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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속 인형들] 2080년 메가시티 평택서 펼쳐지는 첨단기술 범죄 수사 소설 | 기본 카테고리 2022-06-29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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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래도시 속 인형들

이경희 저
안전가옥 | 2022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장르적 쾌감에 묵직한 사회적 문제의식까지 곁들인 야심 찬 ‘샌드박스 시리즈’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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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0년 대한민국 평택. 『모래도시 속 인형들』은 메가시티 평택, 일명 '샌드박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이버펑크' 범죄수사물이다. 온갖 기술 개발과 실험이 이루어지며 상상을 뛰어넘는 사건과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가운데 평택지검 첨단범죄수사부 검사 진강우와 '민간조사사' 주혜리가 나선다. 속도감 있게 휘몰아치는 전개,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결말, 다 읽고 나면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하게 와닿는 묵직한 주제의식까지, 이경희 작가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저자는 앞서 『테세우스의 배』를 통해 선보인 미래의 도시에서 윤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끔찍한 기술들을 가둬 둔 실험용 모래상자로 평택을 택한다.

미친 과학자들의 안전한 놀이터이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첨단기술이 자유롭게 거래되는 낙원이자 지옥인 도시이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정도 후의 미래. 주한미군 절반이 빠져나간 캠프 험프리스에 ‘기술규제 면제특구’가 설정된 뒤 평택은 법과 윤리의 제약 없이 모든 기술 개발과 실험이 자유롭게 허용되는 도시가 된다. 일명 ‘샌드박스’로 재탄생한다. 그 덕분에 기업들이 앞다투어 투자에 나서면서 평택은 대한민국 부의 절반을 빨아들인 끝에 급기야 서울을 압도하는 메가시티로 성장한다. 게다가 혁신행정특례법이 제정된 후 중앙의 간섭을 아예 받지 않는 자치정부까지 들어서며 평택은 무소불위의 세상으로 굳게 자리 잡는다.

 


 

계획적으로 지어진 초고층 초거대 건축물 메가빌딩을 중심으로 각종 생활과 교통이 빈틈없이 효율적으로 통제되는 최첨단 도시처럼 보이지만, 그 하부의 버려진 옛 건물들에서는, 온갖 불법 거래와 음모들이 존재한다. 중앙정부 산하 평택지검 첨단범죄수사부 검사 진강우는 평택 자치정부 자치경찰의 견제뿐 아니라 거대 기업의 사주를 받은 동료 검사의 방해까지 받으면서도 샌드박스에서 벌어지는 다종다양한 범죄를 뒤쫓는다. 국가 공인 탐정인 민간조사사 주혜리는 진강우의 손과 발이 되어 외주 수사관으로 맹활약한다. 이 소설은 각각의 작품들이 조금씩 연관이 있어 연결되는 듯하면서도 독립된 각각의 중·단편 소설 6편으로 이루어진다. 기존의 영미권이나 일본 등에서 선보인 사이버펑크* 작품들과 달리, 미래의 최첨단 메가시티 평택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과 범죄의 양상은 지극히 한국적이다.

(* 사이버펑크 : 어떤 영상 콘텐츠를 보고 나서 주변 이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면 보통 이런 질문들이 돌아옵니다. "그건 어떤 장르야?" 『모래도시 속 인형들』은 대세 장르 SF입니다만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사이버펑크'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낯설지만 익숙한 사이버펑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온라인에서 매우 손쉽게 찾을 수 있으나, SF에 관한 한 친절하고도 명확한 안내서인 『SF, 이 좋은 걸 이제야 알았다니』에서 이경희 작가님께서 직접 정리해 놓으신 내용에서 발췌해 보고자 합니다. 사이버펑크는 가까운 미래의 암울한 첨단 기술이 잔뜩 등장하는 '어떤 것'이다. (······) <하략>)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100명의 유전자를 절묘하게 조합해 만들어 낸 존재 ‘카이 크레디트’를 100명 복제하여 출연시킨 서바이벌 프로그램 〈페어런트 101〉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카이가 카이를 죽이는 살인사건이 벌어진다.(〈χ Cred/t〉) 10만 명이 넘는 저소득층 노인이 모여 사는 공공임대 메가빌딩 ‘휴먼 셰어하우스 메가빌리지’에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보이는 연쇄 폭력 사태가 발생한다.(〈저 디지털 세계의 좀비들〉) 글로벌 해커 그룹 ‘파멸로부터의 9호 계획’이 코르도바 메가빌딩을 장악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버그를 설치하고, 수직과 수평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몽땅 폭주하는 가운데 진강우와 주혜리는 어떤 엘리베이터를 살려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파멸로부터의 9호 계획〉) 홀로마스크를 쓰고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슈퍼히어로 스위치가 갑자기 나타나고, 그 활약상을 찍은 촬영물들을 유통하는 기업형 스타트업 채널이 개설되어 발 빠르게 수익을 챙긴다.

슈퍼히어로의 정체에 의문을 품은 진강우와 주혜리는 그 내막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슈퍼히어로 프로듀서〉) 하나의 인격으로 두 개의 신체를 가질 수 있는 ‘트윈플렉스’ 시술을 통해 태어난 휴머노이드 원현정이 지속적으로 폭언과 학대를 당해 왔다며 원래의 신체인 원현수를 고발하는 사건이 벌어진다.(〈트윈플렉스〉) 이렇듯 재벌, 아이돌, 부동산, 가난한 노인, 음모론, 교육, 인권 문제 등 동시대적 사회적 이슈를 폭넓게 건드린다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여섯 개의 중·단편 소설이 각기 다른 사건이지만 한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이고, 이를 다루는 수사도 한 기관에서 맡는다는 점에서 연작소설의 성격을 띤다.

