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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기계 - 김대식 | 독서체험기 2020-10-1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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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김대식 저
동아시아 | 2016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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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250년 전 산업혁명이 기지개를 펴던 시절만 해도 기계는 단지 인간을 보조하는 수준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리적인 능력은 금세 인간을 따라잡았고,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인간이 하는 일의 대부분을 기계가 대신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를 투입해서 처리하는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내는 형태의 기계 시스템을 '약한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제조업이나 자동화된 산업뿐만 아니라 전문직과 같은 서비스 업종까지 인공지능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2030년 경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직업의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약간은 복잡한 상호작용과 판단을 해야 하는 의료 서비스나 법률 서비스도 인공지능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돌팔이나 미숙련에 의한 의료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어디에서든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좋게 보자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도농 간의 의료 격차나 의료인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시민의 건강을 볼모로 시위와 파업까지 하는 의료집단의 대체가 가능하다. 이들의 업무는 아주 이상적인 자동화 대상이다. 얼마 전 바둑에서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알파고가 모든 전문가의 예상을 뒤엎고 이세돌을 상대로 4 대 1로 완승을 했듯, 세상에 존재하는 뛰어난 의사들의 모든 치료 성공 사례와 연구자들의 전문 데이터를 모으고, 이것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한다면 기술적인 면에서는 그 어떤 의사보다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환자가 의사에게 원하는 것은 단순한 질병정보 제공이나 치료 서비스만이 아니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호작용도 간절히 필요로 한다. 인공지능으로 환자의 상태나 성향에 따른 비의료적 서비스까지 가능하게 되어 기계가 인간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고, 위로하며, 친구가 되어줄 수도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호아킨 피닉스가 열연했던 <그녀(her)>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인간보다 AI에게 더 인간적인 감정을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판사는 또 어떤가. 법치주의 마지막 보루라고 여겨졌던 사법부마저도 박근혜 정부에서 판결을 통해 이권을 거래한 정황이 드러났다. 같은 죄를 범해도 권력과 돈 있는 사람에게는 아량을 베풀고, 돈 없고 빽없는 사람은 자비 없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법부야말로 민주주의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인공지능을 도입해야 하는 분야 중 하나가 아닐까. 다만, 법의 판단을 기계에게 대체하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시민 배심원 등의 보완은 필요할 수 있겠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장 큰 변화가 발생하는 분야는 무인자동차의 실현을 앞둔 자동차 업계다. AI가 차량을 운전하면, 뒷좌석에 편하게 앉아서 음악을 듣거나 피로를 푸는 정도에만 생각이 머물렀는데, 책에서 예측하는 변화는 훨씬 더 다양하고 혁신적이다. 우선,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가 제로에 수렴하게 된다. 연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우리나라에서만 1만 명,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넘는다. 생활의 질이 개선됨은 물론이고, 보험이나 관련 업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될 거다.

 

자동차는 인류의 발명품 중 가장 비효율적이다. 대부분의 차량은 평균적으로 하루 10% 정도만 운행되고 나머지 90%는 주차장에서 공간만 차지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게는 주차장이 필요 없다. 모든 개인의 스케줄과 운행 일정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은 즉시 어떤 차량이라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모든 차량은 도로에서 운행상태에 있게 된다. 지금 보급된 차량의 10%만 있으면 운영이 가능하다. 자동차 업계는 다른 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할지도 모른다.

 

교통체증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 차가 정체되는 이유는 신호를 받거나 정차하는 차량의 연쇄작용 때문이다. 뒤로 갈수록 훨씬 밀림현상이 커지게 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차량은 모든 승차 정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신호시스템도 최적화되어 운영된다. 차량 간격은 앞뒤로 1미터가 안되는 거리까지 줄어들 수 있다. 정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연료의 에너지 효율은 높아지게 된다. AI는 인간의 시간과 공간의 낭비를 줄이고 자원까지 절약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그리는 미래는 온통 장미빛이기만 할까? 자신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계를 '강한 인공지능'이라고 하는데, 터미네이터와 같은 영화에서 나오는 로봇은 모두 이에 해당된다. 미래에 강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게 되면, 인간은 한순간에 '을'의 신세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 인간이 기계 자신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그냥 멸종시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잔인해서 그렇다기보다는 인간이 개미를 무심코 밟아 죽이듯, 기계에게 인간은 어떠한 고려 대상도 아니게 되는 것이다.

