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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모두 동감입니다. 왕자와 무희는.. 
저 이 영화 너무 좋았어요. 리뷰글을..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제이미 리.. 
얼마전 EBS 일요영화에서 방송되었던.. 
좋은글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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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 : 제왕의 첩(2012년) 왕의 미망인과 대비의 대결 | 한국영화 2012-06-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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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 : 제왕의 첩

2012년 한국영화

감독 : 김대승

제작 : 황기성 사단

음악 : 조영욱

출연 : 조여정, 김동욱, 김민준, 박지영, 이경영

         박철민, 조은지, 정찬, 오지혜

 

 
개봉전부터 조여정이 얼마나 벗느냐를 언론에서 크게 이슈화시켜서 화제가 되었던 '후궁
제왕의 첩'은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꽤 오락적으로 재미있게 만들어진 궁중 사극입니다.

네이버 평점과 전문가(이 사람들 정말 전문가 맞아요?) 평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건 '저평가'된 부분이 많습니다.  약간 유치한 제목과는 달리 이 영화는
꽤 짜임새 있고 빠르고 탄탄한 시나리오를 갖춘 완성도 있는 오락물입니다.  오락적인
충실도를 철저히 지킨 영화로 꽤 심상치 않은 흥행이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일찌감치
찾아온 블록버스터 시즌의 한국영화 1번타자였던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뒤를 이어서
파상공세가 이어질 '외화'에 대적할 수 있는 후속작 2번타자 역할을 해낼 잠재력을 갖춘
영화입니다.

 

 

 

★ ★  더 이상 물러설 상황이 없다

이미 벌어진 운명과 싸우는 것 뿐.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겨야 한다.
쓸 카드는 별로 많지 않다.  딱 세가지에 올인해서 생존하는 것 뿐

1. 경거망동 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수모를 견디면서 꾹 참고 견뎌라
   그러면서 조기 숙청당하지 않도록 처신하며 기회를 엿본다
2. 가장 믿을 수 있는 오직 한 명을 적시에 활용한다.
3. 칼을 빼 들 타이밍을 잘 맞춘다.  그 타이밍을 얻기 위해서 나머지 모든 것을 버린다.

 

병약한 왕(정찬)의 '후궁'으로 부름을 받아서 사랑하는 남자 권유(김민준)와 가슴아픈
생이별을 하고 중전의 자리에 오른 화연(조여정),  그러나 왕의 계모인 대비(박지영)의
간계로 왕은 독살당하고 왕의 이복동생이자 대비의 친아들인 성원대군(김동욱)이 왕위에
오르게 되고 허수아비 아들을 왕으로 즉위시킨 뒤 강력한 '섭정정치'로 권력을 손에 쥔
대비로 인하여 궁궐은 숙청과 피바람이 불고 화연의 아버지까지 숙청당합니다.  중전에서
졸지에 '선왕'의 미망인이 되어 별당으로 물러나게 된 화연,  언제 대비의 흉계로 목숨을
잃게 될지 모르는 상황.  모든 권력을 쥔 대비와 5살된 아들을 데리고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는 궁궐에서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 화연의 피할 수 없는 '생존게임'이 벌어집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로 즉위한 왕은 형수인 화연에게 연정을 품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왕을 이용하기도 어려운 상황,  권력을 쥔 대비는 왕의 어머니이고 왕은 허수아비 권력.
'엄마와 왕'을 이간질시켜야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  그것도 왕이 제대로 권력을
쥐게 만들어 대비와 대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되어야 하는 상황.  아무런 힘도
권력도 없는 연약한 여인 화연이 쓸 수 있는 카드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  이미 모든 권력은 내것.  언제든지 화연을 죽일 수 있다. 

       서두를 것 없다.

 이미 내가 이긴 게임.  다 가진 자와, 다 잃은 자의 게임에서 결과는 뻔할 뿐.
서서히 말려죽일지 씨앗을 조기에 제거할지 결정하는 것일 뿐.

 

왕의 계모로써 은밀한 간계를 써서 서서히 권력을 장악한 대비는 친아들인 성원대군을
왕위에 오르게 하기 위하여 왕의 음식에 장난을 쳐서 왕의 건강을 차츰 차츰 나빠지게
만들고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그런데 후궁으로 들어온 화연이 달도 차기 전에 낳은
5살된 아들.  아직 왕위를 물려받기에는 '미세한 씨앗'에 불과한 상황.  아들인 성원대군을
무난히 즉위시킨 대비는 모든 권력을 움켜쥐고 '흥선대원군'을 능가하는 실세 섭정이 되어
궁안의 모든 것을 장악합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화연을 제거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아무런 힘도 없는 화연을 굳이 명분도 없이 일찍 제거할 필요가 없어 살려둡니다.
이미 화연의 아버지를 숙청한 상황.  별당에 갇힌 화연이 뭘 할 수 있을까요? 다만 허수아비
왕인 아들이 화연에게 연정을 품고 가끔 들락거리는 것이 문제지만,  그렇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적들을 모조리 숙청시키고 절대권력을 누리는 대비가 화연을 없애는 것은
시간문제인데.......

 

'후궁 : 제왕의 첩'은 사실 제목이 좀 잘못되어 있는 영화입니다.  제목만 보면 왕의 첩노릇을
하는 후궁이 왕을 유혹하여 왕의 내연의 첩으로 궁중의 권력을 장악하는 듯한 이야기로
예상할 수 있지만 조여정이 맡은 화연은 일단 왕의 첩이 아닙니다.  그리고 왕은 '제왕'이라는
호칭을 듣기가 민망한 '허수아비'왕이죠.  이 영화는 후궁이었다가 왕이 죽게 되고 밀려난
화연과 절대권력을 가진 대비, 두 여자의 불꽃튀는 대결구도로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그 두 여자의 숙명적 대결에서 대비의 아들 왕과 내시가 되어 궁에 들어온 화연의 옛 애인
권유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들의 역할이 화연과 대비의 대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언론에서 오로지 '조여정이 엄청나게 벗었다'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영화의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후궁 : 제왕의 첩은 꽤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춘 영화입니다.
2시간 분량의 영화에서 다루기가 방대한 이야기를 꽤 짜임새있게 압축하였고 빠르고 시원한
진행으로 꽉 채우고 있습니다. 

 

보통 여배우가 어느날 영화에서 파격적으로 노출을 감행했을 경우 하는 일관된 이야기가
'작품이 좋아서 벗었다.  벗는 것에 관점을 두지 말고 작품을 봐달라'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그 이야기가 맞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해피엔드'의 전도연 등 소수작품을 제외하고
여배우가 벗었다고 홍보된 영화는 대부분 노골적인 말초신경 자극을 위해서 불필요하게
벗는 영화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후궁 : 제왕의 첩은 우리나라 영화뿐만 아니라 해외의
성인영화들까지 포함하여 정말 보기 드물게 '꼭 벗어야 될 상황에서 벗은' 몇 개 안되는
영화입니다.