 


 

메가시티 평택, 샌드박스라는 배경은 이경희 작가의 다른 소설에서 이미 등장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앞서 잠시 언급한 2020 SF 어워드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테세우스의 배』가 바로 샌드박스를 무대로 펼쳐진 이야기였다. 또한 이 책의 첫 번째 작품으로 수록된 〈χ Cred/t〉는 2019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당선작으로 안전가옥 앤솔로지 『대스타』를 통해 공개되었던 단편소설이다라고 출판사 측은 밝힌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었던 진강우와 주혜리가 소설 『모래도시 속 인형들』을 든든하게 끌고 나간다. 저자는 『테세우스의 배』, 『그날, 그곳에서』 등을 통해 장르적 재미와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동시에 선사하는 이야기꾼으로 이미 평가받은 작가다. 무엇보다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소설가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는 말이다. 이 소설은 그가 만들어 낸 ‘2080년의 메가시티 평택’이라는 탄탄한 세계관과 설정을 중심으로 펼쳐질 ‘샌드박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속도감 있게 휘몰아치는 전개,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결말, 다 읽고 나면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하게 느껴지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이경희 작가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음습하고 어두운 거리, 전자 기기와 자본에 지배당하는 암울하고 절망적인 시대상, 기계에 잠식당한 인간성”(『SF, 이 좋은 걸 이제야 알았다니』에서 인용) 등이 이야기의 주조를 이룬다는 면에서 『모래도시 속 인형들』, 나아가 샌드박스 시리즈는 SF 중에서도 사이버펑크 장르로 분류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사이버펑크의 문법을 따르고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자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한국적인 배경과 상황을 중심으로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 냈다는 점에서 더욱 이채롭고 특별하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분명히 아직 오지도 않은 비현실적인 미래에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마치 오늘 아침 뉴스에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 가상의 세계에서 느껴지는 지독한 현실감. 그러나 그 암울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실없는 농담을 던지고 일단 부딪치고 보는 진강우와 주혜리에게서 묘한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이다. “국가가 어찌할 수 없는 괴물”이 되어 버린 샌드박스, “지금 여기서 멈추지 못한다면” “힘을 갖지 못한 모든 이들이 열등종으로 취급받게 될 세상”이 오고야 말 것이다. 비대하게 커진 자치도시이자 메가시티 평택의 앞날(2080년 기준)은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어 디스토피아를 짐작케 한다.

스펙터클한 대서사로 이어질 샌드박스 시리즈의 세계에서 주인공들은 그런 미래를 기어코 바꿔 놓을 수 있을까. SF 소설을 그리 많이 읽어보지 못한 독자로서는 소설의 생소한 용어들을 외우느라고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데도 손에서 책을 쉽게 놓지 못했다. 미래도시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이고 암울한 상황을 예고하는 듯한 2080년 평택에 대한 미련 때문일 것이다. 미군이 주둔했다 철수한 도시, 대중국 전진기지가 될지 모를 이 도시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다. 평택을 어떤 도시로 그리고 싶은지 알 길 없는 독자로서는 디스토피아로 전개될 걱정이 앞서지만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야기를 계속 쫓아갈 심산이다. 흥미롭고 기상천외한 현상이 신비롭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SF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도 현실감 있는 소설의 전개에 푹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소설 뒷 부분에 쓴 「작가의 말」을 참고하면 새 독자들의 많은 이해와 이 책 탐독을 서두를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가까운 미래의 우리의 삶의 변화와 미래는 결국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저자의 말을 대신 하고 싶다. 저자의 이런 뜻은 이 소설이 단순히 흥미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현실 감각을 더함으로써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시도 곁들여 있다고 독자는 기대한다.

"인기 아이돌 Roo_D.A는 상위 0.1퍼센트에 속하는 조금 얄미운 부유층이지만, 동시에 어떤 종류의 끔찍한 폭력 앞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약자다. 우리의 주인공 주혜리는 Roo_D.A를 보호할 수 있는 강한 존재인 동시에 영웅적 희생을 헐값에 빼앗기는 약자이기도 하다. 선과 악이 뚜렷하리라는 믿음과 달리, 우리 모두는 언제나 누군가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다. 슬프지만 세상은 복잡하다."(p.326)

 

저자 : 이경희

 

SF 소설가. 죽음과 외로움, 서열과 권력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환상문학웹진 [거울] 필진. 「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 설화」가 황금가지 제4회 타임리프 공모전에 당선되어 데뷔하였고, 「살아있는 조상님들의 밤」으로 황금가지 제6회 작가프로젝트 공모전, 「χ Cred/t」로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을 수상했다. SF와 판타지 양쪽에서 활동 중이며, 대표작으로는 『테세우스의 배』, 「다층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 「마음 여린 땅꾼과 산에 깔린 이무기 설화」, 논픽션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등이 있다. 첫 번째 장편소설 『테세우스의 배』가 2020 SF 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에 선정되었다. 동양 판타지와 시간여행이 뒤섞인 단편 「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 설화」가 2019년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단편소설 「살아있는 조상님들의 밤」은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2019 올해의 SF’에 선정되었다. 그는 SF와 판타지의 팬보이로 10대를 보내며 오랜 세월을 방황한 끝에 작가를 꿈꾸게 되었고, 1980~1990년대 걸작 애니메이션과 만화들, 〈스타트렉〉 에피소드들, 톨킨과 이영도, 르 귄과 젤라즈니, 알프레드 베스터와 코드웨이너 스미스, 듀나, 배명훈, 곽재식, 김보영, 이서영 등 위대한 장르의 발자취를 추적하며 자신만의 샛길을 발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한·중·일 아시아 설화 SF 프로젝트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 앤솔러지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에 참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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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떻게 살래] 한국인 이야기 ③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 기본 카테고리 2022-06-2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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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 어떻게 살래

이어령 저
파람북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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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포비아’를 ‘AI 필리아’로 바꾸는 마법의 언어술사 고 이어령 교수의 인공지능에 대한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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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작고한 고 이어령 교수의 글은 언제 읽어도 울림과 무게감이 있어 좋다. 그는 '우리 시대의 지성'으로 존경받는 대학자였다. 글도 왕성하게 써 수많은 책을 통해 우리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여주었고, 사상적 치우침이 없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우리 민족 혼을 되새기고, 널리 인류에게도 향한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 함께 나아가길 원했다. 이 책 『너 어떻게 살래』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창조의 아이콘'이 대명사처럼 불리웠던 이어령은 삶을 마무리하기 직전까지 천착했던 테마는 인공지능(AI)이었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알파고의 등장 이후 영면에 들기까지 저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AI에 대한 원고를 집필하는 데 몰두해왔다고 책 출판 관계자는 전한다.

이 책은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힌 『너 어디에서 왔니』, 젓가락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조명한 『너 누구니』에 이은 책이다. 저자는 이미 60대부터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IT 강국의 정신적 기반을 다진 선각자였고, 70대에는 과학과 인문의 세계를 통섭하는 ‘디지로그 선언’으로 우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던 프런티어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서양의 기계론적인 세계관으로는 풀 수 없는 ‘인간과 인공 사이’의 고차원방정식을 한국인 특유의 생명 의식과 동양의 인(仁)사상, 그리고 그것을 제일 잘 체현하는 한국인들에게서 해법을 도출해낸다는 데 큰 의의와 미덕이 있다. 동양과 서양, 인간과 문명, 기계와 생명, 시원과 미래를 연결하는 AI 스토리텔링의 최고봉,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 맞서고 있는 우리가 21세기의 교과서로 삼을 만한 책이다.

