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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타난 독립운동가 | 읽은 책들[리뷰어클럽] 2020-08-2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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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독립혁명가 김원봉

허영만 글그림
가디언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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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다시 나타난 독립운동가

광복절에 맞춰서 허영만 작가님이 그린 <독립혁명가 김원봉>책이 왔습니다. 
약산 김원봉은 월북해서 우리 현대사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처럼 오랜 시간의 공백을 깨고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허영만 작가님은 이전에도 유명한 작품을 많이 남기셨지만 저는 <커피 한 잔 할까요>를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치열하게 사전조사를 하고 연구를 하며 그것을 자신만의 그림체로 담아내는 그 과정이 보여서 참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번 <독립운동가 김원봉>책에서는 채색 작업을 거의 하지 않고 굵은 선만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채색까지 마무리하고 선터치를 다음어서 좀 더 깔끔하게 마무리된 그림이면 좋았겠다 싶다가도, 다소 거칠게 보이는데 흑백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약산 김원봉의 거친 삶을 나타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유와 독립은 우리의 힘과 피로 얻어지는 것이지, 
결코 남의 힘으로 얻어내는 것이 아니다!
 책 표지의 글귀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스스로 힘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누군가 알아서 일으켜 세워주지는 않겠죠. 그것을 실천했던 것이 약산 김원봉의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표지에서 흑색 바탕에 위의 문구와 인물에 대해서 붉은색으로 채색한 것이 눈에 들어오네요. . 책을 들여다보면 채색은 거의 하지 않아 흑백 영화 느낌에 붉은색으로만 강조하여 마치 예전에 쉰들러 리스트 영화같은 강렬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처음 의열단의 결성에 이어서 단재 신채호에게 "조선혁명선언"을 받아오는 그림이 담겨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투박한 그림체에 굵은 선으로 그린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양병 10만이 폭탄 하나 던지느니만 못하다"는 말에는 의열단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가 확 나타납니다. 평소 올곧은 성격을 지녔던 신채호 선생의 신념이 나타나는 글입니다.'조선혁명선언'글은 이 책 160p에 실려있습니다. 

[리뷰를 위해서 EBS 지식채널e 유튜브에서 캡처해서 가져왔습니다.]
이전 EBS 지식채널e 에서 나왔던 조선의용대 대장 약산 김원봉의 연설 장면입니다. 상당히 젊은 모습인데요. 이때는 이전 의열단 활동을 넘어서 본격적으로 군대 양성에 나서 조선의용대를 만든 이후입니다. 
의열단은 단원들을 모아서 활동을 시작합니다. 의열단을 조직하고 '의열단 공약 10조'를 통해 조선의 독립과 세계의 평등을 위하여 온몸을 바친다 등의 목표를 정하죠. '7가살 대상'과 '5파괴 대상'으로 조선총독 이하 고관과 조선총독부 등을 정하여 의열단이 행동을 통해 독립운동을 하고자 하는 조직임을 보여줍니다. 첫 거사를 위해 거사에 필요한 자금과 동지들을 모으고 연락하고 국내에 들어가는 모습이 위 장면에 나타납니다. 
중간중간 붉은색으로 일제의 만행을 보여줍니다. '잘린 조선인의 목을 줄 세워놓고 사진을 찍었다'는 모습을 비롯해서 일본인들의 만행을 붉은색으로 알려주는데 그 모습이 끔찍해서 사진으로 선명하게 옮기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의열단의 결성에 있어서 3.1독립운동의 대표 33인에 대한 김원봉의 생각을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미국의 윌슨 대통령이 주장한 민족자결주의는 '민족이 당면한 문제는 민족 스스로 해결해야하며 미국은 그런 민족을 돕겠다'는 이야기만을 믿고 만세운동을 하는 것의 허구성을 말하는 장면입니다.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이 걸려있지 않으면 약소국을 쉽게 도우려 하지 않겠지요. 어쩌면 그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결국 힘에 의한 투쟁을 선택해서 의열단을 창설하고 각종 거사를 일으키게 되고 이후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군대를 갖기 위해 조선의용대 창설로 이어집니다. 

위에 컷은 의열단원들의 일반적인 모습을 알려줍니다.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심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을 사는 젊은이들이기에 생명이 지속되는 동안 즐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이들을 거느리고 일을 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했을텐데 김원봉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독립만을 생각해서 도움되는 데로 자금을 받았다고 하네요. 
한편으로는 위와 같이 양복 입고 고급지게 다니는 의열단원을 동경해서 들어오겠다고 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잠시 나오는데요. 그 소년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실제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 당시에 있었을법도 합니다. 결국 그 소년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의열단에 들어와 일본에 넘기려고 했던 것이 밝혀지고 의열단에서는 가차없이 이를 처형합니다. 어쩌면 그 당시 슬픈 단면을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허영만 작가도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이 부분을 넣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래 컷은 나석주 동지가 동양척식회사를 폭파할 때 밀고한 김천우를 처형하겠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동지를 배반한 사람은 그냥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장면이지요. 조직을 유지하는 데에는 그런 결속력이 필요하겠네요. 



김원봉은 황옥과 악수하는 순간

손에 전해 온 느낌이 틀리지 않기를 바랐다. p177


영화 밀정은 의열단 활동 중에 일제 경부로 있었던 황옥과 관련된 이야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황옥과 함께한 거사는 중간에 들통나면서 불발로 끝나는데 이때 황옥이 영화처럼 독립운동의 편에 섰는지 아님 일본 편에 섰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역사적 사실은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수가 없지요. 이 책에서는 위 대사처럼 여운을 남겨두셨네요. 

어찌되었든 과거 우리 역사에서 감히 언급조차 할 수 없었던 약산 김원봉의 이야기가 요즘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 자주 등장합니다. 가장 가까이에 개봉한 영화가 위에 나온 <밀정>인데, 여기에 송강호 배우가 연기한 황옥과 마주하는 김원봉의 존재감이 묵직하게 다가오지요. 북한으로 넘어가 그 동안 우리 현대사에서 외면받았지만 과거 의열단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이처럼 유명한 만화가인 허영만 작가가 그림으로 살려내기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 초반부에 노덕술이 의열단원을 꾀어 잡아내는 장면이 나오고 중간중간 의열단원을 쫓는 노덕술이 나옵니다. 결국 조선의 광복 이후 김원봉은 그 험한 일제시대때에도 잡히지 않았던 노덕술에게 빰을 맞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광복이 되긴 했지만 독립운동가들이 제대로 설 자리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여운형까지 암살당한 남한에서 그의 장례식을 마지막으로 북한으로 넘어가서 한동안 우리 현대사에서 지워지는 듯 했지만 이제 영화로도 만화로도 책으로도 이렇게 다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네요. 

한 시대를 굵게 채웠던 약산의 의열단을 굵은 선의 그림으로 그려난 허영만 작가의 책을 보면 단숨에 쭉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의 일생을 그림과 함께 보면서 또다른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되새겨 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8월 15일 광복절을 맞이해서 약산 김원봉의 행적을 허영만 작가의 그림으로 볼 수 있는 책을 받게 되어 나름 의미있게 보냈네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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