 

하도 언론에서 여주인공이 많이 벗은 야한영화로만 홍보하다보니 관객들은 기대했던(?)
초반부에서 조여정이 벗는 둥 마는 둥 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영화가 끝나고 '정말 벗을 상황에서 벗은 영화'라고 복기할 때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초반에 조여정이 권유와 도망쳐서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과 궁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는
장면은 여주인공 관점에서 꽤 '슬픈장면'입니다.  원치 않는 왕비의 자리에 오르게 되어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게 되면서 이별전의 하루밤을 보내는 장면이고,  궁에 들어와서
목욕조차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궁의 관습과 법도에 의해야 하는
장면이니까요.  목욕을 시작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벗은 몸'을 관객에게
자극시킨다면 장면의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죠.  이런 점만 보아도 이 영화가 벗어야 할
부분과 아닌 부분을 나름 철저히 구분하였고,  진짜 벗어야 할 상황에서는 꽤 화끈하게
노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벗는 장면을 불필요하게 길게 끌지도 않습니다.

해야 할 이야기가 많은데 벗고 뒹구는 장면을 지루하게 보여줄 이유도 없지요.  꼭 필요한
상황에서 확 벗고 또 다음 이야기 이어가고 그런 편집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이런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있었는가요?

 

미장센과 의상, 영화음악도 꽤 만족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음악의 수준이 꽤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가 최근에 종종 있는데 이 영화도 음악이 이끌어주는
영화의 흥미상승 부분이 꽤 괜찮습니다.  연출, 편집, 음악, 의상, 미장센이 제법 착착
맞아 들어갑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사실 기대한 것 만큼은 되는 것입니다.  줄거리가 뻔하고 식상하다고요?
오락적 극영화에서 만약 불필요하게 스토리가 '이탈'된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죠.
이 영화는 애초부터 '큰틀'이 뻔하게 정해진 영화입니다.  대비와 후궁의 대결,  과연 누가
이길지는 뻔하죠.  이런 경우 영화의 묘미가 '누가 이길 것인가'가 핵심이 아니라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그런 면에서 꽤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여정은 주인공이며 '약자'입니다.  계속 당하기만 하죠.  간간이 반격이라도 하면서
업치락 뒤치락 할 줄 알았지만 그렇지도 못합니다.  반면 대비는 철저한 강자이죠.  이런
구도가 꽤 오래 계속됩니다.  '여성성'을 이용해서 왕을 유혹이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이런 영화에서 만약 처음부터 몸을 던져 왕을 유혹한다면 그게 바로 식상한
것이죠.  오히려 관객들이 먼저 '언제 왕을 유혹할거야? 유혹 하기나 하는 것인가'라고
기다려지는 상황입니다.  오죽하면 언론에서 지면이 닳도록 떠든 '조여정이 벗었다'라는
장면도 영화가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데 겨우 '왕의 환상' 장면에서 가슴노출 좀 조금
한 것 뿐이겠습니까?

 

9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치는 묘미를 보여주는 결말입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입니다.  소리없이 주자를 모으고 철통같은 투수의 힘을 은밀히 빼내고
한 방에 역전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엄마와 아들'을 이간질해야 하는 운명.  하지만
그걸 어떻게? 써야할 조커를 꼭꼭 아끼다가 결정적일 때 쓰는, 잘못쓰면 죽도 밥도
안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필살기로 던진 승부수.  생사의 여부는 이렇게 종이 한장 차이
입니다. 

 

왕으로 나온 김동욱과 대비로 나온 박지영의 캐릭터가 만족스러웠던 영화입니다.
과거 윤정희 주연, 신상옥 감독의 '내시'라는 한국 걸작고전에서 모티브와 설정을 일부
따오고 거기에 원초적 본능같은 오락에로틱 스릴러의 요소를 가미하고 필름 느와르
영화의 '팜므 파탈'의 묘미를 더해서 조리한 영화입니다.  오락영화라는 것이 어설프게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는 '불필요한 반전'보다 관객의 기대를 따라가주는 '뻔한 전개'가
더 중요한 것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관객의 기대를 맞추더라도 '뜸'은 들일 필요가
있고,  그 역할을 잘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종반부는 분명 신상옥 감독의 '내시'를 의도적으로 참고한 것이 보입니다.
권유로 등장한 김민준의 설정도 '내시'에서 부분 가져온 것입니다.  그렇지만 내시의
스토리까지 가져오진 않았습니다.  새로운 궁증 암투 사극 이야기에 내시의 여러가지
설정을 적절히 입힌 영화입니다.  즉 내시라는 한국영화 고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절한 활용을 하였습니다.

 

김동욱, 김민준과 박지영 외에 내시감의 이경영, 약방내시 박철민, 금옥역의 조은지 모두

적절한 캐스팅입니다.  김민준의 경우는 비중이 큰 역할이지만 아마 배우입장에서는 왕위에

오르는 '성원대군'이 더 탐났을 듯 합니다.  즉 김동욱이 가장 혜택을 본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여정은 어땠을까요?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네요. '조여정이 이 역할을 꿰찼다'
보통 노출이 많은 영화는 여배우들이 부담스러워하고 캐스팅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역할을 오히려 노출을 감행하고라도 탐내는 여배우를 만나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비에 비해서 화연은 '팜므파탈'같은 설정보다는 당하는 역할이므로 조여정
같은 순한 외모도 소화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단점은 조여정은 '비련의 여인'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 개인적으로는 '송지효'나 수애'가 훨씬 더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수애는 화연의 슬프고 암담한 상황을 묘사하는데 크게 어울리는
배우 같고,  송지효는 이미 '쌍화점'에서 검증된 배우입니다.  조여정의 경우는 기존
방자전의 출연이 캐스팅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방자전이 아니었다면 어디
조여정에게 '관능적인 역할'이 필요한 이 역할을 제의했을까요? 그런 면에서 조여정이
'꿰찬 역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후궁 제왕의 첩은 적절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일단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흥행세를
이어갈 후속 방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관객이 많이 몰리는 블록버스터 시즌에 일찌감치
선방을 날릴 수 있는 시기입니다.  여름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 영화이죠. 그런 의미에서
19금인 이 영화가 방학시즌보다 6월에 개봉하는 것이 바람직했습니다.  그리고 기대한
만큼 1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개봉 첫주에 끌어모았습니다.  2-3주는 더 안정적인 흥행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점이 안좋아서 의심도 했었지만 '번지점프를 하다'나 '혈의 누'의
김대승 감독의 저력을 기대했는데 기대만큼 나온 영화입니다. 

 

ps1 : 김대승 감독이 이런 에로틱 사극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춘향뎐'과 '창'의
         조감독 역할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혈의 누'에서 이미
         시대극의 직접 연출도 맛봤고. 

 

ps2 : 대비역을 잘 연기한 박지영이 '여우조연상'하나 쯤은 어느 영화제든 수상하지
        않을까요? '하녀'에서 이정재의 장모로 등장했을 때 보여준 연기도 인상적이었는데.

 

ps3 : TV에서 볼 수 없게 된 이경영은 조연배우지만 '흥행작'에 꽤 자주 등장하네요.
        흥행작 고르는 안목이 있는 것일까요? '써니'에서는 많이 깨는 역할이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비중이 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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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2008년) 사랑과 충성의 갈림길에서... | 한국영화 2012-06-06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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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2008년 한국영화

감독 : 유하 

출연 :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심지호, 임주환, 송중기, 여욱환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시대물'들은 대부분 '한서린 영화들'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비극적
이야기가 많지요.  특히 '왕'이 등장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원래 침략을 많이 받고
살아온 한서린 민족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60년대의 수작 '내시'부터 해서 '왕의 남자'
'물레야 물레야'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영원한 제국' '무사''최종병기 활'등 도대체 해피엔딩
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찾기 어렵습니다.

