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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노다 나오키 “죽기 전 마지막 식사는 가쓰돈으로!” | 책소식 2018-05-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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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근무 시간이란 점심 이전과 이후로 나뉘기 마련이다. 점심시간을 기다리며 오전 업무를 처리하고, 퇴근시간을 기다리며 오후 업무를 견뎌내는 게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 아닐까. 그만큼 직장인들에게 ‘오늘의 점심 메뉴’는 변함없는 관심사다. 문제가 있다면 회사 근처 식당은 한정되어 있고, 늘 ‘거기서 거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어제 먹은 메뉴와 그제 먹은 메뉴가 헷갈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다. 나는 삼일 전, 일주일 전의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할 수 있을까? 일상의 쉼표 같은 이 시간을 더 다채롭게 채울 수는 없을까?

 

시노다 나오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행사의 샐러리맨인 그는 1990년부터 매끼 먹은 음식을 일기에 기록해왔다.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가 떠오르는가? 맞다, 23년 동안 써온 ‘그림식사일기’를 공개했던 바로 그 주인공이다. 첫 책이 출간되고 2년여가 흐르는 동안 저자는 과장에서 부장으로 승진을 했다. 물론 샐러리맨으로서의 일상은 변함없이 이어졌고, 일기쓰기도 멈추지 않았다. 『샐러리맨 시노다 부장의 식사일지』 에 담긴 것은 그 시간들의 기록이다.

 

여전히 그는 맛집 개척을 즐기고 마음에 드는 식당을 발견하면 지겨울 때까지 찾아가는 ‘음식 스토커’다. 그 날 먹은 음식을 쓰고 그리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똑같다. 무려 28년 동안 이어져 온 일과다. 그의 식사일기를 보고 있노라면, 무심코 지나친 순간들도 기록을 거치면서 특별해진다는 걸 알게 된다. 눈으로 음식을 맛보며 상상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시노다 나오키는 스물일곱 살부터 식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후쿠오카로 전근을 가게 되면서 현지의 맛있는 음식을 기록해두자고 생각했던 것. 그는 음식점에서 사진을 찍거나 스케치를 하지 않고, 기억에만 의지해서 그림을 그리고 감상을 남겨왔다. 2012년 NHK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23년 동안 써온 일기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고, 이를 계기로 첫 번째 책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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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메시, 샐러리맨의 점심


한국에 처음 오신 건가요?

 

10년 만에 왔습니다.

 

당시에 한국 음식을 스토킹하셨어요(웃음)?


그때는 사원 여행으로 왔던 거라 자유 시간이 없었습니다. 서울을 둘러볼 시간이 없었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더 깊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 아침에도 주변 산책을 했어요. 문 연 식당들도 봤고,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한국 독자들과의 만남도 예정되어 있죠?

 

네, 무척 기대하고 있고요. 일정 사이사이에 시간을 마련해서 한국의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습니다. 제가 여행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투어로 찾아가는 가게보다는 지역 사람들이 많이 가는 가게를 가고 싶습니다.

 

2012년에 방송을 통해서 처음 식사일기를 공개하셨어요.


원래 그림을 그리고 문장을 쓰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때는 23년 정도 써온 일기가 있었고요. 마침 그 해에 NHK에서 <사라메시(サラメシ, 샐러리맨의 점심)>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됐습니다. ‘내 일기가 소개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투고를 해보자’라는 마음에서 투고를 했었어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쓴 일기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랬더니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출연을 하게 됐죠. 그때 제가 해외 출장을 가려고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10분만 전화가 늦게 왔다면 못 받았을 거예요. 그러면 방송에 나가는 일도 없었을 거고, 책이 출판되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서울에 와서 인터뷰를 하는 일도 없었을 것 같고요. 우연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50세 생일을 기념해서 일기를 공개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다기보다는, 그 해에 저희 딸들이 대학교와 고등학교 수험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아버지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요즘도 방송에 출연하시나요?


아직도 취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어서 출연하기도 하고요. 가끔 지역 방송에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당 주인이나 손님들이 알아보는 경우가 많겠어요. 솔직하게 음식을 평가하기가 어려워졌을 것 같은데요?


