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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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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개 | ☞2019년 2019-12-2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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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만 하고 월급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일만으로는 부족한 회사 생활이다. 

 각종 정치적(?)인 활동이 난무하고, 서로 비난하거나 미워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며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종종 서로 서운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뭐, 새삼 놀라운 일은 아니다. 입사 후부터 지금까지 아주 기나긴 시간동안 반복되고 반복되고 반복되었던 일들이니, 무뎌질만도 할텐데...소시적에는 악으로 깡으로 버텼지만, 요즘은...지겹다. 지겹고 지겨워서 서글프기까지 하다. 

 

 어린 후배들은 선배들 사이에는 묘한 뜨악함이 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고 성장 과정과 회사 생활의 문화가 달랐기 때문에  그러한 간극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나는 인정한다. 하지만, 근본부터 천박하고 쌍스러우며 치사한 것은 나이랑 상관이 없다.  

 "후배야, 내가 널 왜 가르쳐 줘야 하니? 심훈의 상록수냐? 니가 알아서 해!! 나한테 폐만 끼치지 말라구."

 "선배야, 나이 쳐먹었으면 나이값 좀 해. 내가 니 젊음을 빼앗아 간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하소연이야?"

 이런 말들을 마구 마구 퍼붓고 싶었던 요즘이였으나...

 나는 요즘 어지간한 경우가 않으면 일하면서 감정을 배제하고 있다.  소정의 월급을 받으면서 감정까지 쏟아내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그래...내가 요즘 조금 헐렁해졌나보다. 인내도 월급이다. 소음도 월급이고, 개지랄을 참는 것도 월급이다. 

 기계적으로 돈을 벌면 되는데, 아날로그를 더하니 항상 이 난리인게다. 


2.  

우여곡절끝에 개는 일요일 정도에 집에 오게 될 것 같다. 

화성 정도까지는  마중을 나가야 겠지만.

아무개한테 개가 피부병을 앓고 있던 사진과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예쁜 개로 거듭난 사진 그리고 파양 당해서 다시 돌아온 사진들을 보여주며 곧 나랑 함께 살 강아지라고 보여줬더니, 개가 불쌍해서 데려왔냐며 마음이 그렇게 여려서 어쩌냐고 걱정을 해주었다. 

하지만...내가 그 개를 선택한 이유는 그냥 예뻐서이다. 세나와 성격이 정반대인 점도 마음에 들었고...

고단한 여행을 했으니, 우리집에서 여느집 평범한 개처럼 살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였다. 

개가 오면...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것은 긴 산책이다. 

밍키는 늙어서 내가 마냥 보살펴야 하는데,  사실, 요즘 내게 필요한 개는 나랑 함께 걸어갈 개이다. 

물론, 밍키도 잘 키워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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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 | ☞2019년 2019-12-2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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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 엄마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얼마전 졸리를 미용 시키고 왔더니, 그 다음부터 밥을 먹지 않고, 걷는 것도 잘 하지 않고,  컨디션이 영 시원치 않다고 많이 걱정을 하였다.  그래서,  오늘 아침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가보라고 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엄마한테 문자가 왔다. 졸리가 갔댄다. 저 세상으로. 

전화를 했더니, 엄마는 울고 있었다.  

 "세나가 죽었을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졸리 죽으니 그렇게 눈물이 나네..."

 "응, 세나는 내가 키웠던 개고, 졸리는 엄마가 키웠었으니, 아무래도 다르겠지. 

   그래, 졸리는 어떻게 했어?"

 "동네 아저씨께 부탁해서, 감나무 밑 세나 옆에 묻어줬어."

 "감나무가 개들 공동묘지도 아니고...내년에도 감이 주렁 주렁 열리겠네"

 "그러게...감이 잘 열리겠네"

그러다 둘다 피식 하고 웃었다.  와중에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나누다니....그래, 감이 잘 열리겠지.