 


 

저자는 생전에 우리의 IT 기술을 이용해 새 밀레니엄의 첫새벽에 즈믄둥이의 출생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고, 평창의 상공에 드론을 띄워 오륜기를 그리던 초유의 하이테크 연출가이자, 최신 디지털 장비라면 가장 먼저 사용해보는 ‘얼리어댑터’, 여러 IT 기업에 조언을 아끼지 않던 멘토이기도 했다. 이 책의 서두는 역시 AI에 대해 전국민적 관심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사건, ‘알파고 쇼크’다. 바둑을 잘 두지 못한 독자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말 것이라는 ‘AI 포비아’가 미디어를 잠식해갈 때, 그는 은거를 뒤로 미루고 일곱 대의 컴퓨터가 도열한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충격을 먹고 사는 민족’ 한국인들에게 AI를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기회임을 직감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이들도 이해해야 한다는, 또는 아이들의 마음으로 접근해야만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펼치며 동서양의 고전은 물론 인터넷 댓글부터 문명론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펼친다. 그 전개가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하며 도처에서 무릎을 치게 한다. 책은 인공지능을 복잡하고 난해한 과학의 영역에서 구출해내 우리의 보편적 삶 위에 그 실체를 펼쳐낸다. 그러니 피상적인 지식에서 벗어나 총체적 이해를 가져다주는 AI 입문서이며, 기계와 생명의 본질을 살피고 그 관계의 의미를 톺아보는 AI 인문서이기도 한 셈이다.

 


 

저자는 역시 한국인들은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는 ‘생존력과 순발력’을 갖춘 민족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 과거를 돌아보고 문제를 정리하는 합리성은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알파고 쇼크도 딱 그렇다. 딥 러닝을 탑재한 AI가 몰고 온다는 특이점(기계의 지적 능력이 인간 지능을 초월하는 순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음에도, 체계적인 대응은 별달리 눈에 띄지는 않는다. 오히려 AI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거부감이 우려스럽다. 『너 어떻게 살래』는 그 ‘AI 포비아’를 해소하고, 인공지능이 몰고 올 세기적 전환점을 슬기롭게 대처하자는 뜻에서 기획된 책이다. 저자의 혜안에 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80이 넘었던 당시에도 디지털이나 인공지능, 컴퓨터 등에 이 정도의 관심과 지식이 있었으리라고 생각도 못해 봤다. 새삼 존경심이 외경심으로 바뀔 정도다.

이 책에서 저자는 먼저 우리 손 안 스마트폰에 숨겨진 AI 테크놀로지가 어떤 단계의 발전을 거쳐 딥 러닝이라는 무기를 갖추게 되었는지, 그 진화사를 고찰한다. 알파고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 부분에서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만, 꼭 쉬운 설명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생명’이다. 아이들은 늘 살아있는 이야기를 원하며, 삶과 맞닿은 감각을 원한다. 어른이 되어서는 그런 아이다움에서 벗어나 ‘반듯하고 직선적인’ 세계 안에서 살아가게 되지만, 그들 또한 어린 시절의 감촉과 생명력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도 아날로그 세대다. 학교 다니는 동안 컴퓨터 교육도 받은 적 없고 사회 생활하는 동안 초기에는 컴퓨터로 업무를 보진 않았다. 그런데도 꾸준히 발전을 거듭한 컴퓨터와 인터넷의 결합부터는 어제 아침과 오늘 아침이 미디어에서 전하는 소식이 다를 정도로 휙휙 지나갔다. 아날로그 세대로서는 용어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디지털 세대는 또 하나의 대변혁 시기에 들어선다. 그것이 바로 인공지능(AI)의 대중화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2016년 '알파고 사건'이다. 인공지능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는 바둑계의 평가도 나중에 들었지만 과소평가가 아니라 완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대국 당사자인 이세돌 프로기사마저도 사실 5:0의 승리를 장담했었다.

사실 인공지능과의 대결이 이세돌과의 대국이 처음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매번 졌었고, 그 시기가 당시로부터 2~3년 전까지 결과이니 당연한 예상이었을 것이다. 또 스마트폰도 그렇게 우리 곁에 가까이 온다 싶으면 다음날에는 우리를 지나쳐 저만큼 앞서 있었다. 놀라고 한편으론 우리는 감동했다. 특히 터치스크린을 선보일 때는 먼 미래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독자의 아날로그식 사고방식으로는 쫓아가지 못할 상대라는 좌절감마저 안겨주었었다. 스티브 잡스가 뛰어났던 건 무미건조한 터치스크린에 생명의 감각을 이식했다는 것이라고 저자 이어령은 이 책에서 평가하고 있다. 그게 바로 인터페이스의 출발이며 핵심이라고 말한다.

 


 

지금도 기억하지만 저자가 새 밀레니엄을 여는 2000년대 초반 테크와 생명의 통섭,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라는 화두를 제기했을 때가 생생한 엊그제 일 같다. 당시에는 하나의 아이디어였지만, 아이폰이 세계인에게 충격을 준 시점 이후부터는 우리 세기를 관통하는 핵심적 통찰로 증명된 셈이다. 그리고 딥 러닝의 출현 역시 저자의 오래된 논지를 재확인시켜주는 것이기도 하다. 알파고의 강화학습은 ‘딥 블루’ 시절의 기계적 단순계산방식 대신 생명의 작동방식, 즉 ‘인간다움’을 모방해가는 과정이므로. 이렇게 익스퍼트 시스템에서 딥 러닝으로의 전환, 쿼티 키보드에서 터치스크린으로의 전환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서양의 기계론적인 세계관이 놓치고 있던, 인간의 감각(목), 또는 인간적 삶(숨)의 재발견이다. 앞으로의 하이테크 경쟁의 화두는 이처럼 ‘삶’과 ‘인간’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AI)에서 인공지혜(AW)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며, 생명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한국인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저자의 통찰력을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으로 누가 기계에 단순한 지능을 넘어 ‘인간성’을 가장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다정함과 따뜻함까지 갖춘, 진정 사람다운 기계를 창조할 주인공은 누구일까? ‘한국인 이야기’라는 시리즈의 제목답게, 저자는 동양의 인(仁)사상, 그리고 생명사상을 제일 잘 체현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많은 기대를 건다. 과연 한국인들이 저자의 기대대로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 AI 시대의 주역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기대반 우려반'인 아날로그 시대의 독자의 걱정을 덜어줄 인물의 등장은 실현될 것인지.

