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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잡기 위해 흔들리는 교사들 | 기본 카테고리 2021-11-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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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좋은 교사가 되고 싶지 않아

강진영,임송이 저
에듀니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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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속에서 썩지 않기 위해 분투하는 두 교사. 자신의 삶 중 교사인 부분과 교사가 아닌 부분을 모두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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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나 자신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 좋은 교사란 어떤 교사인가?

나는 이 '좋음'을 정의하고 그런 교육을 실천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몇 년을 고민했고 그 덕에 많이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질문은 내 마음 속에서 영원히 나를 할퀴는 가시가 되었다. 너무 많은 상처를 입어 이 가시로 된 옷을 벗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드는 시기가 자주 찾아왔다.

이 책을 읽게 된 때가 그랬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만 같던 순간. 하루하루를 버텨내듯이 살았던 11월. 더 이상은 좋은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정말로 나쁜 교사가 되겠다는 건 아니고, 숨구멍을 넓혀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일하고 싶었던 것 같다. 두 교사의 편지글을 읽으며 교사인 자신과 교사가 아닌 자신을 모두 지켜내는 그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가능하다면 나도 시도해볼 예정이다)

오가는 편지들은 무척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가장 크게 공감했던 부분은 교사의 자기검열과 바깥의 편견에 대한 부분, 그리고 '현재에 안주하며 몸만 사리는 교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가 숱하게 했던 고민들을 두 분이 똑같이 하고 있었다. 아직 저경력 교사임에도 그 짧은 사이에 나의 직업이 올가미가 되는 순간들이 참 많았다. 편견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있는 자리이며 스스로도 자신을 편견에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마이쏭님과 이진영님은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하며 중심을 잡기 위해 흔들리고 있었다. 자신이 사랑했던 학교,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그들은 교사의 자리를 '그린벨트'라고도 부른다. 안정적이지만 갇혀버리게 되는 곳. 더 이상을 바라기 어려운 위치. 그 속에서 썩을지 말지를 고르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도 한번 더 상기시켜준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 문득 깨달았다. 나는 좋은 교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좋은 교사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일을 멈추고 싶었음을. 아이들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타자화시킨 내 모습을 비난하는 것이 싫었음을.

무척 힘들 때에도 여전히 아이들을 사랑하는 내가 내 안에 남아있다. 나를 괴롭히는 데에 너무 지친 나머지 그 귀한 마음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제서야 '좋은 교사'라는 이름을 위해 날 괴롭히는 일을 멈출 수 있었다. 나는 그저 '교사'인 사람이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나의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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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름다운 상상을 해 | 기본 카테고리 2021-10-2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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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티나의 종이집

김개미 글/민승지 그림
천개의바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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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좋아한다는 마음이 이렇게나 아름다웠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시와 삽화. 어린이보다 어른들이 더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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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한 적이 있다면 알 법한 기분. 뱃속에 나비가 있는 것 같다고도 하는 그 기분. 봄이 아닌데도, 봄을 느낄 수 있었다. 기분 좋은 시와 솔직한 표현, 그리고 귀여운 삽화에 마음을 빼앗겼다.

티나는 이 주인공이 좋아하는 아이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티나의 모습과 장점, 속마음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마음속에 그리고 또 그린다. 티나를 향한 '나'의 마음을 읽다보면 어느새 독자인 나도 티나와 사랑에 빠져버리게 된다. 누굴 좋아하는 마음은 이렇게나 힘이 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우리의 곤충'이다.

티나와 곤충이 되어 죽어있을 때/ 나는 가장 살아있다.'

이보다 더 마음을 잘 담아낸 표현이 없으리라. 오랜 연애를 하고 있는 나로선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시가 무엇인지 알려주기에도 참 좋단 생각이 들었다. 문장같으면서도 문장이 아닌 것이, 서툰 마음이라도 꾹꾹 눌러담아 한 글자 한 글자 써낸 글. 맞다. 나도 그렇게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는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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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삶을 보고 듣는 책 | 기본 카테고리 2021-10-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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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저
위고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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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작가님을 통해 정혜윤 피디님을 알게 되었다. 그의 책은 항상 후회가 없다. (만일 이 책이 좋았다면 '앞으로 다가올 사랑'도 추천하고 싶다.)
서문을 읽고서 나를 나타낼 낱말을 찾아보려 했으나, 이 책 속에서 이미 내 모든 낱말을 본 것 같다. 타인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도 표현도 모두 좋았고, 그 안에 담긴 작가의 경외심도 잘 느껴졌다. 타인의 이야기를 쉬이 평가하지 않는 삶의 태도를 본받고 싶을 정도. 이렇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담아낸 책이 더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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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아니고, 곤충! | 기본 카테고리 2021-09-0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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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끌벅적 할 말 많은 곤충들