 

다만, 딥러닝을 통해 강한 인공지능을 터득한 기계는 인간이 3차원의 수준에서 학습하는 낮은 단계의 사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인식, 공생적 사유마저도 인간보다 훨씬 더 깊게 사고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미루어 짐작하건대, 인간이 동물을 미러링 하듯, 인간의 선한 의지나, 연민, 동정에 공감해 줄 수도 있다. 인간이 더불어 함께 살만한 존재임을 기계에게 느끼도록 하면, 인간도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인류 전체가 지구적 관점에서 좋은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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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인간 vs 기계 | 책책책 2020-10-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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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김대식 저
동아시아 | 2016년 04월

 

[책 속에서]

 

증기기관의 탄생과 함께한 1차 산업혁명, 그리고 전기와 정보기술이 만들어낸 2차, 3차 산업혁명. .. '인공지능'은 19세기의 석탄과 20세기의 석유처럼, 21세기 산업경제의 원천적 자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0만 대군을 이끌고 그리스를 침공했던 크세르크세스 1세의 승리를 믿었던 페르시아인들처럼 ...

 

왜 기계에게 학습능력이 있어야 할까? 세상에는 두 가지 타입의 정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첫째 정량화된 정보... 하지만 만약 외계인이 우리에게 어떻게 팔을 들 수 있는지 정확히 설명해달라고 한다면?... 보여줄 수는 있지만 완벽한 설명이 어려운 비정량화된 정보가 있다. 이를 통해 이뤄지는 행위를 '직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직관은 바로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모라베의 역설' 인간에게 쉬운 일을 기계에게 구현시키기는 매우 힘들다는 점.

 

보통 강아지라고 이야기하는 집합의 멤버들을 보니까 이론적으로는 무한에 가깝습니다.... 이 무한의 변이들을 설명으로 다 묶어내기는 불가능합니다. .. 이 무한에 가까운 정보를 입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방법...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인간이 어떻게 비정형 데이터를 자신의 뇌에 입력시키는지 알면 그 논리로 인공지능을 만들어서 기계에 심어주면 되지 않을까요?

 

유명론, 실념론…. 실념론적 관점의 종교철학에서는 이 이론으로 세상을 이해합니다. 모든 물질의 이데아, 그러니까 참된 강아지, 참된 바나나, 참된 책상이 존재합니다. 또 이 이데아의 이데아를 신으로 해석하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 세상을 믿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보편적인 물체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결국 우리의 경험과 경험에 무언가 교집합이 존재하고 그 교집합이 바로 보편적인 물체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유명론의 특징은 강아지의 모든 강아지, 우리가 경험한 모든 강아지들의 공통점은 사실 단 하나뿐이라는 겁니다. 뭘까요? 바로 ‘이름’입니다. 강아지는 강아지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공통점 외에 다른 공통점은 없습니다.

 

물질적이지 않은 무언가가 물질적인 것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유일하게 자유의지밖에 없습니다.

 

진화과정에서 물체 인식하고, 걸어 다니고, 공을 받아치는 문제가 해결된 겁니다…. 단, 진화과정에서 고등수학 문제들은 풀 필요가 없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각 상황에서 저장할 가치가 있는 정보와 저장할 필요가 없는 정보를 구별하여 저장합니다. 그리고 그 구별한 정보들도 압축을 합니다. 아주 굵은 가지만 남겨두죠. 그리고 그 기억을 나중에 기억할 때에는 내가 예전부터 알았던 이야기, 내가 들은 이야기, 남들이 나한테 보여주는 이야기, 그런 것들을 합쳐서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어서 기억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기억한다’라는 것은 어디에다 정보를 저장했다가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매번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나 다름없죠.