 


 

우리 한국인은 크든 작든, 알게 모르게 세계 문명 발전에 관여했고 앞으로도 관계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이 책에서의 종합 의견이라고 읽힌다. 인공지능의 전면적 대두로 잠시 멘붕 상태에 빠졌지만, 우리 한국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적응해 갔고, 지금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디지털 능력이 앞서 있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라고 독자는 이해된다. 그 근거로 저자가 책 군데군데 해설해주는 「샛길」이 흥미롭다. 많은 「샛길」을 통해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통점과 다른점을 부각시켰고, 이를 위해 유래와 기원, 발전 과정 등에 대해 '백과사전'보다 광범위한 지식을 보여준다. 컴퓨터보다 더 정확한 지식에 인문학적 감성을 더하고, 통찰력을 덧붙이니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인의 디지털 민족으로서의 관계가 크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각 '고개' '꼬부랑길' ''샛길'도 예사롭지 않다. 이 책에서 사용되는 장(章), 항목, 세부 해설 등의 용도로 쓰이면서 묘하게 우리 정서에 잘 어울린다. 독자는 모든 내용이 새롭고 감격스럽지만 태극과 딥마인드 로고의 연관성을 끌어내는 솜씨는 사뭇 경탄한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내밀어 범죄자에게 더 이상의 변명과 핑계, 거짓말을 못하게 하는 노련한 수사관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알파고 로고가 바뀐 것도 모르고 있던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한 부분은 알파고의 바뀐 로고가 태극 문양과 같다고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하는데 관계자들이 굳이 반론을 펴거나 부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밤하늘을 인간의 눈으로 올려다보면 성좌들이 나타난다. 컴퓨터 0과 1의 수치로 인지하고 표현하는 컴퓨터가 제일 못하는 것이 바로 그 북두칠성 찾기, 패턴 인식이다. 패턴화라는 것은 사물의 특징을 추출하고 표현한다는 뜻으로, 사물을 독립된 부분으로 쪼개는 것이 아니라, 관계있는 사물들끼리 모아 한 의미로 만드는 것이다. 이 마음의 성좌, 의식의 별자리에서 생겨나는 이야기들, 그 신화와 전설이 인간의 지능이요 감정이요 의식이다. 밤하늘에 빛나는 바다와 교신하는 영성이다. - 「태극 고개」 중에서

 

저자 : 이어령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학보]의 창간을 주도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으며,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새벽] 주간으로 최인훈의 『광장』 전작을 게재했고,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아 ‘문학의 상상력’과 ‘문화의 신바람’을 역설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2021년 금관문화 훈장을 받았다.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지성의 오솔길』 『젊음의 탄생』 『한국인 이야기』, 문학평론 『저항의 문학』 『전후문학의 새물결』 『통금시대의 문학』, 문명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가위바위보 문명론』 『생명이 자본이다』 등 16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분열과 이분법의 낡은 벽을 넘어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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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좋아졌다] 가장 소중한 나를 위해 가장 나답게 행복하게 사는 법 | 기본 카테고리 2022-06-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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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좋아졌다

네모토 히로유키 저/최화연 역
밀리언서재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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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부족한 ‘나’이지만 내가 좋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신에게 관대하라. 행복한 나는 그 너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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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자들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책들은 "상세하게(디테일) 기술하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다"가 원칙진 것 같다. 독자가 일본의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일본 책은 분야에 관계 없이 디테일에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 책을 읽다 보면 일본 독자들의 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쉬운 책들이 많다. 일본은 국민 독서율이 굉장히 높다고 들은 바 있는데 내용이나 질은 낮은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독자가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번역서만 읽다보니 쉬운 책만 번역돼 독자의 인식이 그렇게 오인한 것이리라는 생각도 있다.

아무튼 일본 책의 특징을 누가 묻는다면 독자로서는 굉장히 쉽고 자세하게 쓴다라는 말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 책 『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좋아졌다』도 그렇다. 사실 이 책은 제목에서 뜻하는 바처럼 '자신을 내려놓다'는 의미가 '욕심, 욕망을 줄이다'와 같은 뜻이다. 그렇다고 불교 서적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때 '나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 책에서는 '이기적인 나'를 만드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의 글들이 이어진다. 굉장히 읽기가 쉽다. 맘 먹고 읽으면 독자의 경우 세 시간이면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거의 이해할 것 같다. 이 책의 주제는 제목과 연관된 '행복하게 살기'쯤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이를 위해 자신을 너무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우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지금은 개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 일상이 된 시대라고 저자 네모토 히로유키는 전제한다. 어제 새로 산 가방을 걸친 모습, 멋진 배경 앞에서 한껏 포즈를 취한 사진, 와인 한잔을 놓고 여유 있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세태의 반영이다. 이처럼 현대를 사는 우리는 하루의 절반을 내 일상을 보여주는 데 쓰고, 나머지 절반은 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보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게 해서 SNS의 발달은 자연스럽게 내 안에 타인 중심주의를 심어놓는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 이렇게 살았다’는 생각보다 ‘남들은 오늘 이렇게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는 말이다.

