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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을 엿보는 재미 | 기본 카테고리 2021-03-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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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주식시장의 승부사들

한봉호,김형준 등저
이레미디어 | 2020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트레이딩의 세계를 엿보는 재미이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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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의 기질이라곤 단 1도도 없는 새가슴 쫄보인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내가 가지지 못한 승부사 기질에 대한 동경과 막연한 호기심이었다.

실전 투자대회에서 단기간에 몇 백 퍼센트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거두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기법을 사용하는걸까?

혹시나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더 솔직한 표현으로는 나도 그들처럼 주식시장에서 대박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매매 기법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책의 구성은 투자대회에서 상위권에 랭크했던 유명 트레이더 7명을 각 장마다 소개하고 이후 그들과의 문답식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트레이더는 자신이 사용하는 매매기법과 투자에 대한 철학,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트레이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나 신규 트레이더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충고 등을 전해주고 있다.

여러 인물들의 관점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읽는 이가 주식시장에서 자신의 투자 방식을 트레이딩으로 선택하였다면, 실전에 참여하는 현직 상위권 트레이더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읽다 보면 아마 자신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트레이더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인터뷰 형식의 내용은 다양한 입장과 뷰를 한 권의 책으로 일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하나의 주제를 깊이있게 다루는데는 한계를 가지게 된다.

특히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땐 그들이 사용하는 매매기법이 가장 궁금한 내용일 수 밖에 없는데 스캘핑 눌림목, 변동성 돌파 등 각기 자신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기법에 대해서 기술은 하고 있지만 트레이딩 매매기법 자체에 포커스가 맞추어진 책이 아니므로 그런 매매법들이 모두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진 않다.

어떤 상황에 사용해야 하는지 등 대략적인 컨셉 수준으로 설명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실제 따라할 수 있는 기법을 배우고자 하는 관점으로 본다면, 대담이 이루어진 인물에 따라 기법을 좀더 자세히 기술한 챕터가 있었고 좀 두루뭉술하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가령, 김영옥 트레이더가 설명해주는 '강남 나이트 매매'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매매법은 비교적 간단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어서 실전에서도 써먹고 싶어지는 생각이 드는 반면, 뉴스 시황 매매나 급등/테마주를 노리는 매매 등은 다소 막연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쉽게 따라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는 유명 트레이더들이 사용하는 매매기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로 기대치를 낮추면 적당할 것이다.

각 챕터의 인트로에 트레이더들이 개설한 카페나 블로그, 저작 도서 등을 소개해 주고 있기 때문에 더 알고싶은 이라면 별도로 정보를 찾아 볼 수 있게 해놓아서 그것도 이 책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기술적 분석이 아닌 기업 분석을 토대로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가치 지향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낯선 이야기들일 것이다.

아니 아예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하는게 더 어울릴 듯 싶다.

트레이딩의 세상은 "오랜 주식 보유로 인한 리스크는 피하고 눈에 보이는 만큼만의 이익을 얻겠다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세상이다.

주식을 기업의 일부로 보고 주가가 떨어지면 도리어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가치투자자와는 투자DNA 자체가 다른 사람들인 것이다.

때문에 시장을 바라보는 뷰도 매우 엇갈릴 수 밖에 없다.

 

관점이 판이하게 다르긴 하지만, 가치 투자자들에게도 이 책은 제법 읽을 가치가 있다.

일단 나와는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이니 호기심을 충족하는 재미가 있다.

저자들의 면면을 보면 투자회사 대표, 경영대학원 교수, 전업 투자자, 의사 등 다양한 편인데 평이하고 무난한 이력을 가진 사람도 있는 반면, 주식시장에 멋모르고 들어왔다가 깡통을 차거나 신용불량자의 나락으로 떨어진 이후 역경을 딛고 재기한 저자도 보인다.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진 않진 않아서 아쉽긴 했지만 그런 성공 스토리의 과정도 재미있는 읽을거리였다.

게다가 이 책에 등장하는 트레이더들 모두 일관되게 강조하는 리스크 관리, 강한 멘탈, 자기관리의 중요성은 모든 투자자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유용한 조언이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철학을 점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만약 투자관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주린이라면 이 책은 읽을 때 유의해야 한다.

트레이딩 방식이 주식투자의 전부는 아니다.

나는 무엇보다 모든 투자는 마음이 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어떤 분야든 돈을 넣어놓고 불안한 마음에 두 다리를 뻗고 잠들지 못한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주식을 하루 이상 보유하는 오버나이트를 리스크로 여겨 불안해 한다면, 우리는 하루살이처럼 쫓기듯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트레이딩은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임을 이야기 해준다.

투자는 마음이 편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라니...

그렇게 해서라도 단기간에 몇 백 퍼센트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야 어금니 깨물고 견딜 각오를 하겠다만, 성공할 확률은 5% 정도도 될까 말까라고 한다. (5%도 많이 쳐준 것 같긴 하다.)

그런 고생을 하면서도 5% 미만의 승률을 바라봐야 하다니, 참 힘들게 사는구나.

저 정도면 승부사보다는 차라리 도박사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책에서는 경험이 쌓인 트레이더는 현재가창의 움직임을 눈으로 보고 판단하여 주문을 내는 데 대략 1초가 걸리고 매도 판단하여 주문을 내는 데 1초, 손절매를 판단하여 주문을 내는 데 1초씩 걸린다고 소개해 주고 있다.

역시, 트레이딩은 나의 길이 아니구나라는걸 재차 확인시켜준 책이었다.

 

만약 자신이 이런 빠른 매매의 과정에 매력을 느낀다면 도박사의 기질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치열한 제로섬 경쟁 보다는, 영화 작전의 마지막 장면에서 처럼 투자자와 회사 모두 성공하는 느긋한 플러스섬 해피 앤딩에 더 매력을 느낀다.

투자자가 꼭 도박사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본 리뷰는 서평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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