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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쩨한 로맨스(2010년) 잘 나가다가 삼천포? | 한국영화 2010-12-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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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째한 로맨스

개봉 : 2010년 12월 1일

배급 : 롯데시네마

감독 : 김정훈

장르 : 로맨스 코미디

출연 : 이선균, 최강희, 오정세, 류현경, 송유하, 백도빈

       이원종, 여무영, 박노식, 황보라

 

 


요즘 꽤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영화 '쩨쩨한 로맨스'는 굉장히 황당한 아쉬움이 많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아주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도대체 77년생 신세대 감독이 만든 영화가 왜 70-80년대에나 남발했음직한 '진부하고 유치한 결말'을 후반부에 잔뜩 끌어다 놓은 것일까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시원찮은 한국 통속영화와 드라마의 '오랜 고질적 문제'가 거의 해소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젊은 감독의 영화에서 다시 튀어나온다면 뭐가 됩니까?

 

쩨째한 로맨스는 초반부와 중반부에는 꽤 재미있게 진행됩니다.  일단 이선균과 최강희라는 두 배우의 '개인기'에 철저히 의존만 해도 기본 그림은 그려지니까요.  이선균이 자주 연기한 자존심 강하고 예민한 훈남과 최강희의 좌충우돌 연기는 두 사람이 최적의 캐스팅이 되었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쉬리 이후에 외화를 압도하기 시작한 한국영화의 원동력에서 감초같은 조연배우들의 힘이 컸는데(유해진, 강성진, 강신일, 이원종, 이문식, 김수로, 성지루 임원희 같은 인물들) 쩨쩨한 로맨스는 그런 조연의 힘 없이 두 주연배우만으로도 충분히 때워 나갈 힘을 가진 영화였습니다.

 

시나리오는 괜찮게 진행되고 있었고,  두 배우의 밀고 당기는 듯한 심리전에서 서서히 로맨스를 키워나가는 과정까지 괜찮았습니다.   이선균이 연기한 주인공 정배는 아버지가 그린 어머니의 초상화를 지키기 위해서 돈을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의 만화가 지망생이고 최강희 역시 쌍동이 남동생집에 눌러 사는 스토리작가 였는데 두 사람이 필요에 의해서 만나고 이런 직업적인 만남이 연애로 연결되는 구성은 통속 코믹 로맨스에서 괜찮은 소재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진한 '성적 이야기'를 담론으로 삼아서 애니메이션과 함께 진행되는 구조도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잘 진행되던 영화가 갑자기 두 사람이 공식 연인관계가 되면서 무척 진부한 내용으로 급변하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왜, 왜, 왜~~~~~ 그랬을까요? 이건 분노가 치밀 정도입니다. 이선균-최강희 연인 커플이 탄생되면서 이 영화는 갑작스레 한국 통속 로맨스물의 온갖 '단점'들은 다 끌어모은 최악의 상황을 전개하면서 진부한 엔딩을 향하여 돌진하기 시작합니다. 그 진부하기 짝이 없는 최악의 상황들은 뭘까요?

 

우선 한국 통속물들의 고질적인 문제들은 무조건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한 방에 해결한다는 점입니다.  이게 30부작이든 60부작이든 시청률 낮은 로맨스 드라마에서 흔히 써먹는 진부한 수법입니다.  그리고 그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근본 원인은 바로 '오해'에서 빚어지고 있습니다.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나요? 핸드폰이 없어서 전화를 못하나요?  그 오해는 다른 오해를 낳고 점점 상황을 최악으로 만듭니다. 그럼 거기서 말도 안되는 극단적인 상황도 나오고. 이 영화에서 이선균이 최강희에게 갑자기 오지로 떠나야 하는 사정을 딱히 이야기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중요한 연인에게 굳이 비밀로 하고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그건 충분한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설정되는 두 가지 중 하나는 상대에게 피해를 주거나 민폐를 끼쳐야 한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자신의 자존심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선균의 상황이 특별히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선균이 아버지의 그림을 꼭 지켜내야 한다는 설정은 이 이야기의 주된 핵심으로 영화의 오프닝에서부터 언급이 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그냥 팽개쳐버리는 설정은또 뭡니까? 정의의 수호자처럼 아버지 친구에게 가서 당당히 이야기하던 그 호기는 장난이었나요? 물론 그 이유가 '죽은 사람의 소중한 것'보다 '현재 살아있는 연인의 중요성' 때문이라는 설득을 하고 있지만 그것도 참 부실합니다.  오지로 떠나기로 한 마음을 접었다면 상식적으로 당장 누구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할까요? 왜 그토록 간절히 보고싶어하고 '목숨처럼 아끼던 아버지의 그림'조차 포기해야 할 정도로 소중한 연인에게 며칠동안 단 '문자 한통'조자 보내지 않았을까요? 다 양보한다고 쳐도 시상식 당일에조차 연락을 안하고 있다가 최강희가 장소에 도착하고나서야 짠 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떻게 설득력이 있을까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설정을 만드는 시나리오가 과연 정상적인 내용인가요?

 

 

 

 

최강희의 캐릭터도 문제입니다.  상식적으로 이선균의 돌변상황을 겪게 되면 '뭔가 숨겨야 할 큰 문제가 있다'라는 것을 당연히 짐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말 한마디에 더 깊은 오해를 하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다니요? 특히 만화를 찢어서 버스 창밖으로 버리는 장면은 아주 최악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런 '무책임'한 공중도덕 위반장면이 나오는 것 자체가 참 싫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더라도 곱게 버려야지, 빗질도 힘들게 갈갈이 찢어 버리다니,  그리고 이런 장면이 대중이 보는 영화속에서 주인공의 행동으로 거침없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같습니다. 