 

유하 감독의 2008년작 '쌍화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칼바람이 불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영화입니다.  비극적으로 치닫는 결말을 가진 영화이지요.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등 스타급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고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도입시킨 덕분인지 37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성공을 하였습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나 '말죽거리 잔혹사' 등으로
착실히 인지도를 쌓아온 유하 감독의 깔끔한 영상미도 한 몫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고 많이 다루어지지 않은 '동성애 코드'가 있는 영화입니다.
그것도 꽤 유명한 스타급 배우인 조인성과 주진모가 마치 '외국영화'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
법한 농도짙은 성애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배우 모두 열심히는 했지만 역시나 아직
우리나라 정서상 '편안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닙니다.


 

 

 

배경은 고려말입니다.  젊은 왕(주진모)은 어린 소년들을 뽑아서 자신의 친위대인 건룡위를
만들고 이들을 일찌감치 일급 호위무사들로 훈련시킵니다.  이들의 수장인 홍림(조인성)은
왕의 총애를 받는 인물입니다.  이만저만 총애를 받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잠자리까지 같이
하는 동성애 관계입니다.  왕은 결혼한 몸이었고 왕비(송지효)와 나름 사이도 좋은 편이지만
왕비는 왕에게 여성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이유인즉 왕은 완전한 동성애자로 여성과
관계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아이가 태어나지 못하고 이로 인하여 고려를
속국으로 지배하는 원나라에서의 압력이 거세집니다.  거기다 원을 숭배하는 반역의 기운도
감지됩니다.  왕은 건룡위를 시켜서 반역자로 여겨지는 자들을 감시하게 하고 후계자를
만들기 위한 묘안으로 자기 대신 홍림을 왕비와 동침시켜서 왕비를 임신시키려 합니다.

 

여기까지는 왕과 왕이 총애하는 충신 홍림간의 큰 문제거리 없는 이야기전개입니다.
그런데 왕과 홍림사이에 '왕비'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꼬이기 시작합니다.  그때까지
여자를 알지도 겪어본적도 없는 홍림과 남자역할을 할 수 없는 왕의 아내로서 사실상
독수공방신세였던 왕비,  두 젊은 남녀는 비로소 '이성'을 알게 되고 둘은 격정적인
감정에 휘말립니다.  홍림은 사실 동성애자가 아니었는데 어린시절부터 왕과 함께
지내면서 왕의 뜻에 의해서 동성애를 했던 것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겠습니까? 결말은 뻔합니다.  언제 어떻게 홍림과
왕비와의 관계가 들통나느냐가 문제이고 그 이후 비극적 파국은 불을 보듯 뻔한 것입니다.

 

 

쌍화점을 보면서 연상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아더왕의 원탁의 기사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아더왕과 란슬로트, 그리고 기네비아 공주의 관계입니다.  물론
몰래 란슬로트와 바람피던 왕비와는 달리 쌍화점의 왕비는 왕의 권유에 의해서 대놓고
홍림과 동침한 관계지만 왕은 아이를 위해서 동침하라고 한 것이지 둘이 사랑에 빠지라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둘의 관계를 감지하고 왕은 질투를 하게 되는데 감히 왕비를 탐한
홍림에 화가 났다기 보다는 홍림이 자기가 아닌 왕비에게 관심을 더 갖는것에 마음아파 하는
것입니다.

 

아더왕 이야기 외에도 60년대 영화 '내시'나 1천만 관객동원작 '왕의 남자' 같은 영화도
당연히 연상됩니다.  심지어는 주진모가 보스의 여자를 탐했던 '사랑'이라는 영화도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주군'의 여자와 눈이 맞아서 일 벌이는 이야기가 어디 한 둘입니까?
이미 40년대 고전영화 '길다'부터 해서 무지 많죠.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동성애 영화였고 더구나 농도짙은 남성간의 러브씬이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 쉽지 않은 연기를 한 조인성과 주진모를 일단 높이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이 정도 네임밸류의 배우들이 이런 연기를 한다는 것은 90년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송지효 역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언제부터인지 슬며시
우리나라 유명 20대 배우들은 전도연을 제외하고는 벗는데 굉장히 인색했습니다.  무슨
몸에 금테라도 두른 듯.  송지효는 가슴노출까지 불사하며 과감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TV드라마 '궁'이나 '주몽'등 시대극의 경험이 있는 배우라서 무난한 캐스팅이 이루어진
것이겠지만 20대 인기배우에게 노출연기는 부담이 될 수 있었을텐데 송지효는 극의 흐름상
필요한 장면에서 노출을 꺼리지 않았습니다.  조인성 역시 전라의 연기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데 동성애장면까지 포함해서 가장 고생한 배우 같습니다.  다만 송지효의 첫 노출
장면은 극의 흐름상 자연스럽고 필요한 장면이었는데 몸을 사리지 않는 두 배우에 감독이
재미가 들렸는지 이후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노출장면은 약간 불필요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세 명의 배우중에서 주진모가 가장 어울리는 역할로 보입니다. 주진모는 캐릭터에 따라서
혹평과 호평을 받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진 배우인데 쌍화점에서의 역할은 잘 어울렸습니다.
'울보킬러'역할이 너무 짜증났던 '무적자'라는 영화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어울리는 역할이
중요한지를 느껴지게 합니다.  송지효도 무난합니다.  굉장한 '저음'을 쓰는 연기방식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지만 몸을 사리지 않은 것에 걸맞는 역할의 충실도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인성은 조금 어색해 보이긴 하는데 역할 자체가 왕 앞에서 조심스러워
해야 하는 캐릭터인 만큼 그런 어색함이 영화속에서 나름 녹아나고 있습니다.  다만 그의
뻣뻣한 연기때문인지 비극적인 결말이 절절하거나 처절해 보이는 느낌이 많이 약한것은
사실입니다.

 

쌍화점은 인기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파격적인 소재와 과감한 노출씬을 곁들여서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끌어낸 영화로 이런 전략이 나름 성공하여 300만을 훨씬 웃도는
흥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대박흥행'이라 할 수 있는 700만, 800만이 되기에는
약간 아쉬움이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꽤 많은 제작비를 들였고, 세 배우 외에 홍림을
질투하는 건룡위의 2인자 심지호의 역할도 괜찮았습니다.  주진모는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남자연기상을 수상하는 수확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누구보다도 왕을 가까이서 모시며 몸바쳐 충성하던 신하가 왕비와 몰래 바람을 피운다는
설정은 결국 '충성과 사랑'사이에서 사랑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결론입니다.  결국
이 세상에 젊은 남녀의 뜨거운 사랑을 막을 수 있는 '대체제'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일까요?
왕의 총애받는 신하도, 왕비라는 자리도 '사랑'보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물론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것은 너무 당연하면서도.  엇갈린 사랑이 몰고온 파국을 다룬 '한'서린
또 한 편의 시대극이 '쌍화점'입니다.

 

ps1 : 여기의 왕은 보호받기만 하는 나약한 인물이 아니라 직접 칼을 들고 싸우고
        사냥과 그림, 음악에도 능한 재주꾼입니다.  이 정도 왕이라면 왕답다고 할 수 있죠.

 

ps2 : 송지효과 주진모가 고려가요를 부르는 장면이 나름 인상적입니다. 이거 본인들의
         목소리인가요?

 

ps3 : 쌍화점의 조인성 역시 대표적인 민폐캐릭터 입니다.  그로 인하여 죽어나가는 무고한
         인물이 꽤 많습니다.

