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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만든 동시 공원 놀이터 | 아동문학 리뷰 2022-11-2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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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씨앗을 심을 때

민금순 글/김한길 그림
한림출판사 | 2015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엄마의 동시와 아이의 그림이 펼치는 신나는 동심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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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만든 동시 공원 놀이터

정 혜 진

(전남여류문학회장)

 

 

1. 치자꽃 향기

 

올해는 유난히 긴 폭염으로 힘든 여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더위가 대기열을 한껏 올려놓는다 해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리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슬기롭게 대처해 나갑니다.

8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일 즈음 마당에 핀 치자꽃이 향긋한 모습을 내보였습니다. 아침마다 새하얀 얼굴을 드러낸 꽃송이는 하루를 상큼하게 열어주는 반가움이었습니다.

이런 치자꽃 향기를 그 어떤 향수보다 더 좋아한다는 민금순 작가가 두 번째 동시화집 씨앗을 심을 때를 펴낸다고 하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보일 듯 말 듯 웃음 띤 얼굴로 소리 없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민금순 작가는 그동안 평소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작품들을 써왔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작품집 역시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고 응원한 사랑의 보금자리인 듯 보였습니다. 그가 살고 있는 집을 동시공원 놀이터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문득 콜린 메카티가족은 사랑이에요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나누어 줌으로/ 우리는 하나의 동그라미가 되고/ 언제나 가장 친한 친구가 되며// 구름 뜬 하늘의 무지개처럼/ 서로에게 아름다운 존재가 되며/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도 서로에게 고마운 사람이 됨을/ 늘 잊지 않고 살도록 해요- 중간부분-처럼 민금순 작가의 가정도 하나의 동그라미를 이루고 사는 울타리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며 살았는데 이런 효심이 가족을 하나의 따뜻한 동그라미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효성은 시대와 상관없이 훌륭한 인품이다.는 말과 같이 감동적인 삶을 살아온 지금까지의 생활을 지켜본 가족들은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동시화집에 실린 작품들은 맑고 순수한 그의 심성처럼 투명하고 친근합니다. 자연의 순리를 있는 그대로 따라가면서 보고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사실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는 자연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생명에 마음을 연결시켜 작품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작품들이 쉽고 편안하고 따뜻하게 읽혀집니다. 마치 시간 여행과 함께 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푸른 빛 동시 공원에서 모두가 어울려 지내는 듯합니다. 그의 작품들을 읽으면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그동안 잊고 있었던 동심을 깨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농촌지역 화순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 묻혀서 자란 탓에 자연에 대한 학습 효과가 뿌리 깊이 내려져 있습니다. 더구나 부모님의 지극한 효성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꾸밈없는 마음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 민금순 작가에게 치자꽃 향기가 오래오래 그윽함을 더할 것입니다.

 

 

2. 작품이 태어나기 까지

 

민금순 작가가 작품을 쓰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 일입니다. 그는 형제들과 함께 광주로 나와 생활하면서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시를 썼지만 2001년 동시로 등단하여 2011년에 첫 번째 동시화집 낙엽이 아플까 봐를 냈습니다.

작품을 이루는 배경은 자연과 가족과 아이들입니다. 그는 동시의 대상과 마음을 하나로 이어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 이야기를 담아 푸른 빛 놀이터를 만들곤 합니다. 동시를 읽고 있으면 그림을 펼쳐놓은 듯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듯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시를 쓰고자 하는 대상과 마음을 결부시켜 하나의 소중한 생명으로 완성시킵니다. 아침 이슬처럼 맑고 투명한 마음이 작가의 말에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씨앗을 심을 때 튼튼하게 자라나기를 기대하면서/ 잔돌을 골라내고 좋은 흙에 심어줍니다./ 물도 주고 풀도 뽑아 주어야겠지요.//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바르게 성장해 나가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온갖 정성을 쏟습니다.// 엄마 아빠의 말과 행동은 아이들의 인격이 되기에 말 한마디, 걸음 한 걸음에도 정성이 깃들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작품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이 곧 작품이고 문학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 동시 공원 놀이터

 

