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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인문학] 우리는 세상을 바꿀 작은 힘을 갖고 있다 | 기본 카테고리 2022-08-1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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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캠페인 인문학

이종혁,박주범 저
인물과사상사 | 202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캠페인은 개인과 공동체의 ‘작은 외침’이다.” 이는 우리 사는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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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소 'OO 캠페인', 'XX 운동' 등 수많은 사회적 캠페인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모른채, 혹은 잊은 채 산다. 캠페인의 성격상 대중의 여론이 합세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속성상 캠페인은 기간이 오래 계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속하게 대중의 영향력을 모으기가 어려운 점도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캠페인들은 성공적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언제 그런 게 있었느냐' 할 정도로 까맣게 모른 채 세월이 흘러 유야무야된 것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캠페인은 반드시 '때'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계기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삶의 전쟁을 치르는 일반 사람들은 자신과 큰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는 한 대체로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도 당연할지도 모른다. 어떤 캠페인이든 캠페인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도하기 마련이다. 특수한 예외도 있겠지만 이런 한계 때문에 자칫 캠페인은 취지부터 의심받는 경우도 있다. 잘못되면 여론을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일에 끌어들여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불순한 캠페인으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캠페인은 불가피한 일들로 보인다. 사회가 다양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각자 맡은 분야에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현대, 특히 디지털 사회에서는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한편으로는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지구 반대편의 일조차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인터넷과 SNS가 TV 등 방송매체보다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알려진다.

 


 

이 책 『캠페인 인문학』은 부제에서 보여지듯 「우리는 세상을 바꿀 작은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사실 우리는 지난 IMF 때 '금 모으기 운동'이란 세계가 놀랄 만한 캠페인으로 캠페인과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 운동(캠페인)도 사실은 어디서 누가 시작했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공적 캠페인을 벌였다. 일제강점기 때 '국채보상운동'이라는 우리 국민의 공동체 정신과 저력을 보여준 캠페인을 한 번 실행한 바 있다.이런 역사 때문에 IMF의 금 모으기 운동은 성공적으로 실천될 수 있을 거란 분석에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책에서는 지난 2020년 6월 25일 6·25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가슴에 ‘122609 끝까지 찾아야 할 태극기’ 배지를 단 사례를 적시하고 있다. 당시 국가보훈처는 6·25전쟁 참전 용사 중 아직도 시신이 수습되지 않은 희생자가 12만 2,609명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참전 용사 유해를 발굴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태극기의 모습을 캠페인의 상징 배지로 만든 것이다. 영연방 국가들의 포피 캠페인도 제1차 세계대전의 전투 현장에 핀 양귀비꽃 한 송이를 주제로 존 매크레이 중령이 쓴 「플랑드르 들판에서」라는 추모시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런 보훈 캠페인은 애국심을 표현하는 능동적인 실천이다. 그리고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정일이 아닌 6월 6일 현충일부터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이자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까지 보훈의 상징을 자유롭게 달고 다니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캠페인의 주도자들이고 다수 국민들의 의식이다.

 


 

책에 따르면 캠페인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상을 바꾸자’는 이상적인 구호를 우리의 귓가에 ‘작은 외침’으로 다가오게 해주는 능동적인 활동이다. 환경과 공동체와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시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공동체와 그들이 펼쳐가는 창의적인 캠페인 이야기에 주목해야 할 때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늘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 환경, 행복이라는 변치 않는 가치를 반복적으로 지향하면서도 궁극의 가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삶의 환경이 끊임없이 가치에 반하는 공공 문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공 문제와 사회적 가치에 지독한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이종혁은 JTBC 〈차이나는 클라스〉,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EBS 〈다큐 프라임〉 등에 출현해 공공 캠페인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그것은 좀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은 개별적으로 보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온 것 같지만, 그에 비례해 예상치 못한 수많은 공공 문제를 양산했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방식과 환경이 진화하는 만큼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공공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공공소통연구소'는 2012년부터 「작은 외침 라우드」라는 공공 캠페인을 다양한 기관·개인과 협력해 전개하고 있다. 라우드(LOUD)는 ‘Look over Our society, Upgrade Daily life(우리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겨 일상을 업그레이드하자)’라는 의미다. 2015~2016년에는 〈중앙일보와〉 공동기획을 통해 라우드를 전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서울 광화문 버스 정류장의 「괄호 프로젝트」, 스쿨존 횡단보도의 「양옆을 살펴요」, 지하철의 「오렌지 하트 스티커」 등이 있다.