 

ps4 : 유하 감독의 영화중에서는 단연 '말죽거리 잔혹사'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2번째는
        '결혼은 미친짓이다'이죠.  쌍화점보다 그 두 편의 깊이가 더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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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부담없이 재미있는 코믹 멜러 | 한국영화 2012-05-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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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

2012년 한국영화

감독 : 민규동

출연 :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저는 개인적으로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영화를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잔잔하게 잘 만든 영화이긴 한데 이 영화
에서 착하고 좋은 여자를 불치병에 걸려서 죽게 만들거든요. 감동적인
내용이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민규동 감독이 불과 1년만에 돌아왔습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신작입니다.  전작의 슬픈 여운을 의식했는지 이번에는 정말 부담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코믹 멜러물입니다.

 

2008년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이후로 발걸음이 빨라진 민규동입니다.
5년동안 옴니버스 연출 포함해서 내놓은 작품만 5개입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사실 제가 이런 단순 로맨스 형식의 코미디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영화인데 굉장히 만족스럽게
본 영화입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데 필요한 '캐릭터의 힘'이 굉장히 잘
묘사되었고, 배우들도 제 역할을 잘 했습니다.  괜히 불필요한 군더더기
같은 요소도 없습니다.  오로지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3명의 배우만
활용해서 2시간동안 무리없이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캐릭터에 의존하여 끌고가는 영화이니 배우이야기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우선 제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임수정의 간판 대표작'이 될 것 같습니다.

 

 

 

 

 

 


1979년 생으로 벌써 우리나이로 34살이나 된 임수정은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동안배우'입니다.  아직도 앳된 소녀같은 분위기가 나고 있는데 2003년에
출연한 '장화 홍련'에서 문근영과 함께 등장했는데 임수정, 문근영 두 배우가
향후 한국영화계를 끌어갈 대표배우로서 굉장한 기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임수정은 이후 꾸준히 활동을 했지요.  그렇지만 솔직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빅 히트작'을 만들지 못했지요.  각설탕 같은 영화만 해도
임수정의 역할이나 연기는 좋았지만 영화는 유치한 뮤직비디오 같았습니다.
'전우치'가 크게 히트했다고 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솔직히 전우치에서의
임수정은 안타까웠습니다.  역량으로 보면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 주연급
여배우 중 한 명인데 전우치에서는 철저한 들러리였으니까요. 그리고 나름
'관능적 이미지'를 시도했지만 전혀 관능적이지 못했습니다.

 

좋은 시나리오를 고르지 못한 탓인지 이렇게 늘 2% 부족한 아쉬움을 주었던
임수정이 모처럼 자신이 철저히 주도해나가는 고유 캐릭터를 가진 재미있는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내 아내의 모든것'은 현재 한국영화의 장르 선호도나
배우 선호도, 외국영화대비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무난히 개봉 첫주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작품입니다.  그 이후 2주, 3주 흥행을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제가 보기에 이 영화의
경쟁력은 황수정, 엄정화 주연의 '댄싱 퀸'과 비슷해 보입니다. 모처럼
임수정이 이끌어가는 흥행작이 나올 수 있는 기회이죠.

 

예쁘고 야무진 얼굴이지만 도저히 '섹시한'것과는 거리가 먼 임수정인데
이 영화에서는 마케팅의 촛점이 빨간 드레스를 입고 다리를 노출한 섹시코드
입니다.  정작 영화는? 1급 주연배우인데도 처음부터 옷을 훌훌 벗어던져서
놀라게 합니다.  영화 초반부에 임수정의 전라가 나옵니다. 의외죠. 너무
거침없이 벗어던져서 진짜 '부부간의 거침없는 관계'라는 실감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아무리 옷을 벗어도 임수정은 정말 섹시하지 않아요)

 

 

 

 


그럼 이 영화가 야한영화냐? 아닙니다. 재미있고 유쾌한 코미디입니다.
초반부의 노출장면은 일반 부부간의 일상적인 자연스런 장면이었다고 봐야죠.

일본에서 만나서 급 사랑에 빠져 결혼한 정인(임수정)과 두현(이선균)은
완벽한 커플같았는데 결혼 5년차가 된 지금 너무 캐릭터가 강한 정인에게
두현을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인은 지독스럽게 강하고 논리적인 여성이지요.
즉 '피곤한 여자'입니다. 따지고 참견하고 시시콜콜 걸고 넘어지고.  실제로
남자들이 피곤해 할 타입이지요.  그래서 두현은 회사에 사정해서 강원도로
발령을 받게 되지만 주말부부를 기대한 두현에게 기어이 정인은 강원도까지
따라옵니다.  벌써 두현은 '이혼'까지 고려하고 있지만 '강한 여자'와
'소심한 남자' 관계에서 쉽게 언급하지 못합니다. 그런 두현에게 구세주
같은 인물이 등장했으니 바로 이웃집으로 이사온 '카사노바' 성기(류승룡)
입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사실상 '너무 논리적으로 잘 따지는 피곤한 여자'인
정인과 '모든 여자를 쉽게 정복하는 여성편력 대단한 카사노바' 성기라는
두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영화입니다.  류승룡이 본격 등장하면서 영화의
재미는 고조되고 과연 이 까다로운 정인을 천하의 카사노바인 성기가 어떻게
꼬셔나가는가를 관람하는 것이 쏠쏠한 재미입니다.  두현은 성기를 찾아가
제발 자기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하고 카사노바인 두현을 활용해서 아내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합니다.  '아내의 모든 것'을 파일로 넘긴 두현, 그 정보를
활용하여 본격적으로 '남의 아내 꼬시기' 작전개시를 한 성기... 자 이제
이 느끼하고 웃기고 기발하고 너무나 천연덕스러운 '카사노바'아저씨의
'도도한 여자 꼬시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임수정과 류승룡이 꽤나 덕을 보게 될 영화입니다.  임수정은
제대로 된 '성인역할'에 도정하고 있고,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보다 훨씬
개성 뚜렸하고 주도적이고 나름 연기영역도 넓히고 연기변신도 보여줄
역할입니다. 약간 뒤늦게 진짜 전성기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류승룡의 경우는 정말 요즘 참 잘 나가는 '주연급 조연배우'입니다.
'평양성' '고지전' '아이들' '최종병기 활' 등 그가 출연만 하면 기본
100만이상은 보장되고 수백만 동원도 예사롭습니다. 이번 영화도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더구나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영화마다 제각각 다릅니다.
이번에 연기한 카사노바 역도 그의 새로운 진면목입니다.  임수정과의 호흡도
어쩜 그리 척척 잘 맞을까요?

 

 

 

 

반면 이미 안정적인 '주연급 흥행배우'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이선균은
이번 영화에서는 두 배우에 비해서 약간 손해본 느낌입니다.  임수정이나
류승룡의 역할에 비하면 이선균이 연기한 두현을 별 특징이 없는 심심한 역할
이거든요. 이건 이선균의 문제가 아니라 원래 캐릭터 자체가 그렇습니다.
어차피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정인과 카사노바가 주도하는 내용입니다.
다만 몇 편의 영화에서 보여준 이선균의 연기의 특징이 너무 비슷하다는
것이 걸리긴 합니다. 이게 단점으로 작용할지 장점으로 작용할지 모른겠는데
그는 진지한 역할이든 코믹이든 너무 똑같은 얼굴과 스타일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 특성이 고정인기 캐릭터같은 역할을 하면 장점이 되고 식상해지면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느껴진 '박해일'도 변신을 했으니 이선균도 이제
차기작에서는 큰 변신을 시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요즘 참 잘 나가는
배우인긴 한데 정점에 올랐을때 과감히 변화를 시도할 필요도 있죠.