전화를 끊고 찾아보니, 내가 저장해 놓은 사진들은 대부분 세나 사진이다. 

2년 정도는 데리고 살았고, 세나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엄마한테 내려보냈었는데 많이 무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탐이 많았지만, 배변활동이 정확 하였고, 순하기 그지없던 착한 강아지였는데.

졸리마저 강아지별로 떠나버리니, 올해는 정말 헤어짐의 극치인 것 같다. 

담주 주말에 집에 데려올 만세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지. 


졸리야. 많이 못챙겨줘서 미안해. 강아지별에서는 세나와 사이좋게 잘 놀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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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장어, 그리고... | ☞2019년 2019-12-16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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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요일 밤부터 빈정이 상한 것은, 토요일 아침에 내가 입양할 개를 만나러 부산으로 가야한다는 것이였다. 비행기는 아침 8시지만, 보딩 시간전에 공항에 도착해야하니, 평소 출퇴근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일어나야하는데...과연 이게 잘 하는 짓인지...물론, 여러번 생각을 했지만, 펫로스에 대한 상실감때문에 살짝 맛이 간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마침, 영미랑 통화가 되어, 개만 보고 가는 것 보단 밥이나 먹고 가라고 포항에서 부산까지 와준다하였다. 혹시,개가 마음에 안들면 영미하고 밥먹으러 갔다고 치면 되니까. 


 우여곡절 끝에 김해 비행장에 도착하고, 임보자랑 만나기로 한 까페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반신 반의했는데... 너무나 인상이 좋은 임보자와 개를 보니, 그리고 마침 영미까지 와주니...그동안의 걱정이 씻은듯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멍멍이의 사연은 많이 안타까웠다. 피부병이 심하게 걸려 보호소에 버려진 멍멍이를 여러 사람들이 모금하고 입원시켜 예쁘게 만들었고,  임보하다가 웬 여자에게 입양을 보냈더니,  1년 남짓 키우다가 다시 보호소로 파양했댄다.  그소식을 듣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아, 임신중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 멍멍이를 데려왔다고. 

 멍멍이도 멍멍이지만....이 세상 어느 한 구석에 이렇게 착한 사람들도 사는구나 싶어, 그간 이 세월의 피해자인냥 징징거리며 살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리고 뭉클했다. 


 멍멍이는 젊은 나이처럼 활발했다. 잘 먹었고, 잘 뛰어 다녔고, 온순하였다. 

 잘먹는 것만 빼고는 세나와는 정반대였다. 그래서 다행이였다. 내가 원하는 개는 코커스파니엘인 것만 빼고는 세나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개였으니까. 


 개를 입양하기로 하였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비행기로 데려올 수는 없고, 켄넬에 넣어 KTX로 이동하기도 여의치 않을 것 같아서, 2주 후에 코커 모임의 코디들이 서울 언저리까지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이름도 여러번 바뀐 멍멍이의 이름은 지금 임보분께서 처음 지어 주었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멍멍이의 이름은 '만세'이다. 


2. 

 만세와 만난 후에는 영미와 광안리에 갔었다. 

 광안리 넓은 바다와 모래사장 그리고 광안리의 시그니쳐인 광안대교 따위는 관심이 없었고, 인스타에서 매번 눈팅을 하던 장어덮밥(동경밥상)집에 가고 싶어서, 갔더니...

 세상에...나는 부산 국제영화제도, 국제 시장도, 남포동도 죄다 관심이 없는데, 이 식당의 장어 덮밥에 완전 반해 버렸다. 비록 1인분에 38000원(영미는 3만원짜리 시킴)이나 하는 아주 비싼 메뉴였지만,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맛있었다.  장어 때문에 부산 가고 싶을 정도로.  

 

아니, 나는 부산에 정말 자주 갈 것 같다.  아마, 아침에 가서 점심 먹고 올라오는 짓을 조금 자주 하지 않을까 싶다. 


