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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365 | 기본 카테고리 2020-10-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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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스리커버]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김영숙 저
비에이블 | 2020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거대한 미술의 세계를 탐험하는 여행의 출발점이자, 최고의 안내서 그림과 조각에 관한 숨겨진 비밀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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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확 끌렸다. 그 나름의 이유가 많지만, 저자 김영숙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출현은 상상도 하지 못한 2019년 이른 봄(지금 뒤돌아보면 참 꿈처럼 좋은 시절이었다)에 도서관에서 서양미술사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때 강사가 바로 저자 김영숙이었다.

 

흰머리가 섞인 직모의 머리카락이 앞이마를 살짝 가리고, 안경을 쓴 여성분이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중년의 나이임에도 아직 청춘의 기운을 간직한 느낌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남미 대사관 직원으로 일하다가 마흔살에 미술공부를 시작한 분이었다. 삶을 변화시킨 미술에 대한 열정이 그런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강의에 참여한 수강생 모두가 6번의 수업에 빠짐없이 출석했는데, 그만큼 재미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재미있게 풀어가는 말솜씨에 더해 가끔 재치가 넘치는 유머와 촌철살인의 비평도 더해지니 매번 강의 시간이 기다려지고는 했다.

 

말 잘하는 사람이 글도 잘쓰는 법, 책도 그러할 것이라는 기대를 넘는 확신이 생겼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를 펼쳐든 이후 점차 눈이 뻑뻑해지고 목과 허리가 아파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월요일에는 ‘작품’, 화요일에는 ‘미술사’, 수요일에는 ‘화가’, 목요일에는 ‘장르·기법’, 금요일에는 ‘세계사’, 토요일에는 ‘스캔들’, 일요일에는 ‘신화·종교’로 지루할 틈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 제일 재미난 것은 천박한 호기심때문인지 역시 ‘스캔들’이었다.

 

워낙 그림을 좋아하는 터라, 언젠가는 미술관과 그림에 대한 글을 창작해보고 싶은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보고(寶庫), 보물창고 같은 책이었다.

 

이 책의 활용법은 첫 장에 나온다. ‘아름다운 미술의 세계로 안내하는 365 수업’을 보자.

 

[관심있는 주제부터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좋습니다. 아름답고, 신비한 매력의 명화들을 매일매일 감상하는 동안, 명화 속에 서려 있는 수만 년의 깊고 방대한 지식들이 인문학 세계를 확장해줄 것입니다. 매일 1페이지씩 읽으면서 나만의 교양 지식을 만들어보세요. 재미있는 주제를 읽다가 더 알아보고 싶으면 다른 관련 도서를 읽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며 지식을 확장해보세요. 더 유익한 공부가 될 것입니다. 모든 지식과 공부의 출발점이자 친절한 안내서로 이 책을 활용해 보세요.(p.4~5)]

 

맞는 말이다. 이 책은 땅 속 깊이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를 끌어올려 콸콸콸 쏟아지게 만드는 펌프에 맨 처음 부어야 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일단 한번 쭈욱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고(매일 1페이지씩 읽을수가 없었다) 이제 1일1페이지로 읽으면서 심층적으로 공부를 해나갈 계획이다.

 

365개의 명화 중에 뭘 리뷰에 소개해야 할지 너무 고민되었다.

 

그래도 딱 3개를 선정했다. 몇 번을 ‘이걸 할까? 아냐! 저걸로 할까?’하며 바꿨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책을 접고 펼쳤을 때 나오는 것으로 할까도 했지만 결국 결정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끌리는 것이 기준이다.

 

하나, [신화·종교]의 ‘예수의 체포’다.

 

  

 

이탈리아 여행 중에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천재적인 예술가들에게 매료되었는데, 그 중에서 카라바조에게 푹 빠졌었다.

 

빛과 어둠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보는 이에게 각인되는 그림처럼 카라바조는 천재(빛)과 광인(어둠)이 부딪히는 무시무시한 인간으로서 흥미로운 존재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에 대한 물 흐르듯한 해설이 좋았다. 저자가 서어서문학을 전공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인물의 심리와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번들거리는 갑옷을 입은 입은 병사가 유다의 입맞춤에 확신을 얻었는지 예수의 어깨를 잡당긴다. 예수가 얼굴을 살짝 찡그린다. 이 모든 일은 앞으로 일어날 구원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느님의 계획하에 일어날 일일 뿐이다. 그런데도 유다를 확 밀어버리고픈 마음이라도 생길까, 두려웠던 예수는 자신의 두 손을 깍지 낀다. 탐욕에 젖은 유다는 힘껏 예수를 껴안는다. 벗어진 머리에 자글자글한 주름살이 공연히 서글퍼 보인다.