오늘 누구보다 멋진 하루를 보냈다고 여기며 뿌듯함이 밀려드는 찰나 더 잘나가는 친구의 게시물에 만족감은 어느새 공중으로 날아가 버리고 우울함이 밀려든다. 하루의 끝에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가볍다고 느끼는 대신, 내일은 좀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인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 때문에 온종일 열심히 일해도 전혀 행복하지 않다. 저자는 “옆집 마당의 잔디가 더 푸르다(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는 영어 속담을 예로 든다. 이런 뜻은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우리나라 속담과 같은 의미다. 우리는 봄이든 겨울이든 사시사철 언제나 짙푸른 잔디가 깔린 집의 옆집에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자는 아무리 내 집 잔디를 잘 가꿔도 옆집의 더 파란 잔디를 보면 자신감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당연히 행복하지도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상적인 것’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하는 한 마음은 영영 채워지지 않는다. 그렇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부터 자신의 삶은 불행의 씨앗을 심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은 굳이 일본 사람들의 입을 벌리지 않아도 우리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지구 안의 모든 이들은 이런 비교 감정이 있는 것 같다. 좋게 말하면 '라이벌 의식', '경쟁 의식'일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 더 노력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한 기본 태도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박힌다고 배우기도 했다. 이런 경쟁 의식이 어느 정도 선, 어느 정도의 양이라면 선의의 경쟁 의식으로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과 욕망은 본성으로 본다면 이 경쟁 의식은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더 커지게 되어 있다. 여기에 빠져들면 이젠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쟁 속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실패하면 더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로, 성공해도 더 높은 욕망에 도달하기 위한 정신적 압박으로 작용하게 된다.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너한테 십만 원이 있고 나한테 백만 원이 있어. 그러면 너는 내가 부럽겠지. 세상에는 천만 원을 가진 놈도 있지. 난 그놈을 부러워하는 거야.”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라는 노래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패러디를 생산하는 이유는 자랑하고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에 대한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심리상담가 네모토 히로유키는 현대인들이 그 어느 시대보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즐기는 듯 보이는데도 전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쉽게 지치는 것은 바로 끊임없는 비교와 지나치게 높은 기준 때문이라고 한다. 잘사는 것의 기준, 성공의 기준, 부자의 기준은 사실상 정해진 것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높은 기준을 바라보며 달려간다. 이상을 좇으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늘 다음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훌륭한 태도이다. 하지만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을 너무 엄격하게 대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은 이상주의자, 완벽주의자, 늘 주변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우등생들이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되묻는다. 저자는 자신도 이런 부류의 한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성과를 올려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성공한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자신을 부정했다는 것. 저자의 말과 질문을 들으면서 생각해보니 독자도 그런 시절이 꽤 오랫동안 있었다. 청년 시절의 이야기지만 늘 쫓기듯 일에 열심이었고, 상사가 잘했다고 하면 할수록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도 했다. 물론 나이가 더 들고, 어느 정도 자리에 가서 경쟁 의식을 버리긴 했지만. 저자는 "스스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자기 긍정감이 의외로 낮다는 것을 심리상담사 활동을 하면서 깨닫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이런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 이후 지금은 자연스러운 내 모습 그대로 살기, 내 마음 우선 돌보기, 도움이 필요한 때는 남에게 의지하기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그러는 한편으론 '할 때는 확실하게 한다'는 자세로 적절히 힘 조절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한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일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그 원인을 심리적으로 짚어본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한없이 엄격한 기준을 느슨하게 풀어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해주고 싶어 책에 담았다는 말이다.

나에게 만족하고 나를 사랑해야 비로소 내 마음에 행복이 찾아온다는 저자는 이 책에서 자존감을 찾고 행복에 이르는 4단계를 제시한다. 1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2부 「내 마음 들여다보기」, 3부 「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기」, 4부 「나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 행복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했을 때, ‘이 정도’는 과연 누가 정하는 것일까? 따라서 가장 먼저 생각의 중심을 타인이 아닌 ‘나’로 돌려놓아야 한다. 그다음에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깨달으면 자신감은 저절로 생겨난다. 나의 가치를 찾았다면 행동에 옮겨야 한다. 다른 사람이 잘하는 것을 나도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은 나를 내려놓는 일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하고, 타인의 기준 위에 올려놓은 나, 저 높은 이상을 잡으려 끝도 없이 올라가려는 나를 잠시 내려놓자고 제안한다. 가끔 게으른 나, 남들은 잘하는 것을 못하는 나,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나, 조금 부족해 보이는 내가 있어도 당황하거나 자신을 채찍질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기 위한 일, 행복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일들이라고 강조한다. 얼핏 누구나 부러워하는 성공에서 멀어지는 듯 보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너그러워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틈새가 생겨서 ‘아, 행복하다’라고 느끼는 순간들이 늘어난다는 것이 저자의 신념이다.

 

저자 : 네모토 히로유키(根本裕幸)

1972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1997년부터 고베 멘탈 서비스의 다이라 준지 대표에게 가르침을 받고 2000년부터 전문상담사로서 1만 5천 건이 넘는 심리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사와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연간 100건 이상의 강연을 열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심, 희망, 웃음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논리적이면서도 경쾌한 화법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상담을 하므로 늘 신청자가 많아 예약 대기자가 줄을 서기로 유명하다. 대표작으로 《나는 뭘 기대한 걸까》 《나를 괴롭히는 자책감이 사라지는 책》 《소심한 심리학》 《라이프워크 습관법》 《결정을 해야 뭐라도 하지》 등이 있다.

 

역자 : 최화연

대학에서 중국어와 일본어를 전공하고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개발협력을 공부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세상에 나 혼자라고 느껴질 때:내 마음과 사이좋게 지내는 29가지 방법》 《요로 선생님 병원에 가다:‘나이 듦’과 ‘인생’을 대하는 법》 《식사가 최고의 투자입니다:하버드에서 배운 세계 최강의 식사 기술》 《알아서 공부하는 아이는 무엇이 다를까:생각하는 방법부터 바꾸는 10가지 부모 언어》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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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식이 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초보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경제지식 | 기본 카테고리 2022-06-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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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제지식이 돈이다

토리텔러 저
메이트북스 | 202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경제지식의 많고 적음이 부를 결정한다” 초보 투자자의 눈높이에 딱 맞는 최소한의 경제상식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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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필수'라는 말이 나온 지 20년도 넘은 것 같다. 지난 1980년대 말 우리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으로 주가 1,000의 시대가 열렸다. 그때 지인 중 'OO투자신탁'이란 회사에 다니던 사람이 있었다. 알기는 하지만 친구나 친척은 아니라서 자주 만나지 못한 분이었다. 그분은 대학 공부를 하지 못한 입장이라서 고교 졸업 후 바로 그 회사에 입사했다. 물론 공개채용 시험을 거쳐서였다. 얼마 안 돼 지인으로부터 함께 만나서 식사하자는 말에 별 생각없이 전화로 말해준 집으로 찾아갔다. 그분이 다니던 회사가 본사가 아니라 강남 압구정에 있는 지점이었다. 본사는 여의도에 있었다. 강남에서 꽤 좋은 음식점으로 갔다.

그 자리에서 믿기지 않은 말을 들었다. 자기 회사 주식을 받아 폭등하는 바람에 두세 달 만에 5,000만원을 벌었다는 말을 했다. 워낙 경제 관념이 희박한 독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했고, 주의 깊게 듣지도 않았다. 나중에 안 말이지만 당시 국내 투자신탁 회사 3곳도 엄청난 수익을 올려서 모든 직원들에게 주식 배분을 일정량씩 해줬다고 한다. 당시 그 돈이면 서울에는 어렵겠지만 지방에서는 아파트 1채 값이라는 얘기도 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이 나는데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의 업무상 이야기들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당시에는 흘려 들었던 말이 10여년이 지나자 우리 사회에서 유행됐다. 재산 증식 방법 여러 가지 방식을 통틀어 재테크라고 한다. 우리가 말하는 재산(財産)의 '재'와 영어 테크놀로지의 '테크'의 합성어였다.

