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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화학기술의 빛과 그림자 | 자연과학 2022-08-1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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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화려한 화학의 시대

프랭크 A. 폰 히펠 저/이덕환 역
까치(까치글방) | 2021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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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인류의 삶을 바꾼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산업혁명에서 촉발된 과학기술이 발전해 인류가 질병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아닐까? 이 책은 20세기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과학기술의 기초라 할 수 있는 화학기술을 중심으로 그 빛과 그림자를 연대기순으로 정리한 책이다.

 

인류가 기근에서 해방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병충해에 의한 기근, 이로 인한 전염병의 확산, 그리고 집단간 갈등으로 인한 전쟁 등으로 인구의 대폭적 감소 등이 주기적으로 일어났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저자는 이 책에서 20세기 이후 이런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화학자들이 어떤 물질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새로문 문제들을 잉태시켰는지를 사실에 바탕을 둔 기록을 통해 돌아본다.

 

이 책이 다루는 화학의 범위는 주로 합성물질의 개발이다. 치료제와 백신처럼 의학 분야로 분류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크게 보아 무기화학과 유기화학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것들이다. 먼저 아일랜드를 비롯해 인류의 대기근을 불러왔던 감자 잎마름병과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한다.

1845-1849년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으로 인구의 3분의 1은 무덤으로, 3분의 1은 신생국 미국으로 이민을 갔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다. 결국 20년이 지난 후에 프랑스의 피에르 밀라르데가 세계 최초의 항진균제인 보르도 소독약을 개발하여 처음으로 유럽의 포도밭과 감자밭을 보호해 주었고, 이는 마침내 화학물질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주었다. (제1부)

 

대기근과 함께 발생하는 것이 전염병이다. 대기근으로 위생상황이 나빠지면서 대규모 전염을 일으키는 질병이 창궐하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여기서는 흑사병을 비롯해 말라리아, 발진티푸스, 황열병의 확산과정에서 질병들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해온 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이 소개된다. 우리가 코로나 확산과정에서 의료진들의 희생과 노력을 직접 보았지만 펜데믹으로 인한 인류적 재앙을 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면서 가슴 숙연해지기도 한다. 최초의 발견을 두고 서로 다투는 과학자들간의 경쟁도 이 책을 읽는 작은 재미이다.

 

전쟁과 화학무기의 역사도 다룬다. 20세기 초 독일의 화학 분야를 이끈 프리츠 하버가 대기에서 질소를 비료로 쓸 수 있는 암모니아로 고정하는 방법을 발견해 농업 생산성 증대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런 기술들은 적군을 죽이는 살상무기로 발전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louse)를 퇴치하기 위해 개발한 농약인 치클론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강제수용소의 유대인들을 효율적으로 살상하는 죽음의 독가스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살충제로 사용되던 DDT도 인체에 직접 사용되었으나 나중에 생태계를 파괴하는 유해성이 발견되어 중지된 일화와 함께, 반대로 전쟁시 발명된 화학기술들이 전쟁이 끝나고 농약으로 변신해 사용되는 사례들도 소개한다.

 

과학기술이 가져온 어두운 그림자도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을 중심으로 다루어진다. 전쟁 중 발명된 DDT가 대표적 사례이다. DDT는 자연에 오래도록 잔류하여 야생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따라서 점점 농축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엄청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농약에 노출된 식품을 먹고 목숨을 잃고, 고엽제로 인한 기형아의 출산도 증가했다. 화학물질 사용에 많은 주의가 필요함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우리가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했지만 바이러스는 또 다른 변이를 일으키고 있어 이 싸움이 곧 끝날 것 같지 않다. 많은 화학제품의 개발에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위적 노력은 예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등 과학기술이 가져온 공과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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