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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 리뷰 2022-06-2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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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이종산 저
은행나무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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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공포소설이라는 소개에 호기심이 일었던 책이다. 총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부담없이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흔히 공포소설이라 하면 있는 클리쉐가 아닌, 읽을 때는 '이게 그래서 뭐?'라고 생각하다가 다 읽고나서 문득 '아!'하게 되는 책이다. 너무나 일상으로 젖어있어 이것이 공포스러운 부분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공포를 느끼는 포인트였던 것같다. 

 

제목이기도 한  첫번째 이야기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은 알 수없는 살인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버스에서 막노동자로 보이는 남자가 젊은 남자를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는 빈 쇼핑백으로 내려쳐 죽인 사건...그 버스안에 있던 진아는 계약직을 전전하는, 무엇하나 나아질 것없이 답답한 자신의 현실을 도피하고자 직업군인 남친과 결혼을 한 인물이다. 결혼하면 모든것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는 것을 머지 않아 깨달은 그녀

 

...종일 아파트에 갇혀 민재가 아침을 먹고 난 그릇을 설거지하고, 민재가 입고 벗어둔 옷을 빨래하고,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그러다 민재가 먹을 저녁을 요리하고 있을 때면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아내라는 역할을 빼면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로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러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나면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중략) 민재는 신경 안 쓰는 척하면서도 집에 들어오면 날카로운 눈빛으로 집 안을 쓱 둘러보고 빈틈이 보이면 한두 마다씩 지적을 한다.  p.24-25

 

자신을 오롯이 지지해주지 않는, 소유물로 생각하는 남편의 태도에 진아는 매일같이 남편의 빈 쇼핑백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삶, 이것이야 말로 진짜 공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던 내용이었다. 

 

'흔들리는 거울'편은 스토커에 의해 가족이 살해당한 뒤의 삶을 살고있는 한 작가의 이야기이다. 

 

경찰은 내가 너무 과잉반응을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때 당시 가장 최근에 받았던 문자를 경찰에게 보여주었다.

'눈웃음치면서 살살 홀리더니 이젠 날 스토커 취급해? 창녀 같은 년'

경찰은 그 문자를 보고 그에게 웃으면서 잘해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남자들은 예쁜 여자가 웃어주면 자기한테 마음이 있따고 생각하거든. 그런 동물들이에요. 남자라는 게.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가끔 이렇게 미친 놈들이 있다니까요. 너무 걱정마세요. 제가 이따 가서 순찰 돌아볼게요."p.77

 

너무나 하이퍼리얼리즘인 경찰의 대사,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지만 언제라도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에겐 공포로 다가온다.

 

이 외에도 강박증이 있는 엄마의 부당한 편애와 언어폭력에 40대까지 시달리는  전형적인 k딸들의 비애가 담긴 '커튼 아래 발' 등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오는, 여성으로써 느낄 수 있는 공포라는 소재가 돋보이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내가 무심코 했던 행동, 말이 어떻게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이종산#빈쇼핑백에들어있는것
#서평단#서평단활동

*출판사의 도서 제공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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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화집 | 리뷰 2022-06-2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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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동화집

권혁래 저
집문당 | 200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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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전래동화집(1924년)의 번역 및 문구라는 부제와 함께 저자는 조선총독부라는 것이 괜히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다.  편찬된 시기가 문화통치기였던 것만 봐도 왜 조선의 동화를 모아서 연구했는지에 대한 불순한 의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담긴 내용은  매우 흥미롭기 그지없다.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여러 전래동화도 들어있고, 비슷한 내용이지만 여러가지 버전의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총 25편의 전래동화가 실려있다.  대부분 등장인물은 선과 악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악을 맡고 있는 쪽은 대부분 형, 윗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권선징악의 형태를 잘 갖추고 있다. 그런데 약한 동물로 대표되는 토끼가 교활하고 악한 역할을 맡는 경우도 있어서 이 점은 다소 특이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이건 일본인을 대상으로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흔히 우리나라 이야기에 있다는 해학, 골계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번역해서 나타난 것같다. 교활한 토끼라는 전래동화에서 토끼는 단순히 악한 역할이 아니라 힘없고 나약한 동물이지만 꾀를 써서 자기보다 힘쌘 호랑이를 골려주는 정도인데, 여기서는 다소 잔혹하게 그려졌다. 

