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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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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1, 과거2, 과거3 | ☞2020년 2020-09-0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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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심코 애로부부라는 프로를 보았다. 

소재가 자극적이다보니, 그냥 흘려본다는 것이  재미나게  집중하여 보고 말았다. 

오늘 나오는 사례는 과거에 상간녀 짓을 했던 것을 숨기고 결혼한 여자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는 남자에 관한 것. 극 중에 참 의미있는 말이 나온다. "과거는 힘이 없지만, 잊혀지지는 않는다"

자극적인 패널들이 내놓은 결론은 시간이 약이니 조금 더 살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밍숭밍숭한 솔루션. 

결혼을 해 보지 않은  입장에서  부부지간의 썸씽스페셜한 감정을 알지못하지만, 이혼하는게 낫지 않을까?  처음부터 숨기고 결혼 했으면 이미 pure하지 않은건데, 그런 결혼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써놓고 보니...내가 한심하다. 그러든 말든 나랑 뭔 상관이람.


어쨌거나, 과거는 지나갔을 뿐이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때문에 다른 생각들을 떠올리게 하네 .


2. 

전반적으로 무엇인가를 집밖으로 내보내니, 집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잘 안쓰는 그릇들, 책들, 옷들...수시로 정리해서 내보내고 있고, 오늘은 사진 중에서 굳이 더 이상 기억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사진은 과감하게 찢어버렸다. 따로 PC안에 저장해 둘 필요성조차 느껴지지 않는 사진들이라 아쉬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사진들은 오래될 수록 소중했다. 대신, 학창시절이나 군생활, 대학교 친구들 또는 회사 사람들이랑 찍은 사진 같은 것들이 솎아졌다. 정확히 말하면 의미없는 사람들과 찍은 사진과 내가 허접하게 나온 사진들 위주로 골라내고, 찢어버린 셈.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버리고나니 생각나지도 않았다. 


다음 타겟은 책장과 책들인데..사실 이 부분은 살짝 망설여진다. 

아예 다 없애버리고 싶긴하지만...또 그럴 수도 없는 책이 있으니. 또, 책장은 남겨 두었다가 고양이를 들이면, 책장 한 칸 한 칸을 캣타워처럼 사용할 수 있게하면 좋을 것 같기도하였고...--;;


3. 

오늘도 지나가면 과거로 남을 것이다. 

그땐 몰랐는데, 지나보니 알겠다. 하루라도 더 젊었던 날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사진을 찢어버리면서 다시 한 번 되돌아 보았던 내 젊은 날과 어린 날들도...물론, 그때는 '나이','세월' 따위의 말들과 친하지도 않았지만, 지나고 나니 괜히 아련하다. 


그때도 그랬지만, 매일 매일 숙제하듯 살아왔던 것 같아서 조금 아쉽다. 

나는 아직까지 동남아의 휴양지를 비롯해서 심지어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도 못가보았다. 

그게 뭐 대수겠냐마는, 나이가 먹어갈 수록 못해본 것, 못가본 곳에 대한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2019년을 살 때에는 그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얼른 지나가기를 바랐다. 그 큰 축에는 처음 치뤄본 가족의 장례와 처음 겪어본 반려견의 죽음이 있었다. 2020년을 살다보니, 차라리 그때가 그립다. 그때는 코로나도 없었고, 업무도 덜 쪼였고, 여름의 긴 장마도 없었으니까. 


회사일 때문에 잠시 짜증이 치밀어 올랐던 것도, 불안했던 것도, 지루했던 것도...얼른 훌훌 털어버리고, 매일 매일 축제하는 듯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써본다. 그러기 힘들겠지만...그래야 한다. 

나는 이제 내 삶에 징징거리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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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던 삶, 미니멀 라이프 | ☞2020년 2020-08-3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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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전에 인스타그램의 로직(?)에 의하여 안내된 곳에는 예쁜 여행지가 많이 소개 되어 있었다. 

사진은 뭘로 찍었는지 색감이 좋았고,  인스타를 운영하는 젊은 사람의 영상을 보니, 젊음이 저런 것이고, 여행이 저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싱그러웠고...젊었다.

하지만, 팔로우를 하지는 않았다. 

일단, 굳이 남의 꽃잔치를 들여다 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지금 개 위주의 인스타 사진 올림도 귀찮았고...

무엇보다도, 인스타에 올려지는 사진 대부분이 삶의 리얼리티가 느껴지기 보다는 

많이 보정되고, 정제된 것임을 알기에...굳이  업데이트 되는 내용까지 일일이 살펴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일이 터졌나보다. 

