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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식이 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초보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경제지식 | 기본 카테고리 2022-06-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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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제지식이 돈이다

토리텔러 저
메이트북스 | 202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경제지식의 많고 적음이 부를 결정한다” 초보 투자자의 눈높이에 딱 맞는 최소한의 경제상식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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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필수'라는 말이 나온 지 20년도 넘은 것 같다. 지난 1980년대 말 우리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으로 주가 1,000의 시대가 열렸다. 그때 지인 중 'OO투자신탁'이란 회사에 다니던 사람이 있었다. 알기는 하지만 친구나 친척은 아니라서 자주 만나지 못한 분이었다. 그분은 대학 공부를 하지 못한 입장이라서 고교 졸업 후 바로 그 회사에 입사했다. 물론 공개채용 시험을 거쳐서였다. 얼마 안 돼 지인으로부터 함께 만나서 식사하자는 말에 별 생각없이 전화로 말해준 집으로 찾아갔다. 그분이 다니던 회사가 본사가 아니라 강남 압구정에 있는 지점이었다. 본사는 여의도에 있었다. 강남에서 꽤 좋은 음식점으로 갔다.

그 자리에서 믿기지 않은 말을 들었다. 자기 회사 주식을 받아 폭등하는 바람에 두세 달 만에 5,000만원을 벌었다는 말을 했다. 워낙 경제 관념이 희박한 독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했고, 주의 깊게 듣지도 않았다. 나중에 안 말이지만 당시 국내 투자신탁 회사 3곳도 엄청난 수익을 올려서 모든 직원들에게 주식 배분을 일정량씩 해줬다고 한다. 당시 그 돈이면 서울에는 어렵겠지만 지방에서는 아파트 1채 값이라는 얘기도 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이 나는데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의 업무상 이야기들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당시에는 흘려 들었던 말이 10여년이 지나자 우리 사회에서 유행됐다. 재산 증식 방법 여러 가지 방식을 통틀어 재테크라고 한다. 우리가 말하는 재산(財産)의 '재'와 영어 테크놀로지의 '테크'의 합성어였다.

 


 

이 책 『경제지식이 돈이다』의 저자 토리텔러는 투자로 돈을 벌려면 경제공부는 필수인 시대라는 점을 강조한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누가 한 말인지 명언임이 확실하다. 고대 로마제정기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가 한 말이라고 들은 바 있는데 아무튼 각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말이다. 저자도 "그렇다면 경제공부, 어떻게 해야 할까?"란 질문을 던지고, 이 책은 길 잃은 경제 초보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경제상식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경제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돈을 ‘잘’ 불리고 싶은 분들과 이 책을 함께 공부하기를 독자는 기대한다.

독자가 알기로는 예전에는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그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아무래도 나라의 경제 규모와 주식시장의 규모가 비례하는 것 같다. 사실 우리 신문들도 예전에는 주가 소식도 많이 싣지 않았고, 일일 주식시세표도 싣지 않았었다. "돈 벌려면 직장 다니지 말고 주식에 투자해라"고 할 정도로 주식시장이 각광 받고 재산 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지는 30~40년 됐다. 그때에 비하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주식시장 크기가 엄청나게 커졌다. 그러나 우리는 처음부터 주식 투자의 위험을 인지하기 못한 채 운 좋게도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이 많았다. 대호황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주가지수 1,000을 넘기자마자 몇 년 안 돼 '묻지마 투자'로 망했다는 사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IMF, 2008년 금융 위기도 겪었다. 주식이 안전하다는 말은 잘못된 것 같다. '고위험 고수익'이 그 증거이다. 안전하면 수익이 없다는 반증 아닌가?

 


 

그러나 주식 시장이 붕괴됐다는 소식은 세계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위기와 기회는 번갈아 온다는 법칙에 따르면 우리의 위기가 다른 나라의 호기로, 우리의 기회가 다른 나라의 악재로도 작용하는 것인가. 주식뿐만 아니라 경제 지식의 문외한인 독자가 주식 투자 개념과 원론을 공부하려 하니 무슨 가상화폐니, 블록체인이니, 암호화폐니 공포스러운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고 주식 시장에 위기가 닥쳤다는 말은 나돌지 않은 것을 보면 주식 투자란 게 위험보다는 수익이 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도 주식은 어쨌든 규모를 키우고 있고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내성도 커졌는지 웬만한 국제 정세나 국내 시장 변화에도 주식 시장은 오르락내리락의 폭만 조금 커질 뿐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그래서 다시 이 책으로 공부를 시작해보려 한다.

