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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5살이었을 때야 | 아이랑 읽은 책 2008-04-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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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던보이 알렝

이방 포모 글,그림/김홍중 역
파랑새어린이 | 200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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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 아이는

"엄마, 제일 큰책 읽어주세요" 한다.

큼지막한 책 크기에 우선 배부르다.

 

처음, 기쁜 마음으로 첫 장을 열었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다.

아이책이라고 볼 수 없는 전쟁 그림들이 두 쪽에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그 다음 페이지, "전쟁이어도 남자와 여자는 서로 사랑했지요"에는,

두 남녀가 침대위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게 아닌가...

 

어쨌든, 그 부분을 지나고 나니,

이제 정말로 50년대 프랑스의 모습이 보인다.

학교 다니고, 가족과 함께 외식하고... 이런 모습은 지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사는 모습이라든가, 남학교 여학교로 나뉜다든가 하는 정책 자체가 우리와 다르고, 풍요로운 모습이 없다는 것 뿐,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에서든 같은가 보다.

우리 외할아버지도, 한국전에 참전하셔서 공산당이랑 싸운 얘기를 하시는데 뭐.

그당시 이야기를 설명하는 소품들의 그림이 참 사실적이다.

 

지금 나조차도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을 상상하지 못하지만,

그때도 나름 참 바쁘게 놀았구나 싶다.

오히려, 놀지 못하고 이런저런 학습을 해야하는 아이가 조금 안쓰러웠고,

그시절 아이들이 좀더 아이답게 놀았겠구나 생각된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시어머니가 옆에 계셨는데,

오히려 시어머니가 이 책에 관심을 아주 많이 두셨다.

화장지가 없어서 신문을 갖다 놓았다든지, 부엌에서 씻은 장면들...

꽤 많은 곳에서 공감하시고, 계속 그때 얘기를 들려주셨다.

75년생인 나보다 훨씬 더 공감하신다.

마치, 60~70년대의 모습을 담아내는 KBS1채널의 TV소설들에 빠져계실 때의 모습이랄까.

그동안 순종적인 여인들 때문에 답답해 하는 나와는 정말 다르다 싶었는데,

열심히 그 드라마를 그리 열심히 보시는 게, 그때의 기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벤치에 앉아,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알렝할아버지도 그시절을 그리워하겠지?

그가 그 아이들의 나이였던 때를 말이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아이에게,

"알렝이 8살일 때는 텔레비전이랑 컴퓨터가 없었대. 그런거 없으면, 너는 뭐하고 놀거야?" 했더니 아이는,

"장난감 가지고..." 한다. 그래서,

"플라스틱 장난감도 없었대" 했더니,

"엘리베이터 타고 놀지." 그런다.

(우리 아이는 정말 엘리베이터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아이와 더이상 이런 얘기가 안 될 거 같아 그만 두었지만,

아이는 여전히... 텔레비전과 컴퓨터가 없는 그 시절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6살인 우리 아이가... 그의 손주에게 - 그렇다면 나의 증손주로군 -

"할어버지가 6살이었던 2008년엔 말이야, 한국에서 처음으로 우주로 올라갔어. 놀랍지???"

이런 말을 할 때가 오지 않을까?

 

 

 

책을 읽어주고 나서, 왜 [모던보이 알렝]이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많이 고민했다. 반어적 의미인걸까??

[텔레비전이 없었던 시절의 프랑스 소년이야기]란 부제가 오히려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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