뉴스에 그 인스타의 게시물에 대해서 난리가 났다. 

나는 다른 것은 모르겠고...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될 정도로 까발려지다가, 갑자기 하루만에 혐오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 것이 신기했다. 누군가에게 뭔가 보여주기 식의 삶은 지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역시 SNS 활동은 그냥 시간 낭비일 뿐....


2. 

주말에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서 딱히 갈 곳도 없고(원래 어디 가지도 않지만)해서, 

정리를 시작하였다. 

원래는 작은 방 하나를 비워 홈짐을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이였는데, 우리집은 너무 좁고...

또 뭔가를 집에 들여놓는 것이 내키지않아 관두기로 하였다. 대신, 그냥 이 참에 집에서 정리나 좀 하자 싶어서...

작은 방의 책들 중에서 책장에 겹쳐놓았던 책들을 더 골라내서 버렸다.

(이 참에 30년간 소장하던 '태백산맥'도 가뿐히 버렸다. 필요하면 다시 사지뭐.) 

주방 수납장을 모두 열어 냄비,프라이팬, 식기 등 사용 빈도수가 제로에 가까운 것들을 버렸고...

어디에 뭔가 올라와 있는 것을 다 버리거나 넣어두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 

(토끼털 코트와 니트로 짠 코트는 버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일단 한 달 정도는 더소유하기로)


여하튼, 몸도 마음도 집구석도...내려놓고 버려버리고 작정한 것은...그리고,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거짓말처럼 가뿐하다.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책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참 아이러니 하지만....책장과 책들도 죄다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일단 참기로. 

- 알렉산더 맥퀸에서 거금을 주고 구입한 청자켓은 다이어트 해서  입을 수 있도록 시도해 볼 것 

- 지난 번 살던 집에 맞게 짜 맞춰놓았던 나무 벤치. 봐서 없애든지...


뭐, 물건만 버리고 정리한 것도 아니다. 

전화번호도 더 지우고, 사진들도 더 지우고...마구 마구 가뿐해졌다. 

내일 아침이면 뭘 내다버렸는지기억도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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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와 마라샹궈 | ☞2020년 2020-08-3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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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캔디 전집을 사서 소장해 볼까 생각중이다. 

나는 아주 아주 오래전 MBC에서 나온 애니메이션으로만 봤는데, 만화책이 조금 더 성인에 적합한 것 같다고 누가 그랬다. 내가 캔디를 보고 소장하고 싶은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그 시절의 정취와 조잡한듯한 그림과 뻔한 스토리지만...그냥 그런 느낌을 잊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또, 보통 캔디를 떠올리면, 안소니나 테리우스 위주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안소니는 말에 떨어져 죽었고, 테리우스는 스잔나가 목숨을 구해줬기 때문에 캔디와 헤어진다. 

그래서, 마지막 캔디랑 연결되는 사람은  알버트이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찾는 인물은 캔디처럼 다사다난하고 복잡한 인물이 아니라...동물을 좋아하고 여유가 있는 알버트이다. 나이가 먹어도, 항상  차용해 오고 싶은 어떤 이미지가 있는 법이니...


그러면 뜬금없이 캔디와 알버트는 왜 생각이 났을까. 


마라샹궈를 사다 먹었다고 누나랑 통화를 했는데, '마라샹궈'라는 음식이 나랑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발음하는 '마랴샹궈'는 참 찰지게 들린다나. 

"내가 생각해도 그래. 내가 교양없고 쌍스럽게 들리는 말들은 참~ 야무지게 잘 하거든"

그렇게 대충 안부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품위있고, 교양이 있으면 좋을텐데... 사실, 나는 그런 것과 거리가 좀 멀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을 조금 재수없어 하기도 한다. 뭐, 도덕 교과서만 읽고 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나는  종종 내 스스로를 정비할 필요를 느낀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캔디와 알버트이다. 


이게 무슨 궤변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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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 ☞2020년 2020-08-2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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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양력으로 1년이다. 

그런데, 원래 제사는 음력으로 세는 것이라고 해서, 오늘은 아무일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저런 생각할 것도 있지 않을까 싶어, 하루 휴가를 내고 집에 있었는데,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나 마음의 정리 같은 것은 하지 않고, 태풍 때문에 개를 얼른 산책 시키기도 하였고... 계속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 뉴스를 보면서 공포에만 떨었던 것 같다. 


1년동안...아니, 그전에도 그렇지만 종종  아버지 생각이 나곤 했다. 