 


 

「괄호 프로젝트」는 서울 광화문의 한 버스 정류장에 퇴근 시간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행인을 불편하게 하자 바닥에 흰색 ‘괄호 무늬’를 그려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렌지 하트 스티커」는 지하철 ‘쩍벌남’과 ‘다꼬녀’를 겨냥해 좌석 앞에 두 발을 모은 발바닥 모양의 스티커를 부착한 것이다. 공공의 이익, 또 공동체의 높은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 책 『캠페인 인문학』은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공공 문제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결해나가려는 노력의 흔적을 담아냈다. 캠페인이란, 한 국가와 사회 더 나아가 인류가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필요한 의식의 복원이나 행동 개선을 위한 개인과 공동체의 ‘작은 외침’으로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들어나가는 절대적인 힘이다. 제1장은 「중 2까지 기다리자 캠페인」부터 「대화가 힘이다 캠페인」까지, 제2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중 예술품 만들기 캠페인」부터 「풋볼 케이스 캠페인」까지, 제3장은 「내 곁에 캠페인」부터 」히포시 캠페인」까지, 제4장은 「모벰버 캠페인」부터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까지, 제5장은 「플래닛 러브 라이프 캠페인」부터 「스티커 쇼크 캠페인」까지, 제6장은 「포피 캠페인」부터 「멸종 다시 쓰기 캠페인」까지 세상을 바꾼 100가지 캠페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캠페인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이며, 우리는 세상을 바꿀 작은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으로 저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무려 100개에 달하는 캠페인을 설명하고 있지만 모두 다 소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독자가 임의로 듣고 알고 있는 몇 개의 캠페인 만을 따로 뽑아 여기에 저자의 설명을 토대로 옮겨 적는다. 「학교 안 요리사들 캠페인」은 학생들에게 닭 도살부터 운동장 한 귀퉁이에 만들어놓은 화덕에서 요리하는 것까지 가르친다.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음식 섭취와 식습관 교육으로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건강한 음식 섭취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정말 맛있는 음식을 처음부터 요리해서 직접 먹어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식품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식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음식 쓰레기를 어떻게 최소화해야 하는지, 어떻게 퇴비를 만드는지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스마트폰이 부모와 아이들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은 부무와 아이들을 멀어지게 하는 장애물이 되었다. 「중 2까지 기다리자 캠페인」은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주는 시기를 중학교 2학년 때까지 기다리자는 캠페인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학습 방해, 수면 장애, 불안과 우울증 초래, 사이버 괴롭힘, 포르노와 성인물에 대한 노출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아이들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지켜주자고 제안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 아이들은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동기 부정적 경험은 한 사람이 성인이 된 후에도 취약한 육체적·정신적·사회적·경제적 건강 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또 위험한 행동, 정서적 이슈, 심각한 질병,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인 원인들과의 극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모든 형태의 아동 학대, 방임, 가정폭력 등이 포함된다. 특히 아동 폭력은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학대를 멈춰라 캠페인」은 양육권 법정의 위험한 판결에 대한 반대, 성적 학대에서 아동 보호, 학대 사이클 끊기, 모성 가정 방문 프로그램 제안, 아동 섹스 인형 금지 등 상황에 맞는 다양한 활동과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핑크 셔츠의 날 캠페인」은 캐나다 전역에서 매년 전개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따돌림 예방을 위한 캠페인이다. 한 남학생이 핑크색 셔츠를 입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힘을 당하자, 학생 두 명이 핑크색 셔츠 50벌을 구매한 후 친구들에게 다음 날 아침 등교할 때 함께 핑크색 셔츠를 입자고 호소했다. 이 캠페인이 시작되자 학교에서 괴롭힘은 사라졌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학교를 ‘핑크의 바다’로 물들이자는 제안으로 발전했다. ‘핑크 셔츠’는 모두의 인식 속에 학교 내 괴롭힘에 맞서고 서로를 존중하며 우리가 경험한 학교폭력과 따돌림을 기억하자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내 곁에 캠페인」은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어디든지 방문할 수 있는 사회적 배려를 이끌어낸다. 시력을 잃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실업률, 우울증, 외로움, 재정적 불안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 캠페인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학습과 지원 활동 중에서도 대중교통과 기타 사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의 복원을 돕는다. 카페나 레스토랑의 입간판 하나가 시각장애인을 우리 사회에서 고립시키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거대한 장애물일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의 75퍼센트가 안내견과 함께 입장하려던 레스토랑과 상점, 택시 등에서 출입을 거부당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일상인 보통의 삶이 바로 옆 이웃 누군가에게는 삶의 목표일 수 있다.

