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DR과 소매틱 경험요법을 공부하는 와중에 이 둘을 융합한 통합치료 관련 책이 나왔기에 당연히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잔뜩 기대까지 했었다.
그런데 읽을 수록 얼굴이 어째 찡그려진다?
이 책은 말이 좋아 EMDR이지 사실상, EMDR을 위시한 '소매틱 경험요법' 외 다른 곁가지 치료 요법들의 소개와 해설만 하고 있다.
하아..
구글 피셜, PTSD에 대한 EMDR의 치료율은 무려 77%다. 소매틱 치료법은 46%라 하고, 전통적인 기존의 상담치료 및 정신역동 치료는 10~20%라고 하고, 플라시보 효과 이상은 없다고 한다.
그럼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소매틱 치료법은 고작해봐야, 상담치료보다 두 배 정도(어쩌면 세 배) 효과가 있긴하다. 그런데 들어가는 치료 시간과 비용(여러 달 또는 몇 달에 그만큼 회기도 해야 하므로)이 그만큼 또 들어간다. 하지만 EMDR은 다르다. 고작 해봐야 몇 시간만으로 77%의 치료율을 보인다.
잠깐!
그럼 이 저자는 단순 계산으로 소매틱의 46%와 EMDR의 77%를 합쳐서 123%라는 효과가 나올거라 생각하는걸까? 아니다.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어 31%의 효과도 못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EMDR은 빠른 시간과 짧은 회기로 트라우마 치료를 하는데, 여기에 소매틱과 같이 어렵고 복잡하며 긴 회기시간이 필요한 과정을 집어넣고, 여기에 중점을 둔다면 EMDR의 장점이 모두 죽어벼러서 오히려 마이너스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아니!
그냥 실험으로 증명을 하면 된다.
EMDR 단일로만 치료를 했을 때의 치료율과 소매틱과 함께 치료했을 때의 치료율을 제시해줘서 납득해줘야 하는데, 이 책과 저자는 일절 그런게 없다.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EMDR이라는 엄청난 치료율과 효용성을 자랑하는 현대 심리 치료 이론에 최고 득점을 찍은 EMDR을 위시하여 소매틱이 얹혀가는, 좀 심하게 말해 기생하려는 의도만 절절히 느껴진다.
물론,
신경과학에 대한 설명이나, 여러가지 치료법에대 한 설명, 그래 소매틱 만큼이라도(전부 소매틱 이야기지만) 설명을 하니, 그만큼의 가치는 있다. 근데 그게 딱 별 2점 정도라, 별 2점만 준다.
좋아 보이는 치료법을 모두 섞은다고 더 좋은 치료법이 나오는 게 아니다.
소갈비랑 떡볶이 처럼 맛있는걸 모두 섞는다고 맛있는 요리가 되기는 커녕 음식물 쓰레기가 될 수도 있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