독자는 재물과는 참 인연이 없는 듯하다. 정직하게 표현하자면 인연이 없는 게 아니고 평소에 관심이 없었다. 우리집이 부자라는 소리를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왜 부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을까? 오히려 자문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를 못 찾았다. 원래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듯싶다. 그러니 평생 직장 생활만 했으니 노년 생활마저 모른 척하기엔 요즘 노후 대책이 국가 입장에서도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모두 근심거리라고 하니 '재테크'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 가지 독자 나름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결심은 굳다. "모르는 분야엔 투자 없다"이다.

 

 

은퇴하면 얼마간의 퇴직금(정확히는 모르지만)과 국민연금 정도의 수익이 에상된다. 어림직작으로 셈해봐도 먹고 사는 데만 들여도 모자랄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러 다시 경제 책을 잡는다. 재테크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이런 걸 유행이라고 해야 하나, 진화라 해야 하나. 만일 끊임없이 진화한다면 독자는 결국 투자로서는, 재테크로서는 돈을 벌기 힘들 것이라는 절박감도 든다. 최소한 대학 수험생 시절만큼만 공부한다면 가능할까? 불확실 속에서도 이 책은 "공부해야 재테크도 성공 가능하다"는 저자에게 신뢰를 보내며 읽었다. 정직하게 표현하자면 원론적인 이야기인 것 같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저자의 집필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생각이라고 다시 다잡는다.

이 책은 재테크용 책이 아니다. 재테크의 방법과 재테크를 위한 지식, 자신의 지식이 얼마마큼 갖춰져야 투자에 안전할지 등 여러 가지를 균형 있게 설명해주는 책이라는 점을 잊고 돈 벌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이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안 보일 수도 있을 것이리란 게 독자의 생각이다.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개념도 모르면서 투자에 뛰어든 것과 원론을 알고 뛰어드는 것은 어느 게 본인에게 유리할까로 바꿔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이 책이 재테크 방법만 열거해놓았다는 생각이 들면 독자들은 반드시 한 종목만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때서야 얻는 게 생길 것이다. 개념을 알고 원론을 이해하고 투자를 위한 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준비 작업에 해당되는 것들이다. 쉽게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한 번만 더 읽으면 분명히 뭔가를 깨달을 수 있다고 독자는 믿는다. 그것이 투자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확신도 선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장 「경제를 알려면 무엇을 보아야 할까」에서는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기본 원칙인 수요·공급을 중심으로 중요한 원론적 이야기를 다룬다. 2장 「금리는 경제상황을 알려주는 신호등」에서는 경제파악의 지표인 금리의 개념과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실생활에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3장 「시장경제의 꽃밭, 주식시장」에서는 계좌개설부터 주가 차트와 재무제표 보는 법, 각종 지수 개념, 주식의 분류, ETF 개념 등 주식투자의 기본적인 측면들을 두루 살핀다. 4장 「국민의 쌈짓돈, 부동산」에서는 주거지를 넘어 자산으로도 의미가 있는 부동산에 대해 알아본다. 5장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세계 경제’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에 특히 영향을 많이 미치는 나라와 경제 요소를 탐구한다. 6장 「우리나라 수출 주력업종과 내수기업」에서는 국내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하는 업종과 회사를 알아본다.

7장 「기술과 환경이 바꾸는 미래 산업」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산업, 젊은 세대 필수품이 된 OTT와 구독경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반의 NFT 관련 시장 등 미래 경제를 이끌 기술과 산업에 대해 알아보고, 정부와 기업의 미래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될 세계적 정책인 ESG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8장 「움직일 수 없는 지표, 통계 정책」에서는 경기를 정확히 체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지표와 세금 및 정부 정책을 다룬다. 9장 「나와 관련 있는 상품과 지식」에서는 예/적금 상품, 펀드, 보험, 연금, P2P와 암호화폐 등 개인과 관련 있는 금융지식 및 투자상품에 대해 알아본다. 10장 「재테크에서 필요한 기초 테크닉」에서는 사회초년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돈을 관리하는 법, 즉 기초적인 재테크 테크닉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일반 이용자의 수용도를 같이 살펴야 합니다.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사람들이 수용하지 않으면 사장되거나 한참 뒤로 밀립니다. 반면 일반 이용자가 사용한다면 일부 기술적인 위험이 보이더라도 시장은 커지게 됩니다. 시장이 커진다는 의미는 검증된 유력한 사업자가 생기기 전까지 수많은 후보기업이 등장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투자자로서는 수많은 후보자 중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 판단해야 합니다. 남보다 한 발 빨리 옳은 판단을 하면 큰 성과를 얻겠지만 틀린 판단을 하면 고스란히 손해를 봅니다. 판단의 주체는 결국 본인이 되어야 하고, 판단 근거는 꾸준한 정보 습득에서 비롯합니다.(p.212)

 

