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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청춘의 독서

유시민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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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그러니 풀잎처럼 싱그러운 청춘들이여, 독서를 하자!


  하얀 바탕 위에 풀잎을 닮은 싱그러운 글씨가 청년의 기상처럼 푸르렀다. 그 중에서도 ‘청춘’이라는 두 자가 좋아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언제 들어도 가슴 벅찬 말. 기분 좋은 단어. 창밖은 한겨울의 바람이 기승을 부리는데 내 마음속엔 파릇한 새싹들이 가득히 피어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생긴 일종의 트라우마라고 할까? 초조함 내지는 불안감이 생겼다. 그것은 적의 기습처럼 난데없고 문득문득 찾아오는 것이었는데, 당혹스러운 내가 그때마다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우두커니 앉아 감정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다시 또 소중한 누군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불안감, 초조함……. 대통령님을 여읜 슬픔이 내게 트라우마를 남겼다. 적들은 자주 불쑥불쑥 찾아들어 내 마음을 헤집고 초토화시켰으며,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찾아들던 모습처럼 성급히 퇴진했다. 기진맥진해진 나는 감정을 추스르는데 오래 걸렸고 가슴이 심하게 쿵쾅거렸다.

  그렇게 어느 때보다도 춥고 시린 겨울을 보내던 때에 <청춘의 독서> 이 책을 만났다. 절대로 잃고 싶지 않은, 존경하는 님의 새로운 책이 더욱 반가웠다. 오랜만에 가슴이 설렜다. 첫사랑과 처음 손을 잡던 때의 떨림, 두근거림이 가슴에 살아났다. 반가움과 설렘으로 천천히 책을 펼쳐들었다.


  올 겨울은 나뿐만이 아니라 저자에게도 유난히 매섭고 추웠나보다. 머리말 첫 문장에 저자는 대뜸 길을 잃었다고 했다. 많은 친구들이 함께 여정을 떠났지만 갈림길을 지날 때마다 멀어져 갔으며, 아픈 다리를 서로 달래며 지금까지 동행했던 사람들도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망연자실 넋 놓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어 갈림길과 장애물이 나타날 때마다 도움 받았던 낡은 지도를 꺼내 다시 살펴보았다고 했다.

  길을 잃었다는 첫 문장에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났다. 저자의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았고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손을 가져가 눈을 비비고 맑아진 눈으로 다시 책을 보았다. 그가 꺼낸 낡은 지도가 무엇인지, 과연 그 속에 길이 있는지, 같이 보기 위해 지도를 보는 그의 곁에 바싹 붙어 눈을 갖다 댔다.

  그런 나에게 저자는 미소 지으며 지도를 보여주었다. 적어도 2,30년은 지난 듯 가장자리가 헤지고 빛이 바랜 낡은 지도였다. 하지만 그는 흡족한 듯 웃어보였다. 잃어버린 길을 다시 찾은 듯 만족스러운 미소였다. 나아갈 방향을 찾아 저자의 얼굴은 한결 편해보였다.

  유시민이 들고 있던 지도는 다름 아닌 책이었다. 그것도 2,30년에서 100년은 된 낡은 고전들이었다. 그가 10대, 20대 청춘시절에 읽었던 책들. 어리고 삶의 경험이 부족한 그에게 나아갈 방향과 추구해야 할 가치를 제시해준 책들. 그 책들은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지나 비록 낡고 헤졌지만 여전히 빛났고 지도가 되어주었다. 올 겨울이 더욱 춥고 길을 잃었다 느끼는 것이 비단 자신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 저자는 그 지도를 펼쳐 차례차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를 듣는 매일 밤, 사리아르 왕은 이렇게 흥미로웠을까? 유시민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내내 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가 들려주는 14편의 책 이야기. 내가 사리아르 왕이었고 그가 세헤라자데였다면, 난 결코 그를 죽일 수 없었으리라…… 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었다.

  그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는 시대를 넘나들고 동서를 망라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기원전에 살았던 맹자와 사마천을 직접 만나는 것 같고, 러시아혁명의 뜨거운 기운이 숨 속에 가득 느껴지는 듯하다. 한국전쟁과 독재정권, 그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고뇌하고 절망하던 지식인과 함께 통탄하고, 카나리나 블룸이 당한 언론의 폭력 앞에 같이 항거하게 된다. 진보에 대한 믿음은 인간 능력의 계속적 발전에 대한 믿음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현실을 위로받게 된다.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서게 된다.


  저자가 보여주고 들려준 낡은 지도 하나에 나는 다시 힘을 얻었다. 비록 오래되고 헤졌지만 가야할 방향과 목적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지도를 보며 나는 다시 일어섰다. 그가 청년시절 읽었던 책들은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유효했다. 빛을 발했다. 역시 책이란, 지성이란, 저자의 말처럼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다.

  존경하는 님의 반가운 책. 잘 계시는지 근황이 궁금했던 터라 더욱 반가웠던 책. 소중한 님이 건강하고 잘 지내는 것 같아 안심이다.

  책의 제목을 <청춘의 독서>라고 지은 것은 우리에게 들이닥친 이 겨울을 녹일 수 있는 유일한 촛불이 지성인 탓이 아닐까? 그 중에서도 청년들. 젊고 패기 넘치며 용기 있는 청년들의 지성과 성찰이 희망인 탓은 아닐까?

  트라우마가 다시 또 찾아들지 모른다. 적의 기습처럼 난데없이 불쑥 찾아들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기억하자. 저자가 보여준 지도를 기억하자.

  마음속에 가득히 피어난 파릇한 새싹들. 푸르고 풀잎향이 나는 싱그러운 그것들을 소중히 잘 간직하고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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