 

시냅스 연결선,… 그중 3분의 1정도는 유전적으로 만들어지고, 3분의 1은 환경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나머지 3분의 1은 그냥 랜덤으로 만들어집니다.

 

동일한 커피를 마셨을 때 혀가 느끼는 동일한 감각을 뇌가 이전의 경험으로 재해석한다는 것입니다. 혀를 믿지 않는 거죠.

 

딥러닝은 더 이상 인간이 기계에게 세상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관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그냥 집어넣어주는 겁니다.

 

김연아 선수에게 ‘어떻게 스케이트를 그렇게 잘 타세요?’라고 질문한다면…. 사실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답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스케이트를 잘 타는 비결의 진실은 김연아 선수의 뇌와, 팔, 다리 신경세포들 간의 시냅스에 있겠지요…. 이 정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김연아 선수 자신도 말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결국 언어로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정보와 기능은 딥러닝같은 방식을 통해 기계에게 학습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딥러닝은 표현할 수 없는 건 학습을 시켜서 해결하겠다는 원리입니다.

 

사실은 왜 수익이 나는지 정확한 이유를 워렌 버핏 자신도 모르기 때문이죠…. 10퍼센트 이외의 90퍼센트는 직감으로 투자한다고 워렌 버핏은 말할겁니다. 공학자로서의 입장을 말하자면 직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가각합니다. 당연히 뇌는 무엇인가를 계산을 하고 그 일부만을 언어로 표현하는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걸 우리가 적분해서 합쳐서 직감이라고 이름을 붙여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혼자 보면 편하지만 외로워서 우울해집니다. 여러 명이 같이 스포츠 중계를 보면 재미있지만 만나야 하니 귀찮기도 해요… 기계와 콘텐츠를 두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딥러닝 기계가 추론해낼 수 있는 깊이는 이미 인간보다 깊습니다. 인간은 10~20층 높이인데, 알파고는 48층,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기계는 152층이에요.

 

인간 프로기사들은 20수를 내다본다 하던데 게임에서 자주 봤겠지만 알파고가 수를 두면 아마추어도 안 하는 실수라 했잖아요. 근데 40수 뒤에 보니 그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거잖아요. 우리는 모르는 미래를 알파고는 이미 알기 때문에 준비해두는 거죠.

 

자동차 스스로 다니는데 10시간이나 세워둔다는 것은 낭비라는 거죠. 20퍼센트도 안 되는 사람들만이 자동차를 소유… 자동차의 10퍼센트만 있으면 모든 사람을 운송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계가 운전하면 자동차 사고의 90퍼센트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교통체증도 사라지겠죠…. 지금 다니는 차들은 5~10미터의 간격을 두고 운행합니다… 무인자동차들은 바짝 붙어갈 수 있습니다.

 

세상을 알아보고 알아듣고, 이야기하고, 글을 읽고 쓰고, 정보를 조합하고, 이해하는 것을 사람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약한 인공지능… 독립성이 있고, 자아가 있고, 정신이 있고, 자유의지가 있는 기계를 강한 인공지능

 

화이트칼라족, 데이터를 가지고 일을 하는 직업들이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판사, 의사..)

 

앞으로의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위주다 보니 어쩌면 기계가 스스로 업그레이드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마지막 발명품이라는 거죠. 왜일까요? 인공지능 이후 모든 발명은 기계의 몫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인지자동화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 전체의 효율성은 늘어나겠지만 재분배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어느 한 순간부터 로마 시민들을 국가가 먹여 살리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소득을 시행했죠.

