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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여행사 히라이스] | 리뷰입니다 2021-10-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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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과거여행사 히라이스

고호 저
델피노 | 2021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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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AETH‘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뜻하는 웨일스어’(본문 발췌)라고 한다. 사실.. 난 이 책의 제목을 오랫동안 하이라이스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하이라이스를 파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일 거라 멋대로 상상해왔었다. (작가님…죄송합니다...) 그러다 얼마 전 블로그 이웃 쥬디님의 리뷰에서 이 책이 말 그대로 과거를 여행하도록 도와주는 과거 여행사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고, 시간 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첫 페이지부터 소설은 히라이스 여행사에서 판매 중인 관광상품을 소개했다. 거기에는 ‘유년 시절’,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 ‘신혼 시절’ 등 자신의 과거를 여행하는 상품도 있고, ‘햄릿의 초연’이나 ‘칭기즈칸 즉위식’, ‘비틀스 데뷔 무대’ 같은 역사적인 순간이나 유명인을 볼 수 있는 과거 여행도 있었다. 이런 여행이 정말 가능하다면 나는 ‘언제’가 가장 그리울까 생각해 보았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먹었던 따뜻한 저녁밥, 아무 걱정 없이 놀 거리만 생각하던 어린 시절, 너무나 귀여웠던 아이의 아기 시절도 떠올랐다.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던 순간들은 모두 그리웠고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들이었다. 소설 속 설정처럼 좋아하는 작가, 화가, 가수의 초연이나 전성기 때의 공연을 보고 싶기도 하다. 상상만으로도 정말 즐겁고 설레는 여행이다.

 

그렇다면 소설 속 과거 여행은 어떤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시간대로 떠나게 될까 궁금했다. 즐거운 기억의 시간으로 되돌아가 그 순간의 기쁨을 다시 느끼고 돌아올까, 아니면 후회되던 과거로 되돌아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던 것들을 바로잡으려고 할까. 왠지 후자여야 소설이 재미있어질 것 같긴 한데. 흥미로운 소재의 소설은 어떤 스토리를 들려줄는지. 마치 여행을 앞두고 설레는 기분처럼 나는 소설이 본격적인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부터 매우 기대에 차 있었다.

 

 

소설은 각 장마다 제각각의 이유로 히라이스 여행사를 찾아온 사람들의 삶을 들려주었다. 소설은 각 고객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따로 들려주지만, 중간중간 다른 고객의 에피소드에 나왔던 이야기들이 섞여 나오기도 했다. 이는 단편처럼 느껴질 수 있던 소설의 이야기들을 하나의 큰 줄기로 엮이게 만들었고, 소설의 재미를 더 높여주는 장치도 되어 주었다.

 

소설 속에는 부모의 결혼을 방해하려는 딸, 시한부 소녀의 타이타닉 여행기, 어릴 적 고아원에서 헤어진 여동생을 찾으려는 오빠 등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요양 보호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할머니의 이야기였다. 여행사의 가장 비싼 프리미엄 상품을 구매한 할머니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마음에 응어리로 남았던 시간들로 돌아가 보고 싶은 이를 보기도 하고,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미처 표현 못 했던 고마움을 표하고 오기도 한다. 타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나면 우리는 그를 전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습조차도 말이다. 요양 보호사의 눈에는 그저 까다롭고 비위생적이었던 이태백 할머니도 한때는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기도, 누군가의 첫사랑이기도 했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젊음과 나이 듦에 대해, 후회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고, 지나온 과거 속에 내가 모른 채로 지나간 누군가의 호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여러 생각들을 떠오르게 만든 에피소드라 이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의 경우 당시엔 나쁜 일이라 여겼던 것들이 현재에 와선 도움이 되었던 일들도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 모든 것들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 나의 경험은 미래의 나를 만들고 있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과거만을 바라보며 지금을 허비하는 일은 미래에 후회할 순간을 하나 더 만들어내는 일 일뿐,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단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소설 속 과거 여행을 떠났던 여행자들은 그곳에서 무엇을 얻고 돌아왔을까.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니 그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흥미로운 소재를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소설이었다. 완벽하게 착착 맞아떨어지는 소설은 아니지만 재미만을 놓고 보자면 매우 괜찮은 소설이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에 흥미를 느낀다면,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 <과거여행사 히라이스>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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