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해랑길입니다. 오늘은 오이도역 대신 수원역에서 환승해 목적지까지 왔습니다. 정오 무렵에 걷기 시작했지만 12월이 가까와진 까닭에 바닷바람이 제법 쌀쌀합니다. 단디 옷입고 출발해서인지 견딜만 합니다.
88코스는 화성 궁평항에서 백미리를 거쳐 공생 염전, 제부 교차로를 지나 전곡항에 이르는 17.6km의 무난한 바닷길입니다. '황금해안길'로 조성된 구간으로 해솔길, 염전, 갯벌, 푸른 바다, 제부도 케이블카, 낙조 등 볼 것이 풍부한 멋진 구간입니다. 산길구간이 없어 4시간 정도에 다 걷고 나서 제부도 케이블카 구경도 덤으로 했습니다. 걸을 때 차들이 다니던 제부도길이 케이블카 탈 무렵에는 물에 잠겨 있네요.
추운 날씨 탓인지 도보여행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시인은 '어젠 그게 분명히 좋았는데, 오늘은 그게 까닭 없이 싫을 때'처럼 손을 쓸려야 쓸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오면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12월에는 조금 쉬었다가 그런 날을 택해 따뜻한 해남에서 올라오는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