민금순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명의 씨앗에서 찾습니다. 작은 씨앗 하나가 풀밭을 이루고 숲은 만든다고 노래합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씨앗이 세상에 태어나 이름값을 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어울림과 함께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싶어 합니다. 동시를 접하는 독자가 이런 메시지를 전해 받아 스스로 실천해 나가기를 진실로 바라고 있습니다. 작은 깨달음과 솔선하는 행동이 즐거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세상을 이루는 밑거름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물이 흘러가듯이 아무런 부담 없이 놀이를 할 때처럼 동시와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두 번째 동시화집에 실린 70편의 작품은 꽃과 나무와 자연, 그리고 친구,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작품 전체를 5부로 나누어 1부 꽃이랑 나무랑 놀자. 2부 자연이랑 놀자. 3부 여행지에서 놀자. 4부 친구랑 놀자. 5부 가족이랑 놀자.’ 라고 구분지어 평소에 함께했던 가족과 친구와 어울려 노는 모습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찾아 나선 고향집과 부모님, 그곳에서 부모님 일손을 도우면서 만난 꽃과 채소, 곡식, , 나무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몸은 힘들지만 그보다 더 값진 선물을 안고 돌아옵니다. 마음을 부자로 만들어준 기쁨과 보람을 얻은 것입니다.

어머니 마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흙과 친해지면서 씨앗의 소중함과 위대한 생명력을 발견합니다. 작은 씨앗을 땅속에 묻을 때는 사랑도 함께 심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작품 씨앗을 심을 때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연둣빛 새싹들이

엄청 많이 돋아났다.

 

배추 새싹이랑

봉숭아 새싹이랑

쑥갓 새싹들이......

 

새싹들은

작고 귀여운

하트모양을 닮았다.

 

내가

씨앗을 심을 때

 

사랑도 함께 심은 걸

어떻게 알았지?

-‘씨앗을 심을 때전문

 

그는 고향집 들판과 텃밭을 가꾸고 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가 사는 아파트 베란다를 정원으로 만들었습니다. 갖가지 꽃들과 식물들을 심고 돌보면서 그들에게도 가족과 똑같은 사랑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씨앗은 흙속에만 심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도 심는다고 합니다. 씨앗은 땅에서 화분에서 마음에서 함께 커나가고 있으므로 지극한 정성이 아니면 튼실한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따뜻한 정과 사랑이 넘치는 고운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꽃씨를 심는다.

채송화, 과꽃, 나팔꽃도

 

땅을 헤집어

잔돌들을 골라내고

 

거름과 흙을 섞어

화단을 만들었다.

 

꽃씨를 심고

흙을 다독다독

물까지 주고 나니

 

내 마음에도

예쁜 사랑의 씨앗이

꼭꼭 심어졌다.

-‘꽃씨 심기전문

 

그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한 폭의 수채화를 보고 있는 듯합니다. 동시 속에 스며있는 풍경은 우리가 자주 대하는 자연 현상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 모습을 눈으로만 보고 지나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는 이런 모습들에 의미를 담아 생명력 있는 대화로 만들어냅니다.

봄비는 목마른 꽃들에게 구원의 물줄기를 전달하는 소방차라고 보는 관점이나 마알간 빗방울이 나비의 거울이 된 것은 새로움을 돋보여준 상징적 표현입니다. 자연 속에서 찾아내 작가만의 언어가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봄비 봄비

꽃들을

살려주는 봄비

 

목마른 꽃들에게

물을 주는

봄의 소방차

 

봄비 봄비

꽃들에게

힘을 주는 봄비

 

꽃잎에 매달린

마알간 빗방울에

 

나비가 찾아와

거울을 보고 가요.

-‘봄비전문

 

 

그는 여러 편의 작품에서 마음을 감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합니다. 11편의 작품에 내 마음이나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꽃이나 자연 속에서 따뜻한 생기와 희망을 찾아낸 다음 내 마음과 내 생각을 꼭꼭 숨겨놓고 동시를 읽는 사람들도 마음의 문을 열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단정 지어 말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를 물어 선택하도록 권유하는 배려심이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눠주고 싶어 하는 따뜻함이 깃든 때문일 것입니다.

