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코니의 독서일기
http://blog.yes24.com/coiio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코니
책을 읽어요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15·16·17기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5월 스타지수 : 별223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서평단 신청
포스트
나의 리뷰
독서일기
영화일기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22 / 0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오늘 10 | 전체 32727
2017-04-13 개설

전체보기
우리 몸이 세계라면 | 독서일기 2019-01-10 17:07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98256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저
동아시아 | 2018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김승섭 교수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2017년에 출간된 이후 그 해부터 그 다음 해까지 온갖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정말 많은 분이 추천하신 책입니다. 저도 그 책을 정말 인상깊게 읽었는데요, 이렇게 의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곧 기대수명이 100세를 넘을 것처럼 말하는 시대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픈지, 그리고 그 아픔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영향은 지금도 진행중이죠. 그리고 의대를 졸업하고 갈 수 있는 다양한 경로 중에 '사회역학자'라는 길이 있다는 것도 김승섭 교수님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동시에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이처럼 인간의 정직한 몸이 드러내는 많은 불평등과 차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에 김승섭 교수님의 신간 『우리 몸이 세계라면』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책은 우리 몸에 대한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일어난 많은 차별과 문제들을 다루었고 결국 우리가 정말 집중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안내합니다.


 이번 책에도 저번 책과 마찬가지로 아픈 내용들이 참 많았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내용 중 하나는 3장에 나왔던 인종 차별에 관한 부분입니다. 많은 분들께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인종 차별이 심한 나라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사실 별로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예멘 난민사태는 우리 사회 다수가 난민과 외국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아주 잘 드러내 주었지요. 책에 인용된 논문에 따르면 2011년에서 2012년까지, 한국인의 범죄율이 외국인의 범죄율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 비율을 보면, 한국인의 범죄 중에서는 3.0%를, 외국인의 범죄 중에서는 26.0%를 언론에서 보도했습니다. 전체 범죄 중 외국인의 범죄 비율은 0.9%였는데 범죄 기사 중 7.7%가 피의자가 외국인임을 명시했다고 하네요. 우리의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은 이와 무관하지 않겠지요.


 또 정말 충격적인 사건 하나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터스키기 매독 실험입니다. 이 실험은 매독에 걸렸지만 치료받지 못한 흑인 환자 399명과 매독에 걸리지 않은 흑인 201명의 질병 발생을 비교한 연구입니다. 이 실험이 왜 충격적이었냐고요? 실험에 동원된 매독에 걸린 환자들이 연구에 계속 참여했던 이유는 연구진이 주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독 치료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치료하지 않은 상태로 어떤 합병증이 발생하는지, 어떻게 죽어가는지를 관찰한 것이지요. 심지어 군에서 매독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자 공중보건국은 연구 대상자들을 치료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합니다. 효과적인 매독 치료제 페니실린이 발견된 이후에도 이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어갔으며, 연구진은 장례식 보조금 50달러를 지급하는 대가로 그들의 시신을 전부 부검합니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이 사건이 미국의 흑인들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정부와 보건당국을 불신하게 되었고 훗날 에이즈의 발견과 치료 과정에서도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한 실험을 했던 정부가 제공한 약과 치료를 믿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저는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통해, 몸에 대한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많은 차별과 아픔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일들이 빈번했을 것이고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여전하겠지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이 책에는 굉장히 많은 연구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연구 과정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뽑아내어 이용하는지, 가설을 어떻게 세우고 검증하는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이런 내용이 꽤 많아서 지루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책을 통해 의미 있는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상식이나 내 경험에 의한 직관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많은 사례들을 통해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오늘날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이론이나 직접 경험했다는 이유로 확신하는 사실들 역시 우리 시대의 천동설일 가능성을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내 생각이 틀린 것일 수 있다는 비판적 사고는 인류가 과거의 상식과 맞서 싸우며 이 세상과 인간에 대한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할 수 있었던 거대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이 순간 지구는 돌고 있으니까요. (p.316-317)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아픈 사람들을 돕고, 사회가 더 발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과 나 자신에 대해 의심하는 것을 멈추면 안 될 것입니다. 혹시 그런 날이 온다면 우리는 지구가 돌고 있는데도 천동설을 믿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어지는 것일 테니까요.


 김승섭 교수님의 연구가 앞으로도 많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길, 그로 인해 치유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때까지 저도 제 자리에서 저 자신에게 질문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수님의 책을 사서 읽고, 여기저기에 선물하고 추천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응원을 쭉 이어가겠습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5)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