저자 : 토리텔러

 

2002년부터 국내 최고의 미디어 그룹에서 콘텐츠 기획자로서 뉴스와 콘텐츠 유통 업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과의 비즈니스 모델 발굴 업무를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회초년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제 콘텐츠를 찾기 위한 실험과 연구를 목적으로 7년째 ‘카카오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만 5,000여 명이 구독중이다. 독자들에게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이고, 어떤 형식으로 전달해야 적합할지 항상 고민하며 답을 내놓기 위해 노력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경제뉴스를 어려워하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세상 친절한 경제상식』,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한 『잘 쓰기 위한 재테크』, 아이들의 경제교육을 고민중인 부모를 위한 『재테크는 모르지만 부자로 키우고 싶어』가 있다. 현대캐피탈, 한국경영자총협회, 한화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다양한 곳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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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 2] 지식과 상상력으로 빚어낸 소설 속 인류의 암울한 미래 | 기본 카테고리 2022-06-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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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행성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전미연 역
열린책들 | 2022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지구 행성의 운명을 건 최후의 결전이 시작된다. 인간은 더 이상 신의 대리인이 아니다. 인류의 디스토피아적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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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행성』은 1, 2권 두 권으로 이루어진 전체 3막으로 이루어져 연극처럼 '막(幕)'으로 구성하고 있다. 독립적으로 읽어도 전혀 지장이 없는 작품이지만 원래 『고양이』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고양이』에서 시작해 『문명』으로 이어진 모험은 『행성』에서 대단원을 맞는 구조다. 그렇다고 연작소설은 아니다.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나 고양이 같은 동물, 신이나 천사 같은 초월적 존재를 내세워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그려 왔다. 인간은 조연에 불과하고 주연은 모두 동물이 차지한 이 3부작에서 작가는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고양이』에서 『문명』, 『행성』으로 이어지는 저자의 중심적인 사상이 인간은 '신의 대리인'으로 지구 행성의 주인 노릇을 하는 것도 안 되고, 잘 다스려 지구 생물 모두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사는 것이 존속의 선결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처럼 독자의 눈에는 비친다.

『행성』은 앞서 발표한 두 소설에 비해 인간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정치인, 군인, 과학자, 종교인 등 다양한 인간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살아남은 인류의 총회를 이끄는 의장 힐러리 클린턴, 로봇 공장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창립자 마크 레이버트 등 실존 인물에서 따온 캐릭터들도 재미를 더한다. 이러한 인간 캐릭터들은 때로는 동물 캐릭터들과 비교되어 현재 인간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기도 하고,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해결책을 생각해 보게 하기도 한다. 특히 핵폭탄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호전성, 소통보다는 무력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인간 캐릭터들의 모습은 현재를 돌아보게 만든다. 『고양이』와 『문명』이 작품 발표 이후 벌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연결되는 것처럼, 『행성』을 읽다 보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맹위를 떨치던 2020년 프랑스에서 발표된 이 작품에는 그 영향이 짙게 깔려 있다. 『고양이』는 2016년, 『문명』은 2019년 각각 프랑스에서 처음 발간되었다. 전작(고양이, 문명)들에 비해 『행성』은 디스토피아 성격이 강하다. 같은 해 봄 발표한 초단편소설 「호모 콘피누스」에서 지하에 격리된 신인류를 묘사했던 베르베르는 『행성』에서는 땅에 발을 딛지 않고 고층 빌딩에 숨어 사는 신인류를 등장시킨다. 전쟁과 테러, 감염병 때문에 인구가 8분의 1로 줄어들고 황폐해진 세계. 시스템이 마비된 도시는 쓰레기와 쥐들로 뒤덮였다.

