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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우도, 송일곤 [ 깃 ] | Basic 2012-11-21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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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송일곤
한국 | 2005년 01월

영화     구매하기

 

새벽에 일찍 잠이 깨었다. 오랜만에 TV로 영화를 한번 봐볼까 해서 케이블채널을 돌렸더니 뜻밖에 <깃>이 하는 거였다. 그래서 새벽 5시에 다시 한번 이 작품을 보게 되었다. 현성은 서른셋의 영화감독으로 ‘고마워’라는 데뷔작이 있었으나 그의 말에 따르면 ‘별로 본 사람이 없는’ 영화였다. 그는 10년 전 그러니까 스물셋의 어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주도의 외딴 섬으로 여행을 간다. <깃>은 그의 시점으로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쓸쓸한 이야기이다.

 

21살 여자주인공과 33살 남자주인공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서 영화는 꿈에 대하여 말하고 있었다. 젊음의 특권은 꿈꾸기라고 하지 않았었나? 남자는 얼핏 멀쩡해 보이지만 첫 번째 영화가 실패했던 만큼 이번에 새로 준비하는 작품은 반드시 성공해야겠다는 오기가 마음 한 구석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애꿎게도 오래전의 연인을 잊지 못하고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10년 후 만남을 기약했던 곳으로 가지만 과연 그녀가 올까? 현성에 비해 소연은 상대적으로 무척 밝다. 아, 구김살도 없다. 하지만 그녀도 나름대로 말을 잃은 삼촌을 보살피느라 지쳐있었고 무엇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춤 이라는)을 위한 열망을 간직하고 있는 아가씨다.

 

<깃>은 매우 소박하게 그들 남녀의 각각의 고민과 삶을 나누는 과정에서의 작은 희열들을 스케치처럼 보여주고 있었다. 우도라는 공간은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어떤 적극적인 일을 도모하거나 하고 있는 일에 유기적인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은 곳인데, 어쩌면 이 영화는 하나의 우화와도 같지 않을까. 현성과 소연은 나이차이도 많이 나고 걸어온 길도 달랐지만 남자는 영화-또 잊혀진 첫사랑!-, 여자는 춤이라는 어떤 도달해야 할 절대적인 (그들 기준에선) 목표가 있었기에 짧은 기간이지만 소통(疏通)이 가능했다고도 볼 수 있으리라.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힐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해외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요즘 부쩍 들었던 터이다. 하지만 모든 여행이 삶에 위안을 주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있다. 적어도 <깃>의 커플처럼 정말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주는 그런 만남이려면 내 자신부터 정비되고 무언가 충전이 되어 있어야만 할 것 같다.

 

많은 이들이 <깃>의 마지막 장면에 대하여 이야기함을 발견했다.

해피엔딩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억지스럽다고 하고, 유쾌한 결말을 위해선 괜찮은 설정이라는 이도 있더라.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현성이 춤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고 소연은 그 안무가가 되어 있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았다!

체게바라의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말이 떠오른다. 바라건대 열심히 사랑을 하거나 꿈을 위해 달려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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