 우리에게 익숙한 해와 달이된 오누이, 은혜갚은 까치, 흥부와 놀부 등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흥부와 놀부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나는 지역에 살았다는 흥부놀부, 흥부에게 보답하기 위해 제비는 3월 3일에 박씨를 물고왔단 구체적인 날짜까지 구술을 통해 전해졌다는 느낌이 물씬 나는 부분이다.  더불어 놀부가 박을 타자 양반들이 쏟아져나와 시끄럽게 글을 읽고 못살게 굴어 많은 돈을 뜯어내고, 악사들이 나와서 연주하고 놀부에게 덤터기를 씌워 돈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놀부를 괴롭히는 부분은 내가 알지 못했던 버전이라 웃음이 나기도 했다. 

혹부리 영감으로 알려진 동화는 여기서는 약간 달랐다. 장승 근처에서 잠들었던 혹 있는 남자가 꿈에서 장승을 도왔더니, 상으로 혹을 떼였지만, 이 남자가 한 것과 반대로 한 다른 혹 달린 남자는 오히려 혹을 두 개나 붙였다는 이야기로 끝이 난다. 

어떤 동화는 내 짐작이지만, 우리나라의 동화같지 않고 일본의 전래동화에서 왔거나 두 개가 묘하게 섞인 느낌도 들었다. 유순함, 친절함을 강조하는 듯한 내용은 우리나라보단 일본의 영향이 들어간 것같다. 아마도 이것을 읽는 어린아이들에게 지배자인 일본에게 항상 유순하고 친절하고 고분고분해야함을 세뇌하려는 의도였을까? 더불어 우리가 들으면 '아! 그거?"하고 알만한 동화에서 주로 도깨비가 하던 역할을 이 책에서는 귀신으로 번역을 해놓았다.  또한 어머니를 버린 남자라는 동화에서는 남자가 악독하여 어머니를 버리는 것으로 나온다. 이런 고려장류의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에 덧씌워진 것이라 알고있기에 아마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비틀어 이렇게 넣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국에 떠도는 전래동화를 모아서 엮은 최초의 전래동화집이 조선총독부 주관으로 만들어졌다는게 안타깝다. 이후 이것이 우리나라 동화와 우리 정서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생각에 새삼스럽게 문화통치라는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일인가 느끼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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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 리뷰 2022-05-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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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북극 허풍담 1

요른 릴 저/지연리 역
열림원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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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이라는 제목에 홀려서 읽게 되었다. 나에게 북유럽은 눈의 여왕의 나라, 사계절 내내 시리고 추운 서릿발같은 눈이 내리는, 동화속 요정이 나올 것같은 이미지이다. 그런데 허풍담이라니!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일까 관심이 생겼다.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 당신은 이 책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사실이야. -첫 페이지

 

 

 

작가 요른 릴의 자전 소설이라는 부가적 설명을 읽고나니 저 첫 마디가 더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그린란드에서 16년을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북극허풍담. 10가지의 단편은 극한 상황의 북극에서 사냥꾼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소설을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풍인지 알쏭달쏭하다. 블랙유머와 위트로 똘똘뭉친 이야기를 읽다보니 한 권을 뚝딱 읽어내려갔다. 다만 각 나라 마다 유머코드가 다르다보니 살짝 이해하기 난해한,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분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긴 했었다.

 

 


 

배가 들어올 때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백야 시기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사람과의 온기가 중요하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몰라도 얼토당토 않는 의견을 들어도 일단 선입견을 갖지 않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는 사냥꾼들이라도 이런 부분은 배워야할 점인 것같다.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말할 수는 있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한 즐거운 장례식 편은 북극 사냥꾼들의 유머와 위트가 하나로 응축된 이야기이다. 예전에 미스터빈 시리즈 유머 프로그램을 본 듯한 기분이랄까? 이 책을 읽을지말지 고민하는 분들은 이 부분을 펼쳐들고 먼저 읽어봐도 재미있을 것같다. 어서 빨리 다음 2편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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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 리뷰 2022-05-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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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손상민 글/이재영 그림
나무와바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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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시라는 인물을 알게된 것은 이 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예전에 경향신문이었나? 어디 신문사에서 '나와 맞는 독립운동가 찾기' 테스트를 재미로 했다가 내가 김명시라는 독립운동가와 일치한다고 나온 뒤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무래도 공산주의활동을 했던터라 우리나라에 많은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고, 관련 도서도 거의 없다시피해서 그녀에 대한 자료는 아주 한정적으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예전같았으면 나오기 힘든 책이었을텐데, 그래도 나름 열린세상이 되었는지 동화로 만들어진 그녀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어 기뻤다.