그가 평소에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응원하며 말없이 살아온 생활 습관이 작품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돕고 배려하고 나누면서 어려운 일, 힘든 일은 남보다 더 많이 찾아내어 솔선하는 향기 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나눠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봉숭아 꽃물작품 속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봉숭아 빨간 꽃잎

곱게 찧어

손톱 위에 올리면

 

빨간 꽃물

깊숙이 내려 앉아

 

내 손톱에도

물이 들겠지?

 

내 마음에도

빨간 꽃이 피겠지?

 

친구야!

봉숭아 꽃잎

너에게도 나눠 줄까?

-‘봉숭아 꽃물전문

 

그는 세상을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아이(자녀)를 꼽습니다. 아이는 웃음꽃이 되었다가 기쁨 꽃이 되었다가 행복 꽃이 되기도 합니다. 엄마에게 아이는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무한대의 가능성과 힘을 주는 선물입니다. 완전한 가정을 이루게 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아이들은 대부분 태어난 그 자체가 벌써 부모님께 효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눈을 맞추고 옹알이를 하고 벙글거리고 말을 하면서 쑥쑥 커나가는 모습은 부모님을 무한한 기쁨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행복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활력과 보람을 가져다주는 꽃입니다.

그래서인지 꽃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꽃을 보고 화를 내는 사람도 보기 드뭅니다. 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을 환하게 해 주고 마음에 색칠을 해 주며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합니다.

꽃을 친구처럼 곁에 두고 가까이 하면서 사랑스러움에 빠져들고 생각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그는 작품 속에서 많은 꽃들을 소개합니다. 호박꽃에서부터 상사화, 수선화, 진달래, 백일홍, 장미, 철쭉, 함박꽃, 수국, 물망초, 제비꽃, 무지개꽃, 도라지꽃, 참깨꽃, 로즈마리, 동백꽃, 유채꽃, 코스모스 등등 여러 종류의 꽃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나 아무리 예쁘고 사랑스런 꽃이 많이 있다 해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은 아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명의 꽃인 아이들의 꽃으로 아름다워진다고 강조합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 자긍심을 갖고 튼튼하게 자라도록 격려하는 사랑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은 가장 소중한 너(아이)라는 표현으로 아이의 어깨가 으쓱해지도록 용기를 줍니다.

아이들도 이 동시를 읽으면 꽃보다 훨씬 멋진 자신을 돌아보고 부모님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부모님의 그늘이 얼마나 넓고 위대한 것인지에 대해 깨달음을 주고 싶어 하는 작가의 마음을 알아 가면 좋겠습니다. ‘시는 예술로 들어가는 출입문과 같다는 말도 있습니다. 가슴 속에 시가 살아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의 세계에 대해 그리워하고 미래를 상상해보려는 성실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란 작품을 함께 감상해 봅시다.

 

이름만으로도

벌써 예쁘고

사랑스러워

 

온갖 아름다운

색깔들은

누가 만들까?

 

보드랍고

하늘거리는

예쁜 모양은

또 어쩌고?

 

우리 엄만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라고 하시던데?

-‘전문

 

여름은 쨍쨍 내리쬐는 햇볕과 높은 습도 때문에 무척 덥습니다.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해가 지고나면 마음이 차분해 지면서 더위가 한결 누그러지는데 그는 이런 저물녘을 모두 다 쉬는 시간이라고 전합니다. 그래서 더위를 피해 있던 모든 생명체들이 여유롭게 땀을 식히며 산책을 나온다고 말합니다. 하루를 뜨겁게 보낸 모든 것들이 무심코 밤을 맞는 것이 아니라 시원한 바람과 냇물과 나뭇잎의 손짓을 따라 쉬어 가는 시간을 마련한다는 표현으로 생각의 굴레를 열어줍니다.

 

하지 무렵 저물녘은

개구리랑 풀벌레랑

강아지도

산책을 나온다.

 

시원한 바람 소리

졸졸졸 냇물 소리

살랑거린 나뭇잎도

 

하루를 뜨겁게 보낸

저물녘엔 모두 다

쉬는 시간이다.

-‘여름 산책전문

 

상징적이고 재미있는 표현은 여러 작품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아주 좋은 보자기, 착한 보자기라고 노래한 것은 지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소중한 지구는 우리가 아끼고 보호하고 보전해나갈 소중한 재산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하나뿐인 소중한 지구에 대해 너무나 함부로 훼손했다는 미안함을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아름다운 모습과 빛나는 태양, 맑고 푸른 하늘, 마술을 부리는 듯 멋진 구름, 시원한 바람, 꽃과 우거진 숲과 단풍과 하얗게 내린 눈을 마음껏 선물한 고마운 지구지만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은 마음 착한 보자기입니다.