 

아무튼 세 배우 만으로 지루하지 않는 2시간을 이끌어간 영화입니다. 한정된
배우, 너무 뻔한 스토리와 결말, 그런데도 이렇게 재미나게 영화를 창조해낸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숲'은 뻔하지만 '나무'는 다양하고 예측불허의
모습을 가진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군요.  카사노바가 과연 임수정에게 어떤
작전을 펼쳐갈지 예측하기 어렵고 기발한 부분도 많았는데 그게 이 영화의
핵심적 재미입니다.  카사노바의 접근에 대응하는 임수정의 모습도 재밌지요.
이 영화에서 너무 뻔한 예측가능한 인물은 역시 이선균입니다. 마치 이선균의
역할은 임수정과 류승룡의 경기의 '심판'같은 느낌입니다. 꽤 깔끔하게
시합을 잘 이끈 심판같긴 하지만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가
손해본 캐릭터같은 느낌입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어떤 영화와 경쟁하게 될까요? 우선 같이 개봉하는
칸 영화제 진출작 '돈의 맛'과 맞대결입니다.  제가 보기엔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유리하다고 보여집니다. 배우의 배치도 그렇지만 슬슬 무더워져가는
날씨에 아무래도 부담없이 편안히 볼 수 있는 이런 단순하면서도 재미난
영화가 유리하고 입소문 퍼뜨리기도 쉽고 연인끼리 안전하게 고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 주 뒤에 개봉하는 맨인블랙 3편이 있습니다.
장르가 겹치지 않아서 관객누수는 적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마케팅만 잘 하면 최소 400만 이상의 대박이 가능할 수 있어 보입니다.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영화의 흥행이고 제 예상이 빗나가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이 영화의 '400만 예상'은 얼마나 맞아떨어질지 봐야겠습니다.

 
ps1 : 앞으로 임수정이라는 배우를 향후 5-6년간 제대로 활용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나타나기 어려운 국내 여배우인데 지금까지
      좀 낭비된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임수정이 예쁘장하게 차린 모습이
      전도연과 좀 닮은 것 같습니다.  둘이 자매로 나와도 어울릴 것
      같습니다.

 

ps2 : 류승룡이 왜 갑자기 이렇게 잘 나가죠? '카사노바'역할 정말
      재미있게 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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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2012년) 노인-청년-소녀가 벌이는 묘한 심리극 | 한국영화 2012-05-0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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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2012년 한국영화

원작 : 박범신

감독 : 정지우

출연 :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

 


은교는 박범신의 소설을 각색해서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제목은 영화속에 나오는 여주인공인
고교생 소녀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화제가 된 것은 70대 노인과 10대 소녀의 사랑
이라는 화제의 소재속에서 '적나라한 노출'이 나오는 19금 영화라는 것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게 참 엉뚱하네요.  이 영화의 네이버 평점은 7.00점인데 IMDB 평점에 비해서
굉장히 후한 편인 네이버 평점에서 '가까스로 7점 턱걸이'라는 것은 화제에 오른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처참한 점수입니다.   과연 그런만큼 범작일까요?

 

네, 이게 70대 노인과 10대 소녀의 격렬한 정사씬이 마구 등장하고 말초신경을 자극한
에로물 장르로서의 재미를 기대하고 갔다면 당연히 실망이 클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은교'라는 영화 자체가 일단 그런 장르가 아닙니다.  19금 성인영화인 것은 분명하고
노출이 나오는 장면이 있고,  성관계를 하는 장면도 나오기는 합니다만 그걸 가지고
은교를 '변태 에로영화'처럼 홍보한 언론사의 영화담당 기자가 있다면 그는 기자 자격이
없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라고 봐야 합니다.

 

 

 

 네이버 평점에서 점수가 낮게 나오는 영화는 두 가지 경향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5~7점대의 점수를 준 진짜 '범작'이 있고,  일부계층(20-30%)의 관객이
1~2점을 주었지만 9, 10점을 준 관객도 많은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박찬욱 감독의 '박쥐'였고,  은교도 전형적인 그런 영화입니다.
이럴 경우 단순 산술평균이 아닌 통계학에서 다루는 '빈도'나 '피도'를 반영해서 점수를
매기면 은교의 점수는 훨씬 높아집니다.

 

은교는 꽤 서정적인 영화입니다.   진행도 꽤 느리지요.  대사도 많은 편이 아니고.
그래서 마치 우리나라 영화같지 않고 일본 영화 같은 분위기입니다.  우리나라 영화는
조급하고 극적인 부분이 많은데 일본 영화는 평이하면서도 비자극적인 것이 드라마
장르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은교도 꽤 서정적이면서 진중한 영화인데 극적이거나
조급함은 거의 없습니다. 

 

박해일이 분장한 주인공인 이적요라는 시인은 70대의 노인입니다.  외진곳에 있는
넓직한 단독주택에서 혼자 살고 있죠.  그 주변에 서지우(김무열)라는 젊은 소설가가
있습니다.  그는 공대출신이지만 이적요를 존경하고 그의 제자가 되려고 이적요에게
매우 집착하는 인물입니다.  충실한 조수같기도 하고 집착적인 스토커 같기도 합니다.
이런 둘 사이에 슬며시 나타난 인물이 바로 여고생인 은교(김고은)입니다.  은교는
꽤 순수하고 발랄한 소녀입니다.   가난한 엄마와 함께 살고 있지만 티없는 순수함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는 이적요의 집에서 청소와 잡일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 집을 들락거립니다.

 

 

은교는 이적요라는 노시인, 서지우라는 젊은 작가, 은교라는 여고생 오로지 이 3인의
영화입니다.  나머지 등장인물은 철저한 들러리이죠.  그래서 3인의 일종의 '삼각관계'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젊은 소녀를 가운데 두고 두 남자가 집착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70대 노시인을 사이에 두고 여고생 소녀와 청년작가가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여고생이 노인과 가까와지는 것을 청년이
심하게 질투하는 이야기로 전개가 되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살짝 뒤틀리는 내용이 나오고 새롭게
밝혀지는 내용도 있고,  뜻밖에 전환되는 내용도 있습니다.   큰 사건도 등장하고.
그렇지만 그 와중에 좀체로 흔들리지 않는 중심에 은교와 이적요의 관계가 있습니다.
어떤 관계냐고요? 그건 몇 줄의 글로 쉽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세상사를 깊이
경험해 본 사람일수록,  외로움과 고독, 호기심 등을 다양하게 경험해 본 사람일수록
이해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   그렇지만 언론의 몇몇 기사나 의도적 마케팅을 보고
짐작할 수 있는 '변태적 불륜관계'는 아니지요.  공감이 가고 있을 수 있는 관계입니다.