제가 쓴 책이 가이드북이 아니기도 하고, 의외로 잘 들키지 않습니다. 아는 가게는 마음에 들어서 가는 곳이기 때문에 애초에 좋지 않은 평가는 잘 쓰지 않고요. 몰래 가는 곳은 들키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영향은 없는 것 같습니다. 책에는 안 좋은 이야기가 별로 없는데요. 노트에 쓴 내용 중에는 악평도 있습니다(웃음).

 

“저의 은밀한 꿈은 이 책에 나와 있는 어딘가의 식당에서, 제 책을 보고 오셨다는 분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일입니다”라고 쓰셨어요.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셨어요?


그런 분을 스친 경우는 있었습니다. 가게 주인이 ‘책을 보고 왔다는 사람이 있었어’라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직접 마주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처음 간 가게의 주인이 먼저 알아보는 일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서 그런가 봅니다(웃음).

 


전단지 나눠주는 음식점은 가지 않아요


『샐러리맨 시노다 부장의 식사일지』 는 점심식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직장인에게 점심은 아침, 저녁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걸까요?


회사에 가면 점심을 가장 기대하게 될 것 같고요. 지금은 일본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사정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들 용돈도 적어졌고, 그래서 도시락을 사서 먹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점심시간은 리프레시를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밖에서 먹은 음식만 그림으로 그리는데, 음식의 맛을 기록한다기보다는, 나중에 봤을 때 ‘이 때의 나는 이런 음식을 먹었구나’ 하는 경향을 알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통계를 내는 걸 꽤 좋아하기도 하고요. 점심에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하는 것은 그만큼 제가 점심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저녁이나 주말에는 집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 때는 다양함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매주 같은 걸 먹을 때도 있고요. 물론 아내 흉을 보는 건 아니지만요(웃음). 점심에는 새로운 가게를 개척하면서 무한하게 가능성을 넓힐 수 있습니다.

 

회사 근처에 새로운 식당이 생기면 일단 가서 맛을 보신다고요.


새로운 가게를 개척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가능한 많은 것들을 먹고 그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게를 가려고 노력해요. 그런 것들이 다 상승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편이어서, 여러 가게에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취미와 실질적인 이익을 겸한 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는 ‘월요병’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일본에도 비슷한 말이 있나요?


일본에도 그런 것이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 월요일이 되면 회사에 가기 싫은 거죠. 그런데 저는 화요일을 주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주의 금요일보다 이번 주 금요일이 더 가까워지는 시점이니까요. ‘지난 주말이 즐거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번 주말에 뭐하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어떻게든 월요일만 극복하면 화요일부터는 주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꽤 긍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식당을 개척할 때의 요령’도 공개하셨어요. 전단지를 나눠주는 음식점은 피하신다고요.

쿠폰을 내놓는 가게들 중에는 좋은 가게가 별로 없습니다. 저는 그런 가게를 ‘가서는 안 될 가게’ 리스트에 포함시킵니다. 전단지를 받아서 ‘여기는 가면 안 되겠다’ 하고 꼭 체크를 하죠. 겉모습만 봤을 때 꽤 괜찮은 가게라 하더라도 쿠폰을 나눠주는 경우에는 가지 않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장사가 잘 안 되니까 쿠폰을 나눠주는 걸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쿠폰에 나와 있는 할인된 가격이 원래 가격이고 거기에 덧붙인 금액으로 판매하는 가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손님이 없기 때문에 쿠폰을 나눠주는 걸 텐데요. 좋은 가게는 처음에 조금 고생을 하더라도 어찌됐건 손님이 몰리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하면 쿠폰을 나눠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쉽게 쿠폰을 내놓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중에도 좋은 가게가 있기는 하지만 저는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고요.

 

새로운 맛집을 찾는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28년 동안 식사 일기를 쓰시면서 실패율이 많이 낮아진 것 같으세요?