김명시와 가족들은 모두 독립운동을 했고, 오빠들도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 목숨 명(命) 때 시(時) 운명의 시간이라는 그녀의 이름처럼 그녀는 매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녀는 17살에 마산을 떠나 모스크바공산자노력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하였다. 이후 러시아,중국,우리나라를 넘나들며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3.1운동, 조선의용군 활동 등...그녀가 실제로 백마를 타고 다닌 것은 아니었으나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을 때 총을 들고 직접 싸웠으며, 전투를 지휘하는 등 그녀가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백마탄 여장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뒤에서 보조하던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도 훌륭하지만, 직접 앞에서 맞서싸운 그녀에게 조금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은 내 성정때문인가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산주의의 반대를 민주주의로 잘못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었다. 공산주의의 반대는 자본주의이며 민주주의의 반대는 독재정치이다. 당시 일제강점기하 대부분 어렵고 배곯는 서민층이었던 사람들은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새로운 이념에 희망을 품기도했고,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독립운동을 도와준다는 소리에 참여했던 사람도 있었다. 결국은 모두 독립을 이루어 우리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을 단지 이념하나로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이용 도서로 나와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풀어서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 책이기도 하다. 이번 책을 발판으로 하나 둘 잊혀졌던 이름들을 재조명해보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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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 | 리뷰 2022-05-0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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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

존 셀라스 저/신소희 역
복복서가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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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고통에 대처하는 철학의 지혜' 라는 부제에 이끌려 구매한 책이다. 불안함, 고통을 없애는 일은 나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영원한 숙제와도 같다.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것은 왜 이리 어렵고 힘든 것일까? 몇 천년 전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인간이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즐거움'이라 생각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서구사회에서 에피쿠로스학파는 육체적 쾌락을 중시하며 퇴폐적인 방종을 일삼는 학파로 오해받고 수장당하다시피 했다. 이 책에서는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처방을 그에게서 구하고자 한다.

 

에피쿠로스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탐닉,부도덕,방종한 삶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정신적 평정'에 이르는 것을 지상 목표로 삼았다. (현재 나의 목표와도 같다. 그래서 내가 더 에피쿠로스에게 끌리는 것일수도 있다.) 에피쿠로스는 우리는 이미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으며 이 사실을 깨닫기만하면 된다고 한다. 깨달음을 얻으면 모든 불안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쾌락을 추구한다는 것은 사실 고통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에피쿠로스적 쾌락이란 탐식, 방종과 관계가 없으며 내가 가진 것에서 도달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상태, 아타락시아를 목표로하는 소박한 삶이다.

 

 

 

에피쿠로스주의는 쾌락에 몰두하는 삶의 

훨씬 더 복잡하고 섬세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셈이다.

'메노케이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에피쿠로스는 쾌락이란 

술판과 미식과 색욕을 좇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쾌락은) 오히려 맑은 정신으로 심사숙고한 결과라네.

모든 선택과 거부 행위의 동기를 분석하고,

정신적 동요의 주된 원인인 신과 죽음에 관한

거짓 관념을 버리는 것이지

p.43

 

 

에피쿠로스가 정신적 쾌락과 고통에 주목한 것은 '우리를 진정 괴롭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의 결과이다. 다른 어떤 사상가보다 그에게 끌리는 것은 마냥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내 삶의 고통을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행복을 위해, 평화로운 상태를 위해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언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 생존에 필요한 것은 음식, 물, 보금자리 이것이 전부이다.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것뿐이며,그 외의 것은 사치이고 끝없는 공허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일뿐이다.

 

 

신을 두려워마라

죽음을 염려하지 마라

좋은 것은 구하기 어렵지 않으며

끔찍한 일은 견디기 어렵지 않다

테트라파르마코스 

p.77

 

에피쿠로스 철학의 핵심을 모두 담고 있는 말이다. 죽음은 인류가 오랜 시간 겪어온 불안의 근원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신을 창조했고 이것들은 또 다른 불안을 낳았다. 이에 대해 에피쿠로스는 자연탐구를 통해 만물의 진정한 원리를 알게되면 단순한 가정이나 편견에 빠져 불안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불경한 사람이란 대중이 생각하는 신들의 모습을

파괴하는 자가 아니라,

대중의 관념을 신들에게 부과하려는 자다

p.82

 

에피쿠로스는 신들은 존재하지만 우리가 닿을 수 없는 곳에, 그들만의 평정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생각했다.그들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으며 우리도 그저 우리의 세계에서 살아갈 뿐 이것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고민할 시간에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해 진정한 원리를 아는데 노력하라고 말한다.

 

얇은 책 속에 에피쿠로스의 정수를 깔끔하게 담아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과도하게 모든 것이 넘쳐나고 불안과 고통이 가득한 이 시대에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은 그가 말한 것처럼 아주 단순할지도 모르겠다. 우정, 필요최소한의 것에 만족하는 태도, 진실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 이것만 깨우쳐도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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