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대구생활 중에 최소한 3번은 갓바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3번째 산행을 마쳤습니다. 갓바위 부처님이 한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고 해서 불평없이 올라올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난 2번은 가장 짧은 코스인 경산쪽으로 올라와서 빚 독촉하듯 소원 이야기 했는데 결국 응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대구쪽에서 관암사를 경유해 만들어진 1,365 계단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올라가 소원을 빌었습니다. 계단 하나하나에 여기 머무른 하루하루의 사연이 들어있는 것 같네요.
지난번 소원은 집안 일과 회사 일과 관련된 당시 제게는 절실한 문제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탐진치에 물든 욕망 덩어리가 아니었나 반성합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실패를 교훈삼아 작전을 바꾸었습니다. 좀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달라고 졸랐습니다.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할 수 있는 일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용기를, 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더라도 불안해 하지 않은 평온함을 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소원을 들어 주었는지 확인도 쉽지 않아 큰 불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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