 

그리고 친구에게 그런 충격적 사실을 알게되면 적어도 '연인'사이였던 사람에게 항의라도 하던지 문자라도 넣어야지 그냥 한 마디도 안하고 절교입니까? 그렇게 신뢰가 없고 가벼운 관계라면 마지막에 그런 '유치찬란한 엔딩'을 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커플일까요?  앞서 말했듯이 시청률 낮은 드라마에서 흔히 쓰는 '입이 없어 말 못하나? 핸드폰이 없어서 전화 못하나?" 식의 '묻지마 오해 누적'입니다. 그리고 역시 오해를 쌓아 최악의 상태로 만들어 놓고 '한방에 해결'하는 방식도 역시나 최악입니다. 드라마의 경우 그래도 '한 회'를 할애하기는 하죠.   이건 그 해결방식이 기껏 달려가서 뒤에서 껴안고 키스한방입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정말 짜증유발을 더 시킵니다. 시상식장에서 두 사람이 벌이는 '공적인 행사장에서의 무례한 언행'과 나름 웃기게 한다고 '다른 수상자의 소감 방해' 설정은 굉장히 짜증나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을 보고 해주고 싶은 딱 한마디가 있습니다.
"이게 웃겨?"  그리고 '설마 따귀를 올려붙이지는 않겠지'라는 최후의 간절한 믿음조차 여지없이 부서져 버렸습니다.  이건 마지막 남은 썩은 동아줄마저 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아~ 더 말하면 무엇할까요? 2/3까지 아주 잘 나가던 영화는 막판 30분,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이래서 문제였다'라는 것을 집대성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어떻게 하면 최악의 막장시나리오가 될까 하는 것을 일부러 보여주려고 노력해도 이 정도까지는 안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선균이나 최강희도 이런 연기 하면서 짜증나지 않았을까요?


 

 

 

로맨스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이 마냥 잘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큰 갈등과 위기가 당연히 전개되지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중간부분에 이미 두 사람의 위기는 전개되었습니다.  최강희에게 짜증나서 내밷는 이선균의 대사는 굉장히 여자의 자존심을 건드릴 위험수위였으니까요? 그리고 그걸 극복하고 둘은 연인이 됩니다.  여기까지 좋은 이야기였죠.  그런데 다시 재차 반복갈등이 됩니다.  이럴땐 식상하게 되죠.  왜 조금 더 '눌러주면' 좋은 이야기가 될 것을 재료를 무리하게 남발하여 음식의 완성을 부실하게 할까요?  영화속에서 이선균이 최강희에게 수시로 '조금만 눌러주면 좋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이 영화야말로 그런 '누름'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선균과 최강희는 완벽했습니다.  좋은 캐스팅이고 좋은 연기였죠.  둘이 호흡도 잘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베테랑이 되어가는 이들보다 훨씬 파릇해야 할 감독이 '80년대식 설정'으로 시나리오 마무리를 했다는 자체가 참 이해가 안됩니다.  결론적으로 좋다 말았던 영화입니다.

 

평점 : ★★☆ (4개 만점)

 

ps1 : 우리나라 영화의 '극단주의 병'은 언제 고쳐질까요? 이 상황을 가장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츠하이머 병'을 다룬 두 편의 영화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와 일본영화 '내일의 기억' 입니다.  완벽한 외모의 젊은

      선남선녀가 출연하는 우리영화, 평범한 외모의 중년 부부가 등장하는 일본영화, 

      최악의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다가 한 번에 문제가 해결되고 설득력없는 해피엔딩이

      되는 우리영화,  극단보다 현실적인 상황으로 조금씩 흘러가고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담담한 전개가 되던 일본영화.  어떻게 보면 내 머리속의 지우개도 설득력없는

      '코미디영화'로 봐야 하겠습니다. 쩨쩨한 로맨스는 결국 극중에서 최강희가 쓴 작품의

      맹점으로 여러번 지적당한 '만화같은 비현실성'을 되려 뼈저리게 보여준 영화입니다.

 

ps2 : 목소리가 참 좋은 배우 이선균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 편으론 '허장강'이 연상되고

      한 편으론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상됩니다.  좋은 배우지만 유사한 캐릭터에

      한정되어서 이미지가 식상해질 우려도 있는데 이제 '액션물' 한 편 정도 찍을 시점이

      된 것 같네요. 

 

ps3 : 언론을 통해서 많이 홍보된 '최강희의 수위 높은 성적 대사'는 생각보다는 진하지

      않았습니다.

 

ps4 : 등단도 못한 '예비 만화가'를 유명 스토리작가가 전격 캐스팅한다는 자체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물론 최강희가 그렇게 고대하던 좋은 직장을 구했는데 '당선여부'도

      불확실한 작업 때문에 갑자기 포기하는 것은 더욱 설득력이 없고요.  직장 다닌다고

      이선균과의 로맨스가 불가능해지는 것이 절대 아닌데.  더구나 이미 스토리 작업이

      끝난 후반 상황이었음에도 말이죠.

 

ps5 : 19금 영화라도 정작 노출하거나 진한 장면을 연기하는 것은 주인공이 아닌 조연배우

      들입니다. 유명세와 '노출빈도'는 반비례하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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