그리움이나 아쉬움 같은 것은 아니고, 그래도 즐거웠던 한 때의 어떤 장면들이나...편안하지 못했던 생에 대하여 그냥 이런 저런 장면이 떠오르고 사라졌다. 고향에 내려가면 종종 더 생생하게 그런 장면들이 생각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보편적으로 나는 잘 살아왔지. 


살면서...


인생의 흐름이 친절하지 못했던 것은...그냥 누구 탓할 것도 아니고, '그랬나보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냥 내 인생은 이러하고, 아버지 인생은 저러했구나...


내 관점에서 보면...내 인생에서 한 사람이 그 맡은 역활을 하고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진짜 연극이면 커튼 콜이라도 할텐데, 현실에서 그럴 일은 없겠지.

나도 언젠가는 내 맡은 역활을 다하고 홀연히 사라질텐데...그 전까지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덧붙임. 태풍때문에 바람이 심해졌는데..무섭네.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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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가난의 시대-김지선] | 살짝 좋은 책★★★★ 2020-08-2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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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우아한 가난의 시대

김지선 저
언유주얼(an usual)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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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를 뒤져서 찾아낸 신간이다. 에세이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그래서 e북 알람을 설정한 후에 구입했는데, 글과 생각이 건강해서 좋았다. 


 언제부터인가 에세이가 잡스러운 신변에 대해서 늘어놓는 형식으로 변질되었다. 

더 이상 이양하나 피천득 선생님의 글처럼 담백하고 문학적인 글은 꿈을 꿀 수도 없을 정도로 쓰레기 장으로 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죽음 직전까지 다녀와서 하는 말들도, 늙어 죽기 직전에 하는 말들도, 죽고는 싶지만 떡볶이는 먹어야겠다는 글들도... 죄다, 자기들이 방만하게 살던 방식에 대한 뉘우침(?) 정도로만 끝났으면 좋으련만... 마치, 자기들이 얻은 교훈이 전부인냥 훈계하고 설교한다. 


그런 면에서, 일단 이 글은 그런 것이 없었다. 

이 혼란한 시기에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삶도 있다는 것과..그리고 작가가 느낀 부분을 따라 가다보니, 마찬가지로 손에 별로 쥔 것없이  살아가는 내 인생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것이 맞을까, 조금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책에서도 다루어졌지만, 경제적으로 가난한 경우...'분수에 맞게' 살아야하는지, 경험을 위해 "분수에 넘치는 짓도 하며' 살아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요즘은 살짝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물론, 나는 분수에 맞게만 사는 것은 반대하는 편이다. 12개월 할부를 해서 사더라도 명품 가방 쳐들고, 예술의 전당 VIP석에서 공연을 보고, 신라호텔 식당에 가서 스테이크 한 번은 썰어보는 경험도 해봐야 또 어느 부분의 문이 열리고 눈이 트이고, 가치관이 생긴다고 생각을 한다. 큰 돈 썼다고 후회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지금 내게 필요한 '분수에 넘치는' 짓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고나니 알겠다.  

자꾸 안정을 찾게되고, 대비(?)를 하고 싶어지고, 불편함 보다는 편안함에 자꾸 자꾸 침잠하고픈...

나는 몸과 함께 마음도 늙어가고 있었던 것이구나.  

카드 들고 백화점 가서 긁고 다니던 때가... 차라리, 철도 없었지만 겁도 없었던 시기였지.


어차피 가난한 삶...나도 '분수에 넘치는'짓을 좀 해야한다. 

나이가 먹는다고 마음까지 늙을 필요는 없을테니...흥!!  




*

하지만, 시의 언어를 읽고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우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 것 같아요. 인간은 언어로써 존재하는 거쟎아요. 물 한 잔도 고급브랜드의 생수를 찾아마시는 사람들이, 흙탕물의 언어를 쓴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에요. 


*

다만, 나는 조금 슬펐던 것 같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한 시절이 끝나 감을 발견할 때, 누구라도 그러 하듯이 


*

멋은 삶에서 누릴 수 있는 좋은 것들을 알아보는 안목에서 나온다. 무뚝뚝한 말투에서도 묻어나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간결한 매너에서 나온다. 지나치게 가볍거나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게, 모든 상황을 세련되게 중화시킬 줄 아는 능력에서 나온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실컷 사 본 경험에서 나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세상과 관계로부터 분리되어 혼자 보내 본 시간들에서 나온다. 


*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낭비의 시간들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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