주인공 고양이 바스테트는 쥐들이 없는 세상을 찾아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파리를 떠나 뉴욕으로, 신세계로 향한다. 그러나 뉴욕에 도착한 바스테트 일행을 맞이한 것은 알 카포네라는 우두머리가 이끄는 쥐 군단의 공격. 겨우 목숨을 부지한 바스테트의 눈에 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보이고, 드론 한 대가 날아온다. 놀랍게도 뉴욕에는 약 4만 명의 인간이 쥐를 피해 2백여 개의 고층 빌딩에 숨어 살고 있었다. 그리고 프리덤 타워에는 102개 인간 집단을 대표하는 총회가 존재한다. 총회에서는 쥐를 없애기 위해 핵폭탄을 사용하자는 강경파가 대두하며 갈등이 심해진다. 바스테트는 103번째 대표 자격을 요구하지만 인간들은 고양이의 의견이라며 무시할 뿐이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쥐 군단의 위협, 무작정 핵폭탄을 쏘려는 인간들, 로봇 고양이 카츠의 등장…… 과연 바스테트는 상상력을 동원해 위기를 돌파하고 이 행성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역시 베르베르의 전작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자주 등장한다. 제목은 같지만 실재하지 않은 '제 14권'이라는 백과사전 권수를 추가했다. 이는 역사적 장소나 인물, 사건 명이 실명으로 등장하는데 이에 사실감을 주기 위해 백과사전을 인용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파리에서 떠난 범선이 뉴욕에 도착한다. 대형 범선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35일 동안 죽을 고생을 하며 대서양을 건너온 프랑스 고양이들 앞에 뉴욕의 모습은 이미 '아메리칸드림'을 실현시킬 만한 신대륙이 아니다. 쥐들을 피해 찾아온 뉴욕에는 파리보다 더 많은 수의 쥐들이 '고양이 직관으로 백 배는 훨씬 넘는' 쥐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인간은 쥐를 피해 맨해튼의 고층으로 올라가 피신한 상태. 책은 시작하면서 세 고양이에 대해 친절한 소개를 먼저 한다. 독자 편의를 위한 배려이리라. 소설 속 화자인 '나' 바스테트와 '나를 따르는 자들, 즉 대서양을 횡단하는 모험을 함께한 인간과 동물들이다. 그 중에 내 사랑의 파트너인 샴고양이 피타고라스는 나를 인간 지식에 입문하게 해준 고마운 존재다. '평화주의자'라고 자신을 포장하지만 실은 겁쟁이에 불과하다. 내 아들인 안젤로, 침착하지 못하고 오만방자한 데다가 폭력적인 어린 녀석이라서 자립성이 희박하다. 또 검을 털에 샛노란 눈을 가진 암고양이 에스메랄다. 꼴도 보기 싫은 경쟁 상대다. 내 짐작이지만, 아니 학신하건대 피타고라스와 그렇고 그런 짓을 했을 게 분명하다.

인간들 중 첫 번째로는 내 집사인 나탈리. 나한테 헌신적이지만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다음은 내 집사의 수컷인 로망 웰즈 교수. 내 정수리에 제3의 눈을 이식하는 수술을 해줘 자신이 집대성한 백과사전에 접속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고마운 존재다. 인간치고는 지능이 꽤 높은 편에 속한다. 기타 여러 동행들이 소개된다. 이렇게 희망호에는 고양이 144마리에 인간 112명, 돼지 65마리, 개 52마리, 앵무새 1마리까지 총 274명의 승객이 타고 있다.

 


 

이 소설의 내용은 전작들을 유심히 읽은 독자라면 저자의 유려하고 간결한 문체로 그냥 읽기만 하면 특별한 문해력이 없어도 쉽게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다만 저자의 집필 의도를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한다면 먼저 출판된 세 종의 책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고양이』는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의 미래를 그린 책이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장편소설로 1, 2권으로 구성됐다.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타자의 시각을 도입하여, 인간 중심주의를 해체하고 지구에서 인간이 차지해야 할 적절한 위치를 끊임없이 고민해 온 저자의 문제의식이 그동안 좀 더 성숙해지고 발전해 왔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작품이다. 테러가 일상화되고 내전의 조짐이 보이는 파리. 몽마르트르에서 집사인 나탈리와 함께 사는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천재 샴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만난다. 한때 실험동물이었던 피타고라스는 머리에 USB 단자가 꽂혀 있어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지식을 갖춘 지적인 고양이다. 피타고라스에게서 인류와 고양이의 역사를 배우며 점차 가까워지는 사이, 파리 시내는 테러가 빈발하는 불안한 상황이 되고 결국 내전이 일어난다. 내전으로 황폐화된 도시에는 페스트가 창궐하고 사람들은 사나운 쥐 떼들을 피해 도시를 떠난다. 쥐 떼에 점령당한 도시에서 도망친 고양이들이 불로뉴 숲에 모여, 고양이 군대를 만들어 뺏긴 도시를 탈환하기로 한다. 페스트의 확산과 쥐 떼들을 피하기 위해서 센강의 시뉴섬으로 향하는 고양이 군대. 하지만 쥐 떼의 접근을 차단하려면 섬으로 통하는 다리를 폭파해야 한다.

 


 

또 소설 『문명』의 배경은 전염병으로 수십억 명이 사망하고, 테러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계다. 이 소설이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2019년에만 해도 흔히 사용되는 디스토피아적 배경에 불과했겠지만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는 더욱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설정이다. 『문명』은 인류 문명이 벼랑 끝에 다다른 세상을 무대로 『고양이』의 주인공이었던 고양이 바스테트가 모험을 펼치는 소설이다.