 

그럼 서지우라는 인물의 역할은? 사실 서지우와 이적요 사이에 슬며시 은교라는 소녀가
끼어든 것이 맞지만 영화는 묘하게도 마치 은교와 이적요사이에 서지우가 불필요하게
자꾸 끼어드는 것처럼 전개가 됩니다.  그렇다고 서지우와 은교는 경쟁관계라는 설정도
아닙니다.  3인의 인물을 엮어서 이렇게 묘한 관계를 전개하는 것도 나름 꽤 기발한
심리극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은교의 '발장면'입니다.  이적요의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집으로 가기 위해서 현관을 나서려는 은교의 발이 클로즈업되고 은교는
나가려다 다시 들어오고 이적요가 있는 곳으로 향하려다 결국 지하로 발걸음을
옮기는 장면입니다.  오로지 은교의 발만 보여주는 이 장면은 꽤 중요한 심리묘사와
행위묘사를 둘 다 하고 있습니다.

 

 

 

배우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아직 한참 젊은 배우인 박해일은 아마 처음으로 노역을
연기했을 것입니다.   실제 나이보다 30살 이상 많은 역할이고 오랜 분장을 매번 참아가며
연기해야 했습니다.  약간 대사가 어색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박해일 자신에게는 좋은
경험일 것입니다.  그가 늘 서글서글한 훈남만 연기한다면 발전없이 금방 싫증이 날 수
있겠지만 '최종병기 활'이나 '은교'같은 역할은 그의 배우 커리어에서 꽤 발전적인
역할입니다.   최종병기 활에서 박해일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던 김무열은 다시
박해일과 공연하였는데 제법 비중이 높은 청년작가입니다.  은교와 이적요의 역할에
비하면 비중이 약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역이긴 합니다.
신인 배우인 김고은,  굉장히 적절한 캐스팅이었습니다.  순수하고 발랄한 여고생으로
잘 어울립니다.  여우도 아니고 관능적인 여인도 아닌 그냥 앳되고 순수한 소녀입니다.
영화의 설정에 굉장히 잘 맞았고,  전개상 한 두 차례 있는 노출도 과감히 불사한 것은
신인으로서 가상한 용기입니다. 

 

해피엔드를 연출했던 정지우 감독은 해피엔드에서도 3인을 중심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3각관계의 영화였는데 은교도 약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해피엔드와는 다르게
극적이고 스릴러적 요소가 아닌 서정적인고 차분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은교'는 고독, 사랑, 존경, 호기심, 질투 등의 요소를 적절히 가미시킨 심리드라마입니다.
호흡을 길게 하면서 차분하게 장면장면 따라가면서 느긋하게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이 스스로의 나이에 맞추어 은교가 되거나 서지우가 되거나
이적요가 되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끝나는 타이밍이 마음에
드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느릿한 전개때문에 2시간이 넘는 영화가 되었지만 그 자체가
영화의 분위기이고 호흡입니다.  늘 급할거는 없잖아요?

 

ps1 : 기억에 남는 명대사

은교 : 저에게 왜 이러시는 건데요?
서지우 : 외로워서

은교 : 여고생이 왜 남자랑 섹스를 하려는지 아세요?
서지우 : ......
은교 : 외로워서요.

 

ps2 : 은교와 이적요의 관계와 진도,  딱 더도 덜도 아닌 바라는 만큼만 진행되더군요.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여러번 쉬었습니다.  그 와중에 '아쉬움의 한숨'을 쉰 관객
        이라면 이 영화를 혹평하겠죠.  "뭐야~  신문 시사가 영 구라였잖아.  뭐 아무것도
        안하잖아"  은교에서 '파격, 적나라함, 쇼킹'이라는 표현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그건
        정말 '구라'입니다.

 

ps3 : 김고은은 향후 얼마나 성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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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2012년) 부러진 사법부 | 한국영화 2012-01-2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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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2012년 한국영화

감독 : 정지영

출연 : 안성기, 박원상, 나영희, 김지호, 문성근, 이경영

         김응수, 김준배, 박수일 

 

 


최근 개봉된 영화 '부러진 화살'이 크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작년 개봉되었던 '도가니 효과'가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죠.  작년에 도가니 개봉시 영화로 인하여 이미 끝난 사건이 다시
쟁점이 되고 결국 가해자가 구속되는 결과가 나왔고 공지영과 황동혁 감독은 '영화와 소설'로
사회의 잘못된 점을 바꾸는데 크게 일조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부러진 화살 역시 그대로 도가니의 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영화는 첫 개봉시에는 그럭저럭
흥행이 되었지만 아마도 관객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여집니다.  입소문과 관심, 정치적
쟁점 등 흥행에 유리한 요소가 여러가지로 형성되고 있으니까요.

 

부러진 화살은 도가니에 비하면 상당히 '통쾌한 영화'입니다.  도가니는 못된 가해자에
의해서 피해자가 처절하게 당하는 영화였지요.  하지만 부러진 화살에서는 여러차례의
'속시원한 장면'이 나옵니다.  안성기가 연기한 김경호 교수는 법적으로는 패했지만
법정에서 벌이는 공방에서는 늘 판사와 검사에게 통쾌한 일갈을 했으니까요.  즉 결과는
패배, 내용은 승리 였습니다. 

 

이 영화는 다들 아시다시피 몇년전에 벌어진 '석궁테러사건'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일부 픽션내용이 있지만 아마도 '법정장면'은 거의 실제에 가깝게 만들려고 의도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도가니'를 넘어서는 사회적 파장이 당연하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을만큼 '수작'입니다.  도가니가 영화적 완성도보다는 주제와 사회적 메시지가
어필한 영화였지만 부러진 화살은 굉장히 영화적 완성도가 높습니다.  감독 스스로 저예산
독립영화에 가깝다고 했지만 굉장히 오락적인 재미가 넘치는 작품이면서 역시나 노련한
베테랑 감독과 배우의 솜씨가 묻어나는 영화였습니다.  주조연급 배우와 단역배우들의
연기력의 차이가 너무 현격한 것이 다소 아쉽지만 비중있는 배우들은 빼어나게 자기의
역할을 합니다. 

 

 

자, 구구절절 영화의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 영화가 주는 의미를 좀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우선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아도 이 영화때문에 사법부가 큰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은
확실합니다.  적어도 엄청나게 공부를 잘해야 될 수 있는 법조인들의 하는 짓거리를
보면 그들이 '매뉴얼'이 없는 돌발상황이나 창의적 역할이 필요할 때 얼마나 한심하게
행동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문제제기한 부분에 대한 신속한 사법부의 해명은 굉장히 궁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법원도 인정한 사실관계들인 '혈흔 감정 안받아준것'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항소심에서 부르지 못하게 한것' '녹음 못하게 한것' '영장없이 석궁을
압수한 것'에 대한 해명은 초등학생이 들어도 굉장히 허접하기 짝이 없으니까요.
차라리 사실관계를 인정할거면 '그건 잘못된 것이었다'라고 해야지 궁색한 변명을
하는 건 더욱 영화를 본 관객들을 화나게 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과거의 이 사건에 큰 관심이 없었던 저 같은 사람은 더더욱 사법부를 크게
불신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과거 이 사건이 벌어졌고 언론에서 '석궁테러'
라는 표현을 쓰며 사건을 보도했을 때 사실 석궁으로 위협을 한 사건으로 인식
했습니다.  자세히 사건에 대한 기사를 읽지는 않았지만 위협했거나 오발한 사건으로
당연히 알았습니다.  왜냐고요? 초등학생이라도 석궁에 맞으면 골로간다는 것 쯤은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보니 놀랍게도 원고(피해자 판사)는 석궁에 맞아서
피가 났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건 차라리 머리에 총맞았는데 살아났다 라는
주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석궁을 쐈다면 당연히 살인미수고 살아난게 기적이니까요.
아니 김교수가 명사수가 아닌 이상 빗나가서 살아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빗나간게
아니라 실제로 복부를 맞아서 가벼운 상처만 생겼다니요.  석궁이 무슨 새잡는 딱총도
아니고.

