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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 도라지꽃(Book) 2020-09-1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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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존 케이지의 악보를 읽듯 시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시가 주는 지적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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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 Poetry 2020-09-1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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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참여

1) 읽은 도서명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제니 저
문학과지성사 | 2019년 01월

 

2) 독서 시간과 읽은 페이지 


5:10-5:30am (pp.169-190)


3) 읽은 책에 대한 감상


해설

목소리의 탄생

조재룡 (문학평론가)


- 이제니의 세번째 시집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은 '다성多聲'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p.169)


- 이제니는 낱말과 낱말, 문장과 문장의 화학반응이 일어나기를 기다린 다음에야 당도한 말을 듣고서, 목소리의 실현을 타진한다. 듣는 행위를 통해 포착한 목소리를 쓰기로 실현하려는 그의 진지한 시도는, 소리와 소리의, 낱말과 낱말의, 문장과 문장의 작동을 통해 표현되지 않았던 것들과 말해지지 않는 것을 백지 위에 담아내려는 실험의 성격을 갖는다. (pp.169-170)


- 마침표는 통상, 문장의 마감을 예고하며, 의미의 종결과 단속을 결정한다. 이제니의 마침표는 그러나 이와 같은  논리적, 문법적 질서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명확하고 논리적인 구문을 완성하는 대신, 모호하지만 특수한, 그러니까 중의성을 바탕으로 독서의 복수성을 추동하는 목소리, 한 행에 해석의 진의를 온전히 저당 잡히는 것이 아니라 '언술'의 차원에서 행해진 말의 움직임을 통해, 특수성의 세계를 열어주는 목소리를 발화한다. (p.172)


- 마침표는 구두점 통상의 고정된 용법을 벗어버리고, 특수한 어법을 바탕으로, 말의 완급을 조절하거나 변형하는 중심이 되어, 작품 전반에서 되돌아오고 다시 나아가는 말의 운동을 관장한다. (p.173)


- 시적 낱말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시가 선호하는 유별난 구문이나 관념도 없다. 시가 각별하게 아끼고 특혜를 주는 감정이나 정서는 물론, 이를 보증해주는 아름다운 문장도 별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p.174)


- 어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솟아난다. 처음 내려놓은 낱말 하나, 써 내려간 한 줄의 문장은 그 자체로 완결된 세계를 형성할 수 있다. 한 번 발화된 것은 반드시 무언가를 촉발하기 때문이다. (...) 낱말이나 문장은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최초의 자리에서 벗어나, 다른 낱말과 문장의 연쇄를 통해, 새로 조직되는 에너지에 제 모든 생명을 위탁한다. (pp.176-177)


- 반복되었다고 해도 항시 같은 낱말이나 영구적으로 같은 구절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낱말의 향방을 조절하고 벡터를 결정하는 것은, 앞서 반복된 낱말이나 그 구절 주변의 또 다른 낱말들이나 구절들이다. "남겨진 것"은 따라서 고정되지 않는다. (...) "남겨진 것"은 반복되면서, 이렇게 복합적인 목소리를 흘려보낸다. (p.178)


- 공들인 배치, 의도된 반복, 신중히 선별된 어휘의 조합들은, 의미 따로 형식 따로 서로 겉도는 것이 아니라, 명백히 하나의 조직이 되어, 소리로 연결되고 울림으로 화합하면서 당도하는 목소리, 터져나오는 목소리, 나 자신도 모르는 목소리, 말과 말이 부딪히며 빚어내는 목소리를 불러내 시인은 이 목소리를 받아 적어나간다. (pp.179-180)


- 목소리의 탄생은 형식 그 자체가 내용이며, 내용이 형식에 의해 제 수위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p.187)


- 이제니 시의 목소리는 언술 속에서, 낱말과 낱말, 문장과 문장의 연쇄와 결합을 통해 빚어진 강도와 강세, 흐름과 운동에 따라, 그러니까 언어의 배치와 분배, 조직 전반에 따라, 우리가 가져다 붙일 수 잇는 하나의 수식어, 아니, 그 가능성일 뿐이다. 다성의 목소리는 따라서 텍스트의 운동, 발화에 따라 이합하고 집산하는, 즉 "발화 연습 문장"의 결과로 당도한 목소리, 당도할 목소리, 그 결과, 손에 쥐게 될 최초이자 최후의 목소리를 부르는 명칭일 것이다. 따라서 목소리는 화자으 것이라기보다 차라리 주체의 것이다. (p.188)


- 목소리는 붙잡아두려는 순간 이미 빠져나가며 움직이고 있는 낯선 언어-타자로 바로 실현되는 몸의 사건이자, 텍스트의 운동이라는 자격으로 세계에 등재하는 주체의 정념이다. (p.189)


4) 기타 하고 싶은 말


조재룡의 해설을 읽고 나니 이 시집을 읽으며 받았던 인상이나 느낌들이 좀더 명료해졌다. 

이로써 시집 한 권을 또 끝냈다. 어떤 의미에서 지적 욕구를 많이 채워 매우 뜻깊은 독서였다고 할 수 있겠다. 시집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 '예스블로그 독서습관 캠페인'에 참여하며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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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의 책 추천 | My Story(2020) 2020-09-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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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벚꽃의우주 #평행우주 #멀티유니버스


흔히 60년대생 여성작가들하면 은희경이나 공지영을 떠올릴텐데, 아주 이른 나이에 등단해 OO문학상이란 상은 거의 다 섭렵하면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가 있으니 바로 김인숙이다.