꽤 줄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실패는 하고 있고요. 다섯 번 연속으로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도 나름대로 즐거운 일입니다. 안 좋은 이야기를 쓰는 것도 그렇고요. 음식을 맛없어 보이게 그리는 것도 꽤 어려운 일이라서, 맛없게 보이려고 열심히 그리다 보면 오히려 맛있어 보이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맛없는 식당에 가게 되는 것도 다 즐거운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한 번은 새우를 튀긴 가키아게를 먹었는데, 너무 딱딱해서 새우의 화석 같은 느낌이었어요(웃음). 그래도 실패는 꽤 많이 줄어든 편입니다. 앞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가게는 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는 것으로도 실패율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실패율을 낮추는 데 식사 일기가 도움이 됐을까요?


그다지 관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인생 경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56년이나 살았으니까요(웃음).

 

‘손님이 많은 집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보편적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줄을 많이 서는 곳에도 잘 가지 않습니다.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음식점이라고 해도요? 그런 소문에는 흔들리지 않으세요?


네, 그다지 흔들리지 않습니다. 작년에 일본에서는 로스트비프동, 츠케멘, 팬케이크 같은 것들이 유행했었는데 저는 가지 않았습니다. 책에도 팬케이크가 나오기는 하는데 줄 서서 먹어야 하는 곳은 아니고요. 꽤 맛있는 가게라서 잘 갑니다. 로스트비프동, 츠케멘, 팬케이크를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그 음식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런 가게들은 유행을 타고서 여러 곳이 생겨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곳이라고 해도 가지 않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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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쓰돈을 먹고 죽을 수 있다면


“아무리 취했어도 30종류까지는 접시의 무늬까지 기억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익숙해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일기를 쓰던 당시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없었습니다. 필름 카메라밖에 없었기 때문에 기록을 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외울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보니까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외우지 않으면 그림을 그릴 수가 없습니다. 보면서 그림을 그리는 사생은 익숙하지 않고요. 일단 외우고 그걸 소화한 다음에 그림을 그려야 됩니다.

 

‘똑같게 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니군요.


네, 똑같이 그리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한테 어떻게 보였는지를 그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노트에 있는 그림은 사생이라고 할 수는 없고, 저는 그림을 그릴 때 먹었을 때의 인상까지 그리고 싶어 합니다. 맛있었던 음식은 맛있게 그리고 싶고 더 강조하게 마련이죠. 어떻게 보면 그림은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그린 그림을 보시고 사진과 비교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보일 리가 없습니다. 그릇에 담긴 음식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을 그렸는데, 그 아래에 그릇도 같이 그려 넣었거든요. 사진을 찍는다면 위에서 한 컷, 옆에서 한 컷, 두 장을 찍어야 되는 거죠. 그런 면에서 그림으로 그리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을 배우셨어요?

 

아니요. 물론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들은 적은 있지만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철이 들 때부터 이미 그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쓴 노트의 일부를 가지고 왔는데, 보시면 그림이 변화했다는 걸 아실 겁니다. 선을 그리는 펜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똑같은 펜을 쓰고 있는데, 수성펜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의 브랜드를 쓰게 됐습니다. 만화가들이 색을 입힐 때 많이 쓰는 유성펜이 있는데요. 이 노트에 쓰면 번지기 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물감을 사용하면 더 많은 색을 낼 수 있겠지만 말리는 데 시간이 걸리고요. 그래서 저는 다른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수성펜을 물에 적셔서 옅은 색을 내거나 하는 거죠.

 

“죽기 직전의 마지막 식사는 가쓰돈”으로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가쓰돈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저다운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어요. 나가이 가후라는 작가가 마지막에 가쓰돈을 먹고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만큼 건강했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거동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안 좋다면 마지막 식사로 가쓰돈을 먹을 수 없겠죠.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는 뜻입니다. 제가 나가이 가후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마지막에 가쓰돈을 먹고 죽었다는 게 굉장히 부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동경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웃음).

 

이번 책은 일본 샐러리맨의 식사 일기인데, 한국의 직장인들이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같은 샐러리맨이니까요. 점심에 혼자 식사하는 경우도 많을 테고, 저와 동년배이고 먹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 머무시는 동안 드시는 음식들도 일기에 기록하실 건가요?


네.

 

기대하시는 메뉴가 있을까요? 잡채를 좋아하신다고 알고 있는데요.


뭘 먹어도 맛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한국에서 이렇게 책을 내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이 책을 보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일본에 흥미를 갖게 되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에는 이렇게 이상한 일을 하는 아저씨가 있구나’ 하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웃음).