「점심 먹자 캠페인」은 가장 취약한 사회계층인 노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안부를 묻는 활동, 즉 도시락 배달 봉사다. 이 캠페인은 참여자들에게 점심시간을 이용해 지역사회 노인들에게 식사와 친근한 인사를 전해 세대 간 교감을 위한 봉사활동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한다. 또 노인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면서 그들의 고독사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직면하게 될 노인들의 가장 기본적인 식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배고픔과 사회적 고립은 노인의 건강과 안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의료보험 체계와 경제에 심각한 압박을 가한다. 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 과제뿐만 아니라 정책의 사각지대를 메워나갈 수 있는 사회운동 차원의 캠페인을 중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2022년 5월 기준으로 100만 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은 지역별로 희생자를 애도하고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여러 추모 행사를 갖고 있다. 2021년 워싱턴 D.C.에서는 내셔널몰 잔디밭에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작가 수잰 브레넌 퍼스텐버그(Suzanne Brennan Firstenberg)의 설치 미술 작품 ‘인 아메리카: 리멤버(In America: Remember)’가 희생자 숫자를 의미하는 70만여 개의 백색 깃발로 표현되어 있다. 이 작품은 국가로서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보여주고, 코로나19로 사망한 모든 사람을 애도하기 위한 것이다. 수잰 브레넌 퍼스텐버그는 전국의 모든 희생자를 위해 깃발을 심었다.(p.358)

- 「코로나19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다 : 인 아메리카: 리멤버 캠페인」중에서

 

저자 : 이종혁

현재 광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이며 공공소통연구소 소장이다. 광운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으며 경희대에서 언론학 석사와 언론학 박사를 받았다. 국내 대기업 홍보팀을 시작으로 대중의 관심을 모은 인터넷 포털회사의 홍보팀장, 국내 최대 PR컨설팅 그룹의 CEO 등을 역임했다. 『PR프로젝트 기획』,『여론을 만든 사람 에드워드 버네이즈』,『온라인 PR』등의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Public Relations Review 등 국제 및 국내저널에 PR을 주제로 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종혁은 소통전략가다.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세상을 바꾸는 소통’을 화두 삼아 소통 전략 개발에 전념해 왔다. 100여 곳이 넘는 기업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소통 관련 전략을 컨설팅하고 200여 건 이상의 캠페인과 갈등 해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여론을 분석하고 소통을 통한 문제해결 전략을 수립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의 가치를 탐색하는 데 자연스럽게 마음을 쏟게 됐다. 2012년부터 공공캠페인 프로젝트 ‘작은 외침 라우드(LOUD)’를 전개 중이다.

최근에는 [차이나는 클라스 - 세상을 바꾸는 소통, PR편],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근년에는 공기관들과 협력해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테디 베어를 놓고, 군인들의 어깨에 태극기를 달게 하기도 했다. 기존의 틀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지속 가능 내지는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작은 외침 LOUD’ 운동도 펼치고 있다.

 

저자 : 박주범

박주범은 사례 연구 기반의 정성 조사 전문가다. 현재 CBS 노컷뉴스 ‘캠페인 저널리즘?눈(NOON)’의 글로벌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카드 홍보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헌정보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다양한 산업과 정책 분야의 글로벌 사례 조사를 통해 다수의 연구 조직?컨설팅 기업과 협업을 수행해왔다. 최근에는 지속 가능 사회와 ESG 경영 환경 속 기업에 필요한 글로벌 캠페인 사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도서관 불안척도 개발에 관한 연구’를 비롯해 ‘일상적 만남의 담화 분석을 통한 정보탐색행위에 관한 연구’, ‘지식검색서비스 이용에 관한 실증적 연구’ 등을 수행해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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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고교 독서평설 No.377 (2022년 8월호) | 기본 카테고리 2022-08-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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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이 책은 고교생들의 논술고사 대비를 위해 만들어지는 국내 가장 권위 있는 월간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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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독서평설 8월호] 수능 비문학 분야 최고의 필진이 직접 집필 | 기본 카테고리 2022-08-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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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교 독서평설 No.377 (2022년 8월호)

편집부 저
지학사(학습)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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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논술고사를 대비하는, 최고의 고교생 월간 잡지이자 독서 문화를 이끌어가는 전통 깊은 월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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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독서평설』은 수능 논술시험 대비 고등학생용 잡지다. 올 8월호로서 통권 377호이다. 어림잡아 21년이 훌쩍 넘은 지령을 갖고 있다. 독자는 대학 입시 때 논술시험이 따로 없던 세대라 논술 시험에 대해 막연한 공포를 갖고 있다. 주로 암기에 의존해 지식을 겨루던 시대였으므로 영어 듣기시험이 새로울 정도였던 때다. 다 늦은 나이에 웬 고교 논술시험 대비 잡지를 보려고 했느냐는 곁눈질도 있을 수 있으나 이 잡지에 대한 평가도 좋은 데다 어떻게 논술 시험을 치르나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거란 긍정적 시도이니 이 책을 읽는 나름의 이유는 갖춘 셈이다.

