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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FM(2010년) 라디오 DJ 소재의 스릴러 | 한국영화 2010-10-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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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FM

개봉 : 2010년 10월 14일

감독 : 김상만

관람등급 : 연소자 관람불가

장르 : 스릴러

출연 : 수애, 유지태, 마동석, 최송현, 김규선, 김민규, 신다은, 정만식

 

 

 

올해 우리나라 영화는 '스릴러 전성시대'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고의 흥행작인 '아저씨'부터 그렇고 이끼, 파괴된 사나이, 악마를 보았다, 하녀 등등..... 이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있습니다.  긍정적인 면이라는 것은 과거 우리나라 영화에서 '조폭 코미디'가 주도 했던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조폭 코미디가 범람하면서 히트할 때 저는 이것이 한국 영화가 발전할 수 있는 '과도기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릴러라는 확실한 장르가 발전하는 것은 좋은 일이죠. 그런 면에서 '추격자'같은 영화는 굉장히 고마운 작품이죠.

 

부정적인 면은 '잔혹한 범죄'에 대한 둔감화입니다.  스릴러 영화 하나하나를 보면 정말 처절한 비극입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많지 않느냐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스릴러 영화에서 엄밀히 말하면 해피엔딩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나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 고생하고 끝에 가서 겨우 살아난다... 이들이 겪는 엄청난 트라우마는 어찌할까요? 범인을 처단하고 살아남았다고 해서 해피엔딩인 것은 아닙니다.  아저씨같은 영화가 악당들을 잘생긴 주인공이 통쾌하고 처단하는 카타르시스를 잔뜩 제공했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진 엄청난 비극은 굉장히 찜찜할 뿐이죠. '대부'같이 악당들끼리 죽고 죽이는 영화와는 달리 무고한 사람들을 끌여다가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는 스릴러는 썩 개운하지는 않죠.

 

심야의 FM은 라디오 방송을 소재로 한 스릴러입니다.  딱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가 연상되죠. DJ가 주인공은 본격 스릴러였으니까요.  물론 규모는 더 큽니다.  한 남자와 두 여자와의 관계에서 거의 진행되는 어둠속에...와는 달리 심야의 FM은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끌여들이는 것이 많으니까요.

 

주인공 고선영은 앵커 출신의 인기 DJ입니다.  그녀는 2시간 짜리 영화음악프로를 몇년째 진행하고 있었는데 외국에 유학을 가게 되어서 방송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영화이 주된 이야기는 선영이 마지막 방송을 할 때 벌어지는 '인질범'과의 대결구도입니다.

 

 

 

연쇄살인마 한동수는 선영의 집에 잠입하며 선영의 동생을 결박하고 집안을 장악합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싱글맘'선영은 의미와 감회가 깊을 마지막 고별방송을 시작하면서 이 살인마의 연락을 받습니다.  자신의 말대로 방송을 안 할 경우 가족들을 죽이겠다는 협박과 함께.  결국 뜻깊은 마지막 방송은 엉망이 되고,  선영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심야의 생방송을 하면서 범인과의 심리전을 벌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 영화가 '선영의 집(범인)'과 '방송국(DJ 선영)'이라는 두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 고도의 심리전 으로 흘러갈 것을 기대했습니다.  아쉽게도 그게 아니었습니다.  원래 이런 인질극이 벌어지면 '심리전과 치밀한 작전'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대체로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런 영화들에서 경찰이 거의 무용지물역할을 하는 것은 관례거든요.  도움이 안되는 경찰을 뒤로 하고 '민간인' 주인공이 나서서 해결하곤 하죠.  심야의 FM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방송과 DJ의 침착함과 기지에 의해서 사건을 해결하고 역전타를 날리기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이 영화의 주인공 선영역시 파괴된 사나이의 김명민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대책없이 무대포로 범인을 향해 돌진할 뿐입니다.  즉 파괴된 사나이도 그랬지만 여기서도 주인공이 이기는 결말이 나온 것은 어디까지나 '운'이 작용한 것입니다. 