저는 예전에 교수가 판사에게 석궁을 가져가서 위협했다면 그건 당연히 죄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마찬가지입니다.  김교수는 판사위협죄로 기소되어 징역 1년 또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정도 받았다면 오히려 이 사건이 그다지 이슈가 안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재판에서 석궁을 쏴서 맞았다고 주장했다니요....
하늘이 도와서 다행히 살짝 빗나가서 살아났나요? 그런데 와이셔츠에는 피가 안묻고.

그리고 단순위협과 살인미수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석궁을 맞추려고 쐈다면 그건
굉장히 심각한 범죄입니다.  이런 걸 당하면 무서워서 어떻게 형사사건 판결을
하겠습니까? 사실관계에 따라서 이런 심각한 사건이므로 굉장히 신중하게 증거도
꼼꼼히 체크해서 다루어야 할 사건입니다.  그런데 혈흔감정이나 사건 당사자의
증인채택이 기각되다니요.  그리고 석궁화살이 어떻게 몸에 맞고 튀어나오거나
부러집니까? 몸이 강철이라도 되나요?  벽같은 곳에 부딫친 것이지.

 

 

 

즉 영화를 대충만 봐도 이 사건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건 김교수가 죄가 있냐 없냐의 문제가 아니라(개인적으로 저는 그의 행위자체만
보면 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이 크게 조작되었다는 것이죠.  부풀려지거나
김교수에 대한 괘심죄로 사법부가 사건을 더 크게 조작한 것이죠.

 

이 사건은 기자들도 굉장히 큰 잘못을 했습니다. 이런 초등학생 상식으로 봐도
말도 안되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으니까요.  재판과정을 지켜봤던 기자라면
당연히 황당한 재판이었다는 것을 제기했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죄를 지었다고 생각되는사람을 처벌하려면 아무리 그가 도덕적으로 괘심하더라도 지은 죄에
대한 '사실관계'를 가지고 처벌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지은 죄가 너무 밉다고 해서 터무니없게
죄를 조작하거나 부풀린다면 그건 큰 잘못이죠.  그게 사법부가 한 큰 잘못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나오게 만들었고,  김교수는 사법부에 의하여 희생당하였고
그에 대한 투쟁을 벌이는 '의인'같이 된 셈입니다.  아마도 조만간 김교수가 지은 책이 출판될
것이고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국민의 사법부 불신'
이라는 현상이 일어나고 그건 나라가 불행해지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대통령 불신, 국회의원
불신에 이이서 검찰불신, 거기에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공적
기관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이 되어버리니까 소위 '법치국가'로서의 우리나라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캄캄한 일이니까요. 

최근 정봉주 사건으로 가뜩이나 젊은층으로부터 '사법부'가 불신을 받고 있는데 그 와중에
이 영화가 터진 것입니다.   영화속 김경호 교수의 실제 인물인 '김명호 전 교수'는 굉장한
수구 보수적 인물이었음에도 '정봉주 사건'에 대해서 판사의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명예훼손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곁들이면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김교수의 논리를 들으면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렇다면 똑똑하고 공부많이 한
판사들이라면 설득력있는 '알아듣기 쉬운 논리'로 반박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검찰도 못믿고 법원도 못 믿는다면 이나라 국민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아마도 이 영화의
흥행 영향으로 향후 법정에서 재판받는 피고인들은 굉장히 다른 태도를 보일 것 같습니다.
영화의 영향이 꽤 있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영화속 안성기같은 태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판사에게 고분고분하거나 기죽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꽤 오래전 경험이지만 저도 한 때 직장에서 '법무'관련 업무를 하면서 꽤 많이 법원에
들락거린 적이 있습니다.  직접 사건당사자로 민사법정에 서기도 하고.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면 우리나라 판사에 대한 꽤 불쾌한 기억이 많습니다.  민사재판에 출석했을때 때뜸
판사가(젊은 여자판사였습니다.  이름이 기억난다면 꼭 실명을 적었을텐데) '갑호증
인부하세요' 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게 무슨 뜻입니까?'라고 물으니 '못 알아
들으셨으면 다음 기일까지 알아오세요'라고 재판을 바로 끝내더군요.  제가 이 영화같은
것을 본 상태에서 그런 재판을 받았다면 아마도 '이 싸가지 없고 권위적인 판사야.  내가
변호사냐? 알아듣기 쉬운말로 하면 어디 덨나니? 지나가는 사람 100명 붙잡고
갑호증 인부하는게 뭐냐고 물으면 몇 명이나 알아듣겠니?'라고 대들었을 것입니다.

(참고 : 갑호증 인부라는 말은 갑호증의 내용에 대해서 인정하냐 부정하냐 그런 질문
입니다.  갑호증이란 원고측에서 증거로 제시한 서면증거자료 입니다.)

 

즉 그렇게 판사가 권위적이고 황당하게 알아듣기 어려운 용어를 쓰니(더구나 우리나라
법적인 용어 상당수는 잘못된 용어입니다.  버젓이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일본식
재판용어를 계속 써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쉽게 승소할 수 있는 재판도
비싼 돈 들여서 '변호사'를 쓰게 되는 것입니다.  즉 법조계의 태도가 그렇게 일반
국민에게 권위적이고 억압적입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그런 사법부에 던지는 굉장히 통쾌한 일갈이며 호통입니다.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면 김명호 교수가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는 것을 호소하려는
의도라기 보다는 사법부의 잘못된 관행이나 권위적이고 비 합법적인 태도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이여! 바보처럼 당하고 살지 말고
공부해서 자신의 당연한 법적 권리를 찾아라!''라는 선동입니다.

 

 

 

 

자, 이제 좀 영화얘기로 돌아가서

 

주인공인 김경호 교수 역은 안성기가 했는데 안성기는 실제 사건 당사자 김명호 교수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실제 당사자보다 영화속
배우가 더 나이가 많은 경우는 꽤 드문 경우입니다.  왜냐햐면 실제 당사자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과거의 사건'이므로 영화에 나올때보다 몇 살 더 먹게 마련이니까요
그렇지만 이 영화의 주제는 김교수의 나이를 몇살로 설정하던 큰 의미가 없으므로 노련한
베테랑 배우 안성기가 맡았던 것이 큰 무리가 없었고, 안성기는 꽤 적역이라고 느껴집니다. 
박원상, 나영희, 김지호, 이경영, 문성근 등 주요 배역들은 자기 역할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어느덧 '50대 배우'가 된 나영희는 굉장히 곱고 품위있게 나이를 먹어서 오히려 '어둠의 자식들'
같은 대표작을 찍던 20대 시절보다 훨씬 지적인 모습이 되었습니다.   모처럼 영화속에서 만난
김지호도 꽤 아름다운 30대 배우의 모습입니다.  이경영, 문성근 등 판사역으로 출연한 배우들도
그럴싸했습니다. 특히 최근 '정치'에 전격 입문한 문성근은 그 와중에 언제 이 영화에 출연
했을까요? 그가 만약 올해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당분간 그가 출연하는 영화는 볼 수 없겠지요.