그러나 책을 펼치는 순간 다양한 분야의 알찬 내용에 깜짝 놀랐다. 독자가 고등학교 때는 입에 익숙지 않은 '철학'이란 단어부터 다소 위축감이 든다. 거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관련된 내용이라든지, 디지털 시대에 잃어버리기 쉬운 인간의 감정이나 감성 분야까지 조목조목 항목을 나누어 다루고 있다. 물론 처음 들어본 논리적 분야까지 담고 있다. 잡지가 원래 다양한 색깔의 내용을 담고 있는 성격의 책이라 '그러려니' 생각하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책을 요즘 고등학생들이 본다는 게 오히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은 내용에 또 한 번 놀랐다.

 


 

독자가 대입으로부터 멀어진 지 수십 년이 흐른 데다 독자의 학창 시절에도 공부 잘하는 모범생에 못 들었기 때문에 깊은 공부를 못했다는 비난보다 사회생활하면서 책이나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보다 더 풍부한 내용을 이 책은 담고 있다. 책을 군데군데 읽으면서 들었던 가장 큰 느낌은 사회 비평이나 잘못된 사회 시스템,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 능력을 키우는 데도 이 책은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나 다름없는 「문화, 사람을 잇다」에서는 인권·동물권 기록 활동가 홍은전 씨 인터뷰를 통한 활동 모습을 담았다.

홍은전은 흑돼지에게 먹이를 주고 그들이 들판을 뛰노는 모습을 구경한 뒤 고기를 구워 먹는 농장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방금까지 쓰다듬고 눈 맞춘 돼지와 구워져서 내 입에 들어오는 고기를 불판 앞에 앉아서도 연결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감하던 홍씨가 인권·동물권 기록 활동가로 활동키로 마음을 먹은 것은 한 편의 수필 때문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이 수필을 읽으며 "함께 사는 고양이가 얼마나 생생한 존재인지를 실감한 뒤로, 동물을 착취하는 식생활부터 멀어지기도 결심했다고 한다. 이때 읽은 한 편의 수필은 '세상을 거대한 문제로 보게 하는, 세계의 전복이었다고 표현한다. 책 한 권이 그의 삶의 방향을 바꾼 셈이다.

 


 

그와의 인터뷰를 작성한 이 기사는 "고등학교 교사를 꿈꾸던 대학교 4학년이던 2001년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대신 노들야학으로 갔다. 일생 동안 겪어 온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야학에서 그는 국어·사회 과목을 가르쳤다. 하지만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통과하도록 돕는 일보다 중요한 건 학생에게 당장 필요한 이동을 지원하고, 장애인권을 다루는 법과 제도를 이야기하고, 이동권 투쟁 집회에 참여해서 학생의 삶을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일이었다."고 말한다. 사랑에 빠진 듯한 마음으로 노들야학 활동을 하던 홍은전은 2014년 교사직을 내려놓았다.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결정이엇따. 4·16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인터뷰하고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작업은 그의 첫 '기록' 활동이엇따. 이후에는 선감활동(1942~1982년 부랑아 선도를 명목으로 약 4,700명을 감금하고 노역시킨 경기도 안산의 아동 수용시설)·형제복지원(1975~1987년 부랑인 선도를 명목으로 시민들을 감금하고 노역시킨 부산의 수용시설) 피해 생존자 등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생생한 글로 옮겼다. 그의 사회운동가로서의 경험이 글로 남은 것이다. 살 만한 세상,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사회운동가로서의 첫 걸음의 기록일 터다.

 


 

그의 인터뷰 내용은 배우는 학생들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들어도 배울 만한 말들이 담겨 있다. "추상적인 마음을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글로 풀어내는 과정은 괴롭지만 즐거워요. 어떤 결말에 도착하든 저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죠." 그는 10년, 20년 뒤를 생각해 보낟면 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한 이 움직임이 우리를 지금보다 더 좋은 곳으로 이끌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란다. 세상은 분명히 바뀐다,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다. "세상이 문제라고 느낀다면 고립되지 않길 바랍니다. 혼자서는 '나'만 문제인 것 같은데, 생각을 공유하면 이것이 모두의 문제라는 걸 알게 돼요. 그때부턴 자기 에너지를 자신의 별남을 견디는 데 쓰는 게 아니라 나와 비슷한 타인을 위해, 곧 나 자신을 위해 쓸 수 있죠.