그는 이런 지구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친구처럼 따뜻한 보금자리처럼 여러 가지 표현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아주 좋은 보자기

 

온 세상

사람들을

살기 좋게

감싸주니까

 

지구는

마음 착한 보자기

 

추울 때는 햇살이

더울 때는 바람이

 

우리들과

친구가 되어주니까.

-‘지구는전문

 

그는 또 지구가 아프면 어떻게 할지 걱정을 합니다. 정말로 지구가 많이 아프면 지구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이상 기온, 열대야 현상, 아픈 지구로 인해 나타난 생명체들의 변화된 모습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지구는 자체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끙끙 앓으면서도 지구 자체는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

그러다가 지구를 낫게 하는 의사는 다름 아닌 우리들이라는 정답을 찾아냅니다. 그래서 지구를 위해 금지해야 할 것과 환영해야 할 것, 그리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예방주사를 찾고자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지구를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고 작품 지구가 아프면에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올 여름이 더 더워

작년보다 올 겨울이 더 추워

 

더웠다 추웠다

오한 발열 반복하는

지구가 심각해

 

지구가 아프면 누가 치료해 주나?

우리의 지구 우리가 고쳐 줘야 해

 

- 낭비 습관 금지

- 일회용품 사용 금지

- 쓰레기 버리기 금지

 

- 대중교통이용 환영

- 쓰레기 분리배출 환영

- 학용품 아껴 쓰기 환영

 

우리가 살고, 후손에게 아름답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지구

 

지구가 아프지 않도록

예방주사 대환영!!!

-‘지구가 아프면전문

 

그는 자연 속에서 이야기를 찾아내어 만져보고 들어보고 가꿔보고 거두어 보면서 속삭임과 신비함과 놀라움과 뿌듯함을 작품으로 만들어 갑니다. 기억하고 싶은 마음과 간직하고 싶은 욕심과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해 주고 싶은 나눔의 정을 행동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서 즐겨 찾는 곳이 고향의 들판과 텃밭입니다. 가족과 함께 주말이면 농장을 다녀오고 텃밭 소식도 가져다 놓습니다. 텃밭은 계절에 따라 변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갖가지 채소가 싱그럽게 크고 있는 7월의 텃밭을 작품 텃밭에서천연색 수채화라고 말합니다.

 

소서 대서를 지나는

텃밭에서는

싱그러운 생명이 자라난다.

 

풋고추랑 쪽파랑

초록으로 커가고

 

자줏빛 고구마순

손을 뻗쳐 나간다.

 

참깨 꽃 하얗게 필 때

도라지도 보라색

꽃을 피우고

 

감나무도 질세라

초록으로 짙어가는

 

칠월의 텃밭은

천연색 수채화다.

-‘텃밭에서전문

 

책을 읽으면 자기 언어 자기 말이 생긴다고 합니다. 특히 편을 가르지 않는 햇빛 같은 책을 읽으면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은 사고력과 판단력이 생긴다니 책을 읽는데 더욱 시간을 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은 상상력의 원천이며 창의력을 일으키는 섬이기 때문에 생각의 우물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랍니다.

이런 필요성 때문에 유네스코에서는 19954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정하여 1996년부터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보다 먼저 19871011일을 책의 날로 정하여 책읽기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책의 날을 1011일로 정한 것은 팔만대장경이 완성된 날에 의미를 둔 것입니다.

가을은 책읽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선선한 날씨와 맑고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책과 친해지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그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강요하지 않더라도 가을엔 아이들이 책과 가까이 하여 스스로 책이 읽고 싶어졌으면 좋겠다고 가을이라는 작품을 통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을입니다

맑은 하늘에

푸른 물 머금은

 

가을입니다

서늘한 바람이

살갗을 스치는

 

가을입니다

우리들 마음도

잠자리처럼 떠다니는

 

가을입니다

맑은 하늘

서늘한 바람 속에

책 읽고 싶어지는.