 


 

이 책 『경제지식이 돈이다』의 저자 토리텔러는 투자로 돈을 벌려면 경제공부는 필수인 시대라는 점을 강조한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누가 한 말인지 명언임이 확실하다. 고대 로마제정기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가 한 말이라고 들은 바 있는데 아무튼 각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말이다. 저자도 "그렇다면 경제공부, 어떻게 해야 할까?"란 질문을 던지고, 이 책은 길 잃은 경제 초보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경제상식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경제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돈을 ‘잘’ 불리고 싶은 분들과 이 책을 함께 공부하기를 독자는 기대한다.

독자가 알기로는 예전에는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그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아무래도 나라의 경제 규모와 주식시장의 규모가 비례하는 것 같다. 사실 우리 신문들도 예전에는 주가 소식도 많이 싣지 않았고, 일일 주식시세표도 싣지 않았었다. "돈 벌려면 직장 다니지 말고 주식에 투자해라"고 할 정도로 주식시장이 각광 받고 재산 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지는 30~40년 됐다. 그때에 비하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주식시장 크기가 엄청나게 커졌다. 그러나 우리는 처음부터 주식 투자의 위험을 인지하기 못한 채 운 좋게도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이 많았다. 대호황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주가지수 1,000을 넘기자마자 몇 년 안 돼 '묻지마 투자'로 망했다는 사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IMF, 2008년 금융 위기도 겪었다. 주식이 안전하다는 말은 잘못된 것 같다. '고위험 고수익'이 그 증거이다. 안전하면 수익이 없다는 반증 아닌가?

 


 

그러나 주식 시장이 붕괴됐다는 소식은 세계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위기와 기회는 번갈아 온다는 법칙에 따르면 우리의 위기가 다른 나라의 호기로, 우리의 기회가 다른 나라의 악재로도 작용하는 것인가. 주식뿐만 아니라 경제 지식의 문외한인 독자가 주식 투자 개념과 원론을 공부하려 하니 무슨 가상화폐니, 블록체인이니, 암호화폐니 공포스러운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고 주식 시장에 위기가 닥쳤다는 말은 나돌지 않은 것을 보면 주식 투자란 게 위험보다는 수익이 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도 주식은 어쨌든 규모를 키우고 있고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내성도 커졌는지 웬만한 국제 정세나 국내 시장 변화에도 주식 시장은 오르락내리락의 폭만 조금 커질 뿐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그래서 다시 이 책으로 공부를 시작해보려 한다.

독자는 재물과는 참 인연이 없는 듯하다. 정직하게 표현하자면 인연이 없는 게 아니고 평소에 관심이 없었다. 우리집이 부자라는 소리를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왜 부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을까? 오히려 자문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를 못 찾았다. 원래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듯싶다. 그러니 평생 직장 생활만 했으니 노년 생활마저 모른 척하기엔 요즘 노후 대책이 국가 입장에서도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모두 근심거리라고 하니 '재테크'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 가지 독자 나름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결심은 굳다. "모르는 분야엔 투자 없다"이다.

 

 

은퇴하면 얼마간의 퇴직금(정확히는 모르지만)과 국민연금 정도의 수익이 에상된다. 어림직작으로 셈해봐도 먹고 사는 데만 들여도 모자랄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러 다시 경제 책을 잡는다. 재테크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이런 걸 유행이라고 해야 하나, 진화라 해야 하나. 만일 끊임없이 진화한다면 독자는 결국 투자로서는, 재테크로서는 돈을 벌기 힘들 것이라는 절박감도 든다. 최소한 대학 수험생 시절만큼만 공부한다면 가능할까? 불확실 속에서도 이 책은 "공부해야 재테크도 성공 가능하다"는 저자에게 신뢰를 보내며 읽었다. 정직하게 표현하자면 원론적인 이야기인 것 같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저자의 집필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생각이라고 다시 다잡는다.

이 책은 재테크용 책이 아니다. 재테크의 방법과 재테크를 위한 지식, 자신의 지식이 얼마마큼 갖춰져야 투자에 안전할지 등 여러 가지를 균형 있게 설명해주는 책이라는 점을 잊고 돈 벌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이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안 보일 수도 있을 것이리란 게 독자의 생각이다.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개념도 모르면서 투자에 뛰어든 것과 원론을 알고 뛰어드는 것은 어느 게 본인에게 유리할까로 바꿔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이 책이 재테크 방법만 열거해놓았다는 생각이 들면 독자들은 반드시 한 종목만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때서야 얻는 게 생길 것이다. 개념을 알고 원론을 이해하고 투자를 위한 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준비 작업에 해당되는 것들이다. 쉽게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한 번만 더 읽으면 분명히 뭔가를 깨달을 수 있다고 독자는 믿는다. 그것이 투자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확신도 선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장 「경제를 알려면 무엇을 보아야 할까」에서는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기본 원칙인 수요·공급을 중심으로 중요한 원론적 이야기를 다룬다. 2장 「금리는 경제상황을 알려주는 신호등」에서는 경제파악의 지표인 금리의 개념과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실생활에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3장 「시장경제의 꽃밭, 주식시장」에서는 계좌개설부터 주가 차트와 재무제표 보는 법, 각종 지수 개념, 주식의 분류, ETF 개념 등 주식투자의 기본적인 측면들을 두루 살핀다. 4장 「국민의 쌈짓돈, 부동산」에서는 주거지를 넘어 자산으로도 의미가 있는 부동산에 대해 알아본다. 5장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세계 경제’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에 특히 영향을 많이 미치는 나라와 경제 요소를 탐구한다. 6장 「우리나라 수출 주력업종과 내수기업」에서는 국내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하는 업종과 회사를 알아본다.

7장 「기술과 환경이 바꾸는 미래 산업」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산업, 젊은 세대 필수품이 된 OTT와 구독경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반의 NFT 관련 시장 등 미래 경제를 이끌 기술과 산업에 대해 알아보고, 정부와 기업의 미래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될 세계적 정책인 ESG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8장 「움직일 수 없는 지표, 통계 정책」에서는 경기를 정확히 체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지표와 세금 및 정부 정책을 다룬다. 9장 「나와 관련 있는 상품과 지식」에서는 예/적금 상품, 펀드, 보험, 연금, P2P와 암호화폐 등 개인과 관련 있는 금융지식 및 투자상품에 대해 알아본다. 10장 「재테크에서 필요한 기초 테크닉」에서는 사회초년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돈을 관리하는 법, 즉 기초적인 재테크 테크닉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일반 이용자의 수용도를 같이 살펴야 합니다.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사람들이 수용하지 않으면 사장되거나 한참 뒤로 밀립니다. 반면 일반 이용자가 사용한다면 일부 기술적인 위험이 보이더라도 시장은 커지게 됩니다. 시장이 커진다는 의미는 검증된 유력한 사업자가 생기기 전까지 수많은 후보기업이 등장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투자자로서는 수많은 후보자 중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 판단해야 합니다. 남보다 한 발 빨리 옳은 판단을 하면 큰 성과를 얻겠지만 틀린 판단을 하면 고스란히 손해를 봅니다. 판단의 주체는 결국 본인이 되어야 하고, 판단 근거는 꾸준한 정보 습득에서 비롯합니다.(p.212)