 

15, 16세기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사람들이 남미를 정복하고 잉카인들을 학살하면서 이런 보고서를 썼습니다. ‘잉카인들은 칼로 찌르면 피는 나오고 소리는 지르지만 아픔을 못 느낀다.’ 또 19세기에 버지니아에 있는 농장주들은 흑인은 아무리 채찍으로 때려도 백인 같은 아픔을 못 느낀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열 살까지는 약한 인공지능이라 보면 됩니다. 물체를 인식하고, 말도 하고, 알아보지만 독립적이지 않아요. 부모들이 하자는 대로 하지요. 그런데 열다섯 살 정도 되면 어느 순간 부모 말을 안 들어요. 강한 인공지는이 됐죠… 스스로 진화하고 발달한 거죠. 우리는 약한 인공지능이 생기는 순간,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스스로 강한 인공지능으로 발달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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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 최배근 | 독서체험기 2020-10-1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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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최배근 저
21세기북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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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인 데이터 중심, 플랫폼 경제시대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사회다. '연결되어 있다'라는 의미는 그만큼 효율적이고 빠르다는 말이다. 국가 경제의 벽이 없어지고 금융은 지구의 반대편까지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 반면에 높은 효율성은 문제가 빠르게 퍼질 때도 발휘된다. 이를 전염효과라고 하는데, 모든 경제의 네트워크가 촘촘히 연결되어 있으므로, 어느 한 지역의 문제는 그 지역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2008년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불황의 늪으로 빠뜨린 것도 그러한 이유다.

 

경제가 통합된 시대에서 전염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한 국가의 문제만을 해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를 초월하는 통합기구가 있다면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정책을 집행하겠지만, 지금의 국제기구는 몇몇 힘센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그마저도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강한 나라일수록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국제 사회의 요구를 거부하기 일쑤다.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협력의 손을 잡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전에 겪지 못했던 미증유의 사건이다. 악명 높았던 1930년대의 대공황 이후 세계경제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2020년 9월에 발표한 OECD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세계 경제가 전년보다 4.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를 초월해서 이동하는 사람과 상품은 인류 전체를 훨씬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그만큼 전염효과도 강화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계기로 중심주의에 매몰되었던 강대국들은 신뢰와 협력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초연결, 데이터 중심의 세계에서는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에게도 기존의 근대적 자본주의와 자유 민주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경제의 편중, 노동의 소외, 빈부의 격차 심화는 개인의 자유에 과도하게 기울어진 근대 민주주의의 산물이다. 얼마 전 8.15 보수단체 집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된 것은 극단적인 자유의 허용이 자칫 공동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호모 엠파티쿠스, 즉 자율과 신뢰를 바탕으로 공감하는 인간을 대안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는 공감하는 개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데, 국가는 적극적으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개인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체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시민들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에 반대하여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거나, 거리에 나와 시위에 참여한다. 초연결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제한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나는 코로나19팬데믹 하에서 보수집단의 대형집회를 불허해야 한다는데 찬성하고, 8.15집회를 허용해 준 판사를 비판하는데 동의한다. 그런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공공복리를 위한 자유와 권리 제한은 독재시대 시민의 입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대안으로 생각하는 자율성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에 큰 틀에서는 동의하지만, 위정자들에 따라 오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 한 가지, 이런 공감하는 인간으로 구성된 국가가 잘 운영되려면, 당연히 신뢰와 협력을 방해하는 무임승차자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피를 흘리며 희생했던 민주세력이 집권하자 이제는 과거 독재에 부역했던 수구집단들이 민주화된 사회에서 그 혜택을 고스란히 보고 있다. 예전 권위주의 시절의 방식으로 탄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교묘히 악용하여 거짓 날조된 기사를 쓰는 언론과 공공 이익을 훼손하는 수구집단은 일종의 무임승차들이다. 그 폐해는 우리 모두의 비용으로 되돌아온다. 그 무임승차 세력을 어떻게 징벌하느냐가 앞으로의 시대에 가장 큰 과제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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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 책갈피 2020-10-1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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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최배근 저
21세기북스 | 2020년 08월

 

[책 속에서]

문제는 국민경제 간의 경계가 해체되었음에도 각국은 경제정책의 독립적 운용이 가능하다고 믿고, 초국가 협력을 외면했다는 점이다…. 경제의 네트워크화에 따라 초국가 협력의 필요성이 구조적으로 커졌지만, 현실적으로 초국가 협력의 리더십은 매우 빈곤한 상황이다.