-‘가을전문

 

여행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런데 설레인 것은 다른 사물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빗방울도 여행을 떠나니 말입니다. 빗방울은 맑고 선명한 빛으로 누구와도 어울려 그림을 그려냅니다. 초록 풀밭에 가면 초록물이 들고 시냇물에 내리면 소리 따라 같이 흘러도 가고, 버스 유리창에 닿으면 창틀을 붙잡고 여행을 하니 얼마나 자유로운가요?

그는 이런 빗방울의 다양한 변신 재주를 끄집어내어 아이들에게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솜씨를 자랑해 보도록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시 빗방울 여행을 읽으면 어떤 재주를 보여주고 싶은가요? 곰곰이 생각하여 친구에게 엄마 아빠한테 말해 보면 좋겠습니다.

 

풀밭에 내린 비는

촉촉촉촉

초록으로 물들어

초록 풀이 되고요.

 

시냇물에 내린 비는

졸졸졸졸

소리따라 부지런히

강으로 흘러가고요.

 

버스 유리창에 내린 비는

납작 엎드려

창틀 꼭 붙잡고

버스 따라 여행 간데요.

-‘빗방울 여행전문

 

그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놀이로 생각하면서 즐깁니다. 앞의 동시 빗방울 여행에서도 말했지만 여행은 마음을 한층 곱고 당차게 다져줍니다. 그리고 정신세계를 더 높은 곳으로 안내합니다. 하늘 끝 우주세계도 별나라도 풀과 나무와 숲, 그리고 산과 바다 어느 곳이든 생각이 머물고 발길 닿은 곳이면 어디든지 내 품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나를 무한한 세계의 주인공으로도 만들어 줍니다.

그는 이런 좋은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끝없는 세계를 아이들에게 안겨주기 위해 가족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어떤 대상하고도 대화 놀이를 합니다. 고흥 남열리의 끝없는 바다와 해수욕장을 만나고, 구례 사성암에서 스님 말씀에 귀를 열어보고, 영암 월출산과 천황봉에서 솟구친 바위와 하늘을 향해 소리도 질러봅니다. 지리산을 오르면서 구름 한조각과 바람 한줄기를 가슴에 담기도 하고, 야생화 꽃밭에 빠져들기도 하면서 마음에 번져가는 꽃물결에 젖어듭니다. 남해의 보리암, 무등산, 함평 용천사의 숲속이야기를 들려주고, 남해의 봄을 맞이하며 기차 여행도 합니다. 곡성 태안사와 화순 백아산도 빠뜨리지 않고 여행지를 알려줍니다. 지리산 달궁계곡에서는 풀벌레들이 잠들지 않고 밤새워 지켜준다고 노래하는데 신비로운 그곳으로 가보고 싶어집니다.

 

계곡물 소리도 우렁찬

지리산 달궁계곡

 

첨벙첨벙 물놀이로

한낮의 더위를 식히고

 

깊은 밤 텐트 속

엄마의 자장가에도

흥이 묻어 즐겁고

 

손 붙잡은 우리 가족

꿈나라로 떠나도

 

풀벌레들 잠들지 않고

우리를 지켜주는

지리산 달궁계곡.

 

-지리산 달궁계곡전문

 

자연은 말로 설명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보다 더 큰 언어로 자연은 스스로 소통하고 말보다 더 깊은 감동으로 사람들을 깨닫게 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시간이 날 때면 들녘이나 텃밭, 파도가 손짓하는 바다를 찾아 나서고 산길을 걷습니다.

산길은 어떤 말보다 먼저 눈과 귀로 대화를 나누고 놀이를 합니다. 퀴즈를 풀 때처럼 생각을 모으게 하고, 초롱한 눈을 굴려 정답을 찾게 하는데 그는 이런 소통의 기회를 즐깁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갖가지 풀들과 크고 작은 꽃들이 방긋 얼굴을 내미는 게 보입니다.

그래요. 우리 같이 동시를 읽으면서 기억을 보따리를 펴 보는 게 어떨까요? 산길에서 발견한 흙냄새와 돋아나 일어서는 푸른 생명의 모습과 나직한 속삭임에 귀를 대보고, 그들이 전하는 말도 진지하게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지저귀는 새소리가

들려~

 

급한 발걸음 멈추면

산길에 자리 잡은

야생화도 보여

 

재잘재잘 우리들

말소리도 좋지만

 

얘들아!