고양이들의 일차 목표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쥐 떼의 공격을 물리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인류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만난 돼지, 소, 개, 비둘기 등 다양한 동물들은 고양이의 아군이 되기도 하고 적이 되기도 한다. 과연 바스테트는 서로 다른 동물종의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 내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베르베르 작품의 그 어떤 주인공보다도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우며 장점도 단점도 확실한 그녀. 문명을 세우겠다는 당찬 바스테트의 도전을 함께 지켜보자.

 


 

다음으로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다. 독자도 깜짝 놀랐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지만 이 백과사전을 집필할 정도의 자료를 읽고 차근차근 준비했는지 놀랄 만했다. 이 책은 과학, 역사, 문학, 신화, 연금술, 처세와 게임까지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써 때로는 독자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본질을 꼬집는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했던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순수하게 새로운 지식을 얻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어려지는 신기한 해파리(「작은보호탑해파리」), 인간은 왜 자신을 도와준 사람보다 자신이 도와준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지(「페리숑 씨의 콤플렉스」), 죽은 후에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한 경우(「미라가 된 강도」), 검투사들은 왜 날렵하기보다는 대개 뚱보였는지(「검투사」), 돌고래가 어떻게 물속에서 잠자고 꿈을 꾸는지(「돌고래의 꿈」)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항목들이 가득하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북아메리카 원주민이나 아프리카, 폴리네시아 부족들의 놀라운 풍습과 오래된 지혜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 주기도 한다. 또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사건들도 자주 등장하는데 베르베르는 신화에 자신의 해석을 가미해 원전과는 미세하게 다른, 하지만 더 생생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되살려 놓는다. 어느 페이지를 보더라도 흥미진진하고 놀랄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더위와 함께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코로나도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는데 불쾌지수란 말이 다시 등장할 때다. 어쨌거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믿는다. 문제는 이 시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넘기느냐다. 위 소설이 해답이 될 수도 있고, 최소한 영감이라도 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방대한 지식의 소유자지만 그 지식을 펼치기 위해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책을 쓰기 위해 지식을 쌓아온 작가니까 독자들은 그저 흡수하면 될 일이다. 쉽게 읽힌다. 소설은 좋지만 과학은 싫다는 분도 읽으면 과학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흥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독자는 베르베르와 동시대 같은 하늘을 보며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다.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며,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이다.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다. 「별들의 전쟁」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는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을 발행하였고,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G. 웰즈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베르나르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눈높이, 예를 들면 개미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을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게 한다. 300만 년 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오만함을 1억만년이 넘는 시간동안 살아남아온 개미들의 눈에 빗대 경고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네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거대한 잡동사니의 창고이면서 그의 보물 상자이기도 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은 개미들의 문명에서 영감을 받고 만들어진 것으로, 박물학과 형이상학, 공학과 마술, 수학과 신비 신학, 현대의 서사시와 고대의 의례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 형식을 선보인다.

2008년 11월에 출간된 독특한 개성으로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은 집필 기간 9년에 달하는 베르베르 생애 최고의 대작으로, 베르베르가 작품 활동 초기부터 끊임없이 천착해 온 '영혼의 진화'라는 주제가 마침내 그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승리자의 역사이며, 진정한 역사의 증인이 있다면 그 답은 단 하나 '신'일 것이란 가정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는 『우리는 신』,『신들의 숨결』,『신들의 신비』를 묶어서 6권으로 출간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현재 파리에서 살며 왕성한 창작력으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집 『파라다이스 Paradis sur mesure』와『카산드라의 거울』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한국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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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 기본 카테고리 2022-06-2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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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레이철 카슨 등저/스튜어트 케스텐바움 편/민승남 역
작가정신 | 2022년 07월

 

모집인원 : 10명
신청기간 : 7월 1일 까지
발표일자 : 7월 4일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자연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이다”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정신적 지주
랠프 월도 에머슨의 『자연』에서 시작된 스무 편의 에세이
인류세 시대, 자연과 하나 된 삶의 기쁨에 관하여