저 역시 동료들에게서 힘을 얻어요. 여러분도 좋은 화살표를 찾아 가세요. 좋은 커뮤니티를 찾아내서 '함께라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미 있는 활동'을 해 나가다 보면, 이전의 나보다 훨씬 나은 방향으로 가 있을 거예요." 그와의 인터뷰를 끝내며 이 글을 옮겨 적은 취재기자는 마지막 말을 덧붙이며 기사를 마감하고 있다. "그의 칼럼은 자주 어떤 글이나 영상, 단체 등을 소개하며 끝맺는다. 이번 인터뷰를 같은 방식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한겨레〉에 실리는 홍은전의 칼럼을 읽어 보시라. 당신도 이전과 다른 세계를 만나길 바란다."

 


 

이 책은 논술 대비 잡지다. 잡지의 성격 때문에 분야별로 각 기사를 싣고 있다. 먼저 크게 5개 분야로 나누고 있다. 〈문화의 창〉, 〈시대의 창〉, 〈입시의 창〉. 〈비문학의 창〉, 〈문학의 창〉, 그리고 각종 문화소식이나 입시, 단신 등은 〈그루터기에 앉아〉에 따로 모았다. 네 번재 〈비문학의 창〉은 다시 '인문, '사회', '과학'으로 나뉘어 있다. 이는 독자의 읽는 편의를 위해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8월호의 〈문화의 창〉에는 앞서 언급한 인터뷰 내용과 「마음의 렌즈로 세상을 찍다」란 제목 아래 케이채의 사진과 글을 실었다. 여름이란 점에서 '강원도의 힘-여름 바다와 산에서'가 주제다. 독자가 보기에는 사진과 짧은 글이 좋아 '휴식의 페이지'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독자에 따라서는 이 직업을 목표로 세울 수 있으리라 본다.

바다 사진을 게재했는데 동해안의 파란 바다가 아니라 일출의 아침 바다를 찍었다. "약간은 더 조용하게 일출을 마주하고 싶다면 약간 북쪽으로 올라가 고성군의 해변에 서 보자. 여름의 새벽은 한낮과는 아주 달리 공기부터 서늘하다. 이른 새벽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껴보는 일, 올여름에 한 번쯤은 꼬 해볼 만한 경험이 아닐까? 이 란(?)의 케이채는 오대산국립공원의 숲길 사진도 올리고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평창군 오대산국립공원의 월정사 전나무 숲(독자는 강원도 홍천 쪽만 알았는데 평창군 쪽에서도 가는 길이 있는 것 같다)은 너무 힘들이지 않으면서 여름의 녹음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장소다. 1,700여 그루의 전나무와 다양한 식물이 자리한 이 숲은 동그랗게 한 바퀴 도는 코스로 되어 있어서 길 잃을 염려가 없으며, 급한 오르막 없이 완만해 누구나 천천히 편하게 누비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문화의 창〉에 나오는 영화 소개도 볼 만하다. 독자가 영화를 좋아해서인지 눈에 확 띈다. 사진이 아니라 영화 제목이나 주연 배우 때문일까 싶다. 아무튼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보지 못한 영화 「헤어질 결심」이다. 이 책은 영화잡지도 아니고 문화잡지도 아니다. 영화를 소개하는 데 그친다면 '논술 대비' 목적을 벗어난 일이다. 영화감상법, 영화 내용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 영화 속 캐릭터들의 갈등 요인, 이를 해결하는 과정, 그리고 여기서 도출된 문제에 대한 공감 등을 적어야 제대로 눈술 시험 대비 잡지란 성격에 맞을 것이다. 독자의 예측은 잘 들어 맞는다. 이 글은 영화잡지 전문기자의 외고를 받아 이 책에 실었다.

"선악의 경계에 연연하지 않는 「헤어질 결심」의 태도는 필름누아르(film noir, 암흑가를 다룬 영화) 장르의 도식을 닮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전복적 발상과 편집을 동원해 전례 없는 사랑 영화를 써내려 간다. 이 결과 익숙한 세속의 원리 위로 고답적인(속세에 초연한) 생(生)의 관념이 스며들고, 일상적 무대와 회화적 도상이 한자리에서 태연하게 뒤섞인다. 산과 바다, 침실과 범죄 현장, 한국어와 중국어를 오가며 전개되는 사랑과 의심의 교향곡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처럼 서서히 고조를 이루더니 마침내 객석의 장탄식을 더하며 악보를 끝맺는다. '결심'이란 단어의 무게에서 유추할 수 있듯 「헤어질 결심」은 '실패가 예정된 러브 스토리'다. 이야기는 부산의 어느 바위산에서 일어난 추락사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 장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인 중국 출신의 송서래(탕웨이 분)를 만나며 시작된다. 시대극에서 막 튀어나온 사람처럼 고풍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하는 서래에게 매혹된 해준은 강렬한 심리적 동요를 체험한다."