산길에서는

 

새들의 이야기랑

꽃들의 속삭임도

들어보지 않을래?

 

-‘산길에서전문

 

그는 친구를 아주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면서 친구의 중요성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주변의 친한 친구는 물론 빗방울까지도 친구로 생각하며 같이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자기와 마음이 통하는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웃에 가까이 살고 있어서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같은 반이 되어서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친구가 가지고 있는 특징 때문에 잘 어울리고 함께 놀고 무엇이든 아낌없이 나누어 갖는 일도 있습니다.

그가 작품 친구에게에서 말하는 친구는 만들기를 잘하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만들기 재주를 발휘하는 빛나는 손을 가진 것은 고운 빛깔의 마음을 품었기 때문이라고 알려줍니다. 잠시 내가 가진 자랑거리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사람마다 특별한 재주를 가졌다고 하는데 자기의 재주를 아직 확실하게 몰랐다면 아마 보석처럼 묻혀있을 것입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면서 찾아주기를 바라는 자신만의 보물을 꼭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일 가까운 친구가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자랑하는 것입니다.

 

만지면 무엇이든

예술이 되는

빛나는 손을 가진 너

 

얼마나 고운 빛깔의

마음을 품었기에

그토록 아름다운 것들이

쏟아져 나올까?

 

너로 인해

세상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겠지?

 

별처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친구에게전문

 

겨울은 아이들을 신나게 합니다. 어른들이 춥다고 투덜거리며 활동하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것과는 다릅니다. 생활이 먼저인 어른들은 눈이 내리면 운전하는데 방해가 되고, 눈이 녹은 흙탕물이 질척거려서 싫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편하다고 싫어하는 어른들 기억 속에도 환상적인 눈꽃의 아름다움을 환호하던 유년의 추억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다만 직장이나 일터에서 가족이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으로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숨기고 있을 뿐입니다.

아직은 어려서 자유로운 아이들은 생활에 대한 무게감을 깊이 느끼지 못해서인지 눈과 얼음을 만날 수 있는 겨울을 좋아합니다. 추우면 장갑을 끼고 털모자를 쓰고 두꺼운 점퍼를 입고 털신을 신으면 그만입니다. 눈밭에 나가 눈싸움을 하고 썰매를 타면서 찬 겨울을 거뜬하게 이깁니다. 성질 급한 아이들은 맨손으로 눈을 만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과 마음을 겨울 아이들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눈이 오는 날은 동화 속 주인공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마음이 들뜬 아이들은 집안에 갇혀 있지 못합니다. 친구랑 함께 하면 더없이 좋고, 아니면 무작정 밖으로 나와 발자국을 남기고, 눈을 뭉쳐 던져보고, 눈싸움도 하고, 썰매를 타면서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추위를 날려버립니다.

그는 땀방울이 맺히도록 찬 겨울을 이기며 놀이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과 입 밖으로 튀어나온 말을 통해 추위를 따뜻하게 데우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꽁꽁 언 골목길에서

우리들은

썰매를 탄다.

 

맨손으로

눈덩이 만들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해도

 

목덜미로, 몸속으로

눈덩이가 들어가도

괜찮아! 괜찮아!

 

우리들은

방울방울 땀이 솟도록

찬 겨울 데우며 논다.

-‘겨울 아이들전문

 

그가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들의 놀이터가 궁금해집니다. 가족의 중심에는 믿음직한 아빠가 있습니다. 가정의 기둥이 되어 어떤 일도 다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 아빠를 자녀들은 친구처럼 좋아하고 따릅니다. 아빠는 가족 놀이터의 대장이기도 하고 행복을 만들어내는 신기한 마술사입니다.

요즈음 일에 푹 빠져서 좀처럼 여유 시간을 갖지 못한 아빠들이 많은데 다음 작품 우리 아빠는 행복한 가정을 위한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게 합니다. 함께 놀이를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는 아빠를 아이들은 소망하고 있습니다. 아빠라는 이름만 들어도 좋아서 벙글거리는 자녀들이 되도록, 그래서 아빠의 강아지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기쁨과 만족감으로 채워주면 좋겠습니다. 한편의 시가 아빠의 배려와 노력이 웃음꽃 세상을 만드는 씨앗임을 새기게 합니다.