 

심야의 FM은 극명하게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작품입니다.  장점은 여럿 있습니다.  수애의 역할이 괜찮았고,  영화음악이 적절하고 좋습니다. (라디오 DJ 영화인데 음악이 안좋으면 아이러니죠) '좋은 놈 나쁜 놈 괜찮은 놈' 이후 우리나라의 영화음악은 이제 외국에 뒤질게 전혀 없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스릴러 영화인 파괴된 사나이나 악마를 보았다가 다 그랬습니다.  심야의 FM도 영화음악을 통한 긴박감 조성은 아주 뛰어납니다.  종반부에 수애가 총을 가지고 무고한 사람을 쏴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교차편집을 통한 화면이동과 함께 진행되는 몇 초간의 음악의 활용은
절정입니다.   그리고 소재역시 좋습니다.  생방송중에서 벌어지는 인질극이라는 점은 액션이 가미되지 않아도 충분히 긴장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제 기대는 아니었지만 호쾌한 액션과 움직임도 볼꺼리로 제공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지태가 살인을 하게 된 동기설정도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중계차의 활용같은 아이디어는 아주 좋았고 말을 못하는 아이를 활용하는 재료도 괜찮았습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약간 산만한 시나리오입니다  2시간 동안 매우 여러가지를 해야 하니까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심리전'으로 가는 정적스릴러가 아니라 무대포로 범인을 향해 돌진하는 액션물이 된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뚜렷이 드러나는 단점은이 영화속 이야기가 절대로 2시간동안 벌어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  등장인물이 축지법이라도 쓰기 전에는.   특히 장소가 스튜디오가 아닌 아파트 밖으로 변경된 후 벌어지는 상황들은 족히 3-4시간은 걸려야 가능한 활동들입니다.   이런 단점은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서는 거의 해당됩니다.  1시간 반동안 벌어지는 '하이눈'같은 영화를 분석해 봐도 절대 그 시간동안 벌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 마디 대화하고 오다 가다 보면 1~2 시간은 훌쩍 지나가죠.  심야의 FM은 그런 '시간에 대한 초월'이 특히 심한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영화음악 방송이 인기를 모았던 시절은 80년대 김세원, 한경애, 이선영 시대와 90년대 정은임 시절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시대적 배경을 그때로 하였으면 어땠을가 하는 의견도 내더군요.  나름 일리는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럴 경우 이 영화에서 굉장히 효율적으로 활용된 '소통'의 묘미가 사라집니다.  핸드폰 시대가 되면서 타 공간에 있는 사람들끼리의 모바일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이런 스릴러 영화 꾸미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여기서도 범인과 주인공의 활발한 소통, 특히 '동영상 소통'까지 가능해지면서 여러가지 재료를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심야의 FM은 다양한 재료들을 잘 활용하여 스릴러적 요소를 부쩍 높인 영화입니다.  그런 장점들이 시나리오상의 문제과 시간구성에 대한 불일치를 대체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설정이 만족스러울지 아니면 너무 장황하고 산만하다고 할 지는 관객이 곧 결정해줄 것입니다. 더구나 영화의 구성은 일련의 스릴러의 공식을 안전하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사이코패스 범인 민간인이지만 가족을 위해서 용감해지는 여주인공.  도움이 전혀 안되는 경찰,  비정하게 죽은 죄없는 희생양 역할,  의외의 인물의 결정적인 도움, 막판에 스스로 해결하는 주인공 주인공에 의해서 동기부여된 살인마 등등.  여기서 더 나아가거나 관례를 바꿀 경우 완전한 실패가 되거나 큰 성공이 될 수 있습니다.  김상만 감독은 비교적 안전한 선택을 하였는데'추격자'같은 경우가 독창적인 모험을 하여 대박을 친 사례입니다. 결론이라면 처참하게
욕먹을 실패작은 다행히 아닐거라는 것입니다. 

 

ps1 : 수애는 님은 먼 곳에에서도 그렇게 느꼈지만 보면 볼 수록 70-80년대 인기

      배우 정윤희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님은 먼 곳에의 경우 크게 히트

      하지는 못했지만 수애에게는 큰 플러스가 된 영화였듯이 심야의 FM도 영화의

      흥행여부와는 관계없이 수애에게는 이득이 될 작품입니다.  수애는 여러가지

      역할을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는 꽤 활용도가 높은 좋은 배우입니다.

 

ps2 : 유지태는 자기 역할은 충실히 잘했지만 너무 틀에 박힌 악역이라도 많이

      심심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악마같은 눈빛은 그럴싸했습니다. 심심해

      보이는 것이 카리스마가 되는 독특한 배우입니다.

 

ps3 :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을 다룬 영화중에서 비교적 '시간'에 대한 현실성이

      있었던 작품은 '폰 부스'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영화는 훨씬 많은 시간동안

      에 가능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하루 동안의 사건을 다룬 '영원한 제국'같은

      영화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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