 


 

이 밖에도 이 책엔 읽을거리, 흥미거리, 읽어서 지식도 쌓고, 논술 시험에도 도움이 될 만한 기사로 가득하다. 〈시대의 창〉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개통령에게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왜 방송을 안 탈까?, 부총리의 '임금인상 자제' 요청, 타당한 지적? 부적절한 개입?, 한국은 유엔이 정한 물부족국가?,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 개편 추진 등 시사적인 문제도 많다. 또 〈비문학의 창〉의 「인문」 분야에서는 '에볼린의 역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 '정조는 독살당했을까?' 등 흥미거리와 관심거리가 섞였다. 그러나 만일 이 분야에서 문제가 출제된다면 어떤 형식의 눈술 문제가 나올지 늘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이 크게 전해져 온다.

수험생에게는 빠짝 긴장의 끈을 당기는 역할도 함께한다. 「과학」 분야으 '플라스틱 행성', '모든 것을 기억하면 행복할까?', 4차산업혁명과 감시사회'를 다루고 있다. 〈문학의 창〉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 연재물로 '여덟 번째 세계 : 독사', '이 세계는 그냥 이대로 망해 가는 대로 내버려 두면 안 될 것 같습니다'라는 〈한겨레〉 2020년 7월 4일자 신문 기사를 실었다. 「다독다독 시선」에는 이성복의 '사랑의 기술', 문정희의 「비망록」에 대한 시 설명과 해석 등 감상을 담았다. 소설로는 황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을 싣고 문학평론가 허희의 작품 해설을 함께 게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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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여름의 피부 | 기본 카테고리 2022-08-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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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저자의 의식을 좇아가다 보면 푸른 그림의 이해에 다가가면서 이 책을 좋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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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피부] 내 안의 고독과 불안에 위로를 건네는 '푸른 그림'에 관한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22-08-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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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름의 피부

이현아 저
푸른숲 | 202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푸른 그림을 통해 나와 마주하는 시간…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불확실한 날들을 향한 위안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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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일을 하다 보니 그런지 첫 에세이인데도 소재에 거리낌없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숨김없이 쓰다니 놀랍다. 이 책 『여름의 피부』는 에디터이자 라이터로서의 직업 때문인지 독자들의 시선을 놓치지 않고 글을 끌어가는 솜씨가 중견 작가 못지않은 느낌을 준다. 주제 의식이 뚜렷하고 평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일기를 통해 쓰고 모아둔 것이 빛을 발휘한 모양이다. 저자 이현아는 이 에세이가 처음으로 낸 책이라고 한다. 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유년과 여름, 우울과 고독에 관한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푸른 그림'을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에디터로 일하며 써 내려간 그림일기에서 자신이 모으는 그림들이 유난히 ‘푸른 기운’을 머금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대중에게 친숙한 에드워드 호퍼, 피에르 보나르를 비롯해 소설가 제임스 설터와 줌파 라히리의 책 표지 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던컨 한나와 에이미 베넷, 그리고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품은 세계 각국의 화가 스물네 명의 푸른 그림에서 위안을 담은 다양한 이야기를 길어 올린다. 4장으로 나눈 이 책은 우리의 사계(四季)와 닮았다. 아니, 어쩌면 담았다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모두 4장으로 나뉜 이 책은 1장 「유년-새파랗게 어렸던, 덜 익은 사랑」, 2장 「여름-모든 것이 푸르게 물들어가는 계절」, 3장 「우울-사람의 몸이 파랗게 변하는 순간 죽음, 병, 멍, 그리고 우울」, 4장 「고독-비밀과 은둔과 침잠의 색」으로 구성됐다.

 


 