 

 

샐러리맨 시노다 부장의 식사일지시노다 나오키 저/박정임 역 | 앨리스
밥이 맛있으면 오후 업무도 힘차게 할 수 있다는 시노다 부장의 활력 충전은 과연, 맛있는 음식에서 비롯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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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이원영 작가 낭독회 | ▶ 이벤트 24시 2017-11-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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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북극에 다녀왔습니다.

이제 곧 겨울엔 남극에 갑니다.

 

과학자 이원영이 북극의 풍경과 정취를 낭독하고

소설가 천운영이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대접합니다.

 

11월의 마지막 토요일, 돈키호테의 식탁으로 초대합니다.

 

일시 : 1125() 오후2

장소 : 돈키호테의 식탁 (연남동 240-29)

초대인원 : 20(선착순 마감)

입장료 : 1만원

신청하기 : http://bit.ly/2zIJxI5

 

 

함께하시는 분들께 북극 뱃지를 선물로 드립니다. (정말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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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문어의 영혼] 네 문어와 한 인간의 교감 | 책소식 2017-07-0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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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하면 보통 무엇이 떠오를까? 빨판? 8개의 다리? 아마 이 책의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괴물, 외계인 등이 꽤 많은 표를 받을 것이다. 서구 사회에서 문어는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자 ‘다름’의 대명사였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문어는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나 할리우드 오락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괴물로 등장했고, 각종 소설과 오락물에서 외계생물의 원형이 되었다. 아마 작가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이질적인 무언가가 문어였기 때문이리라.


저자 몽고메리는 이런 간극을 훌쩍 뛰어넘어 문어를 알고자 했다. 방법은 단순하다. 거대한 괴물로 만들어진 미디어 속 문어가 아닌 ‘진짜’ 문어를 만나는 것. 몽고메리는 그래서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으로 가 2년여의 시간 동안 수족관을 드나들며 문어인 아테네, 옥타비아, 칼리, 카르마를 만났다. 문어는 주로 촉각과 미각으로 세상을 파악하기에, 몽고메리는 가장 근원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살갗과 문어의 빨판을 접촉시키며 그들을 만났다.


 

 

문어의 영혼 사이 몽고메리 저 / 최로미 역 | 글항아리
전미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 몽고메리의 최신 과학 에세이인 『문어의 영혼』은 인간이 오랫동안 혐오해온 동물 ‘문어’를 가장 가까이서 교감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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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 사람들은 언제부터 찍었을까요? | 책소식 2017-05-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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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어느 주말, 나도 많은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광화문 광장에 있었다. 그때, 이 말을 누가 믿어줄지 모르지만, 어둠이 내린 광장에서 엄청나게 커다란 마음의 형체를 나는 분명히 보았다. 마음에도 실체가 있다는 생각에 몸이 떨렸다. 발 디딜 틈 없이 모여든 바람에 서로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어깨를 겾게 된 백만의 군중이 어둠을 향해 무언으로 내뿜는 그 무엇, 함께 외치는 토막난 구호로는 도저히 표현될 수 없는 어떤 마음이 형상을 갖고 분명히 거기에 있었다.

 

우리가 지금 어떤 큰 소용돌이 속에 있구나 싶었다. 이 소용돌이는 반드시 기록되어야 할, 그래서 우리는 물론 우리 이후의 사람들과도 공유해야 할 그 무엇이다. 이것의 기록과 공유에 가장 적합한 매체는 사진일 테지. 사진집이 필요해. 그런 생각을 했다. 특별할 건 없었다. 출판하는 사람이라면 뭐든 책으로 만들 생각부터 하니까.

