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 때 뭘 할까?>
기슬렌 튈리에 글, 베랑제르 틀라포르트 그림, 정순 옮김, 나무말미
샘과 왓슨
마음자람새 그림책
우리 친구 샘과 똑똑이 왓슨이 돌아왔네요
둘이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는 걸 보면 왓슨은 참 현명한 고양이기도 하고
샘 역시 편견 없이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수용적인 아이에요
그런데 오늘 샘의 표정이 안 좋아요
빈둥거리고 있는 샘,
그런데 억지로 빈둥거리게 되었군요
오기로 한 친구는 감기 때문에 못 오고 밖에는 비가 와서 나갈 수가 없어요
그럼 집에서 빈둥거리는 게 최고인데 ㅎㅎㅎㅎ
아직 샘한테는 그게 '할일 없음=심심함'이 되었나봐요
그렇다면 아이들이 찾는것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그것, 텔레비전이군요
(현실에선 핸드폰게임이겠죠!)
그런데 그마저도 샘한테 지금은 허락이 안 되었어요
샘의 기분이 딱 저희 아이와 같네요
시간이 여유있을 때 핸드폰 게임을 하라고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계속 공부하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런 시간만 되면 "엄마 나 뭐해?"하고 물어요
그럼 저는 책읽기나 피아노치기 그림그리기 멍때리기 등을 권하는데
평소에는 멍때리기도 잘하는데 이럴땐 꼭 안하고 그림그리기를 선택하더라고요 ㅎㅎㅎ
책읽는 건 싫고 혼자 노는 것도 별로고 뭘 해야 할지 모른다고
꼭 샘이 그렇게 말하네요
우리 고양이 왓슨 출동합니다
샘은 심심하면 슬프기도 하고 텅 빈 것 같대요
철학자같은 왓슨은 텅 빈 것은 쓸모가 있대요
바로 '다른 것을 준비'하는 데에요
뭔가를 채우려면 먼저 비워야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거 같은데요
나무가 봄이 되어 피어나려면 겨울 동안 힘을 안으로 끌어모으는 것과도 같고요
심심할 땐 기분이 안 좋은 건 우리 뇌가 늘 움직이는 것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갑자기 멈추어지면 당황하나봐요 ㅎㅎㅎ
그렇다고 우리 뇌가 멈추진 않지요 우리는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우리 몸의 기본 기능은 하고 있고
나는 관찰하거나 어떤 생각에 잠기잖아요
샘도 왓슨의 말을 듣고 마음속 세상으로 곰곰이 생각에 빠집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이야기가 나와요
텔레비전(어쩌면 게임)을 안했으면 하는 이유,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스스로 찾았으면 하는 거'지요
왜냐면 저도 아이와 홈스쿨을 하다보면 생각하는 것을 정말 힘겨워해요
이미 많이 수동적인 뇌활동에 길들여져있는 거 같아서 안타깝지요
주도적인라는 건 어쩌면 이렇게 상상력을 키우고 나만의 세계를 갖는 것부터일지도 모릅니다
꿈꾸는 것은 아이나 어른들도 마찬가지에요
(피카소와 아인슈타인, 프리다 칼로는 알아보겠는데 잘 모르겠는 위인이 두명이나 ㅠㅠ)
시간을 '잘' 보내는 것, 그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합니다.
스스로 뭘 할지 찾아내는 것, 그것은 상상이어도 좋습니다.
심심할 때가 바로 좋은 기회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받고 주관적견해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