 

플랫폼 산업의 또 다른 얼굴…. 디지털 생태계는 한계비용 제로와 더불어 물리적 장벽이 소멸해 산업사회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의 경제성’을 만들어냄으로써 시장을 집중시키고 있다…. 평균 노동자들은 지대 획득에서 소외되며 소득 불평등이 심화된다.

 

이른바 ‘슈퍼스타 기업’들의 고용 창출력은 기존의 제조업보다 낮기에 노동소득 비중이 하락한다…. 문제는 제조업 생태계의 노동형태와 다르다 보니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겪으며 확보한 노동권이 무력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혁신’이 유일한 해법이고, 혁신은 좋은 아이디어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기본소득은 혁신의 시드머니에 해당한다.

 

상상력과 창의성의 원천인 놀이 없이는 문화의 진화가 불가능하다. 놀이가 상상력과 창의성의 원천인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할 때만 창의성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TV 시청 시간이 긴 곳은 미국, 터키, 일본처럼 노동시간이 긴 나라들이다…. 오히려 노동시간이 짧은 나라일수록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해 어린아이나 고령자를 돌보거나 작곡이나 예술 분야에서 활약하는 사람이 많다.

 

협력이 일상화되기 위해서는 ‘집단행동의 딜레마’를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공동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할 때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일탈행동을 하거나 무임승차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팃포탯)

 

인민민주주의가 권력의 집중으로 귀결되는 이유는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지 않고서는 공익의 달성이 어렵다고 보기 대문이다.

 

민주주의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자율과 협력을 사회와 경제의 운영원리로 삼는 ‘자율 민주주의’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매초 구글 검색이 4만 건 이상 발생….

 

여전히 세상은 20세기 경험에 기초한 사고와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고, 무엇보다 21세기 청년들은 그 연장선상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혁명’이 시급하다.

 

학교만큼 똑같은 것을 강요하는 곳이 있을까? … 학교급식과 교도소 급식이 닮은꼴이라는 유현준 건축가의 지적… 학교는 구조적으로 다양성을 체험하기 어려운 곳이다. 이런 공간에서 교육받는 학생들은 자신과 다른 친구를 싫어하며 이른바 ‘왕따’를 시킨다. ‘연결의 세계’나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다른 모습을 좋아하고 협력의 파트너로 삼아야 하는데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연결의 세계에서 전염효과를 최소화하거나 예방하려면 투명한 관리와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 연대를 통한 신뢰 구축, 그리고 이를 통한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유도해야 한다.

 

세상의 연결이 강화되면서…. 연결망의 한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로 확산하는 ‘전염효과’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전염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상호 협력과 신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연대와 전체에 대한 자기 책임성을 전제로 가능하다…

 

패권국들은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들은 주변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반대로 주변국들은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무차별적인 전염의 피해는 중심주의 세계관에 사망을 선고했다.

 

경제 생태계도 상호의존과 상호작용 관계에 있는 자연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경제 생태계의 파괴를 최소화하는 직접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파괴된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약화된 경제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후적 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IMP 원인: 182P

 

부동산 정책은 기본적으로 주택이 없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단순히 새로운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만으로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3~16년 서울에서 신규로 공급된 주택 중 약 78%를 유주택자가 매입한 사실이 부동산 시장의 모순적 상황을 잘 보여준다.