 

그럼에도 그 순간이 유난히 잊히지 않는 것은 바로 그때 내 생각에 약간의 변질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만들겠지'였는데 '내가 만들어야겠다'로 변해 버린 것이다. 거창한 사명감을 느꼈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모두가 하고 있다고 믿고 있을 때 실은 아무도 하지 않는 경우가 참 많더라는 삶의 경험칙이 나를 한번 불안하게 흔들었을 뿐이다. 그랬을 뿐인데도 금세 머리가 아주 복잡해지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가장 먼저 밀려온 것은 후회였다. 때는 국회에서 박근혜에 대한 탄핵안이 막 가결된 참. 이것이 혁명의 과정이라면 중반쯤에 접어들었으려나. 이제부터 사진 기록을 시작하자가 하기엔 너무 늦은, 중요 장면이 꽤 많이 지나가버린 시점이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이상엽 씨에게 전화를 건 것은(아니, 전화가 왔던가? 아무튼) 그런 후회감 속에 있을 때였다. 나는 진작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얘기를 했다.

 

"이미 기록하고 있어요." 이상엽 작가가 말했다. 생각해보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노동 현장과 4대강 등 우리 사회의 아픔과 갈등이 있는 곳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달려가 사진을 찍어온 사람이다. 무거운 사진 장비를 들고 차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안 가는 데 없이 현장을 누비는 것을 보면 감탄을 넘어 존경심을 품게 된다. 나는 내 몸뚱이 하나 끌고 방문 밖에 나가는 것도 버거운데. 그런 그가 광장을 기록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다행이다 싶어 책 작업을 같이하자고 말했다.

 

"혼자서는 다 못 찍어요." 이 거대한 물결의 기록을 혼자서 감당하기는 당연히 어려웠다. 그렇게 기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단다. "여럿 있어요. 조직해야 되겠네."

 

"그 사람들은 언제부터 찍었을까요?" 내가 물었다. 최소한 최순실이 수면 위로 부상한 시점, 국정 농단에 항의하는 최초의 촛불이 광화문에 밝혀지던 시점부터는 사진이 있었으면 싶었다.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다들 몇 년 이상 찍었죠. 10년, 20년 된 사람도 있고."

 

사진가 경력을 묻는 걸로 들렸나 보다. "그게 아니라 이번 사태에서 어느 시점부터 찍었냐고요."
"그러니까요. 다들 몇 년 전부터 계속 찍어왔어요. 다 연결되어 있는 일이에요."

 

그제서야 감이 잡혔다. 난데없이 솟아나는 문제란 없다. 우리가 어느 시기를 지목해 마치 거기에 시작이 있고 끝이 있는 것처럼 잘라 이름을 붙이지만 그것은 모두 연결된 전체의 일부일 뿐이다. 탄핵이 있기 전에 국정 농단이 있었고, 국정 농단이 있기 전에 이화여대 사태가 있었다. 또 그 전에 세월호 참사, 사드 배치, 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 위안부 합의, 예술가 탄압, 개성 공단 폐쇄, 청년 실업, 노동 조건의 악화와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과 억울한 죽음, 농정 파탄과 백남기 농민의 사망, 국정원의 댓글 공작...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모순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시작점을 찾아 거슬러올라가다 보면 단군 때까지 올라가야 할지 모른다. 그런 모순을 평생 기록해온 사람들에게는 새삼 광화문의 촛불이 시작점일 수 없었다.

 

10명의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그렇게 조직되었다. 그들은, 낮에는 현재 진행중인 격동의 현장을 기록하면서 밤에는 오랫동안 찍어온 사진을 선별하는 강행군을 했다. 여러 차례 기획회의를 거치면서, 현상과 원인이 연결되어 있는 이 사태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시간 역순으로 편집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단군 때까지는 갈 수 없어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던 무렵까지로 끊었다. 그럼에도 사진이 너무 많았다. 사진가들 중에는 미디어에 소속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프리랜서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사진 기록을 그렇게 엄청나게 열심히 해놓았다는 것이 놀랍고도 고마웠다. 때로는 물대포를 덩달아 맞고 나동그라지면서, 때로는 폭도로 변한 태극기 부대에게 린치를 당하면서 기록한 사진들이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기억을 담당한 전사들이다. 기억하지 못하면 역사의 불행이 반복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소중한 존재들이다.

 

사진집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지난겨울의 어느 주말에 나 한 사람이 기획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그 기억의 전사들이 기획한 책이다. 우리는 민들레가 절대 멸종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씨앗을 엄청나게 날리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포착해놓은 이 기억들도 엄청나게 퍼져서 절대 멸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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