시인, 에세이스트, 철학자, 활동가, 생물학자, 생태학자, 조경가, 농부 등 스물한 명의 작가들이 지구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는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코로나19 등 전례 없는 최악의 환경문제에 직면한 인류세 시대의 작가들이 써 내려간 성찰과 응답의 기록이다. 미국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평가받는 랠프 월도 에머슨의 『자연』에서 시작된 이 책은 그가 전하는 주제에 관해 숙고하며, 저마다가 묻고 답한 자연에 관한 사유의 언어들로 채워진다. 에머슨의 ‘자연’은 레이철 카슨의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으로서의 자연으로 파생되고, 어머니 대지의 무한한 사랑과 생명력을 지닌 자연, 인종과 계급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치유적인 자연, 무심하고도 모두에게 평등한, 자유 그 자체로서의 자연 등으로 확장되어 뻗어나간다.
『침묵의 봄』의 저자 레이철 카슨의 비공개 연설문을 비롯해, 과학과 시를 넘나드는 진화생물학자 데이비드 해스컬의 ‘자연문학’, 소로의 『월든』을 처음 페르시아어로 번역한 이란의 학자 알리레자 타그다라의 회고록, 동물복지 활동가 진 바우어의 간곡한 요청은 우리 안의 ‘자연’을 들여다보고, 자연 속의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또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땀 움막에서 이루어지는 정화의식, 살얼음이 남아 있는 늦겨울 연못에서의 수영, 깊은 바닷속 산호초 도시를 여행하는 프리다이빙 등 에머슨 시대의 사람들 못지않게 자연과 가까이 살며 자연에서 힘과 의미를 얻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함과 명료함을 지니고 있어 오랜 여운과 감동을 준다.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우리가 ‘인류세’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인류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된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게 된 이 시대는 코로나19로 대표되는 ‘질병과 격리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우려와 경고를 앞세우기보다는 숲과 사막, 늪지와 산호초, 수백 년을 사는 나무들과 해안에 부서지는 파도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일 것을 권한다. 어쩌면 아직 지구에는 ‘조화로움’이라는 가치가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간절한 바람과 함께.
레이철 카슨은 “우리가 자연을 존중하고 더욱 겸허하게 행동할 때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는 물론 우리 자신을 구할 수 있다”고 호소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자연을 위한, 그리고 우리 자신을 구하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답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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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인생의 재발견] 인생의 전환점에 선 이들을 위한 자기성찰의 심리학 | 기본 카테고리 2022-06-27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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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십, 인생의 재발견

구자복 저
더퀘스트 | 202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인생의 전환점을 현명하게 돌고 싶은 50대들을 위한 인생 조언. 건강과 돈, 그리고 재정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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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는 말은 옛말이 될 정도로, 지금은 '건강 100세'라는 모토로 바뀌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었다는 것은 노년 생활이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이야기인데도 "오래 살 수 있다"는 말은 인간에겐 '꿈의 나이'였나 보다. 노령층의 급격한 증가는 사회 문제로 부각된다는 사실을 30여년 전의 일본을 통해 이미 알고 있음에도 대책은 크게 나아진 게 없다. 다행히 의료보험은 그나마 그런 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처음 시작할 때의 약속은커녕 이후 조정되는 연금 지급률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연금에 기대야 할 직장 생활자들이 가장 어려운 것이 역시 노년생활이다.

더욱이 지금 50세가 넘은 중년들은 충분한 준비를 할 여유도 시간도 없었을 테니 걱정을 안은 채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때도 직장인들은 나이 50이면 "이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데..." 하는 걱정을 하고 지냈다. 그러나 지금처럼 평균수명이 급격하게 늘어날 줄은 몰랐고, 기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60세 이전에 은퇴를 하면 노년 생활에 대한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사회 분위기는 자신이 잘못을 하지 않을 경우 정년을 능력 부족을 이유로 앞당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노년 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금기시됐다. 특히 2000년 이후 나이 50에 들어선 사람들은 1988년부터 국민연금이 시행되었으니 가입기간 부족으로 국민연금 수령액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2000년 이후에 직장에 남겨진 사람은 한국전쟁 직후 '베이비 붐' 세대여서 가장 인구비율도 높다.

 


 

“한국 사회에서 마지막으로 부모를 부양하는 세대이자, 최초로 자녀로부터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세대.” 오늘날 중년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들의 경계인 위치는 직장 내에서 특히 더 두드러진다. 정년퇴직이 보장되지 않는 요즘, 임원으로 승진한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중년 남자들은 ‘50대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야 한다. 팀장보다 나이도 많고 경력도 많은 팀원으로 지내는 사이, 그들은 어느새 일은 절반만 하면서 월급은 두 배로 받는 민폐 선배, 꼰대 선배 신세가 됐다. 삶을 회사에 올인하며 평생 묵묵히 참고 일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위아래 양쪽에서 눈치만 봐야 하는, 그 어디에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서글픈 사람'으로 영락하는 셈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중년이 처한 현실이다.