 

저자 : 토리텔러

 

2002년부터 국내 최고의 미디어 그룹에서 콘텐츠 기획자로서 뉴스와 콘텐츠 유통 업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과의 비즈니스 모델 발굴 업무를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회초년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제 콘텐츠를 찾기 위한 실험과 연구를 목적으로 7년째 ‘카카오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만 5,000여 명이 구독중이다. 독자들에게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이고, 어떤 형식으로 전달해야 적합할지 항상 고민하며 답을 내놓기 위해 노력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경제뉴스를 어려워하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세상 친절한 경제상식』,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한 『잘 쓰기 위한 재테크』, 아이들의 경제교육을 고민중인 부모를 위한 『재테크는 모르지만 부자로 키우고 싶어』가 있다. 현대캐피탈, 한국경영자총협회, 한화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다양한 곳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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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 2] 지식과 상상력으로 빚어낸 소설 속 인류의 암울한 미래 | 기본 카테고리 2022-06-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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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행성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전미연 역
열린책들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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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행성의 운명을 건 최후의 결전이 시작된다. 인간은 더 이상 신의 대리인이 아니다. 인류의 디스토피아적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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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행성』은 1, 2권 두 권으로 이루어진 전체 3막으로 이루어져 연극처럼 '막(幕)'으로 구성하고 있다. 독립적으로 읽어도 전혀 지장이 없는 작품이지만 원래 『고양이』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고양이』에서 시작해 『문명』으로 이어진 모험은 『행성』에서 대단원을 맞는 구조다. 그렇다고 연작소설은 아니다.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나 고양이 같은 동물, 신이나 천사 같은 초월적 존재를 내세워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그려 왔다. 인간은 조연에 불과하고 주연은 모두 동물이 차지한 이 3부작에서 작가는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고양이』에서 『문명』, 『행성』으로 이어지는 저자의 중심적인 사상이 인간은 '신의 대리인'으로 지구 행성의 주인 노릇을 하는 것도 안 되고, 잘 다스려 지구 생물 모두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사는 것이 존속의 선결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처럼 독자의 눈에는 비친다.

『행성』은 앞서 발표한 두 소설에 비해 인간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정치인, 군인, 과학자, 종교인 등 다양한 인간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살아남은 인류의 총회를 이끄는 의장 힐러리 클린턴, 로봇 공장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창립자 마크 레이버트 등 실존 인물에서 따온 캐릭터들도 재미를 더한다. 이러한 인간 캐릭터들은 때로는 동물 캐릭터들과 비교되어 현재 인간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기도 하고,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해결책을 생각해 보게 하기도 한다. 특히 핵폭탄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호전성, 소통보다는 무력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인간 캐릭터들의 모습은 현재를 돌아보게 만든다. 『고양이』와 『문명』이 작품 발표 이후 벌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연결되는 것처럼, 『행성』을 읽다 보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맹위를 떨치던 2020년 프랑스에서 발표된 이 작품에는 그 영향이 짙게 깔려 있다. 『고양이』는 2016년, 『문명』은 2019년 각각 프랑스에서 처음 발간되었다. 전작(고양이, 문명)들에 비해 『행성』은 디스토피아 성격이 강하다. 같은 해 봄 발표한 초단편소설 「호모 콘피누스」에서 지하에 격리된 신인류를 묘사했던 베르베르는 『행성』에서는 땅에 발을 딛지 않고 고층 빌딩에 숨어 사는 신인류를 등장시킨다. 전쟁과 테러, 감염병 때문에 인구가 8분의 1로 줄어들고 황폐해진 세계. 시스템이 마비된 도시는 쓰레기와 쥐들로 뒤덮였다.

주인공 고양이 바스테트는 쥐들이 없는 세상을 찾아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파리를 떠나 뉴욕으로, 신세계로 향한다. 그러나 뉴욕에 도착한 바스테트 일행을 맞이한 것은 알 카포네라는 우두머리가 이끄는 쥐 군단의 공격. 겨우 목숨을 부지한 바스테트의 눈에 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보이고, 드론 한 대가 날아온다. 놀랍게도 뉴욕에는 약 4만 명의 인간이 쥐를 피해 2백여 개의 고층 빌딩에 숨어 살고 있었다. 그리고 프리덤 타워에는 102개 인간 집단을 대표하는 총회가 존재한다. 총회에서는 쥐를 없애기 위해 핵폭탄을 사용하자는 강경파가 대두하며 갈등이 심해진다. 바스테트는 103번째 대표 자격을 요구하지만 인간들은 고양이의 의견이라며 무시할 뿐이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쥐 군단의 위협, 무작정 핵폭탄을 쏘려는 인간들, 로봇 고양이 카츠의 등장…… 과연 바스테트는 상상력을 동원해 위기를 돌파하고 이 행성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역시 베르베르의 전작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자주 등장한다. 제목은 같지만 실재하지 않은 '제 14권'이라는 백과사전 권수를 추가했다. 이는 역사적 장소나 인물, 사건 명이 실명으로 등장하는데 이에 사실감을 주기 위해 백과사전을 인용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파리에서 떠난 범선이 뉴욕에 도착한다. 대형 범선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35일 동안 죽을 고생을 하며 대서양을 건너온 프랑스 고양이들 앞에 뉴욕의 모습은 이미 '아메리칸드림'을 실현시킬 만한 신대륙이 아니다. 쥐들을 피해 찾아온 뉴욕에는 파리보다 더 많은 수의 쥐들이 '고양이 직관으로 백 배는 훨씬 넘는' 쥐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인간은 쥐를 피해 맨해튼의 고층으로 올라가 피신한 상태. 책은 시작하면서 세 고양이에 대해 친절한 소개를 먼저 한다. 독자 편의를 위한 배려이리라. 소설 속 화자인 '나' 바스테트와 '나를 따르는 자들, 즉 대서양을 횡단하는 모험을 함께한 인간과 동물들이다. 그 중에 내 사랑의 파트너인 샴고양이 피타고라스는 나를 인간 지식에 입문하게 해준 고마운 존재다. '평화주의자'라고 자신을 포장하지만 실은 겁쟁이에 불과하다. 내 아들인 안젤로, 침착하지 못하고 오만방자한 데다가 폭력적인 어린 녀석이라서 자립성이 희박하다. 또 검을 털에 샛노란 눈을 가진 암고양이 에스메랄다. 꼴도 보기 싫은 경쟁 상대다. 내 짐작이지만, 아니 학신하건대 피타고라스와 그렇고 그런 짓을 했을 게 분명하다.

