는다면 자기는 어디에나 있을거라고 하는 말이 종교적인 색안경을 끼고보지 않아도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부분이었는데 영혼의 한조각이 포도 한알을 의미하는건가 싶기도.


몇달전 종영한 책읽어 드립니다 시즌2가 시작한다면 이 책을 다루어주어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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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이유 -홍성수 | 나의 리뷰 2020-08-0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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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법의 이유

홍성수 저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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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이해하는 시민의 교양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실제로 책 말미에는 각 장에서 언급한 법률용어가 부록으로 붙어있기도 하고. 당연하겠지만 대부분 보았음직한 영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인지(베니스의 상인도 영화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당 영화의 배경이나 줄거리를 바탕으로 딱딱하지 않게 읽어볼 수 있었는데 이제보니 이 책은 공개강의를 바탕으로 엮어낸 책으로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살면서 법리적 문제때문에 변호사를 만난적은 없는데 행여나 아는 변호사가 전혀 없을때, 갑자기 경찰서에 가게되었을때 우리나라에서는 형사당직변호상황실에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할 경우(오전9시부터 오후6시 안이라면) 별도의 비용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정해진 시간이 아닌 경우에는 어떻해야 하는지까지 안나와있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무조건 변호인 입회전까지 묵비권을 행사하는게 답이겠지만 당연해서였는지 그렇게까지 알려줄 필요까지는 없어서였는지는 궁금.


참고로 우리나라는 10만명당 수감자가 109명선으로 세계 140위 정도라고 한다. 2018년 기준 무죄율은 0.79%가 좀 안되는데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하고. 우리나라 영화에서 법정이 등장하는 경우는 극적인 재미를 위해서인지 유죄에서 무죄로 뒤집히는 경우가 많은데 거꾸로 보면 1%도 안되는 확률을 가진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보면 되려나 싶다. 최근 본 재심이라는 드라마도 그렇고. 그러고보니 최근 방송한 유퀴즈에서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분이 있었는데 재심전문 변호사분께서 나와 또 어떤 사건의 재심판결을 곧 앞두고 있다고,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던게 생각난다. 


오래전 영화이긴 하지만 에린 브로코비치 영화를 다루면서는 민사소송을 다루는데 민사소송의 목표는 양 당사자가 타협하여 최선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지, 갈 때까지 가서 궁극의 정의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문장이 나온다. 맞는 말 같으면서도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드는건 그건 왠지 정의롭지 못한 일로 느껴지기 때문일까. 아무리 억울해도 자동차 사고에서의 과실비율이 0이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말처럼. 


그나저나 중재가 되지 않고 소송으로 계속 가는 경우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판결이 나는데 그렇게까지 오래걸리는 이유가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았다. 아무리 사건이 많고 검토해야할 증거가 많고 심리해야 할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도 판결이 나오기까지 수년에서 십년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면 낭비되는 유무형의 사회적 비용이 엄청날 텐데 프로세스를 바꾸든 법조인을 더 뽑든간에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밖에도 영화 카트를 바탕으로 노동법을 다루면서 등장하는, 부지런히 일을 한다는 뜻의 근로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라는 뜻의 노동의 차이라던지(그래서 근로의 권리는 일할 권리로, 근로자는 노동자로, 근로조건은 노동조건으로 바꾸는걸 추진중이라고) T익스프레스라는 롤러코스터에 시각장애인이 탑승할 수 없었으나 정말 시각장애인의 안전문제가 있는 것이 맞는지 현장검증을 통해 소송의 결과로 안전함을 밝혀내서 탈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 등도 흥미로웠던, 아, 표현의 자유 관련해서는 래리플린트라는 영화도 한번 보고 싶게 만들어주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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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장강명 | 나의 리뷰 2020-07-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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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표백

장강명 저
한겨레출판 |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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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본 소설. 더이상 개혁을, 변혁을 추구하기 힘들어진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야만 하는 세대를 표백세대라고 부르며 특이하게 두개의 이야기가 같이 전개된다. 처음에는 알수없는 닉네임으로 대화하는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다가 뒤로 갈수록 서서히 맞물리면서 몰입이 고조되는데 무슨 상을 받았던 작품답게 끝까지 재미나게 읽을 수 이었다. 소설속의 여자주인공은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방송된 인간수업에서의 여자주인공을 생각나게 했는데 비슷한 배경과 성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인물들이야 당연히 다르고.


그때쯤 베르테르 효과를 생각나게 할만한 연속 자살사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줄거리를 설명하려니 스포일러가 될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A대학을 중심으로 한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대화 잦은 술자리의 경험 등에서 옛추억을 떠올리게 해 소설 그자체와는 다른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때 종종 가던 술집들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몇몇 상호가 기억나기도 했다. 동래파전이라고 등장한 곳이 어딘가 궁금하기도 했고. 나그네 파전(이름이 맞는지 가물가물) 아니면 동학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동학은 지금도 있으려나.


미래에 어떤 행동을 하도록 생각을 심어놓거나 자기를 추종하도록 만드는 여주인공의 능력은 요즘 회자되는 가스라이팅과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진다. 간혹 섬뜩해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꿈과 희망을 꿈꾸기 힘든 시기인건 지금도 마찬가지여서일까. 자살이 아닌 사회파괴적인 악플, 흉악범죄로 바꿔서 나타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소설내용과 관계없이 대학 친구들에게 한번 안부연락이나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오랜만에 신촌에서 보자고 해볼까 싶다가도 이젠 너무 흩어져서 거의 불가능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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