 

아빠라는

말만 들어도

 

방글방글

웃음이 나와요.

 

아빠 목소리에는

따뜻한 사랑이

들어 있어요.

 

아빠가 좋아

아빠 뒤만 졸래졸래

 

내가 글쎄

강아지가 되었네!

- ‘우리 아빠전문

 

그는 언제나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엄마입니다. 그런 엄마의 정성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 가족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행복을 키워갑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상대적인 행복조건이 모두 갖춰져서가 아니라 주어진 생활 범위 내에서 평범한 행복을 만들고 키워가고 있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 지위나 가족 구성원에 대한 조건을 내세우기 보다는 긍정의 힘을 활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작품 용꿈을 읽고 있으면 아빠 엄마를 중심으로 서로 아낌없이 나누며 살고 있는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과 구성원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젯밤에 나는

멋진 꿈을 꾸었어요.

 

붉은 용의 머리를 타고

하늘을 날았어요.

 

아빠도

엄마도

내 꿈을 좋아하셨죠.

 

내 꿈을 팔아

아빠 일이 잘 된다면

엄마 일이 잘 된다면

 

내 꿈을

드리고 싶어요.

- ‘용꿈전문

 

4. 씨앗을 심는 마음

 

엄마의 주의보까지 70편의 작품을 읽으면서 작품 속에 담긴 그의 생각과 마음과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좋은 일에 먼저 앞장서는 생활을 눈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천사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무슨 일이든지 믿고 맡기는 신뢰감을 작품을 통해 다시 확인했습니다.

동시화집 제목을 씨앗을 심을 때로 정한 데는 그가 말하고 싶어 하는 여러 가지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우람하게 큰 나무도 먹음직한 열매도 싱싱한 채소도 씨앗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1부에서 5부까지 ~ 놀자로 구분 지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받아들이는 활동들이 지루함에서 벗어나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터득되도록 고민 끝에 얻은 결실이었습니다.

머리글을 읽고 있으면 놀이가 작품이고 문학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게는 아이들이 했던 말과 행동이 동시의 글감이 되었고,/ 동심을 찾는 삶의 길이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도 씨앗을 심듯이/ 지극한 사랑과 정성이 함께 해야만, 좋은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꽃과 자연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배워가고 있습니다.//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조심스런 발걸음을 또 한 발짝 내딛습니다.

 

자연은 지혜가 담긴 무형의 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는 아이들도 자연의 일부분으로 생각합니다. 지극한 사랑과 정성을 함께 쏟아야만 좋은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자연을 통해 알았다고 합니다. 자연을 끌어안은 덕분에 문학적 축복과 가족표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높이 세운 안테나와 감각적이고 민감한 촉수로 새로운 느낌을 싹틔우고 가꿀 것입니다. 새벽을 열어주는 태양빛에 감격하며, 일상에서 찾아낸 씨앗에서 자신만의 또 다른 언어를 발견할 것입니다. 그래서 맛깔스런 향과 느낌이 다른 색깔을 우리에게 전해 줄 것입니다. 이런 작품이 가끔은 읽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하는 열쇠가 되기도 하겠지요.

그는 어렸을 때 부모님한테서 효와 사랑과 세상을 참되게 살아가는 이치를 배워 익힌 것처럼 동시를 읽는 아이들이 옳고 그름이나 선과 악에 대한 판정관이 되기를 바라는 듯합니다. 그리고 바름이나 잘못됨을 스스로 지적하여 자신의 씨앗을 튼튼하게 싹 틔워 키워갈 수 있게 하는 희망의 풍선을 나눠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월터 데라메어어린이들에게 시를 주는 경우 그들은 자기네가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받아들임이 빠른 어린이들의 직감과 상상을 폭넓게 생각하라는 뜻으로 여겨집니다.

자연과 함께 맑고 아름다운 동시공원 놀이터를 마련하여 감동의 씨앗을 심고 있는 그는 모든 사람들이 순수하고 맑고 따뜻한 정을 간직한 초록지구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또 하나의 멋진 등불을 켠 민금순 작가에게 앞으로도 빛나는 작품을 선물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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