3. 

 만세를 만나고 와서 뒹궁 뒹굴 하다가  구글 포토의 옛 사진들을 들춰 보았다. 

 세나랑 살 때에는 정말 사진을 많이 찍었었는데, 세나를 감나무 밑에다 묻어주고 나서는 좋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렌즈가 무색하다.  애정을 담을만한 피사체가 없으니, 당연지사겠지만.


 세나가 온 다음날부터의 사진들을 들춰보다가 조금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리움이 이런 것인지...

 나이가 먹으니 따로 추억하지 않으려 해도, 과거의 어떤 장면들이 문득 문득 떠오르곤 한다. 비단 세나와의 추억뿐만은 아니라, 지지리 궁상 떨던 시절부터 한때 그렇게 소중하게 연연했던 각종 인간관계까지.  어차피 각자 알아서 살게될 것을.

 

 내가 나여서 참 다행이다. 


 내년에는 업무도 바쁘겠지만, 다른 일상들도 바쁠 것이다. 

 일단 다시 멍멍이를 산책시키는 시간이 늘어날텐데...징글 징글하면서도 슬그머니 그런 일상을 되찾고 싶다.  만성피로에 찌들어 다녔던 학원도 수영장도...그 지겨움을 뻔히 알면서 또 시작하려는 나도 웃긴다. 하지만 또 그렇게 쌓아놓은 시간의 위대함을 알기에. 

 

 내가 나여서...나는 내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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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촌빨, 개 | ☞2019년 2019-12-1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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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말이다. 평가 결과를 받았고, 지난 해보다 별로였다.

그래서 아침부터 작정하고 딱 30분 정도만 화를 내고 말았다. 어차피 이 딴 일때문에, 내가 우울할 필요는 없쟎아?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올해 일 자체를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다. 

8월초 정도까지만 바빴고, 그 이후부터는 장례식이나 이렇게 저렇게 내 맘을 다잡느라 전반적으로 널널하였다.  휴가도 많이 냈으니 어쩌면 입사 이후 최고로 널널하게 보냈을 수도.

그래서, 평가랑 상관없이 내 스스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조직이 변경되는 시점까지 더 악착같이 널널하기로하였다.  

아, 그리고 조금 웃긴 것도 있다. 평가는 낮게 받았는데, 내년에 더 책임있는 업무를 맡게 되어 나는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어차피 정치판에 뛰어들 생각이 없는 이상, 회사에서 가장 적게 그리고 오래 일하면 딱 좋을텐데.  

그런데, 내 마음과 정반대로 그동안 꽉 잡았던 직책을 내려놓은 사람들은 많이 우울했던 모양이였다. 뭐, 나이 먹음과 집구석의 가족들과 '회사가 어떻게 나에게...'이런 만감이 교차하나보다.  그러나, 어차피 잠깐 내 손에 쥐었다 놓는 건데, 원래 지꺼였던 것마냥 아쉬운 것인가. 

욕심이 없으면 사실 우울할 일은 없다. 


2.

나는 딴 건 모르겠는데, 작정한 Retro 패션이 아닌 이상, 촌빨 날리는 것은 딱 질색이다. 

그리고, 관심도 없는 사람이  '이 옷 어때?' 하고 내 취향이 아닌 옷을 드리밀며, 평가를 바라는 것 또한  아주 난감해 한다. 

동료 중의 한 명이 내게 그런 짓을 했다. 

"이 옷 어때?"

썅...


그는 내게 '겨울 패션의 완성은 프리미엄 패딩'이라며 꼴값을 쳤다. 나는 꼴같지 않아서 그냥 살짝 웃어주고 말았다.  명품을 티내지 않게 걸치고, 저렴한 옷을 명품처럼 걸치는 것을 센스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어쩌다 한 번 좋은 옷이나 가방을 들고 우쭐하는 사람을 좀 우습게 본다. 난 뭘 걸치든 멋있다.  내 기준으로 패션의 완성은 자신감이다. 