이 책 『오십, 인생의 재발견』은 50대라는 인생의 전환기를 보내고 있는 중년 남자들의 심리적 불안을 들여다보고 이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심리학을 기업 경영에 적용시킨 다양한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연령대의 직장인을 만나온 저자 구자복은 ‘산업화의 주연’에서 ‘월급만 축내는 민폐 상사’로 전락한 오늘날 40대 후반~50대 중년 남성들이 겪는 특이한 상황에 집중했다. 예전 같지 않은 몸과 머리, 예측이 안 될 만큼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당장의 생활도 불안하고, 퇴직 이후 장래는 더 불확실하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막막함과 ‘앞으로 뭐 해서 먹고살지?’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이들의 삶을 지배한다. 그렇다면 직장에서의 퇴출을 앞둔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무엇을 하며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는 걸까? 이에 저자는 먼저 나이와 싸워 이기려 하기보다 변화를 미리 가늠해보고, 자연스럽게 나이듦을 받아들이며 능숙하게 대처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아가 오랜 경험을 토대로 인생 2막의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4장(章)으로 이뤄져 있다. 1장 「어느 날 문득, 중년」, 2장 「인생의 전환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 3장 「그렇게 진짜 나를 다시 만난다」, 4장 「오십의 파도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자」로 구성됐다. 크게 보면 두 부분으로 나뉜다. 1, 2장에서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년의 현실을 조명하며 이들이 왜 이러한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현재 이들을 지배하고 있는 불안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분석한다. 한평생 ‘회사 인간’으로 살아온 이들에게는 조직을 떠난 새로운 삶에 대한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저자 역시 40대 중반, 가장 잘나가던 본부장 시절에 조직에서 퇴출을 당하며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고 고백한다. 그런 이유로 변화된 세상을 사는 오늘날 중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뿐 아니라 ‘삶에 대한 새로운 태도’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들을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게 만들었던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달라진 세상의 법칙 속에서 다시금 성장과 도약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3, 4장에서는 중년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과 방법들을 전한다. 중년에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나는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하길 원하고, 또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년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제안한다. “왜 나이 오십에 정체성을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저자는 집단공동체 안에서 희생하고 성장해왔던 이들의 배경을 지적한다. 늘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뒤돌아보는 법을 잊은 중년들은 명함과 직위 없이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잘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명함의 상실’을 ‘자기 자신의 상실’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년 남자들은 직업적 정체성을 넘어 또 다른 차원의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인생에 대한 깊은 회고를 통해 삶을 재평가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인생의 전환점을 지나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삶의 과제는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현재의 자신을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아야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알 수 있는 법이다. 명함의 상실이라는 위기를 나의 두 발로 온전히 서는 ‘자립’의 기회로 바꾸는 것은 이 같은 인생의 재발견과 일의 재발견을 통해 오십 이후의 삶을 어떻게 운영해 가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중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는 이 책은 진짜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라 막막한 중년들을 위한 최고의 조언서라 할 수 있다. 나아가 10년 뒤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고민하는 100세 시대 ‘예비 퇴사자’인 3040 세대에게도 자기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인생 2막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는 퇴직 예행연습을 제안한다. 저자는 인생 후반기에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려면 조직 속 인간이 아닌 혼자서도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장이니 상무니 하는 ‘타이틀’이 아닌 현재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세상에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일을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닌 평생 동안 가져갈 ‘업’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들도 상세히 들려준다. 조직 밖으로 나와서도 ‘영원한 현업’이 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고깃집이나 프랜차이즈 창업에 무턱대고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적은 자본으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겠다는 겸손한 자세로, 시간을 견뎌내며 꾸준히 하는 것이다. 중년에 새로운 도전으로 평생 직업을 찾은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먼저 깨닫고 행동한 사람들이었다.

 


 

독자는 이 책의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자신의 경험을 해결책을 위한 밑거름으로 제안하고,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의 조언도 아낌없이 이 책에 써놓는다. 자신만의 방법이 일반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정 아래 될수록 많은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경험칙을 얻어내 책에 담았다. 뿐만 아니라 중년이 처한 현실에 정부나 지자체, 연금관리공단 등 복지 차원의 여러가지 통계와 수치 등을 잘 해석하고 앞일을 점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그것은 사명감이 없다면 누가 쉽게 할 일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문제가 아닌 중년의 독자를 위해서 이렇게 촘촘하고 치밀한 숫자를 제시하는 책은 독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