 

‘눈치’란 타인의 표정이나 생각 등을 읽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그런데 한국인의 ‘눈치 문화’는 한때 개성의 부족이나 열등감 등 사회 발전에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한국인의 ‘눈치 문화’는 사회 전체의 단합을 위해 개인주의적 행동을 자제하는, 즉 공동체에 대한 자기 책임감을 실현하는 모습으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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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분기점 - 폴크루그먼 外 | 독서체험기 2020-10-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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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거대한 분기점

폴 크루그먼 등저/오노 가즈모토 편/최예은 역
한스미디어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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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고 인정받은 경제학의 권위자, 저널리스트, 유명 저술가 7명을 인터뷰한 책이다. (최배근 교수의 글은 원본 인터뷰와는 상관없이 한국출판본에서 추가된 내용임) 미래의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를 예측해보고자 한다면 그래도 제일 뛰어난 학자나 전문가의 전망을 들어보는 게 참고가 될 거다. 그런데,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듯 저명한 학자라고 해도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일단, ‘세계적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전문가들의 특징은 나 같은 일반 독자에게는 그리 친절하지 않다는 거다. 개인적으로 만날 일이 없으니 그들의 사교성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글과 말이 그렇다는 거다. 노벨상을 받거나 뛰어난 업적으로 이름을 날린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분야에 매우 전문적인 사람이다. 제너럴리스트로서 넓게 아우르기보다는 스페셜리스트로서 깊게 파는 쪽에 더 가깝다. 깊게 파기 위해서는 넓게 파기 시작해야 한다는 철학자(아마 스피노자던가?)의 말도 있지만, 전달하는 것은 아는 것과는 또 다른 분야니까 말이다.

 

나에게는 오히려 대중 저술가로서 인정받는 사람의 글을 읽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그런 면에서 뛰어난 학자이기도 하지만 베스트셀러 저자로도 친숙한 장하준 교수나, 로버트 라이시와 같은 저자의 글을 선호한다. 그들도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제너럴리스트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대중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쉽게 전달되는지를 잘 안다. 그리고 글이 재미있다. 그 분야에서 커뮤니케이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 그에 비하면 이 책은 재미가 덜하다. 게다가 이 책은 일본 인터뷰어가 진행한 내용이라 별로 관심 없는 일본 이야기가 책에 자주 등장한다.

 

7명의 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미래 경제의 공통점을 들자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일자리는 줄어든다. 남아있는 일자리조차 기존 제조업에서 보장됐던 안정적이고 괜찮은 일자리에 비하면 질적으로 떨어진다. 노동이 소외되고 위축된다.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기업들의 실적도 소수에게 집중된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개인의 소득이 감소하고 수요부족에 따른 불황에 빠지게 된다. 성장의 관점에서는 경제가 잘 굴러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해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기본소득’인데, 이 이슈는 최근에 많이 쟁점화되어서 웬만한 찬반 의견은 다 외울 정도다. 반대하는 측의 논리는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누가 일을 하겠느냐는 거다. 종일 티브이만 보거나, 놀 궁리만 하게 될 거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간단한 반론은 오히려 4차 산업시대에는 창조적 혁신이 괜찮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거고, 창의성은 잘 노는 문화에서 오히려 싹이 트고 잘 자란다는 거다. 인류는 원래 놀면서 문화를 만들어왔고, 상상력은 놀이를 즐길 때 비로소 풍성해진다. 호모 루덴스, 놀이가 인간의 본질이다.

 

또 한 가지 의견으로 경제 성장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중세와 근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경제성장이란 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2백 년 동안 성장한 것이 인류 전체의 역사를 놓고 보면 예외적인 경우다. 어린아이가 육체적으로는 20세까지 성장하고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자라지 않듯이, 경제성장도 어느 시기까지는 지속되지만, 성숙해진 인류는 성장이 되지 않아도 충분히 다른 방식으로 잘 살아갈 수 있다. 오히려 경제성장으로 인해 신음하는 지구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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