오래도록 '그림 바라보기’를 취미로 둔 저자는 잡지사 에디터로 취재차 세계 곳곳을 다닐 때도 늘 곁에 그림을 두었다. 저자의 그림 사랑은 대단하다. 조지아 오키프의 발자취를 따라 미국 서부로의 로드 트립을 계획하고, 소설가 제임스 설터의 표지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던컨 한나를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날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림을 바라보고 모으는 것을 너머 꾸준히 그림일기를 쓰던 작가는 문득 자신이 모은 그림들에는 ‘푸른 기운’이 담겨 있음을 발견한다. 이 책은 작가가 언젠가 글을 통해 나누고자 마음속에 품어 두었던, 그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푸른 그림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작가의 말 「써내려 간다는 것」을 통해 푸른 그림에 대해 밝히고 있다. "널찍하고 두툼한 노트 한 권을 샀다. 그림을 골라 인쇄하고, 가위로 오려, 왼쪽 페이지에 흐르는 대로 생각을 적었다. 일기와는 다른 종류의 고백이 두서없이 그곳에 쌓였다. 토트를 반절쯤 채우니 그것들이 되레 말을 걸어왔다. 나를 낚아챈 그림 속에는 공통된 색이 잇었다. 그것은 구체적인 이름을 붙일 수 있는 하나의 색이라기보다는 '푸른 기운'에 가까운 어떤 것이었다. 실제로 푸름은 손안에 쥘 수 없는 색이다. 다만 시선을 멀리, 그리고 높이 가져가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멀리 있는 산, 거리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하늘과 바다, 그 너머의 수평선과 지평선. 그곳에 펼쳐진 푸름은 우리가 다가갈수록 뒤로 물러난다. 투명하게 사라진다. 푸름은 여기와 거기의 사이에, 그 거리 속에 존재하며, 바라보고 가까워지려는 시도 속에서만 유효하다."(p.14)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러한 푸른색들은 책에 나오는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피에르 보나르, 조지아 오키프, 루시안 프로이드, 던컨 한나, 호아킨 소로야, 밀턴 에브리, 가브리엘레 뮌터 등 이들이 캔버스에 칠한 푸른색을 바라보다 보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손안에 쥘 수 없는 푸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 안에 담긴 감정까지도. 푸른색은 그것이 가진 정서와 이미지가 정 반대편에서 움직이는 독특한 색이다. 예를 들면, 몽상가적인, 내밀한, 고독한, 멜랑꼴리한 등의 우울한 감정의 반대편에는 파릇파릇하다, 청량하다, 시원하다, 푸른 바다, 시린 하늘 등의 싱그러운 이미지가 있다. 푸른색은 가끔은 초록빛을 띄기도 한다.

블루와 그린 사이에 걸쳐진 그 오묘한 색을 에메랄드그린(에매랄드 빛을 띤 아름다운 녹색), 청록색(푸른색을 띤 초록색), 코발트블루(녹색을 띤 짙은 파란색)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초록색뿐이랴. 보라색과 회색 그 어느 사이에서도 푸른색은 존재한다. 이런 푸른색이 가진 오묘하고도 복잡한 스펙트럼은 저자에게 글을 쓰는 영감이자 원천이다. 이들 푸른 기운이 생성해내는 감정적 충돌은 다양한 감정선을 인정한다. 하나의 시선으로 붙잡을 수도 없고, 붙잡히지도 않는 감정들의 다변화. 일견 모순적이고 알 듯 말 듯한 푸른색은 어쩌면 가장 불확실했던 날들, 가장 고독했고 결핍되었다고 느꼈던 그 시간들이, 나를 돌아보고 이해하는 가장 귀중한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만든다.

 


 

저자가 푸른 그림을 매개 삼아 들려주는 이야기들 역시 우리가 어렴풋이 느꼈던, 제대로 형언하지 못한 답답한 감정들을 소회하게 돕는다. 실타래처럼 꼬인 마음의 퍽퍽함을 누군가는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모순된 그 마음들…. 저자는 이런 마음을, 꼭 이해하는 사람이다. 푸른색은 복잡하다. 가끔은 속내를 비치지 않는 미지의 인물을 보는 듯해 속상한 기분마저도 든다. 저자의 말처럼 “투명하게 사라져 버린다.” 은둔과 비밀의 색이지만 한편으론 가장 투명하다. 우울한 색이라고들 하지만 가장 깊고 따뜻한 색이기도 하다. 푸른 그림들만 모아 놓은『여름의 피부』를 읽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복잡한 색의 균열이 오히려 우리 내면의 혼란스러움을 인정하고 위로를 건넨다. 푸른색의 기운을 잘 이해하고 해석한 저자가 푸른 그림의 바닥에서부터 써 내려간 이야기가 우리의 불안과 고독을 다독여주기 때문이다.

화가 피에르 보나르는 늘 관찰자로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상을 살피며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만의 블루를 완성했다. ‘가장 고독하고 고독한 자’라고 불리던 독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는 작품 안에 자기만의 서늘한 푸른 세계를 건설하고, 고유한 초상을 만들어냈다. 저자는 “나이와 상관없이 여전히 모난 구석을 가진 사람들. 뾰족함을 연마하거나 닳지 않도록 애쓴 이들. 그런 예술가들이 좋아서, 이들이 지켜낸 뾰족함으로 무언가를 꿰뚫는 송곳을 만들었으면 해서, 그들에 대한 글을 계속 쓰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p.168)라고 썼다.