저자의 진정성과 노력이 오롯이 전해져오니 감사할 따름이다. 1장 맨처음 나오는 칼 융의 말을 인용한 것은 독자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주었다. 사실 50 중년을 위한 적절한 위로와 해결책이 함께 담긴 문장이다. "철저히 준비되지 않은 채로 우리는 인생의 오후로 나아간다. 문제는 내가 믿고 있던 진리와 이상이 남은 인생도 잘 이끌어 주리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인생의 오흐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생의 오전 패러다임에 따라 오후의 인생을 살 수 없다. 아침에 위대했던 것이 저녁에는 거의 사라지며, 아침에 진실이었던 것이 저녁에는 거짓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인생은 몇 개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을 한다고 전한다. 다시 칼 융을 인용한다. 아동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로 구분했고, 성인발달 분야의 창시자인 대니얼 레빈스도 소환된다. 그는 성인 이전 시기, 17~45세 정도의 성인 초기, 40~65세 정도의 성인 중기, 60세 이후의 성인 후기로 인생의 단계를 구분했다며 누구나 인생에서 몇 번의 전환점이 있다는 점을 이끌어낸다. 신체적·정신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사춘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중년기 역시 커다란 전환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년기는 사회적·경제적 힘이 최고점을 찍는 시기이기도 하다. 동시에 최고점을 찍고 직장이나 사회에서 서서히 밀려나는 느낌을 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가장 최근의 것으로 통계청을 통해 확보해 도표로 책에 나타내준다. 이 책의 신뢰감이 한층 올라가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년이 처한 현실을 위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북돋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책을 쓴 진짜 이유는 이들에게 노후 대비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는 상식이다. 이 상식에 저자의 노력은 유명 심리학 교수의 저서를 통한 극복 방법, 이론 등을 소개하고 구체적 대비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노후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이외의 것으로는 사실 '돈'이다. 건강해도 직업을 따로 갖지 않는 한 우리 나라 중년들의 처지를 잘 아는 저자로서는 돈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현실적이고 바로 닥치면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문제일 터, 저자의 제시는 구체적이다. 경제적 자본은 주로 소득과 관련된다. 직접적으로 노동력을 투입하여 발생하는 소득뿐 아니라 이자, 주식, 토지, 건물 같은 물질적 자본도 모두 포함된다. 소득은 중년기로 넘어가는 과정과 은퇴 후 적용 과정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요인이다.

스웨덴의 심리학 교수 케네스 스미스의 조언을 듣는다. 늘어난 평균 수명에 맞춰 경제적 문제에 관한 삶의 양식을 다시 디자인하라는 말을 인용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첫째 더 오랫동안 일하라. 둘째, 더 절약하고 더 많이 저축하라. 저자는 스웨덴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하지만 구체적 자료는 우리의 것을 빌린다. 거기에 맞춰 분석해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때 2018년 기준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등장한다. 43.4%로 OECD 국가 중 1위이다. OECD 국가의 평균 빈곤율 14.8%보다 무려 3배 가량 높다. 구체적 액수로도 환산해 보여준다.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인용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혼자 살아도 식료품비, 의료비, 통신비 등 한 달 생활비로 129만3,000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1~60세 중 국민연금 가입자 중 월 130만 원 이상 연금 수급이 가능한 사람은 8.4%에 불과하다는 것. 누가 보더라도 설득력이 높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정 관련 공부를 하라고 조언한다. 지금 오십이라면 독자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를 발굴해 미지의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거나 멀티잡을 통해 자신의 경험이나 취미 또는 인적 네트워크를 테스트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중년기 이후 삶에서의 핵심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관념’ 속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자판기처럼 행동과 동시에 즉각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정말로 내가 그 일을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열정이 느껴지는지를 확인하려면 뭔가 ‘시도’를 해야 한다. 직접 해봐야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들은 성공과 좌절, 성찰과 인내의 시간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좋아하고, 잘하고, 열정을 느끼는 일을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 ‘어떡하지?’만 생각하며 어제와 똑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퇴직 후에도 ‘어떡하지?’만 반복하게 될 것이다. ---「Chapter 4. 오십의 파도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자」중에서

 

저자 : 구자복

 

트라이씨(Tri-C) 심리경영연구소 공동 대표.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화손해보험 인사팀을 거쳐 미래에셋증권 HR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20여 년간의 직장생활에서 경험한 HR과 마케팅을 심리학과 연결시켜 삼성, LG, 현대, SK, 한화, 두산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에 조직문화 및 리더십 진단과 개발, 심리 기반의 리더 교육과 코칭 등을 제공하며 개인과 조직의 변화와 성장을 돕고 있다.

40대 중반, 평생을 ‘회사 인간’으로만 살아오다 갑자기 퇴직이라는 ‘벼락’을 맞은 후 과거와 달라진 게임의 법칙 속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자신과 비슷한 좌절을 겪고 불안을 경험하는 수많은 중년 남자들이 있음을 깨달았다. 비슷한 시기를 경험한 동년배로서 그들의 삶을 위로하고, 심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고자 이 책을 쓰게 됐다. 그리고 오늘도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중년 남자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삶의 태도를 비롯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로 인생 2막을 만들어나가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데 힘쓰고 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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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왜 원칙은 흔들리는가 | 기본 카테고리 2022-06-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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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파괴자, ‘제한된 윤리성’의 함정에 깨닫기도 전에 개인과 조직의 미래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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