한화주 글/김윤정 그림/박종균 감수
북멘토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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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대한 신비감을 키워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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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활과 아파트에 익숙한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곤충을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자연 속에서 곤충을 자주 접하며 새로운 세계로 가는 통로로 느껴왔기에 그 점이 많이 아쉬웠다. 특히 교사로서 많은 고민을 했다. 아이들에게 다른 모습의 생명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울 방법은 무엇일까, 편견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이 책은 곤충을 '벌레'라는 호칭과 '징그럽게 생겼다'는 편견에서 해방시켜준다. 그리고 아이들이 곤충을 하나의 '생명'으로 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을 보며 아이들은 종 다양성을 느끼고, 때로는 감탄할 것이다. 재미와 친근감 또한 느낄 것이다. 그래서 생태 감수성 교육과 인성교육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색다른 책 구성 덕분이다. 하나의 곤충에 대해 다루는 것이 아니라 눈, 입, 귀, 더듬이, 날개, 다리 등 곤충의 기관을 주제로 했다. 그 하나의 주제에서 다양한 곤충들의 모습을 보며 그 다양성을 감상할 수 있게 해두었다. 그 후에는 곤충의 특징을 살린 올림픽 등 재미난 주제에서 각각의 특징을 볼 수 있게 했다. 또 탈바꿈, 의사소통 방법 등 꽤 어려운 생명과학 내용까지 주제로 다루며 쉽게 설명해뒀다.(이런 내용은 교과서에서 배우기보다 이런 독서 경험과 체험,관찰로 배우는 것이 더 좋다.) 이렇게 하여 총 37개의 주제가 있다.

교과지식과 함께 생태 감수성도 기르고 생물 다양성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곤충을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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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표현을 통해 다가오는 존중의 메시지 | 기본 카테고리 2021-05-2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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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느릴 마을 이야기

서지연 글/진혜라 그림
웅진주니어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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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글도, 그 안의 메시지도 너무나 아름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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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책은 세 인물이 등장하는 3개의 에피소드가 담긴 이야기책이다. 생각보다 글밥이 있어 중학년에게 적합해 보였다. 다 읽자마자 다음 학기 온책읽기 도서로 결정!! 아마 이 책으로 3~4차시 분량의 수업안을 여기에 공개할 수도 있겠다.

첫인상은 그저 그림과 내용이 너무 '귀엽다' 였는데, 표현이 매우 감각적이어서 놀랐다. 이 책엔 촌스럽지 않고 명료하면서도 은유적인 표현들이 많다. 난 이 책을 동료 선생님과 함께 한 쪽씩 소리내어 서로에게 읽어주는 방식으로 읽어보았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마음에 몽글몽글 다가오고 머릿속에 그림이 저절로 그려지는 표현이 많았다. 그 많은 것 중 하나를 고르자면..달퐁이가 기어가는 장면이다. 같은 장면을 다르게 표현했고, 아래 두 문장은 그 일부이다.

달퐁이는 다시 미끄덩 미끄덩 나아갔어요.

(...) 달퐁이는 다시 나릿나릿 기었어요.

달팽이가 기어가는 모습을 이렇게나 따뜻하게, 다양하게 담아냈다. <느릿느릿과 나릿나릿의 차이는 무엇일까?> 라는 물음으로 아이들과 한 시간 국어 수업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국어 능력은 이런 미묘한 언어 감각에서 오기 때문이다. 또한 나아가는 동작과 미끄덩 미끄덩이라는 촉감표현은 문법적으로 맞지 않으나 주체가 '달팽이'라는 점에서 곧바로 감각적 이해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치 내가 달팽이의 몸이 되어 기어가보는 것 같은 상상을 할 수도 있게 만든다. 작은 표현 하나가 독자를 번쩍 들어다 인물의 입장에 데려다 놓고, 다시 독자의 자리로 돌려보낸다. 책이 새로운 세계가 된다는 말은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교육적 아이디어를 향해 조금 더 들어가자면, 공감각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시()의 시작이 된다. 이 표현을 읽고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이것이었다. - 이 한 문장을 가지고 아이들과 시를 쓸 수도 있겠다. 그리고 아마도 난 2학기에 온책읽기 수업에서 이걸 할 것이다.

또 다른 이 책의 장점은 메시지의 가치이다. <느릴 마을 이야기>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느린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빠른 것이 나쁘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다만 각자의 속도가 있으며 이를 존중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책의 모든 페이지에서 보여주고 있다. 전혀 억지스럽지 않게. 너무나 친숙한 우리 삶의 한 장면을 빗대어 말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내 마음을 뒤흔든 두 문장을 가져왔다. 눈으로 보아도 좋지만 소리내어 읽어보면 그 따뜻함이 더 잘 느껴진다. 내가 굳이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저 마음으로 이 두 문장을 느껴보면 이 책이 대개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지 보일 것이다.

두두는 달퐁이를 등에 태우고 싶었지만 더 묻지 않았어요.

달퐁이를 존중해야 하니까요.

달퐁이는 생각했어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충분히 생각하고 나서 대답했어요.

내가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음 한편에 존중과 포용의 메시지가 물드는 게 느껴졌다. 그 색이 어린이들의 마음에선 더 빠르게ㅡ 더 아름답게 번져나갈 것이다. 이보다 더 교육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고백하자면, 아이처럼 감동받아 눈물도 살짝 흘렸다. 내 안의 어린이가 이 책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어쩌면 어릴 때 누군가로부터 애타게 듣고싶었던 말들을 이 책이 해주어 눈물이 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그들 안의 어린이들도 이 말이 필요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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