3. 

유기견 입양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지역 코디(?)가 일단 Greeting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Trial 기간을 약 일주일 정도 권했다. 

뭐, 유기견이 다시 한 번 상처 입지 않게 철저하게 검토하는 것은 정말 잘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조금 번거럽기도하다. 

마음 먹기도 꽤 오래 걸렸데, 입양하고 싶은 개가 경상남도 진해에 산다.

집까지 데려다 놓기까지의 여정이 만만치 않을듯.  


마음먹는게 신중해서 그렇지,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하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실행을 꽤 잘하는 편인데...그래, 그래도 파양을 하기전에 한 번 만나보고, 한 번 살아보는 것도 괜찮겠지.

바이올린 레슨을 취소하고, 부산가는 비행기를 예매하다. 

개를 만나보고, 여유를 조금 주어 한 두시간 부산 시내를 거닐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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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을 위한... | ☞2019년 2019-12-1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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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요즘 데려다 키울 반려 동물을 알아보고 있다.

개나 고양이를 살펴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개를 다시 데려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개가 된다면 코카스파니엘을 데리고 올 가능성이 더 높다. 

그리고, 코카를 한 마리 데려오더라도, 세나와는 닮지 않은 녀석을 데려올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조금 더 진지하게 했던 이유는, 과거에 머무르고 싶지 않기 때문.

내 카톡이나 인스타그램의 대문 화면은 여전히 세나가 함께 한다.  아름다운 기억들...

억지로 잊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은 아니고, 

나는 개를 기를 때 정말 사랑과 정성으로 키웠고, 또 충분히 애도 기간을 가졌다 생각하며, 

또 지나간 일에 징징 거리며 질척 거리는 것은 더 이상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또 , 이런 저런 일들이 유독히 많아 엉망 진창이 되어 버런 내 삶의 패턴들을 다시 찾고자 

나는 결심하였다. 

예쁜 추억은 간직하고, 나는 다시 잘 살아가기를.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돈은 없고, 시간도 빠듯하고, 그만큼 해치우는 것도 어려운 시기다.

늙음은 오토매틱으로 매일 매일 덧대어 지는데,  항상 뒤만 바라볼 수도 없는 일이니까. 


내년에는 다시 수영을 다녀야 겠다. 휘트니스센터도 연장 신청을 하고, 토요일 오전마다 스페인어 강좌도 계속 할 것이다. 여전히 바이올린을 해야겠고, 개도 한 마리 더 있을 것이다. 

뭐, 대단한 거 없네.. 그냥 원래대로 살아가는거지뭐. 


2. 

성희롱의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눈물의 고별식(?)을 통하여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쓸쓸하다. 

더 높은 자리로 가려면 더 겸손해지고, 그 자리에 어울리는 행동을 해야하는데, 

그 역시 세월이 바뀐줄 모르고  '그런 것들이 통용되던' 시절에 있었나보다. 

하지만, 이미 여러차례 경고와 조짐이 있었음에도, 올바르게 처신을 못했으니, 

본인이 책임을 져야겠지. 


3.

생각해보면 과거의 트라우마나 나쁜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마냥 안타깝고 한심한 일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이 그랬고...내가 그랬다. 

그게 무슨 훈장이나 되는 냥, ' 나는 이렇게 살았답니다'하는 자기 연민과 신격화(?)로 막장 소설을 써내려 갔다. 세월이 지난 뒤의 되새김은...그냥 망상이 아닐까? 

나는 언젠가 내친구가 쓴 "세월이 지나 그를 잊더라도, 이 아픔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라는 (혹은 비슷한) 문장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너무 멋있어 보였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 친구는 조금 뻥쟁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심지어 그런 글을썼다는 것도 잊어버린 채, 무척 잘 살고 있으니까. 

어쩌면 글쟁이들은 다 개또라이들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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