 


 

이 책 『여름의 피부』는 그런 예술가들을 이해하고, 또 강퍅한 삶에 위안을 건네는 가장 내밀한 색 ‘블루’를 이해하려는 시도다. 그중 ‘푸른 그림’에 관한 가장 첫 번째 책이다. 1장 「유년, 새파랗게 어렸던, 덜 익은 사람」은 유년기에 겪었던 상실, 그리움, 애도의 시간들, 그리고 어린 시절 배워 몸에 꼭 익힌 태도와 습관의 기록이다. 에드바르 뭉크, 발튀스, 호아킨 소로야, 던컨 한나의 그림에서 찾은 푸른 그림들이 작가의 유년 시절 편린을 불러낸다. 누군가를 좋아할수록 내가 싫어지는 감정들, 가진 적 없지만 마치 가진 것처럼 꾸며대는 어른 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떻게 하다가 내가 전봇대를 켜는 일을 맡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 아래 푸름을 익혔다. 거기 서서 불을 밝히는 법을, 바라보는 법을,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그 모든 것들이 푸름 속에서 일어나고 또 내 안에 있다는 걸 느꼈다.” (p.36)

2장 「여름, 모든 것이 푸르게 물들어가는 계절」에선 여름이 주는 청량감, 홀가분함, 뜨거움과 서늘함의 대치가 푸른 그림에 담겨 있다. 나신이 된 자신을 내려다보는 루치타 우르타도(p.75)의 그림에서 비로소 나로 살아가는 생의 기쁨을, 보는 이마저 깊은 잠으로 초대하는 것만 같은 푸른 여인의 모습은 피에르 본콩팽(p.118)의 그림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이어지는 글과 그림을 읽고 감상하다 보면 태양이 내리쬐는 어느 해의 여름, ‘여름의 수행원’(p.122) 자격으로 이름 모를 나라의 미술관을 돌아다니는 저자와 함께 양지와 그늘을 옮겨 다니며 푸른 그림을 감상하는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3장 「우울, 사람의 몸이 파랗게 변하는 순간(죽음, 병, 멍, 그리고 우울)」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푸른색의 상징성 ‘우울’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울증을 앓았던 저자의 고백에서 독자는 현대인이 겪는 불안감을 마주한다. 나, 자신에게서 도망치려는 자의 자리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도 저자가 겪은 경험이 우리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아서다. 폴 델보(‘나에게서 달아난 자’ 151쪽)의 그림에서 알 수 있는 건, 도망자의 자리는 어느 누구의 자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자리라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다른 무엇도 아닌 나에게서 도망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참 내달리다 뒤를 돌아보면 그곳에는 나에게서 달아난 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나밖에 없는 풍경은 폐허나 다름없다.”(p157~158)

4장 「고독, 비밀과 은둔과 침잠의 색」은 고독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다. 독립해 자신만의 방을 꾸린 저자의 친구 ‘홈 오브 라벤더 걸’(p.198)에게는 소박하게나마 자신의 고유성을 지켜나가는 안정적인 고독감이, 저자가 브루클린의 어느 숙소에선 잠시 맞이한 혼자만의 시간(p.204)에는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고독감이 배어 있다. 성실하게 자신의 세계를 일궈낸 사람만이 뿜어낼 수 있는 풍요로운 고독감은 어떤가. ‘어떤 저녁 식탁’(p.175)은 오래도록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 한 사람이 뿜어내는 우아한 고독감이 곳곳에 스며 있다. 이들이 어째서 존경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한꺼번엔 불러일으키는지 빌헬름 하메르스회의 그림을 빌어 알려준다.

 


 

“여름에는 새로운 단어를 껴안을 수 있는 몸을 갖게 된다. 여름이 나를 통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어떤 것이든 안으로 흘러들어와 나를 간지럽히도록 내버려둔다. 눈꺼풀 위로, 손톱 아래로, 등줄기로, 양 뺨으로.”(p.76)

 

“내가 그 식탁에서 배운 것은 어떤 종류의 풍요로움이었다. 많은 세계를 품어본 사람만이, 또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것. 금전적인 부유함이 아니라 지적인 윤택함으로 빛나는 것. 그날 이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이 저녁 식사를 떠올린다. 온기와 냉기가 적절히 오가고, 단정한 음식과 와인이 오르고, 내가 아는 세계로 타인을 가두지 않고, 가본 적 없는 곳으로도 멀리멀리 데려가는 장면을 그린다. 언젠가는 그 식탁을 관장할 수 있는 사람으로 늙고 싶다는 소망도 슬쩍 올려두면서.”(p.182)

 

저 : 이현아

 

에디터, 아트 라이터. 1990년 충주에서 태어났다. 인터뷰, 칼럼, 에세이 등 예술에 관한 다양한 글쓰기를 한다. 그 중에서 2017년부터 노트에 쓰고 있는 그림일기를 가장 아낀다. 매거진 《어라운드》에서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퍼블리, 젠틀몬스터를 거쳤다. 지금은 IT 회사에 UX라이터로 일한다. 남산 아래서 남편과 두 고양이 말테, 미쭈와 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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