인간들 중 첫 번째로는 내 집사인 나탈리. 나한테 헌신적이지만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다음은 내 집사의 수컷인 로망 웰즈 교수. 내 정수리에 제3의 눈을 이식하는 수술을 해줘 자신이 집대성한 백과사전에 접속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고마운 존재다. 인간치고는 지능이 꽤 높은 편에 속한다. 기타 여러 동행들이 소개된다. 이렇게 희망호에는 고양이 144마리에 인간 112명, 돼지 65마리, 개 52마리, 앵무새 1마리까지 총 274명의 승객이 타고 있다.

 


 

이 소설의 내용은 전작들을 유심히 읽은 독자라면 저자의 유려하고 간결한 문체로 그냥 읽기만 하면 특별한 문해력이 없어도 쉽게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다만 저자의 집필 의도를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한다면 먼저 출판된 세 종의 책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고양이』는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의 미래를 그린 책이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장편소설로 1, 2권으로 구성됐다.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타자의 시각을 도입하여, 인간 중심주의를 해체하고 지구에서 인간이 차지해야 할 적절한 위치를 끊임없이 고민해 온 저자의 문제의식이 그동안 좀 더 성숙해지고 발전해 왔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작품이다. 테러가 일상화되고 내전의 조짐이 보이는 파리. 몽마르트르에서 집사인 나탈리와 함께 사는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천재 샴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만난다. 한때 실험동물이었던 피타고라스는 머리에 USB 단자가 꽂혀 있어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지식을 갖춘 지적인 고양이다. 피타고라스에게서 인류와 고양이의 역사를 배우며 점차 가까워지는 사이, 파리 시내는 테러가 빈발하는 불안한 상황이 되고 결국 내전이 일어난다. 내전으로 황폐화된 도시에는 페스트가 창궐하고 사람들은 사나운 쥐 떼들을 피해 도시를 떠난다. 쥐 떼에 점령당한 도시에서 도망친 고양이들이 불로뉴 숲에 모여, 고양이 군대를 만들어 뺏긴 도시를 탈환하기로 한다. 페스트의 확산과 쥐 떼들을 피하기 위해서 센강의 시뉴섬으로 향하는 고양이 군대. 하지만 쥐 떼의 접근을 차단하려면 섬으로 통하는 다리를 폭파해야 한다.

 


 

또 소설 『문명』의 배경은 전염병으로 수십억 명이 사망하고, 테러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계다. 이 소설이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2019년에만 해도 흔히 사용되는 디스토피아적 배경에 불과했겠지만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는 더욱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설정이다. 『문명』은 인류 문명이 벼랑 끝에 다다른 세상을 무대로 『고양이』의 주인공이었던 고양이 바스테트가 모험을 펼치는 소설이다.

고양이들의 일차 목표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쥐 떼의 공격을 물리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인류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만난 돼지, 소, 개, 비둘기 등 다양한 동물들은 고양이의 아군이 되기도 하고 적이 되기도 한다. 과연 바스테트는 서로 다른 동물종의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 내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베르베르 작품의 그 어떤 주인공보다도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우며 장점도 단점도 확실한 그녀. 문명을 세우겠다는 당찬 바스테트의 도전을 함께 지켜보자.

 


 

다음으로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다. 독자도 깜짝 놀랐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지만 이 백과사전을 집필할 정도의 자료를 읽고 차근차근 준비했는지 놀랄 만했다. 이 책은 과학, 역사, 문학, 신화, 연금술, 처세와 게임까지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써 때로는 독자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본질을 꼬집는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했던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순수하게 새로운 지식을 얻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어려지는 신기한 해파리(「작은보호탑해파리」), 인간은 왜 자신을 도와준 사람보다 자신이 도와준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지(「페리숑 씨의 콤플렉스」), 죽은 후에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한 경우(「미라가 된 강도」), 검투사들은 왜 날렵하기보다는 대개 뚱보였는지(「검투사」), 돌고래가 어떻게 물속에서 잠자고 꿈을 꾸는지(「돌고래의 꿈」)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항목들이 가득하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북아메리카 원주민이나 아프리카, 폴리네시아 부족들의 놀라운 풍습과 오래된 지혜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 주기도 한다. 또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사건들도 자주 등장하는데 베르베르는 신화에 자신의 해석을 가미해 원전과는 미세하게 다른, 하지만 더 생생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되살려 놓는다. 어느 페이지를 보더라도 흥미진진하고 놀랄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더위와 함께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코로나도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는데 불쾌지수란 말이 다시 등장할 때다. 어쨌거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믿는다. 문제는 이 시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넘기느냐다. 위 소설이 해답이 될 수도 있고, 최소한 영감이라도 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방대한 지식의 소유자지만 그 지식을 펼치기 위해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책을 쓰기 위해 지식을 쌓아온 작가니까 독자들은 그저 흡수하면 될 일이다. 쉽게 읽힌다. 소설은 좋지만 과학은 싫다는 분도 읽으면 과학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흥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독자는 베르베르와 동시대 같은 하늘을 보며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다.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며,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이다.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다. 「별들의 전쟁」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는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을 발행하였고,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G. 웰즈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베르나르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눈높이, 예를 들면 개미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을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게 한다. 300만 년 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오만함을 1억만년이 넘는 시간동안 살아남아온 개미들의 눈에 빗대 경고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네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거대한 잡동사니의 창고이면서 그의 보물 상자이기도 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은 개미들의 문명에서 영감을 받고 만들어진 것으로, 박물학과 형이상학, 공학과 마술, 수학과 신비 신학, 현대의 서사시와 고대의 의례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 형식을 선보인다.

2008년 11월에 출간된 독특한 개성으로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은 집필 기간 9년에 달하는 베르베르 생애 최고의 대작으로, 베르베르가 작품 활동 초기부터 끊임없이 천착해 온 '영혼의 진화'라는 주제가 마침내 그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승리자의 역사이며, 진정한 역사의 증인이 있다면 그 답은 단 하나 '신'일 것이란 가정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는 『우리는 신』,『신들의 숨결』,『신들의 신비』를 묶어서 6권으로 출간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현재 파리에서 살며 왕성한 창작력으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집 『파라다이스 Paradis sur mesure』와『카산드라의 거울』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한국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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