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나의 독서모임 팁] 이토록 다양한 독서모임 테마

하나의 책 출판사 대표이자 독서모임 기획자,

6월 한 달간 매주 목요일마다 독서모임 운영 팁을 소개합니다.

02. 이토록 다양한 독서모임 테마

자유롭게 내키는 대로 책을 골라 독서모임을 하는 것도 좋지만 테마를 정해 책을 고르고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와 집중도가 더욱 높아집니다. 이와 함께 독서모임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도 다양한 테마를 시도하는 방법이지요. 다채로운 테마를 통해 당신의 독서모임을 단단하게 만들어 보세요.

l 어떤 책을 읽을까

독서모임 테마는 독서의 방향을 의미합니다. 제가 처음 독서모임을 만들었을 때 ‘어떤 분야의 책을 읽을까?’라는 고민을 했다고 지난주에 말씀드렸습니다. 읽고 싶은 책의 분야를 테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독서모임 테마의 중요성은 ‘제인 오스틴 북클럽’이라는 모임을 이끌면서 실감했습니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동명의 영화를 보고 만든 모임입니다. 영화에는 반년간 제인 오스틴의 책 6권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읽는 모임이 등장합니다. 멤버들은 집에서 모이기도 하고, 야외나 근사한 식당에서 모임을 진행하기도 하더군요. 그 장면이 인상 깊어서 ‘제인 오스틴 북클럽’을 기획해 회원을 모았고, 6권의 책을 회원들과 읽었습니다.

한 회원이 영국의 찻잔 세트를 준비해 주셔서 영국 카페 분위기에서 <오만과 편견>을 읽었고, 한강공원에서 돗자리를 깔고 와인을 마시면서 <이성과 감성>을 읽기도 했습니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이라는 테마 덕분에 색다른 분위기의 모임을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 장면

이후 저는 테마를 기획하는 데에 신경을 썼습니다. ‘작가 이해하기’라는 테마로 소설가들이 쓴 에세이를 읽었고, ‘한국소설 읽기’를 통해 우리나라 소설을 시대순으로 읽었습니다. ‘글쓰기 책 읽기’를 하면서 ‘쓰기’ 관련 도서를 읽은 후 회원들과 짧은 글을 쓰기도 했지요. 시를 읽고 낭독한 후 필사했던 ‘시 모임’도 기억이 나네요.

현재는 철학 책을 읽는 ‘철학 모임’을 3년 넘게 이어가고 있으며, <내 인생 최고의 책>이라는 소설을 따라 만든 ‘1년 프로젝트’ 모임도 2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독서모임 회원들과도 꾸준히 모임을 기획해 과학·미술·역사·여성 모임을 회원들이 꾸리게 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테마는 독서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아주기 때문에 모임에 더욱 집중하게 합니다. 그 분야의 관심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여러 모임 중 철학 모임에만 2년 넘게 나오던 분이 있는데, 그분은 철학 책을 집중해 읽는 독서모임이 마음에 든다고 말씀합니다. 1년 전부터는 회원이 운영하는 과학 독서모임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하셨고, 이제는 철학·과학 독서모임에 열심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l 어떤 책을 읽을까

책을 읽고 감상을 공유하는 방식도 그 자체로 테마가 될 수 있습니다. 제 경우는 같은 책을 읽고 만나 발제문에 따라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인 ‘토론형’으로 모임을 꾸립니다. ‘토론형’은 가장 흔한 독서모임의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토론’이라는 단어의 무게보다는 ‘수다’라는 편안한 표현이 마음에 들어 ‘수다형’이라고 제 모임을 소개합니다. 운영자인 제가 발제문을 준비해 그것을 토대로 질문하면서 모임을 진행하지요.

색다른 재미를 위해 ‘책만 읽는 시간’이라는 이름을 붙여 모임을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모여서 휴대폰을 반납한 후 30분간 책만 집중해 읽는 모임입니다. 30분 후에는 각자 읽은 부분을 소개하며 감상을 공유했습니다. 단 10분도 책에 오롯이 집중하기 힘든 ‘스마트폰 중독’ 증상을 의도적으로 끊기 위해 시도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30분 집중의 힘’을 알았다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원작이 있는 책과 영화를 보고 비교해 이야기 나누는 ‘영화+책 모임’, 분량과 순서를 정해 한 권의 책을 낭독하며 함께 읽어나가는 ‘윤독 모임’, 인상 깊은 책 속 구절을 적고 소개하는 ‘필사 모임’ 등 독서모임 방식 역시 다양합니다.

요즘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독서모임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카카오톡이나 밴드 등을 활용해 댓글로 소통하거나, 날짜를 정해 단체 채팅을 하면서 모임을 진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줌이나 스카이프 등에 동시 접속해 이야기 나누는 방법도 있고요. 어떻게 진행하든 ‘온라인 독서모임’ 안에서도 읽고 싶은 책의 분야를 정하면 됩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테마가 있나요. 여러 가지 테마를 섞어 다양한 방식으로 모임을 꾸리는 것도 좋으니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독서모임,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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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나 작가님께서 직접 질문에 답변을 댓글로 남기실 예정입니다.

(댓글 마감: ~6/14 일요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