교사를 하다가 늦게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아주 화려하게 데뷔한 은희경이나, 운동권 세대였고 지금도 꾸준히 사회적인 이슈에 자기 의견을 피력하면서 적극적으로 모든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공지영과는 달리 그야말로 글만 쓴 '문학청년'이었고 지금도 꾸준히 소설을 쓴다. 나쁘게 말하면 드라마틱하지 못한 거고 좋게 말하면 우등생스럽다. 작품간의 편차가 거의 없이 대체로 다 평타 이상은 해서 어떤 작품을 읽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계속 챙겨 읽는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인숙의 『벚꽃의 우주』를 추천하는 건 조금은 다른 이유다. 가장 최근에 출간된 김인숙의 장편소설인 이 작품을 읽고 나면 '멀티 유니버스'나 '평행우주론'에 관심이 생기게 된달까.

사실 나도 대략적인 개념만 알고 있을 뿐 이에 대한 개설서나 이론서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이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4년 여름, 엄마를 잃은 미라가 읽었던 (것으로 유추되는)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라도 좋겠고, 다른 책이라도 괜찮겠다.


민혁과 결혼한 후 세상의 모든 불행이 몰려드는 미라를 보면 아인슈타인의 "시간과 공간은 소극적인 구경꾼이 아니라 자연현상에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자연을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말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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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발화 연습 문장: 황금빛 머리로 숨어 다녔다」 | Poetry 2020-09-1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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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 이제니,「발화 연습 문장: 황금빛 머리로 숨어 다녔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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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발화 연습 문장: 떠나온 장소에서」 | Poetry 2020-09-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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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제니, 「발화 연습 문장: 떠나온 장소에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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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 Poetry 2020-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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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은 도서명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제니 저
문학과지성사 | 2019년 01월

 

2) 독서 시간과 읽은 페이지 


5:20-5:40am (pp.154-168)


3) 읽은 책에 대한 감상


오늘도 「발화 연습 문장」이란 동일한 제목을 가진 여섯 편의 시를 읽었다. 각각의 부제는 '떠나온 장소에서', '석양이 지는 쪽으로', '몰의 말', '황금빛 머리로 숨어 다녔다', '우리 안에서 우리 없이', '두 번째 밤이 닫히기 전에'이다. 이로써  「발화 연습 문장」이란 제목을 가진 열세 편의 시를 모두 다 읽은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발화 연습 문장: 떠나온 장소에서」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좁게는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에 대해서 넓게는 시인이 생각하는 글쓰기 전반에 대한 생각을 담은 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오늘 읽은 시들의 대개가 자기고백적이다. 좀더 사적이고 내밀한 내용들을 담았다고 할까. 「발화 연습 문장: 황금빛 머리로 숨어 다녔다」같은 경우도 마치 내가 꾼 꿈처럼 여겨져서 가슴 아프기도 했다. 시인이 하는 말의 의미를 너무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서.


4) 기타 하고 싶은 말


이제서야 하는 말이지만 이 시집은 '오늘 다시 태어나는 빛에게'라는 헌사로 시작한다.

오늘로써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을 모두 다 읽었는데, 다 읽고 난 후에야 이 헌사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었을까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빛', '다시 태어나는', '오늘' 수수께끼처럼 화두처럼 던진 문구를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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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 Poetry 2020-09-17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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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은 도서명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제니 저
문학과지성사 | 2019년 01월


2) 독서 시간과 읽은 페이지 


5:20-5:40am (pp.136-153)


3) 읽은 책에 대한 감상


오늘도 역시 「발화 연습 문장」이라는 동일한 제목을 가진 네 편의 시를 읽었다. 각각의 부제는 '남방 의 연습곡', '모두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외톨이 숲을 걸어가는 이웃 새', '이미 찢겼지만 다시 찢겨야만 한다'이다.


'남방 연습곡'은 존 케이지의 작품집 『Etudes Australes』(1975)를 뜻한다. 남반구 별자리 지도를 기준으로 음을 배열하여 작곡한 피아노 곡 모음이어서 남방의 연습곡이라 불리는데, 이 곡을 모티브로 한 시다. 개인적으로 이 시집을 읽으며 악보를 읽는 것 같았고, 특히 존 케이지가 많이 떠올랐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존 케이지의 작품이 모티브가 된 시를 읽으며 공명한 듯해서 기뻤다. 

이 시가 이 시집에 실린 시들 중 가장 긴데, 길이뿐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시집 전체의 분위기나 시인이 추구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다. 긴 시의 일부분들을 싣는다.



- 이제니,  「발화 연습 문장: 남방의 연습곡」 부분



- 이제니,  「발화 연습 문장: 남방의 연습곡」 부분



- 이제니,  「발화 연습 문장: 남방의 연습곡」 부분


4) 기타 하고 싶은 말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존 케이지의 『Etudes Australes』의 악보를 보고 싶다. 아니면 차선으로 『Etudes Australes』를 들으며 「발화 연습 문장: 남방의 연습곡」를 읽어보고 싶다. 그런 '퍼포머스' 자체도 하나의 예술 행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예스블로그 독서습관 캠페인'에 참여하며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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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Monet - Water Lilies, Evening Effect (1899) | Art 2020-09-17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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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Monet - The Train in the Country (1871) | Art 2020-09-17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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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Monet - Corner of the Apartment (1875) | Art 2020-09-17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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