 

'하얀 전쟁' '헐리웃 키드의 생애' '남부군' 등 80-90년대 활발히 활동했던 베테랑 정지영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너무 감독들의 수명이 짧은 것
같은데 이런 베테랑 감독의 영화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반가운 일이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한 때 정말 잘 나갔던 '배창호' '이장호' 감독 같은 분들도 오래전부터 영화연출을
거의 안하고 있는데 '중견감독'에 대한 대접이 우리나라에서 너무 소홀한 편입니다.  60-70대
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감독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지영 감독은 베테랑
답게 녹슬지 않은 무르익은 연출을 매끄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칫 딱딱하고 어두울 수
있는 '법적 사회물'을 굉장히 경쾌하고 재미있고,  매끄럽고 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러진 화살은 2012년을 여는 문제작이며 상반기 화제의 영화가 될 전망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단지 '벌어진 사건의 결과'에 대해서만 분노하지 말고 지금도 부당한
재판의 희생물이 될지도 모르는 인물들에 대한 관심과 보호의 역할까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 대표적으로 천안함 사건관련 재판을 받는 신상철씨나 최근 경찰서장
폭력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노인분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신상철씨 재판 같은 경우는 천안함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때문에 재판을 받는 것 같은데
굉장히 냉정하게 봐야 하는 사건입니다.  저도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일거라고 확신하는
국민 중 한 사람이지만 천안함이 북한이 했느냐 마느냐의 여부와 신상철씨가 유죄냐
무죄냐는 사실 동일한 잣대가 아닙니다.  국민은 정부의 발표를 모두 100% 믿어야 할
의무가 없고,  실제 마음속에서 믿음이 안가는 것을 법으로 찍어누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믿음이 안가면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고 그에 대해서 정부는 시원스런
해명을 하면 당연히 의혹은 사라집니다.   천안함 사건의 예에서 천안함에 타고 있던
생존장병들에 대해서 기자의 취재나 인터뷰를 봉쇄하고 방송 출연도 봉쇄하고 입을
봉하게 하고 있고, 또한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었던 1번어뢰에 대해서 누군가 가리비가
붙었다는 주장을 함과 동시에 서둘러 그 어뢰를 치워버리고, 바로 이런 행위가 그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를 의심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즉 '의심의 빌미'가 되는 행동을 한 정부가
문제이지 그걸 의혹제기한 사람을 잡아 가두려고 재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즉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100% 맞다고 하더라도 그걸 의심하거나 의혹제기 한다고
유죄라는 것은 부당한 것입니다.  의혹제기하는 부분은 시원스럽게 해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지 찍어누르다니요.  해명을 시원스럽게 하면 아무리 의혹제기를 해도 영향이
없죠.  그런데 의혹제기만 하면 빨갱이니 친북이니 하는게 문제입니다.

 

경찰서장 폭행사건도 저는 아무리 관련 동영상을 돌려봐도 경찰서장이 시위대에 들어가서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무슨 대단한 폭행을 당한 것이 전혀 아니던데(처음 언론에 보도가
되었을때 저는 진짜 대단한 폭행이라도 당한 줄 알았습니다.) 폭행죄로 처벌을 받을 상황인
힘 없는 노인이 있습니다.  이뿐인가요? 몇년전 국회에서 60대 몸도 불편한 할머니가 전여옥
의원을 폭행했다고 해서 끌려나갔고 처벌을 받았지요.  당시 사건이 벌어지고 뚜벅뚜벅
걸어나갔던 전여옥 의원은 병원에서 안대를 하고 울부짖으면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고
외쳤습니다.  이 얼마나 코미디입니까? 전여옥 의원의 유재순씨 표절사건에서도 당사자인
유재순씨는 재판을 위해서 막대한 항공비와(일본에 거주하는 분이죠) 정신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재판에서는 승소했지만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이미 상당한 피해를 당한 것을
누가 보상할까요? 몇년간 질질 사건을 지연시키고 끌어온 재판부가 사실 가해자입니다.

 

몇가지 사례를 들었지만 '도가니' '부러진 화살'같은 사건이 벌어진 원인은 사실
판검사, 변호사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과 국민의 죄가 더 큽니다.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한 '진정한 분노'라면 그와 유사한 부당한 피해의 재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신상철씨 사건, 경찰서장 폭행사건, 전여옥의원 사건 등 부당하고 힘없고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다수 존재하고 있고, 아마 도가니나 부러진 화살같은 영화는
수백편 만들 수 있으지도 모릅니다.  그런 걸 외면하고 영화나 나오면 그때만 분노하는
척 하는 국민들과 언론들이 실제로 더 큰 가해자일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국민들의 몫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지영 작가' '황동혁 감독'
'정지영 감독'은 꽤 의미있는 일을 한 사람들입니다. 

ps1 : 정봉주 유죄판결 이후 누가 박근혜 의원을 동일혐의로 고소했지요.  아마도
        법원까지 안가고 검찰선에서 '불기소'가 되겠지만,  그럴 경우 과연 국민들이
        얼마나 수긍하겠습니까? 뉴스를 꼼꼼히 안보는 저 같은 사람들은 정봉주 전의원이
        BBK관련 의혹을 심하게 제기한 인물이라는 사실 자체를 몰랐습니다.  그렇지만
        BBK사건이 있었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요. 왜?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후보
       경선때 하도 떠들었으니까요.  즉 BBK 사건을 일반 국민에게 알린 영향력은
       정봉주전의원보다 박근혜의원의 영향이 훨씬 컸습니다.  정봉주 유죄판결이
       얼마나 '뜨거운 감자'나 '부메랑'역할이 될지 판검사들은 알고나 있을까요?
        그건 정봉주가 잘했냐 잘못했냐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법적인 판결은 싫고 좋고의
        감정이 아니라 '사실관계'와 '법적인 효력'이 잣대가 되야 하니까요.

 

ps2 : 재판에 참여해 본 국민이라면 우리나라 사법제도가 얼마나 국민에게 불편하고
        권위적인지 잘 알것입니다.  억울해도 소송자체가 쉽지 않아서 포기하고 맙니다.
        가령 대기업과 소송을 하려면 1심, 항소심, 상고심까지 가려면 변호사비용만 정말
        막대하게 들고 시간도 꽤 오래걸립니다.  판사들과 변호사들이 맘먹으면 사건은
        정말 몇년이고 끌 수가 있죠.  그래서 대부분 승소할 수 있는 사건도 포기하고
        조정(합의)에 임하게 됩니다.  부러진 화살이 설명 '상당수가 픽션'이라고 해도
        이 영화를 보고 매우 통쾌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ps3 : 여러 법정영화가 있지만 이 부러진 화살만큼 실제 재판모습을 제대로 고증한 영화도
         드물더군요.  초반부 민사재판은 특히.  피고와 원고가 앞자리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모습이 제대로 고증되었고.  형사재판에서의 검사의 위치, 변호사의 위치,
         증인의 위치 등이 실제 법정과 거의 일치합니다.  변호사나 검사가 왔다갔다하면서
         질의를 하는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사실과 너무 다른 법정모습'과 비교하면
         부러진 화살은 꽤 사실적으로 연출된 영화입니다.

 

ps4 : 안성기의 아들로 나온 배우 참 바르고 잘생긴 인물이더군요.  이런 아들 있으면
         부모들이 꽤 뿌듯하겠습니다.
 

ps5 : 박변호사는 실제로 그렇게 술고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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