왼쪽 모퉁이에 혼비백산하고 달아나는 자는 스스로 예수의 애제자라고 자처하던 요한이라고들 본다. 그가 급하게 몸을 움직이느라 펄럭거리는 옷자락이 예수와 유다의 배경이 되어 그 둘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예수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오른쪽 귀퉁이의 한 남자가 램프를 들고 서 있다. 화가 자신이다. 카라바조는 자신을 미화하곤 하던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그림 속에서 주로 악역을 자처했다.(p.282)]

 

둘, [세계사] 제1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케테 콜비츠의 ‘죽은 아이를 안고 우는 여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현 시점에서 그림 속의 여인의 고통과 슬픔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곧 겨울이 다가오니 더 두렵다.

 

사실 여인은 수 만년 전 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여인처럼 보여진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인간의 감정은 그 기원이 최초의 인간으로부터 이어진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것을 생각나게 했다. 보고 있노라면 서서히 슬픔이 차올라 온 몸을 꽉 채우는 것만 같다.

 

[콜비츠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두 아들 중 페터가 사망하자 본격적으로 반전 운동을 전개했다. 그녀의 판화 작품은 전쟁에 직접 참여한 이들이 겪은 공포와 고통뿐 아니라, 부모를 잃은 아이들, 자식을 잃은 부모들, 연인을 떠나보내야 했던 이들이 토해내는 슬픔까지를 담았다. 케테 콜비츠의 판화는 그 자체로 절규였고, 구호 이상의 구호였다.(p.350)] 

  

세 번째는 [스켄들] ‘기묘한 삼각관계’다. 작품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라 피아 데 톨로메’다.

 

 

 

화가와 모델 제인 모리스 그리고 그녀의 남편 윌리엄 모리스가 주인공들이다.

 

[로세티는 아내를 아편 중독으로 잃은 후, 오래전부터 자신의 그림 모델이 되어 주었던, 그러나 이젠 유부녀인 제인과 사랑에 빠진다. 둘의 애정 행각은 공공연하고 거침없어서 신문에 만화로 그려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윌리엄 모리스는 그녀에게 돌아올 것을 간청하기만 할 뿐 결토 놓아주지 않았고, 심지어 아내의 불륜 상대 로세티를 불러들여 자신의 집에서 셋이 함께 동거하는 괴이한 삶도 마다하지 않았다.(p.351)]

 

이 책에는 로세티의 그림과 그의 죽은 아내 엘리자베스 시달을 모델로 한 그림도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제인을 모델로 한 그림들이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라, 어딘지 중성적인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귀부인으로 신분상승과 부유한 삶을 안겨준 결혼은 결혼대로, 불같은 사랑은 사랑대로 손에 넣었던 그녀가 21세기를 산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그 외에도 과거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허락되지 않았던 화가라는 길을 걸으며 아버지나 남편에게 이용당했던 출중한 능력의 여류 화가들이 이 책에는 다수 등장한다.

 

좀더 그들의 삶과 예술에 대한 자료수집과 연구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기기도 했다.

 

한 알의 씨앗을 심어 정성껏 가꾸면 언젠가는 풍요로운 숲을 만날 수 있는 때가 오리라는 그런 기대를 이 책을 통해 꿈꾸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 너무도 공감되는 글을 발췌했다.

 

[작은 그림 안에, 무뚝뚝하게 선 조각 안에, 생의 환희와 존재의 고독이, 세상에 대한 분노와 애착이 들어가 있다. 사랑한다는 백 마디 말보다 더 짙은 사랑이 웅크리고 있기도 하고, 잊어서는 안 되는 어느 민중의 수모와 극복의 역사도 담겨 있었다. 그림과 조각들은 하나하나가 이미 그 자체로 거대한 세계였다.(p.375)]

 

자, 이제 당신도 이 거대한 세계에 뛰어들 준비가 되었는가? 그럼,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참고로 그림의 인쇄상태도 아주 좋다. 칭찬해줄만 하다.

 

사실 나는 나이도 있고, 여행을 좋아해서 많이 다녔다. 어디서든 미술관은 빼놓지 않는지라 유명한 명화들을 직접 보기도 했다.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마음을 바꿔 언젠가 다시 가서 그림과 조각들을 꼭 봐야겠다는 열의를 품게 되었다.

 

그때는 더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스치듯이 보았다면 다음 번에는 오래 머물면서 그림 속에 숨어있는 인간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끽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나는 리뷰단으로 이 책의 서평을 쓰게 돼서 진심으로 기뻤다.

 

그림을 좋아하는 젊은 H에게도 선물하고 싶다. 훗날 H에게 늙은 나와 동행해 달라고 부탁해보련다. 나에게는 다 계획이 있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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